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짧은 휴식(2) (88/100)



〈 88화 〉짧은 휴식(2)

〔오백  만에 키는 생방!〕
Just Chatting


AKA3721 : 어? 진짜 오랜만에 켜셨다! 헤하헤하!

노라캐욧 : 누구세요?

대회가 겹쳐 상당히 오랜만에 방송을 켰음에도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 시청자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마이크를 켜 방송을 진행해나갔다.

"오랜만이에요.


님이 100,000원 후원!
귀여운 헤나쟝 우승 축하한다능!


"아. 귀엽진 않지만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켜서일까? 아니면 우승을 해서일까? 아니면 그 둘이 겹쳐서일까


방송을 이어나가려 했지만 계속되는 후원에 그럴 수 없었고 한참이나 감사 인사를 하다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자자.. 이제 그만! 여러분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으니까 방송 좀 진행하게 해주세요..!"


하지만 말을 들으면 그건 트수가 아니지.. 하는  없이 나는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아니.. 뭐.. 나야 이렇게 방송 진행하면 편하지만, 여러분은 그거 아니잖아요? 이렇게 수금만 하다가 방송 끝나는 거 보고 싶은 거예요?"

lemon20 : 멈춰! 화력을 멈춰!!!

KK052 : 젠장! 사격 중지!!!


겨우 진정된 채팅방의 모습에 흡족해하며 방송을 진행해나갔다.


"자자 오늘 무엇을 할 거냐! 두구두구~"

LK0456 : 두구두구!


ren248 : 롤이겠지 뭐..


"안 정했어요."


NCAT : 뭐? 기대하게 해놓고 안 정했다고? 아직 돈쭐이 덜났구먼! 사격 개시!!


ren248 : 발포 허가가 내려왔다. 사격 개시!!

다시 달아오르려는 채팅창에 황급히 장난치는 걸 멈추고 컨텐츠를 밝혔다.

"잠깐! 진정하시고 아니 장난도  쳐요?"


ren248 : 잠깐 대기.


YY0453 : 대기하라!!

"오늘은 컨텐츠를 진행하기에 앞서 먼저 게스트를 모실 건데요. 일단 첫 번째 게스트는! 두구두구~"


AA0567 : 두구두구

"이번 MSI에서 결승전 내내 나미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이 세체폿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폭스 오빠 나와주세요!"

MMA45 : 이 방 게스트 퀄리티 무엇? 현직 프로는 다르네;


LK0456 : 현재 폼은 한체정인 헤나 방송에 맞는 게스트 ㅗㅜㅑ


"안녕하세요? 방송에는 자주 갱킹왔었지만 이렇게 인사드리는  처음인 거 같네요. 저 아시죠? 폭스 이재영입니다. 하하하하"


"오빠는 이제 소개 시간 끝났으니까 여기 와서 빨리 앉아."


GhostM : ㅗㅜㅑ.. 거칠게 다루는...


추방되었습니다.


"자! 두 번째 게스트는! 두구두구~"


"두구두구"


옆에 앉은 폭스 오빠도 같이 능숙하게 진행해나갔는데.. 이 오빠 어디서 해봤나..?

노라캐욧 : 두구두구

"이번 시즌엔 출전 기회를 못 잡고 있지만! 15년도 세체탑! 파이어뱃 오빠!"


파이어뱃 오빠는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며 나에게 화를 냈는데

"야! 내가 출전 기회를 못 잡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걸 꼭 네 입으로 말 해야 하냐!"

"힝.. 그치만~"


"그치만은 뭔 그치만이야! 안녕하세요. 파이어뱃 장기환입니다."


기환 오빠는 내 볼을 주욱 잡아당기며 캠을 보며 인사를 했고

AKA3721 :  늘어나는 거봐 ㄹㅇ 마시멜로우나 찹쌀떡이여

lemon20 : 진짜 게스트 한명 한명이 인방 퀄리티가 아니다..


ren248 : 지엔장 이런 걸 원했다구~

나는 아픈 볼을 어루만지며


"자..  아파.. 오늘의 마지막 게스트!"

YY0453 : 두구두구


"세계 최고의 미끼! 줄여서 세최미! 테이커 오빠!"


"내가 세계 최고의 미끼라고? 풋.."


"맞잖아."


"넌 조용히 해. 안녕하세요. 테이커 이상학입니다."


Jo00 : ㅘ! 세체미!

치킨이닭 : 센빠이!!!!


MMA45 : 류또죽!

"자! 오늘 함께 컨텐츠 진행할 게스트분들을 전부 모셔봤는데요. 컨텐츠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게스트분들이나 저에게 질문할 거 있으신 분? 5개만 받을게요."

NCAT : 게스트님들! 우리 헤나 어때요?


