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10화 (10/158)

0010 / 0158 ----------------------------------------------

[바꾸기 시작하다.]

무사히 아르 포아르를 끝마친 루이는 정병 일천과 함께 수도로 돌아갔다.

마음 같아서는 일천 중에 이백 가량을 마을에 남겨두고 싶었지만, 자신이 이끌고 있는 군사는 엄연히 국왕의 것이었다. 그렇기 루이는 안타까움에 혀를 차면서도 정병 일천을 이끌고 수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언제 이런 강병을 가질 수 있을까?’

더욱이 루이가 곁에서 지켜본 천인장 데콘은 더없이 훌륭한 지휘관이었다.

아마도 이런 노련한 지휘관을 얻기 위해선 분명 오랜 시간이 걸릴게 틀림없었다. 고개를 절래 절래 저은 루이는 점점 멀어져가는 마을을 돌아보았다.

임시방편으로 용병 일백 명을 고용해 놓긴 했지만, 왕국 병사들처럼 군기가 잘 잡혀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분명 크든 작든 소동을 일으킬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병을 고용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마을이 랄프 산맥과 인접해 있는 탓에 언제 어느 때에 몬스터들이 마을을 공격해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다소 불안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용병을 고용해 놓는 수밖에 없었다.

‘아놀드가 나 없이도 잘 해내길 바라는 수밖에…….’

이렇듯 아놀드에게 마을을 맡긴 루이는 백성들의 환대를 받으며 수도에 들어섰다.

백성들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보아하니, 이번 아르 포아르에 크게 만족한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에 사는 백성들은 대부분 부유층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아르 포아르로 득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시 몬스터 사체를 통해서 나오는 부가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 하피의 깃털 같은 경우에는 값비싼 장신구가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몬스터의 가죽은 값비싼 옷감이 되고, 뼈 같은 경우에는 저택 내부를 위엄 넘치게 꾸미는 장식품이 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부유층들을 위한 사치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백성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로잡은 몬스터를 서로 싸우게 하는 투기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백성들을 더없이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평소 용병들이 잡아들이는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시시한 몬스터 따위가 아니었다.

군대를 동원해서 사로잡은 오크와 오우거들이었다!

그런 포악한 몬스터들이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혹은 살아남기 위해서 싸우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더 없이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루이 또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때문에 천인장 데콘과 합의해서 오우거를 한 마리 생포했다. 물론 그 때문에 병사 몇 명이 다치긴 했으나, 다행히 목숨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여하튼 덕분에 루이가 이끄는 정병 일천 뒤에는 쇠사슬에 묶인 채로 우리에 갇혀있는 오우거 한 마리가 있었다.

“데콘 경, 그 동안 고생했소.”

“아닙니다, 왕자님. 오히려 즐거웠습니다.”

데콘의 말은 진심이었다.

‘루이 왕자님께서 이리도 총명하시니, 왕국의 미래가 밝구나.’

물론 루이 왕자가 그 총명함으로 왕위 다툼에 끼어든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루이는 스스로 수도를 벗어나 영지를 개척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런 이상 루이 왕자가 왕태자와 왕위를 두고서 다투게 될 일은 없었다.

중앙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주요 귀족들과 면식을 자주 가지지 못 한다는 것을 뜻하기 말이다. 자연스레 권력과 멀어진다. 더욱이 루이 왕자가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곳은 몬스터들의 군락지라고 불리는 랄프 산맥이었다.

모르기 몰라도 그곳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30년 정도는 필요할 것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그 이전에 영지가 몬스터들 때문에 망할지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일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루이 왕자가 스스로 나서서 랄프 산맥을 개척하겠다고 했으니, 하폰 왕국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길 일이었다.

옅게 웃음을 터트린 천인장 데콘은 재차 고개를 숙여 루이 왕자를 배웅한 뒤에 기사단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왕성에 들어선 루이는 오랜만에 보는 어린 누이, 루시아의 환대를 받으며 보름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자, 왕태자 아슬롯을 비롯한 둘째 왕자와 셋째 왕자가 속속들이 수도로 복귀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특히나 둘째 왕자와 셋째 왕자가 서로 으르렁대며 이번에 사로잡아온 몬스터들을 백성들 앞에서 뽐내는 모습은 과히 장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둘째 왕자와 셋째 왕자가 잡아온 몬스터는 그 종류부터가 다양했기 때문이었다. 묘인족부터 시작해서 웨어울프, 그리고 하피, 엘프, 드워프까지……. 평소엔 보기도 힘든 몬스터와 아인종들이 그 수를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당연히 백성들은 이것을 보고 환호성을 터트렸다. 그들의 입장에선 볼거리가 잔뜩 늘어난 셈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루이 때보다 더한 백성들의 환대를 받으며 입성한 세 명의 왕자들은 그 날 저녁, 국왕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

“왕자들이 이토록 용맹하니, 왕국의 미래가 밝구나.”

국왕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흡족함을 마음껏 드러냈다. 특히나 이때만큼은 왕태자뿐만이 아니라 둘째와 셋째, 그리고 루이도 칭찬해주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루이는 조금 놀란 눈으로 국왕을 바라보았다.

‘달라졌군.’

원래대로라면 이 파티의 주역은 왕태자뿐이여야만 했다.

국왕은 왕태자인 아슬롯만 칭찬하고 둘째 왕자는 완전히 뒷전으로 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셋째와 다섯째인 루이는 아르 포아르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루이가 아르 포아르에 참여하게 되면서 셋째 왕자 또한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이걸로 뭔가 크게 뒤틀리는 건 아닐까?’

