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햇빛 한 바구니, 고양이 두 스푼-35화 (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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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핸드폰을 대고 있는 우준을 보며,

채민은 "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는 채민이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인물이었다.

감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살인을 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우준을 말 몇 마디로 확실하게 안정시켜주었다.

흔히들 할 수 있는 가식적인 말이 아닌,

툭툭 내뱉는 말이지만 진심이 가득 담겨 있는 비의 말에

우준은 방금 전과 달리 여유를 되찾았다.

우준이 핸드폰 폴더를 닫아 가방에 집어넣었다.

"어? 또 전화올지도 모르는데 왜 가방에 넣어? 못 들을지도 모르잖아."

"아니, 이제 전화 안 올 거야."

우준은 의심할 필요도 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할 일을 끝내고 돌아갈 때까지 나에게 전화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단호하게 말한 우준은 고개를 들어 지상까지의 거리를 대충 가늠해 본 후,

손으로 벽면을 만져서 얼마나 단단한지 알아보았다.

우준의 눈빛은 전보다 더 강한 열의로 불타고 있었다.

"난 돌아갈 거야."

우준이 말했다.

우준은 더 이상 멍한 표정이 아니었다.

"방금 전화한 녀석은… 내가 자기 손에 죽지 않으면 지옥까지 따라와서 괴롭힐 녀석이거든.

죽은 후의 영생을 편하게 보내려면 그 녀석 손에 죽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해.

그래서 난 반드시 돌아갈 거야. 니들 생각은 어때?"

우준이 일행을 돌아봤다.

멍하지 않은 우준은 굉장히 생소했지만 그 모습이 우준과 안 어울리지는 않았다.

당당하고 자신에 차 있는, 생기를 띤 모습도 역시 우준과 아주 잘 어울렸다.

단지 한 사람과의 짧은 통화로 우준이 이렇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나도 돌아갈 거야. 내 진혼곡은 힙합이었으면 하거든."

힙합매니아 해윤이 말했다.

"나도 돌아갈래."

"나도…"

모두의 대답을 들은 우준이 씩 웃었다.

"그래, 우리 돌아가자."

우준은 스웨인을 빼들었다.

다들 우준이 뭘 하려는 건가 싶어서 쳐다봤지만 우준은 스웨인을 한 번 벽에 콱 찔러보더니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현아. 너한테 섬에서 챙겨둔 나무 줄기가 있지?"

"응. 이건 왜?"

"좀 줘봐."

"어, 그래."

리현이 배낭에서 나무줄기를 꺼내는 동안, 우준이 비인에게 부탁했다.

"비인아. 네 검 좀 빌려줄래?"

"응. 그런데 이건 왜?"

우준은 리현이 건네준 나무줄기를 어깨에 둘러매고, 비인의 검을 꽉 쥐며 말했다.

"칼을 벽에 꽂아서 올라가게."

"아!"

우준이 생각해낸 방법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다.

진작에 생각해내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우준 정도의 팔힘을 가지고 있다면 칼을 벽에 꽂아넣고 올라가기에 충분할 것이다.

"비인아. 유체이탈이 네 몸에 해로워? 유체이탈을 하면 네가 더 일찍 죽거나 해?"

우준의 질문에 비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거 없어. 왜?"

"그럼 유괴범이 이 근처에 있는지 좀 봐줄래? 올라갔을 때, 유괴범이 바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좀 번거로워지니까…"

"하하. 그런 거라면 내 몸에 해롭다고 하더라도 해줄 수 있는 일이라구."

"아니. 우리 쪽의 희생은 최대한으로 줄일 거야."

우준이 말에 비인은 고맙다는 표현으로 우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바닥에 앉았다.

잠시 후, 눈을 번쩍 뜬 비인이 말했다.

"이 근처에는 없어. 자기 오두막에 있더라."

"오두막은 많이 먼가?"

"적어도 빠른 걸음으로 30분은 걸려."

"응. 내가 위로 올라가서 나무줄기를 내려 보내줄게.

두 명씩 끌어올릴 수 있을 테니까, 둘씩 올라와. 서둘러서 움직이자."

