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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감염-259화 (259/268)

< --   16. 새로운 감염   -- >         * 259화 *

이롤로는 대답대신 테이블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뭔가를 열심히 찾았는데, 시선을 바츠의 얼굴에 고정하고 있던 터라 쉬워 보이지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상체를 구부린 불편한 자세임에도 두 눈은 바츠를 떠나지 않았다. 몇 번이나 안쪽을 더듬거리고 나서야 자세를 바로 했다. 그러자 잠시 후에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는데, 바츠를 이곳으로 안내해왔던 그였다. 그가 돌아와 이롤로에게 고개를 숙여 간단한 예를 갖추고는 저쪽 구석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기를 조작했는데, 바츠와 이롤로가 앉아있던 테이블과 가장 가까운 벽에 스크린을 작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벽면 한쪽에 눈에 보이는 정전기가 몇 차례 번쩍이더니 금세 화면 하나를 만들어냈다. 높은 해상도는 아니었지만 영상을 보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바츠는 화면 속 장소를 단 번에 알아보았다.

“아르크 레벨1 거주지...폐기물 처리장 앞...이걸 왜?”

바츠가 고개를 돌려 이롤로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이롤로가 말없이 고개를 두어 번 작고 빠르게 끄덕여 눈치를 주었다. 바츠는 찝찝한 마음에 시선을 다시 옮기기 힘들었지만, 이롤로의 표정에서 전해지는 진지함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격앙되던 마음을 애써 짓누르며 인내심을 발휘했다. 영상은 그때까지도 아무런 변화 없이 시간만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텅 빈 지상의 허전함처럼 인적 없이 낡고 황량한 분위기만 이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그 앞으로 한 여자가 두리번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아르크의 일과가 시작한지 한참 된 시간으로 보이는데, 그녀는 막 잠에서 일어난 사람처럼 부스스한 모습이었다. 정리되지 않아 군데군데 삐친 갈색 머리칼이 그녀의 상태를 대변하고 있었다. 매우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외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았다. 바츠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케일리...”

무음의 화면 속 그녀는 사소한 손짓까지도 케일리를 닮아있었다. 걸음걸이는 물론이고 동시에 내둘러지는 손과 가끔씩 주위를 둘러보는 행동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이 전부 모여서 뿜어내는 분위기까지 그녀가 케일리라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바츠는 또 한 번 이롤로를 돌아보았다. 그는 어느새 화면 속에 푹 빠져 있었다.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영상을 들여다보는 그의 옆모습이 완전히 굳어져 있었다. 뒤늦게 바츠의 시선을 느끼고는, 다시 한 번 화면을 보라는 암묵적인 눈치를 줄 때는 비장함이 흐르기까지 했다.

바츠는 순순히 화면으로 시선을 옮기며, 어느새 불편하던 속이 거의 진정된 것을 느꼈다. 계속된 의혹에 불안감이 집어삼켜진 탓이었다. 목구멍까지 음식물을 가득 채운 사람이 계속해서 고기를 쑤셔 넣는 것처럼 위태로운 시도였다.

그 사이 영상에는 또 한 사람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에는 남자였다. 체구가 꽤나 다부진 사내였다. 케일리와 가까이 섰을 때, 그가 머리 두 개쯤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케일리에게 접근해서 제법 편안한 분위기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지, 둘 사이에서 그 어떤 경계심도 발견 할 수 없었다. 다만 조금의 어색함과 약간의 격식이 느껴졌는데, 썩 가까운 관계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만 알고 지낸 이웃 정도로 비쳐졌다.

둘의 대화는 그렇게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바츠가 지루함에 조금씩 초조함을 느낄 때에야 끝났다. 남자는 자리에 남았고, 케일리가 먼저 걸음을 뗐다. 몸을 돌려 세운 뒤 자리를 떠나는 케일리의 모습이, 처음 화면에 나타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무런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바츠는 저도 모르게 이롤로를 향해 고개를 훽 돌렸다. 약간의 짜증이 묻어나는 태도였다. 쓸데없이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에, 그가 자신을 농락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심정을 말로 표현하려는 찰나, 영상에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 흘러나오지 않았더라면, 그에 대한 불평이 어렵지 않게 쏟아졌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였다. 그 남자가 돌아선 케일리를 향해 갑자기 달려들었다. 케일리의 등 뒤로 단숨에 접근해서는 두꺼운 팔로 케일리의 후두부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마치 케일리의 시간을 통째로 증발시키는 것 같았다. 자신의 시간을 잃어버린 케일리가 완전히 경직된 모습으로, 혼자서 정지한 채 바닥으로 쓰러지게 만들었다. 케일리가 가진 것들이 몹시도 탐이 났던 모양이었다. 그는 케일리를 처참하게 쓰러뜨린 걸로도 모자라, 의식이 없는 케일리의 머리를 연속해서 주먹으로 내리쳤고, 심지어 발로 수차례 걷어차는 등 한동안 무자비한 폭행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영상을 끝까지 지켜보지 않더라도 결과를 알 수 있을 만큼 가혹한 행동이었다.

