〈 33화 〉칼춤
오늘은 새 팀원 Dux의 환영식 겸 요즘 핫한 칼과 방패와 활 그리고 마법의 춤 줄여서 SSBMD라는 게임의 사내대회가 열리는 날이야! 응? 무슨 게임인지 모르겠다고? 이상하네.. 칼춤을 몰라..?
누가 1등을 할지, 또 누가 꼴등을 할지 기대가 되네.
응? 왜 그것만 기대되느냐고? 그거야.. 1등은 트로피를 받고 꼴등은 1등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줘야 하거든.
이날을 위해서 솔로 랭크 시간도 줄여가며 연습을 했단 말씀! 후히히.
롤 프로게이머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뭐 어때? 비시즌인걸.. 무튼! 내가 1등을 하면 음.. 흠... 소원으로 빌 게 없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인원수가 나를 포함해 총 7명이기 때문에 한 명은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됐어. 제일 연장자인 파이어뱃 오빠를 부전승으로 배려... 하긴 개뿔! 승부의 세계에 그런 거 없다!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했고 인원이 7명이나 되다 보니까 쉽게 결정되지 않을 거 같아 3명과 4명으로 나누기로 했어. 96트리오 3명과 나머지 4명
"""가위바위보!"""
96트리오는 재영 오빠가 이겼네..? 이젠 우리 쪽인데...
""""가위바위보!""""
남자라면 바위! 라고 생각하며 나는 바위를 냈고 병기 오빠는 보자기, 파이어뱃 오빠는 가위..? 그렇게 안 봤는데.. 다행이야 새로 합류한 듁스..? 라틴어 발음 어려워!! 둑스라고 하자! 무튼.. 둑스님도 가위..? 저게 탑 솔들만의 담합인가 뭔가 하는 건가..?
아무튼 우리는 다시 진행해야 했고 4명이다 보니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았어. 한참을 가위바위보에 매진했고.. 결국 파이어뱃 오빠가 이겨버렸네.. 칫..
재영 오빠와 기환 오빠의 꼴찌 면제가 걸린 1:1 단판 승부!
""가위바위보!""
결국 재영 오빠가 바위를 냈고 기환 오빠는 보자기를 내면서 기환 오빠가 꼴찌 면제권을 얻었어.
"아! 기환 형! 남자라면 바위 아닙니까?!"
"? 우리 동네에선 그런 거 없다~"
SSBMD 다시 한번 줄여 칼춤은 아까 말했던 대로 요즘 대 유행하는 게임이야.
아? 그먼씹? 그게 먼데 씹.. 너무해.. 지금부터 설명해주려 했는데.. 삐진 척 안 통하니까 설명이나 하라고? 칫..
칼춤에는 이름대로 3가지 공격수단과 한가지 방어수단이 있어. 각 공격수단은 2턴, 방어수단은 3번의 턴 중에서 한 번씩 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각 공격은 1씩 데미지를 입힐 수 있어. 방어는 말 그대로 상대의 공격을 방어 하는 건데 절대 방어야.
단 상대와 내가 방어 카드를 동시에 사용했을 경우엔 뭐 없어. 둘 다 날아가 버리지
그럼 게임이 지루해지지 않겠냐고..? 설마 카운터 공격이란 개념이 있어서 근거리는 원거리에, 원거리는 마법에, 마법은 근거리에 2의 데미지를 줄 수 있지.
한마디로 전략이 중요하다는 거야. 1세트당 HP는 5이며 세트의 승리 조건은 상대의 HP를 0으로 만드는 것, 2세트를 먼저 이기면 게임은 끝나게 돼
음.. 첫 번째로 붙는 건 테이커와 폭스네
1 턴에는 서로 방어로 간을 본 둘은 2 턴이 되자 둘이 통한 건지 둘 다 마법 공격을 했고
"호오.. 상학이 너 뭐 낼 거야?"
"난 원거리지"
"그래? 그럼 1뎀씩 주고받지 뭐"
둘 다 근거리 공격으로 3번째 턴을 마무리했다.
"야! 원거리 한다며 ㅋㅋ"
"너도 원거리 한다며"
둘의 카드는 초기화되었고 남은 HP는 4
둘은 다시 방어로 간을 봤고 테이커가 마법, 폭스가 근거리를 골라 테이커가 우위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테이커는 남은 카드의 상성상 원거리, 폭스는 마법 카드를 내 2 데미지를 입혔고 1의 피해를 받았다.