그렇게 말한 우준은 더 이상 지체할 필요 없다는 듯,

두 개를 칼을 손에 꽉 쥐고 자기 키보다 높은 곳에 칼을 찔러넣었다.

몸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그러나 뺄 때 어렵지 않을 정도로만 박아넣은 우준은

한 팔에 힘을 실어 몸을 위로 끌어올렸고,

다른 쪽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그보다 더 높은 곳에 박아넣었다.

그런 식으로 칼을 번갈아 사용하며 위로 올라가는 우준의 모습을 보며 일행은 감탄했다.

한 팔로 자기 몸무게를 버티는 것은 힘든 일일 텐 데도,

우준은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팔에 힘을 줄 때마다 팔뚝에 불끈불끈 힘줄이 튀어나왔다.

'멋있다.'

차희는 우준에게 진심으로 반해버렸다.

얼굴이 잘 생겼을 뿐만 아니라 키도 크고 힘도 세니, 버릴 구석이 조금도 없었다.

게다가 우준은 이 팀의 리더가 아닌가.

'저 애랑 연인 사이가 되면 다들 날 부러워 할 거야. 아, 상상만 해도 좋다.'

리현은 흘끗 돌아본 차희의 표정이 뭔가를 꾸미는 것만 같아서

차희의 마음을 읽기 위해 집중을 해볼까 했지만 관두었다.

'적어도 우리 일행의 마음만은 읽지 말자.

나중에 배신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먼저 나서서 다른 사람의 마음은 읽지 말자.'

위로 올라간 우준은 바로 나무줄기를 던졌다.

나무 줄기의 길이는 충분했다.

"여자들 먼저 올라가."

해윤이 나무줄기의 끝을 잡고 차희와 리현, 채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 올라갈래. 리현아, 같이 올라가자."

차희가 리현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하자, 리현이 팔을 빼며 대답했다.

"아니, 채민이 먼저 올라갈 거야."

"왜? 그러다가 줄이라도 끊어지면 어떻게 해?"

리현이 인상을 찌푸렸다.

"너…"

"차희 말이 맞아. 난 제일 나중에 올라가는 게 좋겠어.

리현아, 네가 차희랑 같이 올라가."

"현채민, 됐거든? 잔말말고 차희랑 같이 먼저 올라가."

"아냐, 진짜 난 괜찮아."

"현채민!"

함정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외친 것은 우준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우준이 큰소리로 말했다.

"절대로 안 끊어져! 내게 있는 행운은 너의 불행 정도는 이길 수 있어.

얼른 차희랑 같이 줄을 잡아!"

우준의 강한 목소리에 채민은 반항하지 못하고 줄의 끝을 잡았다.

차희는 못내 걱정이 되는 듯 우물쭈물하다가 뒤로 물러섰다.

"난 채민이랑은 같이 못 올라가겠어. 리현아, 네가 같이 올라가."

"그래, 그럴게."

리현은 전혀 걱정이 안 된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나무줄기의 앞부분을 잡아 채민에게 내밀었다.

"채민아, 네가 앞에 잡아."

"하지만…"

"이 바보야. 내가 그렇게 하라면 그렇게 해.

너보다 내가 팔힘이 세니까 아래에서 널 받쳐줄게."

"리현아."

"자, 어서. 여기서 우물쭈물할 시간 없어."

결국 채민은 리현의 앞의 줄기를 잡았고, 리현은 그 뒤에서 줄을 잡았다.

우준은 두 사람이 단단히 잡은 것을 확인한 후, 팔에 힘을 주어 줄을 잡아당겼다.

줄기가 팽팽해지는가 싶더니 곧 채민과 리현의 몸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들 우준의 힘을 놀라워하며 두 사람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봤다.

"있잖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올라가는 두 사람을 지켜보던 해윤이 입을 열었다.

"너 진짜 재수 없다."

해윤이 말한 내용에 놀란 일행이 다들 시선을 해윤에게로 옮겼다.

해윤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여전히 고개를 젖힌 채, 두 사람이 다 올라간 것을 확인한 후에야

얼굴을 돌려 차희를 쳐다봤다.

해윤의 눈동자가 정확하게 자신을 향하자, 차희가 얼굴을 붉혔다.

