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얀 감염-108화 (108/268)

< --   8. 전주곡   -- >         * 108화 *

“집사님! 집사님!”

“아까 총에 머리를 맞은 것 아니야?”

“무슨 헛소리야! 감기 때문이라고!”

“맞아요. 아까 몸이 엄청 뜨겁더라고요. 열이 굉장히 높은 것 같아요!”

바츠는 어렴풋이 샤오밍의 걱정스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누구의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입술을 닫고 말하는지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가끔 눈을 뜰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금방 다시 정신을 잃는 것을 반복해서, 그 목소리들을 구분해내는 것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처음 눈을 다시 떴을 때에는 방독면 넷이 정수리를 맞대고 내려다보고 있었다. 뭔가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들끼리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했다. 두 번째 눈을 떴을 때에는 어디론가 이동 중이었다. 여전히 빗물을 쏟아내는 짙은 회색빛깔 하늘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방독면 렌즈에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고 고여 있었다. 마지막으로 눈을 뜬 것은 어떤 건물 안이었다. 누군가의 등에 업힌 상태였던 것 같은데, 계단을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지나기에 넉넉한 계단이었다. 야단스런 샤오밍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몇 층이었어! 몇 층이었냐고!”

“11층! 11층이었어요! 4번만 더 올라가면 되요!”

바츠는 누군가가 샤오밍을 향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듣고는, 그들을 향해 진정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제대로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말을 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잃고는 한참 뒤에야 눈을 떴다. 정확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말을 했던 그때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고 느낄 뿐이었다.

바츠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낯선 콘크리트 천장이었다. 얇은 종이가 군데군데 눌어붙어 있는 지저분한 천장이었다. 하지만 남아있는 흔적들이 꽤나 정교했다. 너덜너덜한 것들을 제거하고 기존의 얇은 종이와 똑같은 것을 새로 구해서 다시 붙인다면 제법 볼만할 것 같았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맞은편 발끝으로 보이는 창문이었다. 정확히는 창문이라고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 옳았다. 격자나무로 빈틈없이 못질이 되어있었다. 낮에도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도 밖에 비가 내린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소리가 들렸다.

바츠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으나 쇠사슬이 전신을 감고 있는지,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천천히 손을 오물거려보니, 얼음을 한참동안 쥐고 있었던 것처럼 얼얼했다. 아직 감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제야 눈앞이 어질하며 정신이 몽롱한 것을 느꼈다. 나름 의식이 돌아왔는데도 상태가 불안정한 것을 보면, 누워있던 시간이 제법 길었던 것 같았다. 누워있는 자리가 몹시 단단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누운 자리 밑으로 쑥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기운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몸이 자꾸만 늘어졌다. 괜히 허기짐마저 느껴졌다. 그때 저쪽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캣과 샤오밍 그리고 레이븐의 목소리였다. 레이븐이 침착한 것과 다르게 캣과 샤오밍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격앙되어갔다. 캣이 말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어리네요.”

“입 조심해.”

샤오밍이 그런 캣을 향해 무섭게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캣은 지지 않고 대꾸했다. 잠시 입을 다물기는 했으나, 샤오밍의 눈치를 살피느라 그랬던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이잖아요. 저렇게 어린 아이가 그렇게 싸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고요. 정말 끔찍했어요.”

“입 닥치라고!”

“왜요! 당신은 보지 못해서 그래요! 당신이 봤다면 아마 기겁하고 쓰러졌을 걸요!”

“마지막 경고야, 입 닥쳐.”

“그래, 캣. 그만 해. 샤오밍 씨 말을 들어.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레이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캣을 달랬다. 하지만 캣은 레이븐이 샤오밍 편을 들자 서운한지, 억울한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했다.

“레이븐, 뭐가 어때서 그래? 난 사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저 어린 아이가 어떻게 싸웠는지 알아? 눈앞에서 사람의 목을 베고, 팔을 자르고!...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난!...난 적어도 내 또래인 줄 알았다고! 하지만 봐! 완전히 애잖아! 그냥, 그냥 몸이 큰 아이라고! 기껏해야 17? 18?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정말 짜증나게 구는 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샤오밍이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애써 험한 말은 자제하기 위해 참고 있는지, 이를 악물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 저 어린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아르크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냐고요!”

캣의 분노에 찬 물음에 샤오밍이 입을 닫았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어색함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침묵이 흐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샤오밍이 말했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매우 침착하고 무게감이 있는 목소리였다.