"후.. 질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공방이 될 것이 분명한 3라운드 N턴
테이커는 마법을 폭스는 방어를 내며 한턴 더 목숨을 연장하는듯했으나 그다음 이어진 후속 공격에 결국 1세트를 내주었다.
"젠장.. 이거 치명타가 너무 큰데.."
결국 둘은 3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 끝에
"이예스!!!"
"아.. 까비"
폭스가 승리했다.
다음은 둑스와 빵의 경기 둘 역시 3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둑스가 승리했고 이제 8강의 마지막 경기 나와 병기의 정글 자존심을 건 게임만이 남았다.
"혜나 네가 롤에선 이제 주전이니 여기서는 내가 주전이다."
"그거는 해 봐야 아는 거죠"
병기는 연습 과정에서 손목 때문에 폼이 떨어져 나에게 완전히 주전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하지만 나 역시 질 수 없다.
피지컬보다 심리전이 중요한 칼춤이라 더더욱 그러했는데 결국 갱킹의 기본도 심리전이라 더더욱 그러했다.
나는 근거리 공격을 시도했고 병기는 처음부터 방어를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방어 카드를 냈다.
"덤벼라! 겁쟁이들아!"
"내가 그대를 지키겠소!"
나는 바로 마법 카드를 냈고 병기는 고민 끝에 근거리 공격 카드를 냈다.
"얼어붙어라!"
"덤벼라! 겁쟁이들아!"
1의 체력 열세에 병기는 원거리 공격을 시도했으나 나는 방어 카드로 턴을 마무리했고 데미지 없이 1라운드가 종료되었다.
"헤헤 오빠는 이제 안 된다니까요?"
"그건 해보면 알게 되지"
나는 병기가 마법 공격을 할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미간에 꽂아주지!"
원거리 공격을 시도했으나
"덤벼라! 겁쟁이들아!"
이런.. 근거리였다. 방금의 공방으로 남은 HP는 3
안전하게 방어로 갈까..? 아니야 지금은 공격을 해야 해 근거리가 빠졌으니까.. 근데 나도 원거리가 빠졌잖아.. 역시 방어가..?
나는 긴 고민 끝에
"덤벼라! 겁쟁이들아!"
근거리 공격을 시도했으나
"얼어붙어라!"
병기의 마법 공격에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3번째 턴은 나와 병기 둘 다 방어를 시도해 2라운드 역시 종료 나의 HP는 1 병기는 3 나의 절대적 약세였다.
"이거 졌네.."
나는 1세트를 항복했고 2세트에 들어갔다.
"내가 그대를 지키겠소!"
먼저 방어로 시작한 나와
"덤벼라! 겁쟁이들아!"
근거리 공격을 사용한 병기
2번째 턴에는 원거리 공격을 사용한 나와 방어로 되받아친 병기. 나는 곰곰이 생각을 정리했다.
'오빠는 근거리, 원거리, 마법이 남아있어.. 나는 방금 원거리를 사용해 근거리와 마법이 남았네.. 오빠 입장에서 생각해봐 오빠라면... 이거다!'
"덤벼라! 겁쟁이들아!"
근거리 공격을 시도했고
"미간에 꽂아주지!"
유효타로 들어갔다.
"아싸!"
1라운드가 끝난 현재 나의 체력은 4 병기의 체력은 3인 상황 나는 근거리 공격으로 간을 봤으나 병기의 마법 공격을 맞고 말았고 우리의 체력은 2씩 남았다.
2번째 턴 승부는 갈렸다. 마법 공격을 한 나와 그 수를 읽고 원거리 공격을 한 병기에게 결국 패배하고 만 나
"오빠 이왕 이긴 거 꼭 우승해요?"
"그래, 너도 꼴찌는 면해라. 나 꼴찌한테 심한 거 시킬 거라"
···
결국 SK 선수단의 칼춤은 심리전의 대가 병 더 정글 갓 기 선생이 우승했고 지금은 나와 테이커, 빵의 꼴찌 결정 3파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3파전 룰은 가위바위보를 한 명'만' 질 때까지 계속하고 진 사람은 꼴찌에 더욱 가깝게 내려가 승자들의 매치에서 패한 자와 꼴찌결정전을 벌이는 방식이었는데.. 내가 가위바위보에 져버린 거지 뭐야..
나는 쫄리기 시작했어.. 조금 뒤 있을 결정전에서 패배하면 그대로 소원 확정이잖아..! 거기다 1등은 벌칙이라고 말해준 병기 오빠고.. 큭...
