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햇빛 한 바구니, 고양이 두 스푼-14화 (14/91)

-14-

심해에는 햇빛이 닿지 않아 수온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그곳의 수온을 따뜻하게 조절하기 위한 해석(海石;바다의 돌)이 존재했기 때문에,

인어들이 살 수 있었다.

해석은 사람의 얼굴 정도의 크기로 둥글고 겉이 매끈매끈한데다가

바다의 색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언뜻 보면 값비싼 보석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니. 전 바다를 통틀어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니

아마도 그것은 감히 가격을 매기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비록 인간들이 해석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그저 예쁘게 반짝이는 물빛의 보석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해석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육지에 하루 정도 놓아두면 태양의 빛을 머금어

수 십 년 이상 심해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주었다.

당연히 해석의 주위로 인어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었고,

해석이 보관되어 있는 인어의 성지인 메루스는 가장 번화한 곳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인어들 가운데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현명한 자가 두 명 뽑혀서

해석을 관리하는 사제가 되는데,

그들은 인어의 생애인 500년 간, 가장 편안하게 대우를 받으며 살지만

소중한 해석을 누군가에게 도둑 맞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실력을 갈고 닦아야 했다.

게다가 심해에 익숙해진 인어의 몸으로 뭍에 올라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급격한 수압의 변화를 견뎌내고, 찌르는 듯한 공기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거듭해야만

비로소 한 명의 사제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벌써 230년째, 해석의 사제를 맡아온 아멜과 헤질은

23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에 어쩔 줄을 몰라하며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몇 십 년 만에 해석에게 태양의 힘을 넣어주기 위해 뭍으로 나온 날.

사람이 다니지 않는 육지에 해석을 놓아두고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아오면 되는 쉬운 일이었고,

사제를 맡으면서 수 십 번 있어온, 정말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일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어쩌지?"

헤질이 해초와 같은 짙은 녹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아멜을 쳐다봤다.

아멜의 푸른 눈동자가 공포에 질려 흔들렸다.

늘 강해 보이던 해질의 녹색 눈동자 역시 다르지 않았다.

언제나 붉고 촉촉했던 아멜의 입술이 그녀의 머리카락 색깔과 같이 파랗게 질렸다.

아멜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을 뻗어

어제 바로 이 시각, 해석을 올려두었던 자리에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해석은…"

망연자실한 두 사람의 귀에, 추위로 인해 얼어죽는 인어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 했다.

"어? 이거, 이 책에 나와있는 것 같아."

리현이 화려한 무늬의 버섯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사람이 팔을 뻗어 둘러도 닿지 않을 만큼 커다란 나무의 밑둥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점이 찍혀 있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버섯이 잔뜩 돋아 있었다.

우글우글한 버섯들의 화려한 모양새는 뱀이 꿈틀거리는 것 같아 보여서

썩 보기에 좋진 않았다.

"이게 뭔데? 먹을 수 있는 거야?"

채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채민과 리현의 가방에는 먹을 수 있는 버섯과 식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로코 버섯이라고 하는 건데… 독버섯이래. 반 개 정도만 먹으면 기분 좋은 환각에 시달리고,

한 개를 먹으면 불쾌한 환각에 시달리게 되나봐. 하지만 두 개 이상 먹으면 사망이래."

"으엑. 무서운 거네?"

"별로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몇 개 챙겨두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고…

만약 우리가 사람 사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면 이걸 팔 수도 있을지 모르잖아."

"하지만… 만져도 되는 거야?"

"상관없겠지, 뭐."

리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담하게 버섯 하나를 땄다.

툭 하면서 버섯 안에 있던 노란색 포자가 공기 중으로 흩날리는 게 보이자

리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숨을 쉬지 마!"

리현은 채민이 숨을 쉬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버섯을 몇 개 더 딴 후에 채민의 손을 끌고 그곳을 벗어났다.

너무 오래 숨을 쉬지 못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되어서야

리현이 크게 숨을 토해냈다.

얼굴이 빨개진 채민은 리현이 숨을 쉬는 걸 보고는 자기도 따라서 숨을 몰아 쉬었다.

"후아. 후아…"

"헉… 헉…"

둘은 숲에 주저앉아 한참동안 숨을 골랐고

조금 진정이 되었을 때, 채민이 물었다.

"갑자기 왜 숨을 쉬지 말라고 한 거야?"

채민보다 운동을 많이 해서 폐활량이 좋은 리현은

이미 일어나서 챙겨온 버섯들을 가방에 넣고 있었다.

"아까 버섯 딸 때 흩날리던 노란색 꽃가루 같은 거 있지?"

"응, 그거 버섯 포자 아냐?"

"독버섯의 포자니까 그것도 위험할지도 몰라서 그랬어."

"아아…"

아주 잠깐의 순간에 그런 판단까지 한 리현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 다 챙겼다. 나무 줄기도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배도 고프니까 해안으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숲에 들어올 때와는 달리 한결 무거워진 몸으로 일행이 기다리고 있을 해안을 향해 걸었다.