“...모르는 소리하지 마. 네가 살아온 삶보다 훨씬 값진 삶이니까. 너희 같은 것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여기까지 살아서 올 수 있었던 것이 누구 덕분인데 그런 소리를 지껄이지? 왜? 이제서 죄책감이라도 느끼나? 자신보다 어린 아이에게 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이 억울해?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너희들이나 나나, 네가 말하는 그 어린 아이의 보호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도 사실 아닌가? 잘도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군. 너희들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나? 너희들이 어떤 곳에서 살아왔는지 벌써 잊었어? 막 태어난 아이들을 내다버리던 곳이 어디지? 너희들에게 한 때나마 동정심을 느꼈던 나로서는 실망스럽군. 적어도 아르크에서는 아이들을 함부로 죽음으로 몰지는 않아...”

바츠는 그의 말끝에 ‘아직까지는’이라는 말이 이어지면 보다 더 완벽한 문장이 될 것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것을 느끼고 일부로 말끝을 삼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츠는 그것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급격히 밀려든 침묵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엄청난 무게의 침묵이 소나기처럼 덮쳐왔다. 바츠는 그들을 향해 말하며 다시 한 번 몸을 일으키려고 시도했다.

“그만 싸워요...너무 시끄럽네요.”

비록 입술 사이로 짧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상체를 일으키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감각이 차차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기력이 돌아오려면 멀었는지, 그대로 상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등을 바로 옆 벽면에 대고 기댔다. 차가운 냉기가 등을 타고 올라오며, 한차례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들었다. 그래도 부담감을 덜 수 있다는 사실로 만족스러웠다. 갑자기 밀어닥치는 허전한 기운만 아니었더라면 기분이 정말 좋을 뻔했다.

바츠는 자신의 얼굴로 손을 가져다댔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시야가 방해되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게 느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있는지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물건이었다. 방독면! 방독면이 얼굴에 없었다. 바츠는 서둘러 주변을 살폈다. 초조함으로 심장이 마구 뛰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 때문에 고개만 좌우로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방독면은 가까이에 있었다. 누운 자리 머리맡에 있었다. 잘 개진 망토 위에 놓여있었다. 왼쪽 뺨에 길게 난 상처를 보면 틀림없었다. 바츠는 그 방독면을 집어 들기 위해, 팔을 뻗으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고서는 닿지 않는 거리였다. 처음 일어났을 때, 엉덩이를 당겨서 몸을 기대지 않은 것이 괜히 후회가 되었다.

“집사님, 괜찮습니다. 여긴 감염이 없어요.”

어느 틈에 달려온 샤오밍이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앉으며, 그런 바츠의 손을 대신 잡았다. 다른 손으로 바츠의 손등을 토닥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바츠는 그제야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걱정스런 표정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눈 꼬리가 쳐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슬픈 얼굴이었다. 그 역시도 방독면을 쓰지 않고 있었다. 바츠는 그의 얼굴을 보자 반갑게 느껴졌다.

“여기가 어디죠?”

“그 플라자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입니다. 다행히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해열제도 있었죠.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바츠의 물음에 샤오밍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천천히 대답했다. 아직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바츠에 대한 배려였다. 그 사이 그 뒤로 레이븐과 캣이 다가왔다. 둘 역시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바츠는 캣의 얼굴은 이미 한 차례 봐서 알고 있었지만, 레이븐의 얼굴은 처음 보는데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캣이 그의 한쪽 팔에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둘의 얼굴에는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고 있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바츠는 그들을 위해서 상체를 다시 벽에 편하게 기댔다. 샤오밍이 멀어지는 자신을 따라 함께 움직였지만, 그가 잡고 있던 손끝을 살짝 움직여 신호를 줌으로써 그를 자연스럽게 떼어냈다. 그리고는 말했다.

“다들 무사한 것 같군요. 미할리오는 어디에 있죠?”

“전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바츠의 부름에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바츠가 있던 곳은 작은 방이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었다. 바츠가 누워있던 이부자리가 전부였다. 심지어 이곳으로 들어오기 위한 통로에 문도 없었다. 그 윤곽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미할리오가 그 윤곽만 남은 통로를 통과해서 들어왔다. 그는 문 바로 앞에 모여 있던 샤오밍과 레이븐 그리고 캣과 다르게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건 정작 그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낯선 남녀와 함께였다. 그들은 미할리오의 뒤를 쫓아오며, 어깨너머로 바츠를 훔쳐보았다. 두려움으로 불안한 시선이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것으로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팔짱을 끼고 있는 레이븐과 캣은 비교도 되지 않았다.