내가 꼴찌를 했을 때 당할 치욕을 생각하며 떨고 있을 때 승자전의 패자가 정해졌어..
상학이 오빠 여기서 만나는구나.. 미안하지만 나는 질 수 없어!
"꼴찌 결정전은 단판으로 할까? 시간도 늦었고"
"그래, 해성이 신입 환영식도 해줘야 하니까"
저기.. 오빠들 맘대로 정하지 마! 벌칙은 나 아니면 상학 오빠라고!! 그런 중대 사항을 맘대로 정하다니..
"확실히 시간이 늦긴 했지..? 단판으로 하자 혜나야"
아니.. 오빠마저...
"..네"
그래도 상학 오빠의 패턴은 파악해뒀다고!
첫 턴에는 방어를 하지 후후.. 나도 방어를 해야겠어.
"내가 그대를 지키겠소!"
"내가 그대를 지키겠소!"
그다음에는 마법 공격을 해오지!
"미간에 꽂아주지!"
"덤벼라! 이 겁쟁이들아!"
"어..? 마법이 아니었어..?"
갑자기 바뀐 패턴에 그만 육성으로 말하고 말았다.
나는 근거리와 마법 중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마법은 치명타를 입힐 수 없고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다. 근거리는 치명타를 줄 수도 당할 수도 있었기에 테이커는 분명히 내가 근거리를 택할 것으로 생각하고 마법 공격을 해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역으로 마법 공격을 했는데..
"얼어붙어라!"
"미간에 꽂아주지!"
이런.. 역으로 한 번 더 꼬았네
"으악!!!"
테이커의 캐릭터가 쏜 화살이 정말 나의 미간을 꿰뚫기라도 한 듯 나는 비명을 질렀는데 그 이유는.. 나는 방어카드를 이미 써버려 게임에서 졌기 때문이라..
"이렇게! 꼴찌는 혜나로!"
"병기형 빨리 혜나한테 소원 비세요!"
"음.. 내가 혜나한테 시킬 건.."
잠시 뒤 의자를 모두 치워 간이 무대가 생겨버린 연습실
나는 나를 쳐다보는 6쌍의 눈을 하나하나 맞추기 시작했다.
뿌듯해하는 병기, 흥미로 차있는 테이커, 귀여운 듯 바라보는 파이어뱃,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는 빵과 폭스, 그리고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보고 있는 둑스.. 당신마저!!
"하아.. 꼭 해야 해요?"
"그럼! 룰인데 해야지!"
핸드폰을 들고 찍을 준비를 마친 빵이 재촉했다.
"아악!! 할게요.."
bgm으로 한 때 열풍을 일으켰던 귀요미송이 나왔고 나는 간단한 율동과 함께 귀요미송을 부르며 벌칙을 수행했다.
"1x1은 귀요미, 2x2도 귀요미, 3x3은 귀요미 귀귀귀요미 귀귀귀요미 으아아악!!"
"하하하하하"
웃는 오빠들은 그렇다 쳐도.. 감독실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감독님을 본 순간 나는 얼굴이 빨개졌고 문밖에서 나를 보고 있던 코치님까지 발견한 순간 나는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뒷이야기지만.. 팀 유튜브에 이 대회 영상과 벌칙 영상이 공개되었고 '재밌게 논다.', '벌칙 영상 귀엽다.' 등의 반응과 함께 SK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것은 뒷이야기.
···
아아.. 내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애교라니! 애교라니이!!!
나는 당장에라도 한강에 뛰어... 아니지 아냐.. 어떻게 다시 사는 생인데.. 벽에 똥칠.. 그때까지는 아니고 그 직전까지만 살아야지. 음!
아무튼 그렇게 오빠들은 나를 놀려댔고 특히.. 영상을 찍었던 빵은 영상을 계속해서 돌려봤는데
돌려보는 건 좋다 이거야.. 근데 왜 하필 내 옆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보냐고!!
그래서 둑스의 환영식은 어떻게 됐냐고..? 그날 밤 난 오빠들이 왜 신입 환영식을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질려있었는지 알게 됐어.
상상을 해봐. 10대 20대 남자들이 그것도 게임만 한 남자들이 요리를 해봤으면 얼마나 해봤겠어?
결국 나는 그날 둑스가 만든 괴식에 토를 할뻔했지만, 꾹 참고 먹는 데 성공했어..
지금 생각해도 토할 거 같아.. 안 되겠다! 잠시만 화장실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