"이건 뭐야?"

"토끼……같은 거."

"그럼 이건?"

"돼지……같은 거."

"그럼 이건 뭐지?"

"늑대……같은 거."

"흐음…"

가인과 강전은 강전이 나무를 구하다가 잡아온 짐승을 앞에 두고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분명 토끼 같은데 이빨이 날카롭게 나 있었고,

분명히 돼지 같은데 새파란 색이었고,

분명 늑대처럼 생겼는데 꼬리 끝에 뱀으로 보이는 얼굴이 달려 있었다.

마침 어깨에 나무를 잔뜩 짊어지고 나타난 우준이

물끄러미 그 동물들을 보더니 말했다.

"그럼 이 동물의 이름은 '토끼일지도'라고 짓자."

"야, 야.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구."

"아냐. 우리가 먹는 짐승의 이름은 알아주는 게 예의다.

이건 '돼지일지도', 저건 '늑대일지도'라고 지으면 완벽해."

우준이 굽히지 않고 말하자 강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난 이 동물들을 먼저 손질해야겠어.

안 그러면 채민이가 그 더러운 짓을 해야하잖아.

그 녀석도 여자라서 동물들 배 가르는 게 쉽진 않을 텐데…"

"흐응…"

가인이 눈을 가늘게 뜨고 강전을 응시하자, 강전이 얼굴을 붉혔다.

"인마. 왜 그런 눈으로 보는데?"

"너도 그렇게 남을 생각할 줄 아는 게 신기해서…"

"이 자식. 난 원래 남을 생각하는 바람직한 청소년이라구!"

"아앙. 그러셔."

"뭐냐, 그 못 믿겠다는 경멸의 눈빛은!"

"아냐, 아냐. 그럼 손질해. 난 나무들을 좀 다듬을게."

배를 만들 준비가 끝났을 때는 이미 해가 서서히 지고 있을 때였다.

그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잡아온 동물들과 식물들을 불에 익히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 굉장히 허기져 있었기 때문에 양념도 없이 태운 고기와 야채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맛있게 식사를 했다.

원래 살던 곳에서 먹던 떡볶이라든가 순대, 그게 아니라면 집에서 김치 한 조각 얹어 먹던

쌀밥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아주 절실히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채민이 나뭇잎에 떠온 바닷물에 고기와 야채를 대충 적셔서

짭짤한 맛을 최고의 반찬으로 여기며 식사를 마친 그들은

대충 손질이 끝난 나무들로 배를 만들기 시작했다.

"큰배를 만드는 건 무리인 것 같고, 대충 구색만 갖춰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섬의 짐승들이 미치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하니까 서둘러야 돼."

비인이 가느다란 나뭇가지 하나로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

"앞부분은 이렇게 세모꼴로 나와야 물살을 가르면서 갈 수 있을 거야.

배 양쪽으로 난간을 만들어야 조금 더 안정성이 있을 거고…

바람을 받아서 가려면 돛이 필요한데 우리한테는 커다란 천이 없어서

그건 무리일 것 같고… 결국 노를 만들어서 저으면서 나아가야 돼.

사실 이게 얼마나 오래 떠 있을지, 얼마나 잘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할 것 같아."

비인이 그려준 배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튼튼하게 만드는 게 관건이야."

강전이 검지를 세우며 다짐을 받듯이 말했다.

"튼튼하게 만들어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어.

얼마나 대단한 조류가 흐르는지는 몰라도 우리가 그 조류를 이겨내자구!"

각호의 뿔로 나무를 다듬고, 채민이 가지고 온 칼과

아까 잡았던 '토끼일지도'의 이빨로 나무줄기를 다듬었다.

나무 줄기는 꽤 질겼기 때문에 나무를 엮어도 끊어질 염려는 없을 것 같아 보였다.

그들이 배 비슷한 것을 만들어낼 때까지는 꼬박 이틀이 걸렸다.

남자들이 배를 만드는 동안, 채민과 리현은 숲을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식물을 모으거나

동물을 잡는 데에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하다보니 식량은 꽤 많이 모였고, 나무 열매들로 고기에 약간의 맛을 낼 수도 있게 되었다.

"하늘의 색이 이상해."

배가 거의 완성되었을 때, 가인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분명 이상하긴 했다.

섬을 경계로 바다 위의 하늘은 여전히 청명한 푸른빛이었지만

섬의 하늘은 숲과 비슷한 어두운 녹빛이 되어 칙칙하게 공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섬이 미칠 때가 가까워 오는 건가?"

강전이 배를 툭툭 쳐서 허술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나무줄기로 나무들을 엮었을 뿐이지만 배는 꽤 튼튼해서

어느 정도 발로 차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비인은 자기가 생각한 모양이 나왔는지 흡족한 표정이었다.