미약한 불안감이 루이를 휘감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는 둘째 왕자를 보니, 그 생각이 말끔히 지워졌다.

“수고했다, 막내야.”

“아, 형님…….”

루이는 난생처음으로 받아보는 둘째 왕자의 따스한 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둘째 왕자뿐만이 아니었다. 셋째 왕자도 루이 곁으로 다가오더니, ‘흐흠, 이런 조숙한 녀석! 너 때문에 나까지 이렇게 나서게 되지 않았으냐?’라며 핀잔을 주었다. 그러나 그 표정을 들여다보니, 그다지 기분 나빠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무척이나 즐거워보였다. 물론 둘째 왕자하고는 여전히 으르렁대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 점만큼은 회귀 이전과 쏙 닮아있었다.

이렇듯 둘째 왕자와 셋째 왕자 틈바구니에 끼어서 휘둘리고 있는 사이, 문득 루이의 눈에 첫째 왕자인 왕태자 아슬롯이 국왕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이전에 루이와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런 루이의 짐작대로 국왕은 조금 놀란 눈길로 루이를 한번 쳐다보더니, 곧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왔다.

“루이 왕자는 이리로 오거라.”

이런 국왕의 말에 루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재빨리 한쪽 무릎을 굽히며 예의를 취했다.

“……네가 군사를 이끌고 랄프 산맥을 개척했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다. 혹여 그 이유를 말할 수 있겠느냐?”

그 물음에 루이는 흡 하고 숨을 들이켰다.

드디어 올 게 온 것이었다.

“랄프 산맥은 예로부터 몬스터들의 서식지였습니다. 때문에 랄프 산맥에 인접해 있는 영지들은 매년 겨울이 될 때마다 몬스터들의 침공을 받아야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주들은 몬스터들에게 입은 피해를 만회하고자 어쩔 수 없이 영지민들에게 노역과 세금을 붙였고, 그 결과 영지민들이 노역과 세금을 버티지 못 하고 하나 둘씩 영지를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래, 그렇지.”

“저는 그 원인을 막고자, 아예 랄프 산맥에 영지를 세우고자 합니다.”

이러한 루이의 말에 국왕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을 열었다.

“원인을 막는다니……. 무언가 묘책이라고 있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저는 랄프 산맥 초입에 마을을 세워서, 벽을 세울 생각입니다. 아예 그곳에서 몬스터들을 막는 겁입니다. 그리고 매년 조금씩 랄프 산맥을 개척해서 왕국의 영토를 넓히고자 합니다.”

이 말에 국왕은 물론이고 귀족들마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말았다.

뜻은 좋았지만 상당히 무리가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랄프 산맥의 몬스터들은 다른 곳에 서식하는 몬스터들보다도 훨씬 사납고 포악했다. 또한 그 수가 많아서 몇 백 년 동안이나 방치된 곳이었다.

그런 곳을 어린 왕자가 개척하겠다고 하니, 귀족들로서는 그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설혹 랄프 산맥을 개척한다고 하더라도 그곳은 전혀 쓸모가 없는 땅이었다.

일단 평지가 존재해야지 농사를 지을 것이 아닌가? 그러나 랄프 산맥에는 농지로 쓰일 만큼 넓은 평지가 없었다. 물론 계단식 논과 같은 경작법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몬스터가 많은 랄프 산맥에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도리어 몬스터들에게 짓밟히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두들 루이의 말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네 뜻은 장하니, 그건 힘들 것 같구나.”

결국 국왕까지 유감의 뜻을 내비치자, 루이는 벙긋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물론 힘든 일이 될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곳에 영지를 세우고자 하는 것은 모두 왕국을 위해서입니다. 왕족으로 태어나서 편히 호의호식하기보다는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고 힘을 보태고 싶을 따름입니다. 더욱이 이번 일에는 그 어떠한 외부의 도움도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른 귀족들의 원조를 받지 않겠다고 딱 잡아떼어 말하는 루이의 태도에 주위 귀족들의 얼굴색이 조금은 밝아졌다. 혹시라도 루이가 ‘내가 랄프 산맥 몬스터들을 막아 줄 테니까, 너희는 내게 매년 일정량의 병사와 식량을 보내라.’라고 말한다면 이들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내어줄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아예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니, 귀족들로서는 이 이상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나라를 위해서라는데, 무엇 때문에 막는다는 말인가?

게다가 국왕의 뒤에 서있던 왕태자 아슬롯이 ‘전하, 루이 왕자의 뜻이 갸륵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랄프 산맥은 분명 왕국의 해를 끼치고 있는 곳입니다. 그곳을 막기만 한다면 왕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라며 루이를 옹호해주자, 국왕으로서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에 다시 부를 테니, 왕자는 왕성에 남아있거라.”

이 말은 즉, 귀족들과 상의해서 루이에게 영지를 내려주겠다는 말이었다. 루이는 기쁜 마음에서 곧바로 대답하고는 물러났다.

============================ 작품 후기 ============================

필력의 한계가 보이네요. 아무래도 좀 더 정진해야될 것 같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halem 님 : 후후..

dhgkdldy2 님 : 아자젤은 여자만 던져주면 알아서 기어갑니다.ㅋㅋ

NeoGGM 님 : 후후, 얼른 H씬을..

나데스 님 : 히익! 왜, 왜요?!

누굴지? 님 : 그렇긴 하죠.. 쇼, 쇼타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