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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화 〉성녀 등장 (73/100)



〈 73화 〉성녀 등장

"여.. 여기는 어디지..?"


나는 트럭에 치이고 난 후 이상하리만큼 높이 솟은 나무가 있는 숲에서 깨어났는데


"대체 내 몸은..?"

 몸은 분명히 트럭에 치였을 터인데 멀쩡할 리 없는 몸은 이상하리만큼 어느 곳도 아프지 않았다.


"흠.. 이상은 없는데...? 이게 뭐야!"

가슴팍을 만지다 보니 이상한 것이 만져졌고, 남자인 내게 달려있을 리가 없는 말캉한 무언가...

"서.. 설마..!"

나는 재빨리 손을 다리 사이로 내려 내가 소유했던 10인치짜리 .500 S&W 매그넘 리볼버를 확인했으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이럴 수가... 트럭 기사... 네가 이러고도 남자냐!!!  개XX 씨XXXX 똥물에 XXXX XXX!!!!"

대한민국의 건장한 신체를 가진 남자를 납치해서 어떻게 강제로 성별까지 바꿔서  한복판에 던져 두느냐고!!!

"어..? 잠깐만.. 목소리는 바꿀 수 없을 건데..."


아니야.. 그런 수술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이건 너무 자연스럽잖아..?

나는 생각에 잠길  고개를 약간 갸웃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의 난..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려버릴 정도의 길이였고


"잠시만!!  머리카락이 이렇게 길다는 건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는 거야!!!"


평범한 투블럭컷의 헤어스타일이 지금.. 대충 만져봐도 허리까지 닿을 정도니까... 1, 2년이 흐른 건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여긴 대체 어디야... 일단 핸드폰이... 있을 리가 없지."


내가 벗어날 방법을 궁리하고 있던  어디선가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이내 나무를 헤치고 철의 인간들이 나타나 나에게 다가왔다.


"으아아악!!! 살려줘요!!!"


"^&@#$? %^$#^#!!!"

"저.. 저는 가진 것도 없어요!!"


"..? 성녀님..? 이제 안전하십니다. 이곳은 도적 떼가 출몰하는 곳인데 어찌..."

"성.. 녀요..?"

"예. 당신은 '엘레오노르 세인티아' 주신 세인티아 님의 성녀이십니다."


"..."

"여기! 성녀님을 찾았다! 안전하게 모셔라!"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기자 다른 성기사들에게 위치를 알리는 기사

"성녀님 헌데 어쩌자고 그렇게 가출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이상했다. 그들은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했는데 나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가 있었고 심지어 대화까지 가능했다.. 그리고 그들이 투구를 벗었을 때 본 서양인의 외모...

그리고 성녀님..? 엘레오노르 세인티아..?  몸이 이렇게 변했는데.. 신분도, 이름도 없는 거 아니었어..?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기사의 무리가 나를 감싸기 시작했고

"성녀님.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가시죠. 교황님이 찾고 계십니다."

그들은 나를 연행하다시피 끌고 갔고 그들이 나를 이끌고  곳에는 한 대의 마차가 있었는데.. 굉장히 현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마치.. 중세... 중세..?!

"타시죠. 성녀님."


그들은 내가 다시 생각에 잠겨있을 때 나를 마차로 구겨 넣다시피 밀어 넣었고

"아아! 잠깐!! 머리!!!"

"출발하겠습니다. 성녀님."

아니 나도 말 좀 하자... 성녀라면 높은 직위 아니야? 왜 이렇게 실권이 없어!


아무튼 나를 태운 마차는 철의 인간들... 아니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어디론가 이동했고 아무리 좋은 마차라도 마차였기에 승차감은 자동차보다 구려서 엉덩이가 아파질 때쯤..


"도착했습니다. 성녀님."

드디어 도착했구나! 도착했다는 소리에 아픈 엉덩이를 비비며 열려있는 마차 문으로 나가자 엄청나게  교회..? 성당..? 비스름한 게 있었고


"드디어 돌아왔군요. 엘레오노르."


한 할머니가 건물에서 나오며 얘기했는데.. 잠깐만..! 우리 할머니랑 많이 닮았잖아..?

그 할머니는  봐도  높은 사람이요... 하는 복장과 관을 쓰고 있었는데 목소리는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목소리였다.

"할.. 머니...?"


"호호... 내가 그대의 할머니는 맞지만 엘레오노르? 이 자리는 공개적인 자리랍니다. 격식을 지키세요."


내가 그녀를 누군지 못 알아보는 거 같아 보이자, 자주 있던 일인지 옆에서 눈치 빠른 기사가 나에게 귓속말로

"교황님이십니다."


라고 속삭여 주었기에 나는 그녀의 정체를 파악할  있었고  머릿속에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후... 엘레오노르? 늙은 몸은 밖이 찹니다. 안으로 들어가죠."