"노도 완성했어."

우준은 나무를 깎아서 만든 노 몇 개를 배에 세워 놓았다.

"아직 해가 지려면 반나절 정도 남았어. 오늘 출발하자."

우준이 말했다.

"엥? 왜 그렇게 서둘러?"

"그건 서두름의 대가인 강전이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비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강전이 비인을 향해 혀를 한 번 내밀어주었다.

"언제 섬이 미칠지 몰라. 어차피 바다로 나갈 거라면 빨리 나가는 게 나아."

"그래, 그럼 그러자. 짐도 없고 이 섬에 미련도 없으니까…"

새로운 곳으로 이동을 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이겨내야만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었기에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크아아아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짐승의 울부짖음이 그들을 재촉하는 듯이 느껴졌다.

배가 불안하게나마 바다 위에 떴을 때는 모두 희망에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더 앞의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현재 성공한 것에서 충분한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그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배에 오르고 우준과 강전, 비인이 노를 잡았다.

"자, 준비 됐지?"

강전이 물었다.

"응! 준비됐어!"

"자, 그럼 간닷!"

강전은 힘차게 외치고 노를 젓기 시작했고 배는 잔잔한 푸른 바다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아주 천천히…

"야. 이거 기합이랑은 다르게 너무 느린 거 아냐?"

라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았을 때, 잠잠했던 바다가 갑자기 소용돌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던 것이다.

바다는 그들을 집어삼킬 듯이 거대한 입을 벌리고 몸부림을 쳤다.

말 그대로 섬이 그들을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배였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부서져버릴지도 몰랐다.

배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 어쩌지? 더 앞으로 가면 저기에 휘말릴 텐데…"

강전이 다급하게 외쳤다.

다들 공포에 질려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우준은 멍하니 소용돌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배 돌리자! 섬으로 다시 돌아가야 돼!"

"돌아가서?"

우준이 입을 열었다.

"섬에서 늙어죽게?"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저 소용돌이는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어진 배라도 뚫지 못해!"

강전이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냥 가자."

우준은 노를 젓는 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방법이 없어. 돌아가도 결국은 다시 밖으로 나와야 할거야."

"안 돼! 돌아가야 돼!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어!"

"그래도 지금 이대로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미친 섬에서 그 모험가도 어떻게든 몇 번은 살아남았다구!

여기서 꼼짝없이 죽는 것보다 미친 섬으로 돌아가는 게 나아!"

"그냥 가!"

우준이 강경하게 외쳤다.

다들 겁에 질려서 두 사람의 말다툼에 끼어 들지 못하고

소용돌이만 응시하고 있었다.

소용돌이가 만들어낸 거센 물결에 흔들리는 배는 너무나 무력해서

대책 없이 떠있는 종잇장과 다를 게 없었다.

"그냥 가야 돼!"

우준이 말했다.

"야! 니들 생각은 어때? 니들도 그냥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강전이 다른 아이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어쩔 수 없잖아."

채민의 손을 꼭 붙들고 있던 리현이 대답했다.

"어차피 빠져나온 거 갈 데까지 가봐야지.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그게 무슨 소리야? 결국 죽는다구!"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방법이 없잖아. 비행기를 타고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설령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하늘이 가만히 있어줄지 어떻게 알아?"

"아, 씨발! 진짜 미치겠네. 가인이 넌 어떤데?"

"난 그냥… 너네 판단에 맡길게."

"젠장! 그게 뭐야? 네 의견을 확실하게 말하라구!"

"하지만… 난…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걸."

사실 가인은 소용돌이 속에 내밀어져 있는 수많은 영혼들의 손 때문에

크게 겁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다저렇다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소용돌이 안에서 뻗어져 나온 시퍼런 손들은 어떻게든 배를 끌어당기려고 아우성치고 있었지만

섬에서 들려오는 영혼들의 절규 역시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인은 차라리 지금 죽어버리면 속이 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진퇴양난도 이런 진퇴양난은 없었다.

"가자."

이제껏 가만히 있던 비인이 입을 열었다.

비인은 전에 유체 이탈을 해서 보았던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때, 일행은 지금보다 좀 더 많았고 장소도 이런 칙칙한 섬은 아니었다.

물론 미래는 변할 수도 있는 거고,

어쩌면 이 자리에서 죽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자신이 보았던 그 희망찬 미래에 모든 것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기분이었다.

"우린 괜찮을 거야."

"아, 씨발…"

강전은 모두의 대답이 못마땅한 듯 했지만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자기도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뜻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 된 거지?"

우준은 강전의 뜻을 확인한 후에 다시 앞을 노려봤고,

그들은 다시 노를 젓기 시작했다.

곧 소용돌이가 그들을 집어삼킬 듯이 다가왔고

그들은 소용돌이를 피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썼지만,

결국 거대한 소용돌이 안으로 휘말려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그 깊고 차가운 어둠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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