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 진정한 순례자 -- > * 195화 *
밖은 싸늘함으로 가득했다. 시린 바람이 자유롭게 텅 빈 길을 따라 누볐고, 외로움이 애절하게 그 뒤를 따랐다. 끝나지 않을 술래잡기가 보이지 않게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인기척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곳으로 올 때 보았던 소수의 사람들마저도 자취를 감추고 정적만 맴돌았다. 주변을 빠르게 뛰어다니는 바람의 발자국소리가 유일한 기척이었다. 허전함이 바닥부터 차오르며 기분을 무겁게 가라앉혔다.
바츠는 막 빠져나온 건물 앞에 멈춰서며 말했다. 시선은 정면에 고정한 채, 많이 어둡고 신중한 목소리였다.
“아델리나, 다시는 이러지마.”
바츠의 딱딱한 말투에 아델리나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을 향해 나무라듯 말하는 바츠가 믿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다시는 이런 식으로 고집 부리지 말란 말이야. 이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모르겠어?”
“내가...미운 거야? 난 그저...스팸이...”
바츠는 아델리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를 돌아보며 대꾸했다.
“알아. 아이가 걱정된 거지? 어디에도 의지하지 못하고 있을 그 아이가 걱정되어서 그런 거잖아. 하지만 우린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우린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야.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전진기지를 떠나왔는지 잊은 거야? 나와 함께 가는 이유를 잊은 거냐고.”
닦아세우는 바츠의 모습에 아델리나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이미 실수를 어느 정도 통감하고 있는데, 나무라듯 몰아붙이니 꽤나 속이 상한 것 같았다. 눈에는 서운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녀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그럼 나...나 두고 갈 거야? 내가 미워진 거지?”
바츠는 절로 나오는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돌려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양 어깨를 손으로 붙들고는 그녀에게 애원하는 듯한 말투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아델리나,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디에 있어. 그런 소리는 하지 마. 그런 일은 없어. 난 단지 네가 걱정되었을 뿐이야. 네가 밝은 모습을 찾은 건 너무 기뻐. 내가 알던 아델리나의 모습을 아직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단 말이야. 내가 본 헌터들이 다들 어땠는지 너는 모를 거야. 하지만 그런 네 모습이 가끔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해. 네가 다른 헌터들과 같은 모습을 하길 바라는 게 아니야. 그저 조금은 의젓할 수도 있는 거잖아. 네가 좀 더 조심스러워졌으면 좋겠어. 혼자 있을 때 잘 해왔잖아. 여긴 더 이상 아르크가 아니라고.”
“알았어...미안해...”
아델리나가 풀이 죽은 눈으로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어릴 때였다면 오히려 큰소리로 억지를 부리며 대들었을 텐데,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크게 실망한 사람처럼 기운을 잃고는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바츠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자,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못마땅하던 마음이 저절로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반가움에 터져나가는 외마디 감탄사가 기분 좋게 흘러나왔다. 옆에 강일이 있는 것도 잊고는 그녀를 품안으로 잡아당겨야만 했다. 있는 힘껏 끌어안은 채, 그녀의 후드 위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아찔하게 느껴지는 설렘에 도저히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머리를 가슴에 비비적대며 파고들기 위해 노력했다. 양팔로 허리를 감싸 안고는 속상한 마음을 털어내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마치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았다. 바츠는 그녀의 정수리에 이마를 가져다대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심각함은 사라지고 애틋함만 남은 말투였다.
“그런데 스팸이 누구야? 그 아이 이름이야?”
“응. 그 애 엄마가 길에서 주운 오래된 깡통에 쓰여 있던 글귀를 보고 지어준 이름이래. 손바닥 크기에 납작하고, 네모나면서도 둥그스름한 깡통이었데.”
바츠는 아델리나의 대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야인들의 이름이 하나 같이 다 재미있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웠다. 그녀의 머리를 양팔로 감싸 안고는 그 안에 얼굴을 묻고 참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그래도 흘러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참을수록 몸은 더욱더 들썩거렸다. 아델리나도 마찬가지였다. 품안에서 멋쩍으면서도 장난스런 웃음소리를 내며 즐거워했다. 옆에서 기다리던 패토스가 슬픔이 묻어나는 앓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둘은 한참동안 그렇게 있을 뻔했다. 둘이 머쓱해하며 떨어지자, 강일이 헛기침을 하고는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아무래도 그 자식이 우릴 속인 것 같습니다. 붉은 얼굴 말입니다. 우리가 녀석들을 처리해주길 바랐잖습니까?”
