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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를 발전시키다.]
이번 몬스터 토벌에 있어서 아자젤과 아벨, 두 사람 모두 믿는 구석이 있었다.
아자젤은 여성들의 기민함과 영리함,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수히 많은 몬스터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아벨은 여성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강인한 남성들이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갈 것이라도 생각했다. 게다가 몇몇 남성들은 노예가 되기 이전에 몬스터와 전투를 해본 경험이 있기까지 했다.
‘낙승이군.’
아자젤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에야말로 이기겠다.’
아벨 또한 이전의 패배를 초석 삼아 승리를 다짐했다.
일이 이렇다 보니, 두 사람 모두 이번에 있을 몬스터 토벌에 전의를 불태웠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왕자님?”
다만 아놀드만이 불안한 눈길로 루이에게 물음을 던질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놀드가 보기에 두 사람 모두 불안해보이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곳은 악명 높은 랄프 산맥이었다. 자칫 잘못 했다가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수가 있었다.
더 최악의 경우에는 몬스터들이 이곳, 하멜른을 공격해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도 몇몇 용병들이 아놀드 몰래 코볼트를 사냥한 일 때문에 하멜른이 위기에 빠지지 않았던가?
“걱정하지 말거라. 두 사람 다 유능한 지휘관들이니까.”
그러나 루이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 하고 있었다.
반란군의 수장 중에 한 명인 아벨과 북부의 지휘관 아자젤의 승부였다.
이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라는 말인가?
어쩌면 루이는 역사적인 사건을 목전 앞에 두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분명 이 일은 두고두고 역사에 회자될 것이 틀림없었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해도 좋았다.
루이는 회귀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들떠 있었다.
“에휴.”
이렇듯 루이가 좋아라하며 고집을 피우자, 아놀드는 루이 몰래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잠자코 결과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아놀드의 걱정 속에서 몬스터 토벌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물론 그 한 달 동안 마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역시 대장간이 마을 내에 건설되었다는 것이었다. 본래 대장간은 큰돈을 잡아먹는 시설이다. 물론 농기구처럼 간단한 도구 따위를 만드는 일이라면 그다지 큰돈을 잡아먹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방어구와 무기류를 만들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철을 잡아먹는다.
그 때문에 대장간은 항상 큰 도시나, 요새 등에만 세워진다.
그러니 이제 막 만들어진 하멜른에 대장간이 세워질 까닭이 없었다. 그러나 루이는 넘치는 금화로 대장간을 지었고, 떠돌이 대장장이들을 초빙해서 이곳에 정착시키게 만들었다. 다행히 길드에서 떠돌이 대장장이들을 주선해주었기에 의외로 손쉽게 일이 이루어졌다.
“왕자님, 오셨습니까?”
까앙, 까앙. 힘찬 망치질 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공방 안으로 들어서자, 검붉게 피부가 그을려있는 대장장이들이 일제히 작업을 멈추고서 루이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루이는 그들의 인사를 하나하나 받아주며 입을 열었다.
“따로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게.”
“아닙니다! 왕자님께서 전부 마련해주신 덕분에 충분합니다!”
이런 대장장이의 말에 루이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이번 몬스터 토벌에 쓰일 방어구와 무기류를 살펴보았다. 하나 같이 투박해보였지만, 그 단단함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루이는 잘 만들어진 무기와 방어구를 보고 만족하고는 이들에게 포상금을 내려주었다.
그러자 안 그래도 영주님이자 왕자님이 직접 대장간에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잔뜩 사기가 올라있었는데, 여기에 포상금까지 주어지자 다들 무척이나 기뻐했다. 이걸로 다들 힘든 것도 잊고서 무기와 방어구를 잔뜩 만들어낼 것이 틀림없었다.
이렇듯 대장간을 둘러본 루이는 다음으로 카샤의 생산지를 둘러보았다.
“충성!”
카샤의 생산지로 가는 길목에는 초소가 세워져 있었고, 그곳에는 당연히 병사들이 만반의 경계를 서고 있었다. 아주 믿음직한 자들이었다. 더욱이 왕실의 병사이다 보니 더더욱 그랬다.
다만 수도에서 복무하던 이들이 이런 외진 곳으로 발령받았기에 혹시라도 불만이 생길 수도 있었다. 루이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수도에서 내려오는 봉급 이외에도 이들에게 약간의 금화를 내려주었다.
이러다보니 병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 나올 수가 없었다. 더욱이 몬스터들의 출현도 의외로 없어서, 근무 환경도 꽤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고 한다면, 마을에 유흥시설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루이는 카샤의 생산지를 둘러보고 온 뒤에 아놀드에게 언질을 주었다.
“유곽을 말씀이십니까?”
사실 아놀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루이는 아직 11살짜리 어린 아이에 불과했다. 그런 어린 아이가 다스리는 영지에 유곽이 들어서는 건,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놀드도 루이가 없는 동안 병사들에게 왕자님이 16살, 성인이 되거든 유곽을 지어주겠노라고 말해둔 상태였다.
그런데 루이가 먼저 유곽을 세우자고 하니, 조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11살 어린 아이의 입에서 유곽을 거론하기엔 다소 이르지 않는가!
“그러네, 아놀드.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일단 병사들도 남자들이네. 그러니 욕구 같은 걸 어떻게든 해결해야 되지 않겠나? 더욱이 그들의 가족들은 모두 수도에 있으니, 그 외로움이 한층 더 할 것이네.”
“그, 그렇기야 하지만…….”
아놀드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도저히 이건 11살짜리가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혹시 다른 누군가가 뒤에서 루이 왕자님을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아니면 애늙은이인가!’