"너 말이야."

해윤이 씩 웃었다.

하얀 얼굴에 자리잡은 빨간 입술이 잔인한 미소를 그렸다.

저승사자를 연상케 하는 서늘한 눈빛으로 차희를 응시하며 해윤은 똑똑히 말했다.

"너 정말 재수 없는 기집애다. 일행이라는 게 구역질 날 정도로…"

해윤은 차희가 진심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별로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차희를 처음 봤을 때는

꽤 예쁘장하고 몸매도 좋아서, 같은 일행이라는 게 즐거웠다.

우준에게 계속 달라붙는 차희를 보며,

'혹시 우준이 애인인가? 우준이 녀석, 능력도 좋네.'

라는 생각도 했었다.

불행이라는 저주를 타고 태어났다는 채민이 될 수 있도록 일행과 떨어져 있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워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다.

채민의 맑고 큰 눈동자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채민을 향해 상처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 차희는

정말이지,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재수 없었다.

"차희 말이 맞아. 난 제일 나중에 올라가는 게 좋겠어.

리현아, 네가 차희랑 같이 올라가."

아무리 자기의 불행 때문에 일행이 몇 번 위험에 처했더라도

차희 같이 말하는 애가 얄미울 게 뻔한데,

채민은 차희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가식적인 착한 모습이 아닌,

채민의 진심이라는 것을 해윤은 알 수 있었다.

"아, 저 기집애랑 같이 다니기 싫다."

유괴범의 거처를 찾아 걸어가며 해윤이 중얼거리자, 옆에 서서 걷던 리현이 동의했다.

"응. 나도 그래."

"우리 일행 애들, 다 마음에 들거든. 근데 저 기집애는 왜 저 모양인 거냐?"

해윤은 싫은 건, 싫은 성격이기 때문에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가야한다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네."

뒤에서 리현과 해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차희는 우준의 옆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

리현과 해윤, 가인보다 더 뒤에서 걷던 채민이 말했다.

"야, 야. 넌 저 기집애한테 그런 소리까지 듣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냐?

나 같으면 그 자리에서 싸대기 한 두 대는 날렸을 거다.

저 기집애보다 힘이 약해서 못 이길 것 같은 거면 내가 힘을 빌려줄게.

다음부터 저 기집애가 저따위로 말하면, 사정없이 싸대기를 날려."

해윤의 말에 채민이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난 언제나 다들 내 옆에 있는 걸 싫어해서,

이렇게 말해주는 친구들이 생길 줄은 몰랐어.

친구가 있다는 거 되게 기분 좋다."

채민의 미소는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해줄 만큼 순수했기 때문에,

해윤도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차희 같은 기집애와 다니는 더러움을 채민의 미소가 정화시켜주는 것 같았다.

"차희는… 남자한테 되게 많이 배신을 당했대. 몸에서 열이 나는 이유로…

차희는 조금 의존적인 성격이고, 누군가를 믿으면 올인하는 성격이어서,

그런 식으로 배신을 당했던 게 정말 힘들었을 거야.

가끔은 자기랑 친구랍시고 붙어있던 애가 애인을 빼앗아간 적도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성격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모나게 된 거 같아.

자기의 행복에 위협을 줄 것 같은 사람이면 우선 적대시하게 된 것 같아.

그러니까 그건 차희 탓이 아니야."

"야, 야. 너무 착하면 바보다."

해윤은 자기의 일처럼 열심히 차희를 위해 변명을 해주는 채민의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저주를 풀고 행복을 찾게 되면 차희도 변할 거야.

우리는 지금 서로 믿어야 할 때잖아. 그러니까… 너무 차희를 미워하지 마."

"바보다, 바보."

해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인이 웃었다.

"난 채민이의 이런 바보 같은 면이 너무 좋은데? 반해버렸어."

그 말에 해윤이 심각하게 대꾸했다.

"가인이 넌, 나한테만 반하면 돼."

"그게 무슨 소리냐? 이 변태."

"변태라니… 원래 공주님은 자기를 지켜주는 기사에게 반하는 법이잖아."

"그러니까 난 남자라구!"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우준이 걸음을 멈추는 바람에 덩달아 멈춰 섰다.