바츠는 이롤로가 이 영상을 고집했던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다. 시선을 도무지 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입은 절로 벌어졌고 눈꺼풀은 고장 난 것처럼 얼어붙었다. 영상 속의 남자가 폭력을 멈추고, 자신이 왔던 방향을 향해 황급히 달아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바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카니지를 뽑아들었고, 어느새 테이블 곁으로 다가와 섰던 이롤로의 수하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 칼끝을 겨눴다. 거리가 조금만 가까웠더라면 그의 머리가 정말로 반 토막이 났을지 모를 만큼 빠르고 아슬아슬 했다. 이에 반해 그는 한참이나 늦게 반응했다. 바츠의 칼끝은 이미 코끝에 도착해 있었는데, 그제야 허겁지겁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품안에서 손바닥 크기의 작은 총을 꺼내 겨눴는데, 자존심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오기로 비쳐지며 더 비참해지는 모습이었다. 때마침 자리에서 일어난 이롤로가 둘 사이로 끼어들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는 밀려드는 민망함에 크게 분노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롤로가 말했다. 덩달아 흥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였다.

“바츠! 진정해.”

“대체 뭐야? 저거 지금 뭐야? 이 영상 어디서 난 거야? 이 영상이 대체 뭐냐고!”

바츠는 이롤로의 얼굴을 향해 억지로 삼켜졌던 불안감을 모조리 게워내듯 토해냈다. 머릿속으로 역류한 온갖 역겨운 토사물이, 지독한 악취로 머리채를 잡아 뜯는 것 같았다. 목소리에 손에 들린 검붉은 카니지만큼 거칠고 예리한 입김이 묻어났다. 몸속의 체온과 끊어 오른 흥분이 더해진 매우 뜨거운 입김이었다. 그러자 이롤로가 얼굴 바로 앞에 놓인 카니지의 끝자락을 양손으로 포개 쥐듯 가져다댔는데, 칼날에 직접적으로 손을 대지는 않고 그저 감싸 쥐는 시늉을 한 것이었다. 그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빌리캄이 녹화한 영상이야. 그걸 빼냈지.”

바츠는 그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다시 스크린으로 돌리자, 어느 틈에 폐기물 처리장을 떠나 다른 쪽을 비추고 있는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전 폐기물 처리장은 더 이상 비쳐지지 않았다. 꽤 느린 속도였지만 화면 속 영상이 어디론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고, 이내 완전히 정지해 버렸다.

“아주 드물지만 레벨1에도 빌리캄이 방문을 하잖아. 그 빌리캄에 녹화된 영상 일부를 빼내온 거야. 아르크에는 아이기스의 첩자들이 꽤 있거든. 레벨4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어. 그들을 심어두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매년 스티그마타는 꾸준하게 기회를 제공하니까 말이야. 아르크의 검열을 통과하는 건 매우 손쉬운 일이지. 하지만 바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저 남자, 저 남자가 누구인지 알겠어? 기억해?”

바츠는 이롤로의 물음에 거친 숨결을 애써 진정시키며, 천천히 그리고 깊게 생각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걸음을 내딛듯 복잡하게 일그러진 머릿속을 겨우겨우 헤매였는데, 가장 먼저 오른쪽 뺨에 흉터가 있는 동그란 얼굴의 한 소녀가 떠올랐다. 그리고 작은 사내아이와 마음씨 좋고 친절한 여인이 뒤이어 연속해서 떠올랐는데, 셋 모두 한 자리에서 자주 목격하고는 했던 터라 기억해내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한동안 가까이에 두고 지낸 적도 많아 잊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 사람, 다른 한 사람을 정확히 떠올릴 수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서 흐릿한 사람이었지만 지금만큼은 누구보다도 더욱더 자세하게 기억되고 있었다. 바츠는 그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빌리언...틀림없어. 그는 내가 아는 사람이야. 로리나라는 여자의 남편...로리나!”

바츠는 바보처럼 자신이 꺼내놓은 말에 스스로가 놀라며, 어깨를 움찔했을 만큼 강한 충격을 받았다. 목이 일자로 빳빳하게 서는 것이 마치 지상으로 나와 천둥번개를 처음 마주했던 그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심장이 심술을 부리듯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불현 듯 빌리언 그의 아내인 로리나와 장로 로리나의 이름이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과거 그녀가 자신의 이름에 대단한 자부심을 보였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분명 그때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어머니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에 자랑스럽다고 했었다. 게다가 뒤이어 케일리를 죽였다는 의심에 억울해하던 부사령관의 얼굴도 스치며 확신이 섰다.

“설마...”

“바츠, 내가 말했지. 그들은 너를 이용하는 것뿐이야. 위대한 대의나 아름다운 염원은 없어. 그게 그들이라고.”