나를 구해준 사람은 할머니.. 아니 교황님... 아니지 교황 할머니.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 는건 굉장히 비싸 보이는 새하얀 벽들, 밑을 봐도 새하얀 벽들, 위를 봐도 또 새하얀 벽들... 온통 새하얀 색으로 둘러싸인 이곳

 가출했는지 알  같구만...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교황 할머니와 나는 한 방에 도착할 수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딱 봐도 고급스러운 방이 나왔다.


교황 할머니는 익숙한 듯 나에게 자리를 권했고 얘기를 꺼냈다.


"그래, 엘레오노르. 이번엔 어디로 가출했던 거니? 기사들이 너를 찾으려고 세인티아의 모든 곳을 샅샅이 뒤졌단다."

"... 숲인 거 같은데요...? 그리고 저는 엘레오노르가 아니라..."

"하아... 엘레오노르? 그게 무슨..."

"저기 할머니.. 아니 교황님..?"


"호칭은 사적인 자리니 괜찮단다. 얘기해보려무나."


"저는 이곳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저는 이곳 사람이 아니라 ··· 이렇게  거에요."

내 얘기를 들은 교황 할머니는 골치가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어루만졌는데


"엘레오노르? 이번엔 그런 거짓말인가요? 됐습니다. 테오도르!"

"할.. 머니..?"


"부르셨습니까? 교황님"


"성녀가 악마에 공격을 받은듯 합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하니 정화의 방으로 데려가 정화 의식을 하세요."


"예. 이봐라! 성녀를 정화의 방으로 모셔라!"


"잠깐만요! 할머니! 아니 교황님!!!"


나는 변명을 해보려던 찰나 목을 손으로 내려친 기사로 인해 기절했고 깨어나 보니 창문 하나 없는 새하얀 방...

"꺼내주세요!! 할머니!!! 잘못했어요!!!"


"할머니!!! 교황님!!! 잘못했어요!!!"


기척 하나 없는 밖.. 목이 쉴 때까지 외치고 또 외쳐봤으나 돌아오는 소리 하나 없는 방...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트럭에 치인 게 내 잘못이야..? 나는 내게 닥친 알 수 없는 상황들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결국 울다 지쳐 잠들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충 잠을  게 300번쯤이니 300일쯤 흘렀을까..?


하루 3끼 정해진 시간에 죄수에게 주는 식사처럼 사람과의 대면 없이 받는 식사.


심지어 쟁반과 그릇, 식기마저 온통 하얀색... 사방이 하얀색인 벽들에 둘러싸여 창문 하나 없는 방에서 내 정신은 서서히 붕괴되어 갔고 내가 밖을   수 있는  방에 놓여있는 어느샌가 기사가 놓고 간 세인티아 신의 경전...


그 책뿐이었기에 나는 미치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책을 읽었다.

읽고 또 읽고 계속해서 읽어 내용, 단어를 모두 외울 정도가 되었고 내 기억은 서서히...

"여기가 어디지..?"

"나는 큰 잘못을 한 걸까..? 밖에 누구 없어요..? 저 좀 여기서 꺼내주세요!"

"흑.. 꺼내주세요... 교황님!"

교황..? 그게 누구더라... 어..? 나는 또 누구더라..? 내 가슴팍에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있었고 그 십자가 목걸이에는..

「악으로부터 엘레오노르를 보호하길...」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기에


"엘레오노르..? 내 이름인가..?"


그때 새하얀 벽이 열리며 한 할머니가 들어오셨고


"엘레오노르? 어쩌자고 가출을 했습니까"


"누구세요..? 엘레오노르는 저인데..."

"테오도르? 성녀의 정화의식이 훌륭하게 진행된 거 같군요. 이제 성녀를 다시 교육하도록 하세요."


"예."

엘레오노르.. 할머니가 불러주셨을 때 무지 따뜻했지..


나는 그 이후로 테오도르라는 사제에게 교육을 받고 주신의 가르침을 세인티아 성국의 신민들에게 가르침을 내렸고 그렇게 성녀만이 행할  있는 치유력을 행사하려던 그때


'혜나야?'

"혜나야?"

"혜나야!"

"으아악!!! 오빠..?"

나는 누군가가 나를 부르며 몸을 흔드는 것에 깨어났는데 상학 오빠가 내 앞에 있었고 나는 그를 보자 안도감이 들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그에게 안겨 한참을 울었고 그의 어깨가 내 눈물로 젖어 축축해졌을 무렵...

"이제 진정 좀 됐어? 왜 그렇게  거야?"

"어..? 응? 그냥.. 꿈 때문에..."

"뭐? 하하.. 무서운 꿈이었구나?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응.."

뭐지... 언젠가 봤던 소설의 내용인가..? 이상한 꿈이었어...


잠시만..  목에 뭔가 걸려있는 거 같은데....

나는 목 언저리를 만져보니 목걸이가 걸려있었고 목걸이를 들어 올려 확인해보자

「악으로부터 엘레오노르를 보호하길...」


꿈속에서의 내가 하고 있었던 십자가 목걸이였고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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