"어.. 질문이 되게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귀여운 동생이죠. 지켜주고 싶은 동생이랄까?"

"아 기환형 그게 뭐야! 이거 방송이잖아요! 재밌게 해야지~ 헤나는 괴롭히는 맛이 있는 아이입니다. 평소의 비밀을 인터뷰에서 까발...읍읍"

"자.. 재영 오빠는 제가 셀프 밴 시켰고요."

"음.. 헤나는 제 아재 개그에도 웃어주는걸 보면  아재 개그를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

"읍.. 퉤! 그건 헤나가 착해서지!"


"앗 재영 오빠 그거 풀면 어떻게 해!"


방송이 난장판이 되가고 있... 지 않았다.

우리는 사이좋게 기환 오빠에게 꿀밤을 맞았고 재영 오빠는 진심으로 맞은 거 같던데.. 괜찮으려나... 걱정이 될 무렵

 님이 50,000원 후원!
게스트분들과 헤나의 이상형


"이거 참..  번째부터 센 게 와버렸는데 패스하면  돼..겠죠..?"

내가 난처해하고 있자 기환 오빠가 먼저 앞장서 밝혔다.

"음.. 저는 딱히 없는 것 같네요."


이어 재영 오빠는

"에이~ 이상형 그거 밝히기가 뭐가 힘들다고~ 전! 요리 잘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저도 남자니까. 이뻤으면 좋겠고. 네. 그게 다네요. 하하하"

"넌 그만 좀 먹어. 시즌 초에 뺐던 거 다시 쪄버렸잖아."

"너는  먹어! 뼈밖에 안 남아서는.."

"넌 카메라 꺼지면 보자.. 후..  차례인가? 전 저보다 롤 잘하는 여성분이 좋습니다."

NCAT : 존재합니까?

노라캐욧 : 평생 솔로 선언 아님? 아니지.. 헤나가 이대로만 크면?


LK0456 : 거기까지 아직 미성년자다.

"..  놀고 있네 우리 트수들?  이상형은.. 노코멘트로 넘어가면 돈쭐 나겠고 음.. 뭐랄까... 이런 거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KK052 : 하긴 이제 17살이니까..


AA0567 : ? 17살이면  거 다 알아! 그리고 한창 연애하고 싶을 나이 아냐?!


쳇.. 안 통하는군 하는  없네.. 연애를 한다면.. 남자..? 여자..? 환생하고 나서는 진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음.. 지금 생각나는 건... 일단 자상했으면 좋겠고..  본가에 있는 곰 인형 생각이 자꾸 나서 푸근했으면 좋겠고... 음.. 일단은 이 정도?"

lemon20 : 푸근, 자상 메모.

MMA45 : 그걸 메모해서 어디에다가 쓰냐?

"자자! 다음 질문은 ···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요. 가장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헤나가 여성 선수인데 불편한 점은 없었나?'를 답할 차례인데.. 이건 오빠들이 답해야 할  같은데..."


"아니, 너도 답할 수 있지. 우리랑 지내면서 불편했던 거 말해봐."

"그치만.. 뒤에 감독님이 우리가 뭐하는지 보고 계시는걸..."

"어.. 진짜네."


실제로 뒤에 감독님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계셨기에 우리는 말조심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지르자!

"음.. 그냥 나부터 말할게. 나는 딱히 없었던 거 같아. 재영 오빠가 방을 양보해줘서 편하게 지낼  있었고 음.. 진짜 없는데?"


"그럼 내가 말할래! 나는 진짜 잔뜩 있거든!"

어? 재영 오빠가 그렇게 불편한  많았나..? 걱정되는데...


"혜나가 온 뒤로 밤마다 맛있는 걸 해줘서 살이 많이 쪘어요. 진짜 올해는 살  빼야 하는데 맨날 뭘 만들어! 그거 먹다 보니까 다시 찌고  늘었어요. 진짜."

"야 그게 왜 혜나 때문이냐? 네가 많이 먹는거지! 그리고 그게 불편하냐?"

"아.. 형! 그렇게 팩트 폭행을 하시면 저 너무 슬퍼요?"

"음.. 다음은 제가 말해볼게요. '임혜나'라는 인물로 인해 불편했던 건 없고 오히려 귀여운동생이라 많이 이뻐해 줬어요. 근데 아무래도 여자애다 보니까 숙소에서 더 조심하게 되는 건 있죠."

"그런가? 난 없던데"


"그건 네가 워낙..."

"뭔데? 말을 끝까지 해!"


"아니다~"


그렇게 QnA 시간이 끝났고 이제는 컨텐츠를 진행할 시간


"자! 이제 컨텐츠를 진행할 건데..."