"어? 다 왔냐?"

"응. 이 근처야."

우준의 옆에서 길 안내를 해주던 비인이 대답했다.

"자, 어떻게 싸워야하지? 유괴범, 꽤 강할 것 같던데…"

"쪽수로 밀어붙이자."

강전이 검을 꺼내들며 우준을 돌아봤다.

우준이 고개를 들었다.

"응. 이렇게 하자. 일단 유괴범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

유괴범이 이 숲에 주술을 걸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걸로 봐서는,

특별히 뛰어난 주술사는 아닌 것 같아.

평범한 사람일뿐인데 이것저것 재료들을 준비해서 주술을 건 거겠지.

그러니까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걸 모를 거야."

우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될 수 있으면 산 채로 잡아야 돼."

"엥? 어째서?"

"왜냐하면… 유괴범만이 자기가 죽인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까…

그 아이들의 부모에게 진실을 말해줄 사람은 유괴범밖에 없으니까…"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산 채로 잡는 건 힘들 거야. 그래서 말인데… 이번 계획에서 난 칼을 쓰지 않을 거야."

우준의 선언에 다들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물론 자기들에게도 무기는 있었지만, 그들은 그저 되는 대로 휘두를 뿐,

우준처럼 체계적으로 검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우준이 검을 빼지 않는다는 것은 전력에 큰 손실이 될 것임을 뜻했다.

우준의 칼 없이 유괴범을 이길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우준이 가인을 쳐다봤다.

"가인아. 힘들겠지만… 한 번만 더 제이닐을 불러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제이닐은 오르골에 붙어있는 것 같으니까,

오르골 뚜껑을 열면 될 거야."

"또 몸에 씌이면 힘들지 않겠어?"

"괜찮아."

가인이 웃으며 말하자, 해윤이 끼어 들었다.

"무슨 소리. 왜 다들 내 존재를 무시하는 거냐?

내 공주님의 몸에 아무 영혼이나 들어가 앉는 건 내가 용납할 수 없지."

"하지만 이번 경우엔 어쩔 수 없어. 제이닐의 도움이 필요하거든."

"대화가 필요한 거냐? 그 영혼이랑?"

"응."

"그래서 영매인 가인이가 필요하다는 거군. 그런 거라면 문제없어.

내가 가인이 옆에 있으면 제이닐은 가인이의 육체 안에 들어갈 수 없을 거야."

"그럼 이야기할 방법이 없잖아."

"없긴 왜 없어? 그냥 대화하면 되는 거라면서?"

해윤은 주머니를 뒤져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랑 가인이의 힘이 같이 있는 한은, 그 아이의 영혼이 오르골 안에 들어있는 채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어. 그러니까 그냥 오르골 뚜껑만 열면 돼."

해윤의 자신만만한 답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해윤이 막무가내로 영혼을 없애는 녀석인 줄만 알았는데,

예상외로 생각도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일행의 표정을 본 해윤이 말했다.

"니들 얼굴에 선명하게 떠올라 있는, '아, 저놈도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아는구나.'라는

그 표정은 뭐냣!"

"응, 그러니까… 우리는 네가 생각 같은 거 못 하는 무대포인 줄 알았거든."

채민의 정직한 대답에 해윤은 할 말을 잃고 고개를 저었다.

"아, 현채민은 귀여우니까 때릴 수도 없으니,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겠군."

"오르골에서 나는 음악 소리 때문에 유괴범이 나오면 어쩌지?"

비인의 걱정에 해윤이 또 끼어 들었다.

"아, 그러게 나 좀 무시하지 말라구."

"응? 너 무시한 적 없는데? 난 이제 네가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아는 놈이라고 인정했어."

"비인이 놈은 너무 어른스러워 보여서 때릴 수가 없구만."

해윤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음악 소리가 안 들리게 할 방법이 있는 거야?"

리현의 질문에 해윤이 씩 웃으며 브이(V)자를 그렸다.

"내가 파문 당하기는 했어도, 우리나라 최고의 영능력자 집안의 후계자였다구.

소리를 막아내는 술법 정도는 쉽게 사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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