바츠는 아델리나의 양 볼을 움켜쥐고는 이제는 마음을 다잡자고 눈으로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고, 바츠는 그제야 강일을 향해 돌아섰다. 그가 진지한 눈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대답대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당신을 돕는 건 내가 당신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지 하찮은 감정을 위로하기 위함이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내게 멋대로 당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야. 무슨 생각을 하던 그건 당신의 자유겠지만 판단은 내가 해. 그리고 당신도 내가 이전에 알고 있던 냉철한 모습을 찾는 게 좋을 거야. 당신의 상심이 어느 정도일지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없겠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거든. 어쩌면 우리가 당신보다도 더 크고 많은 이별을 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꾸만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군다면 나는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이성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경솔하게 군 것 같군요...당신을 믿습니다...아니, 당신을 믿겠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바츠는 그가 담담히 충고를 받아드리고 묻는 말에 잠시 입을 닫아야 했다. 그의 짐작이 옳든 그르든, 지금으로서는 그의 말대로 돌아가야 하는 방법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별도로 뾰족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원점이었고,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다시 민스크 시티로 돌아가서 또 다른 목격자를 찾아보아야 할 것 같았다. 간절하지는 않았지만, 강일을 돕기로 한 이상 끝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바츠는 걸음을 옮기기 전에 싸늘한 기온이 소름끼칠 만큼 차갑게 변하는 걸 느끼고는 그 뜻을 접어야 했다. 옮길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물건 아래에 발끝을 집어넣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델리나도 벌써 감지했는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한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바츠는 강일에게 이야기는 잠시 미루자는 눈치를 준 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저쪽에서 커다란 체격을 가진 사람이 휑한 길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2미터가 넘는 키에 우람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패토스와 마주보고 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검은 슈트와 망토였다. 그는 틀림없이 아르크의 헌터였다. 허리춤에 카니지도 보였다. 그리고 한 손에는 누군가의 수급을 또 다른 한 손에는 기운을 잃고 늘어진 작은 아이가 들려있었다. 아이가 그의 손에서 헌 짐처럼 데롱데롱 내둘러지고 있었다. 전혀 의식이 없는 것 같았다.
바츠는 그가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 아델리나도 긴장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큰 동요는 없었다. 그저 그를 차분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강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뒤에 바짝 다가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패토스만 그가 뿜어내는 압박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짧고 굵은 괴성을 연속해서 내뱉었다. 그의 목소리가 휘몰아치는 냉랭한 바람과 어우러지며 불안을 고조시켰다. 때마침 내리기 시작하는 작은 눈방울들도 한몫 거들었다. 휘날리는 작은 눈발을 헤치며 다가오는 그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가 가까이 다가와서는 퉁명스럽고 불만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는 바츠와 아델리나의 발 앞에 양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동시에 던져 놓았는데, 그의 손을 떠난 수급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질펀하면서도 묵직하게 튀어서 굴러왔고, 의식이 없는 아이는 버려진 모피처럼 바닥을 끌며 나뒹굴었다.
“사미르!”
뒤에서 바라보던 강일이 바츠와 아델리나 사이를 밀치고 뛰어나가, 바닥에 내던져진 수급 앞에 스위치가 꺼진 기계처럼 풀썩 주저앉았다. 소총은 바닥에 내팽개치고 그의 머리를 붙드는 양손이 눈에 보일 만큼 떨리고 있었다. 창백한 사미르의 얼굴이 숨이 막힐 만큼 무거운 침묵으로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아델리나는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걸음이었다. 그리고는 아이의 상태를 간단하게 확인하더니, 고민하지 않고 품에 안아들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돌아오던 그녀가 눈빛으로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바츠에게 알렸다. 바츠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딛어 강일 옆에 나란히 서며 물었다.
“버니, 그건 우리가 해야 할 말 같은데? 너야 말로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는 분명 버니에투와였다. 지금까지 본 헌터 중 눈앞에 보이는 체형은 오직 그뿐이었다. 어쩌면 그는 헌터 역사상 가장 거대한 헌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목소리가 그를 증명하고 있었다. 바츠는 그의 목소리를 똑똑히 기억했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돌아가. 아직 늦지 않았어.”
버니에투와가 미동도 없이 제자리에 우뚝 서서는 단호하게 말했다. 비명을 지르며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소리 때문에 바츠의 물음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너...알고 있었구나. 그렇지? 우리가 어디로 가는 건지 알고 있는 거지? 지난번에 내게 말한 건 이자들을 쫓겠다는 걸 멈추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톡홀름 시티로 가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한 것이지? 누구에게 들은 거야? 장로 로리나를 만난 거야?”