"맞다. 뭐 할 거야? 우리한테도 안 알려줬잖아."

"지금 말하려고 하고 있잖아.. 우리는 오늘 밸런스 게임을  거야!"

"밸런스 게임?"


"응. 5초 안에 하나만 선택하는 건데 예를 들자면.. 하나를 먹어야 한다면? '토마토 맛 토' vs '토 맛 토마토'"

"어.. 토마토  토는 어쨌든 간에 토니까 난.. 아! 진짜 고르기 힘드네."

"그치? 그걸 이제 룰을 정해서 노코멘트할 수 있는걸  건데 오늘 노코멘트를 제일 많이 한 사람이 벌칙으로 요리하기 어때?"


"앗.. 상학이 요리는 진짜 별론데.."

"? 내 요리가 어때서?"


"그걸 몰라서 물어?"

NCAT : 센빠이는 요리를 못한다. 메모

"여러분 잘못된 정보입니다. 저는  하는  뿐입니다. 그렇지 않아? 혜나야?"


"...자! 이제 시작해볼 건데요. 우선 순서는 앉은 순서대로 재영 오빠-> 나 -> 기환 오빠 -> 상학 오빠 이렇게 돌아갈 거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대상으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지목하는 거로."


"호오.. 그래? 자 그럼.. 음.. 뭐가 첫 질문으로 좋으려나.. 아! 이거다. 혜나는 다시 태어나면 '원하는 얼굴로 태어나기' vs'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난 원하는 얼굴로 태어나기 고를래."

"이유는?"


"원하는 얼굴로 태어나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니까."


"흠... 밸런스가  맞는  아니야?"


KK052 : ㅇㅈ 밸런스 안 맞는다;


"자! 그럼 기환 오빠. 둘  하나! '처음 만난 이상형과 커피 한잔' vs '10년 지기 친구의 생일'"


"10년 지기 친구 생일. 우정이 중요하지..이상형이랑 커피 마신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오..."

AKA3721 : 의리남 ㅗㅜㅑ..


"상학아 평생 '사생활 노출' vs '노출로 생활'"


"아.. 이건 좀 매운데? 어.. 노코멘트."

"아~ 재미없게 첫 턴부터 노코멘트야?"

ren248 : 둘 다 구리다. 진짜


AA0567 : 근데 지금까지 질문이 너무 순하긴 했음. 매워야지.

"재영이 실패했을 때 듣고 싶은 말 '위로와 격려' vs '냉정한 피드백'"


"어.. 난 냉정한 피드백. 우리 코치님은 냉정한 피드백을 먼저하고 뒤에 위로와 격려를 하잖아. 난 그 스타일이 맘에 들어."


YY0453 : 코치 스타일 메모..."


"자! 그럼 혜나 ···"

"이제 매운맛으로 넘어가 볼까? 상학아 만약 너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어. 근데 여자 친구가 처음으로 음식을 했는데 맛이 없어 너는 그때 맛없다고 할 거야? 아니면 맛있다고 할 거야?"

"어... 맛없다고 하면 개선의 여지는 있는 거지?"


"그치?"

"그럼 맛없다고 해야지."


"와.. 처음으로  음식인데? 널 위해서?"


치킨이닭 : ㄹㅇ 너무하네! 센빠이

lemon20 : 첫 음식인데 ㅠㅠ 너무해~

"이걸 이렇게 날 쓰레기로 만든다고? 하.. 재영아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가족에게 '말한다.' vs '안 말한다.'"

"와.. 이건 당연히"

"당연히?"

"말 안 해야지. 나누기 싫어."

"이거 진짜 쓰레기네!"

"아니 그걸 말하는 게  이상한 거지 하하"


Jo00 : ㄹㅇ 로또 1등이면 말 안 해야지!

"자! 혜나!"


"응?"


"사내 연애를 한다면? '공개' vs '비공개'"


"어... 공개?"

"오..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된다고 해도?"

"난 그래도 말 할  같아. 연애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해서 사귀는 거잖아? 지인들한테만 말했는데 퍼져나가는 건 어쩔  없는 거지.."

노라캐욧 : 성적 떨어지면 비난 받을 텐데.. 대단하네...

···

그 후로도 한참이나 계속된 밸런스 게임 ver SK! 결국 노코멘트가 제일 많이 쌓인 사람은...


"자! 꼴등 혜나!"


"예! 오늘 요리는 혜나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만.."

"안 돼에에에"


"자!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라고요. 다음에 봬요!"

"내 클로징 멘트 가로채지 마!! 안돼에에에"


"그럼! 헤바~!"


그날 밤 나는 결국 에XX랍 에서 파는 토스트를 재현해낼 수밖에 없었다. 뭐.. 맛있게 먹었으니 나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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