아놀드는 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루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남녀의 사랑이니 욕정이니, 한 밤중에 몽정이라도 하면 어쩌나 둥의 말을 주절주절 늘여놓았다.
이렇다 보니 아놀드는 결국 현실을 인정하며, 유곽 건설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날부터 아놀드는 에일른으로 향했다. 에일른에서 전문 건축업자와 병사들의 욕정을 풀어준 창녀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매일 밤, 외로움에 울부짖던 남자 병사들이 환호성을 터트리며 영주님의 은덕을 칭송했다고 한다.
여하튼 루이는 아놀드와 함께 하멜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영지의 발판을 차근차근 세워나갔다. 동시에 창고에 카샤의 가루가 한 가득 쌓이기 시작했다. 루이는 가득 쌓이고 있는 카샤의 가루를 보며 이번에 몬스터 토벌이 끝나거든 수도에 가서 다시 한 번 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생각을 아놀드에게 넌지시 알리자, 그는 벙긋 웃으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
“수도에서 카샤의 가루를 파실 생각이시라면 길드를 통해서 그 일자를 알려주십시오.”
“어째서지?”
“지금 카샤의 가루는 모든 사람들이 노리고 있는 물품입니다. 아니, 온 대륙이 노리고 있다고 하더도 과언은 아닙니다. 실제로 다른 왕국에서도 군침을 뚝뚝 흘리고 있다고 합니다. 들리는 속설에 의하면 타 왕국에서는 카샤의 가루 한 갑당 금화 300개에도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다들 두 눈에 불을 켜고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리 말한 아놀드는 어찌나도 흥분했는지,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돈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감을 주체하지 못 하는 그였다. 하긴 그만큼 카샤의 가루는 이 시대 최고의 물품이었다.
“……만약에 카샤의 가루를 유통하는 게, 왕자님이 아닌 저 같은 일개 상인이었다면 분명 하멜른은 여러 사람들로 북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주인이 왕자님이기에 다들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카샤의 가루의 가치는 천정부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그럼 자네 말은 카샤의 가루를 살 사람을 모아서 서로 경쟁을 붙이자는 건가?”
“그렇습니다, 왕자님! 카샤의 가루를 구입할 의사를 가진 사람들을 잔뜩 모아서, 그 값어치를 잔뜩 올리는 겁니다. 이게 바로 경매라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왕자님? 모르긴 몰라도 카샤의 가루의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겁니다.”
아놀드의 말을 들어보니,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 더욱이 그는 카샤의 가루를 맨 처음 발견해서 단번에 거상의 자리에 올라섰던 사람이지 않던가? 그만큼 장사 수완이 대단할 게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루이는 두 말 할 것 없이 아놀드의 제안을 수락했다.
“자네 말대로 하지. 고맙네!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아놀드.”
이러한 루이의 말에 아놀드는 감탄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부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주군만큼 좋은 주군은 또 없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그것이 까마득히 계급이 높은 왕족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여하튼 이처럼 아놀드와 상의해서 카샤의 가루를 팔 시일을 정한 루이는 길드에 연통을 넣었다. 그 후, 아놀드와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덧 한 달이 지나 몬스터 토벌 시일이 다가왔다.
“이보게, 아벨.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게 어떻겠나?”
“아자젤 경이야 말로 험한 꼴 당하기 전에 포기하는 게 어떻습니까?”
두 사람은 근 한 달 만에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으르렁대었다. 그 모습에 루이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손뼉을 쳤다. 이에 두 사람은 그제야 왕자님 앞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자세를 취했다.
“다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게. 특히나 자네 둘! 두 사람은 내가 특별히 아끼는 사람들이니, 혹여 어디 한 군데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게. 알겠나? 다치는 사람은 그 즉시 패한 것으로 간주하겠네. 그러니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게.”
“네!”
“네!”
이런 루이의 말에 두 사람은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합장했다. 이 얼마나 배려심 넘치는 왕자님이라는 말인가? 더욱이 루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두 사람을 특별히 아끼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모든 이들 앞에서 공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두 사람을 은근하게 불태우고 있었다.
‘내가 저 놈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왕자님께 보여드려야겠군!’
아자젤은 루이 왕자를 슬쩍 올려다보며 열의를 불태웠다.
물론 가슴 속 한편으로는 하렘을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범죄자에 불과한 나를 왕자님께서 이리도 생각해주시고 계실 줄이야……. 이 목숨, 한 줌 재가 될 때까지 충성을 다하리라.’
아벨 또한 더없이 뜨겁게 루이를 올려다보며 다짐했다.
어느샌가 두 사람 모두 루이를 진정으로 모시고 있던 것이었다.
“시작하게!”
뿌우우우!!
이렇듯 루이의 말이 떨어지자, 나팔 소리와 함께 목책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문을 통해서 각각 100여명의 남녀가 줄을 지어서 빠져나갔다. 드디어 몬스터 토벌이 시작된 것이었다.
아자젤과 아벨, 두 사람은 완전히 문을 나선 뒤에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어디 가서 당하지나 마라.”
“경이야 말로 다치지 마시오.”
허허, 웃음을 터트린 두 사람은 재빠르게 각각의 군대를 이끌고서 산맥 안으로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아.. 컴퓨터가 운명했습니다.
한동안 하폰 전기만 올라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폰 전기는 써둔게 있어서 다행이군요.ㅎㅎ
천연베이킹소다 님 : 네상에 오상에!
halem 님 : 네.
모욕감 님 : 빈유가 왜요! 뭐 어때서요! ㅂㄷㅂㄷ
레디다 님 : 어느 정도 썸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자젤의 하렘 부대라서 대규모 썸은 안생깁니다.ㅋㅋ
안돼임마 님 : 으잌ㅋㅋ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