“제발 돌아가.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널 지켜줄 수 없을지도 몰라.”
그는 이번에도 바츠의 말을 듣지 못했다. 휘날리는 작은 눈방울로 얼룩지며 애원하듯 말할 뿐이었다. 바츠는 그제야 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좀 더 거리가 가깝고 눈발이 시야를 어지럽히지 않았더라면,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서 의식이 없는 아이를 품안에 소중하게 안고 있는 아델리나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금은 뚱해 보이기까지 하는 무감각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시선만큼 딱딱한 말투였다.
“내게 그렇게 말하지 마. 나는 네가 아니라 바츠가 지켜줄 테니까.”
바츠는 그녀의 대답을 듣자, 뒷목이 따끔거리는 것을 느꼈다. 위험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감각이었다. 조금 전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에 엄습해왔던 그 느낌과 일치했다. 황급히 고개를 다시 앞쪽으로 돌려야만 했다. 그러자 버니에투와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끔찍한 부당함에 억울한 사람처럼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마치 아르크에서 따귀를 때리기 위해 쏘아보던 때와 매우 흡사했다. 바츠는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그가 그런 바츠의 이름을 불러왔다. 뜨거운 입김처럼 걸쭉하게 뱉어냈다.
“바츠...”
“버니...”
바츠는 부름에 응답하듯 그의 이름을 무의식적으로 읊조렸다.
“넌 항상 내 것을 가져가고는 했어. 그게 얼마나 비겁한 것인지 알아?”
“무슨 소리야, 버니. 그럴 리가 없잖아.”
“넌 항상 내 것을 훔쳐가고는 했다고. 모든 걸 말이야...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더 이상 네게 그 어떤 것도 빼앗기지 않겠다고!”
버니에투와가 서서히 끓어오르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적의로 가득한 날카로운 감정을 고스란히 토해냈다. 당장에 멱살을 잡기 위해 달려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두 주먹을 꼭 쥐고 참아내며 자리를 지켰다.
“버니 그게 아니야! 우린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고!”
바츠는 그에게 답답함을 토로해야 했다. 정말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왜 이렇게 분노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행선지를 알고 있는 것인지 모든 것이 의문이었다.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뒤를 쫓는 듯한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방법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그에게는 사미르를 살해해야 할 동기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바츠의 말을 듣지 않았다. 바츠는 또 다른 레나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야만 했다. 그에게는 오직 아델리나의 목소리만 들리는 모양이었다. 그가 바츠를 외면하고는 아델리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놈은 널 잔인하게 살해할 거야. 널 지켜줄 수 있는 건 나뿐이라고. 그러니 제발 돌아가.”
버니에투와가 아델리나에게 걱정으로 점철된 목소리를 또 한 번 애원하듯 건넸다. 그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하지만 아델리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과 바츠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그의 모함이 조금도 와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바츠는 돌아보지 않아도 그녀가 버니에투와를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구나...역시 그랬어...너한테 난 그저 불쌍한 괴물이었던 거지? 저 끔찍한 괴물 자식처럼 말이야! 절대 네가 처참하게 죽어가도록 두지 않겠어.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 손으로...”
“버니!”
바츠는 그녀의 시큰둥한 반응에 넋이 나간 사람처럼 혼잣말을 지껄이는 그를 있는 힘껏 불렀다. 그의 상태가 몹시 불안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역시 바츠의 목소리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멍해진 눈으로 천천히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따라 멀어져 갈 뿐이었다. 바츠는 그가 너무도 걱정되어 쫓아가려고 했지만, 때마침 옆으로 다가와 한쪽 팔을 붙드는 아델리나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그의 뒷모습을 지켜만 보아야 했다.
“바츠, 나 무서워...”
아델리나가 몸을 바짝 붙여왔다. 정말 겁을 먹었는지,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그 와중에도 품에 안은 아이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용했다. 하지만 바츠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방금 그의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자신조차도 손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가 정말 두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불안하게 요동치는 분위기에 긴장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뭔가가 조금씩 다가오는 것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유쾌하거나 신이 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저 멀리 떠나간 버니에투와의 뒷모습처럼 우울하고도 침통한 것임이 분명했다. 바츠는 애써 태연한 척 마음을 가다듬으며 자신의 팔을 붙들고 있는 아델리나의 손을 꼭 잡아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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