“이 둘이 집주인입니다. 존과 유에바입니다. 이곳에서 15년 넘게 살았답니다.”

미할리오가 그 둘을 바츠에게로 소개했다. 그러자 둘이 머뭇거리며 앞으로 나오더니 바츠를 향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둘은 30대 후반의 부부였다. 15년 전에 서쪽에서 칼맨을 따라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원래는 스톡홀름 시티라는 곳으로 향하던 길이었는데, 도시 서쪽 외곽에서 노상강도들에게 습격당하면서 피치 못하게 이곳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그때 노상강도를 피해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약간의 의약품이나 도구들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그때 당시 칼맨의 짐 일부를 대신 들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그 뒤로 둘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정착하게 되었다고 했다. 정기적으로 오는 칼맨들을 통한 물물교환으로 생계를 잇고 있었다. 물물교환에 쓰이는 물건들은 기존에 가진 물건을 최대한 값비싸게 교환하는 것으로 하지만, 대부분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헤러티커에게 살해당하거나 누군가에게 습격당하고 사망한 사람들의 물건을 주어오는 것으로 하고 있었다. 존이 제법 날랜 움직임을 지니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이야기를 할 때, 유에바의 표정에 그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감정이 물씬 드러났다.

바츠는 그 둘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비록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마음만은 그들과 마주보고 서서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도움을 주어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들은 바츠의 태도를 보더니, 급격히 표정이 굳어졌다. 조금 전 자신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해졌다. 바츠는 괜히 무안함을 느껴야 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샤오밍이 옆에서 바츠를 대신해서 물었다. 그러자 유에바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헌터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라서요. 그들의 호의는 값비싼 물건을 무심하게 던져주는 것이 고작이거든요.”

“헌터를 많이 보았나요?”

바츠의 물음에 존이 눈치를 살피며 대답했다.

“가끔 보기도 하죠. 열흘 전에도 본 적이 있습니다. 여긴 무법지대니까요. 하지만 그때마다 헌터들은 항상 차가운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떨리죠. 그런데...이번 헌터님은...그렇지가 않네요...”

“무섭지 않다니 다행이군요.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이 당장 없어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혹시 나와 함께 일리트시로 갈 생각 없나요?”

바츠는 존과 유에바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비록 둘이 지금까지는 무사히 지내왔지만, 이곳은 헌터가 홀로 다니기에도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헤러티커가 아니더라도 굶주림과 탐욕에 젖은 광인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이 둘이 지금까지처럼 언제까지나 무사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기 매우 어려웠다. 둘을 돌봐주고 싶었다. 바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여기보다는 나을 거예요. 굶주림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죠. 훨씬 안전하기도 하고요. 아르크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바츠의 이런 제안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에서 지켜보던 샤오밍이나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도 훨씬 놀란 기색이 없었다. 존과 유에바는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려 눈빛을 주고받고 나서 입을 열었다. 존이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린 여기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유에바는 떠돌이였습니다. 비오는 날, 서쪽 어느 동굴에서 만났죠. 우린 한 눈에 서로를 평생의 반려자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확신했죠. 스톡홀름 시티로 가려고 했던 것을 포기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린 더 이상 원하는 게 없거든요. 정말입니다. 우리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어요.”

존과 유에바는 확고했다. 바츠가 몇 번이고 설득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이곳에서의 삶이 진심으로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 바츠는 결국 그들을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야 했다. 정확히 이틀이 지난 뒤였다. 바츠는 그들에게 패치 형 식량을 조금 나눠주는 것으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했다. 그들은 그것마저도 한사코 거절했으나, 억지로 쥐어주었다. 그리고 도시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레이븐과 캣하고도 작별을 고했다. 그들과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서로 가야하는 방향이 달랐다. 바츠는 이 둘에게도 패치 형 식량을 나눠주었다. 존과 유에바로부터 말린 프레이 고기를 제법 받았지만, 그들이 찾는 목적지에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이별이 굉장히 아쉬운지 저 멀리 멀어지고 나서도 계속해서 바츠를 향해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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