바츠가 말을 잇지 못하자, 이롤로가 애원하듯 말했다. 양손은 조심스럽게 카니지에 올려놓았고, 천천히 밑으로 끌어내렸다. 바츠는 그런 그의 행동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롤로의 손길이 커다란 바위처럼 무겁게 느껴져 거부하기 어려웠다. 결국 그의 의지대로 칼끝을 바닥으로 축 늘어뜨려야 했다. 그 사이 뒤에 섰던 이롤로의 수하도 그의 눈치를 살피며 총을 거뒀다. 진정되는 분위기에 그도 차분하게 긴장감을 내려놓았다. 이롤로가 물었다.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뒤였다.

“혹시 이건 알고 있어? 테라치의 부모는 원래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이라는 것 말이야. 그는 아르크로 입양된 거라고. 그의 부모가 살해당하면서 가능했던 것이지. 지상에 버려진 그를 데려다가 현재의 부모가 그를 돌본 거야. 그 더럽고 미친 늙은 케찰이 나를 이곳으로 거둬온 것처럼 말이야. 더 재미난 게 뭔지 알아? 테라치의 부모를 죽인 것이 현재 그의 어머니인 프리샤라는 거야. 놀랍지 않아?”

“...그래...그건 이미 장로 로리나에게 들었어...”

바츠가 힘없이 대답하자, 이롤로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뭔가를 테이블 위로 던졌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동전이었는데, 테이블 위에서 두어 번 튕기고는 둔탁한 울음소리를 내며 한쪽에 떡 하니 자리를 잡았다. 바츠는 그 동전을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릴 때 테라치가 집에서 종종 보여주고는 했던 동전, 그의 아버지가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이라고 했던 동전 그리고 그가 실수로 잃어버렸다는 그 동전이었다. 이롤로가 동전을 쫓아 시선을 옮긴 바츠에게 말했다.

“이건 이곳 서울에서만 사용되는 화폐야. 아르크에서 배급표와 같은 거지.”

바츠는 동전에 고정된 시선을 움직일 수 없었다. 과거 키예프 시티를 감기 기운으로 누빌 때처럼, 눈앞이 혼미해 너무도 어수선한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는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자다 일어난 것처럼 가랑이 사이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하고, 손끝은 오랫동안 피가 통하지 않았는지 저리고 시렸다. 모든 감각이 전부 비틀어져 뒤섞인 것처럼 엉망이었다. 청각이라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이롤로가 한 발 바짝 다가와 말했다.

“바츠, 아직도 모르겠어? 이미 말했잖아. 부사령관이나 로리나 결국 둘은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넌 그들에게 속은 거야! 우리 모두가 속은 거지. 이곳에 온 이유가 뭐야? 그들의 이야기를 아무리 들어도 구석 어딘가에 남은 의문이 자꾸만 따라오기 때문 아니었어? 날 만나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잖아. 자, 보라고. 달라졌어. 네가 모르던 사실들이 이렇게 드러났다고.”

바츠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얼굴이 가까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어떤 대답을 기대하고 있는지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바츠는 선뜻 입술을 열지 못했다. 이미 상황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꾸만 변하는 진실들이 마음을 쉽사리 결정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믿음이 전부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망설여졌다. 그러자 이롤로가 두 눈에 간절함을 채워 넣으며 말했다.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아니, 나도 믿지 못하는 거냐고 물어야 하나? 날 믿지 않을 거면 여기에 대체 왜 온 거야? 바츠, 날 믿어. 난 단 한 번도 널 배신한 적이 없다고. 난 그들과 달라. 너도 잘 알잖아. 내가 아르크에서 쫓겨나는 순간까지 널 실망시킨 적이 있었어? 놈들이 케일리에게 한 짓을 보라고!”

바츠는 점차 흥분해가는 이롤로의 얼굴 앞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케일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 케일리는 웃고 있었고, 후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참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야 했다. 바츠는 그녀가 참을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자신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기다리라는 약속을 받아냈던 것도 그 이유였다. 그녀의 희생을 어떻게든 보상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녀는 헌터들의 지야라보다도 더 멀고 어려운 길을 떠났고, 그 길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었다. 바츠가 너무 늦었기 때문이었다. 브르노에서부터 스톡홀름 시티까지 아델리나에게 위로대신 끊임없이 사과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일이었다. 늦는다는 것은 정말 최악이었다. 기다림에게 상처만 주는 학대였다. 바츠는 그 학대에 대한 죄책감에 용서를 구해야 했다. 바츠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내가 뭘 해야 하는 거지?”

이롤로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빚을 갚아야지. 내게 사과 주스를 사겠다고 했던 그 빚 말이야. 그 약속을 지켜야지.”

“어떻게?”

“나와 함께 아르크로 돌아가자. 돌아가서 그 늙은 케찰에게 케일리에 대한 복수를 하고, 가증스런 거짓으로 사람들을 속여 온 부사령관을 심판하자.”

바츠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니지를 쥔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지만, 쉽사리 내키지 않는 마음에 여전히 발목을 잡혀 입술을 떼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롤로가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는 이미 바츠가 마음을 굳혔다고 확신하는 듯 보였다. 그가 말했다.

“그 전에 너와 함께 온 헌터들. 그들을 처리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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