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21화 (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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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를 발전시키다.]

아자젤과 아벨, 두 사람 모두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몬스터를 토벌했다.

“끌어내!”

아자젤은 자신이 직접 미끼가 되면서까지 몬스터들을 유인했고, 여성 병사들은 그런 아자젤이 유인해온 몬스터들을 급습하거나 함정에 빠트려서 하나하나씩 제거해 나아갔다. 고작 한달만에 이루어낸 성과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계가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몬스터 토벌 도중에 아자젤이 위험에 빠질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될 때면 어김없이 모든 여성 병사들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서 그를 보호해주었다. 실로 놀라운 총성심이 아닐 수 없었다. 아자젤은 그런 여성 병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더더욱 열심히 뛰었다.

이미 이들 사이에는 충성심,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하고 있었다. 실제로 몇몇 이들은 그의 사랑스런 애인들이었으니 말이다.

“와아!”

반면에 아벨은 병사들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특히나 그가 쏜 화살이 오백 미터는 족히 떨어져 있는 고블린의 머리통을 꿰뚫을 때면 다들 환호성을 터트리기 일쑤였다. 그 정도로 아벨의 활 솜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도록 만들게 했다.

천외천!

이 분과 함께라면 반드시 이긴다! 질 수 없다. 우리에겐 신궁이 함께 한다! 이러한 생각들이 병사들 사이에서 뿌리 깊게 박혔다. 특히나 그가 쏜 두 개의 화살이 오우거의 두 눈을 정확히 꿰뚫는 것을 보곤 다들 경악을 금치 못 했다.

“쿠어어어!!”

오우거의 포효성이 숲 전체에 쩌렁쩌렁 울렸다.

오우거!

숲의 제왕이라고도 불리는 오우거는 키가 3미터에 달하고 그 덩치 또한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대했다. 더욱이 오우거의 근력과 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오죽하면 숲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붙었겠는가?

그런 오우거를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잘 훈련된 정예 병사 서른 명 이상이 필요했다. 그게 아니라면 반드시 오러를 다룰 줄 아는 기사 한 명과 이를 보조해줄 병사가 스무 명은 필요했다.

그 정도로 오우거는 일반 병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재앙이었다.

“찔러!”

“와아아아!!”

시력을 잃은 오우거가 마구 날뛰며 아벨 쪽으로 달려들자, 그는 재빨리 활시위를 당기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다들 아벨의 명령에 따라서 오우거를 향해 일제히 창을 내질렀다.

“쿠어어어!!”

우직우직, 소리와 함께 수십여 개의 창들이 오우거의 몸을 꿰뚫었다.

살가죽을 찢고, 그 안의 뼈를 꿰뚫으며 박힌 것이었다. 그 고통에 오우거는 고통에 찬 포효성을 터트리며 몸을 비틀었다.

“녀석이 달아나지 못 하게 막아!”

“어차피 녀석은 우리가 안 보여! 쫄지 마!”

“물러나지마! 녀석을 놓치면 우리가 죽어!”

이러한 오우거의 발버둥질에 병사들이 다급히 소리치며 어떻게든 오우거를 붙잡아두기 위해 노력했다. 만에 하나 여기서 오우거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여기 있는 다른 누군가가 녀석의 손에 붙잡혀 죽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그게 자신이 될지도 몰랐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다들 다급하게, 그리고 필사적으로 오우거를 붙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수십여 명의 병사들이 오우거의 몸을 붙잡고 있는 사이에 아벨은 활시위가 팽팽해질 때까지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곧 오우거의 미간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퍼억!

과연 저게 정말로 화살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쏘아져 나간 화살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오우거의 머리통 깊숙이 박혔다.

“와아아!!”

그 모습을 본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질었다.

“크어어!”

그러나 오우거는 일격에 죽지 않고 계속 발버둥 쳤다.

그 모습에 당황한 병사들이 뒷걸음질 치자, 오우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병사 하나를 잡기 위해 우악스레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아벨이 아니었다.

아벨은 재차 활시위를 잡아당긴 뒤에 오우거의 손목을 화살로 쏘아 맞췄다. 그러자 또다시 퍽 소리가 나며 오우거의 몸이 휘청이었다.

“긴장을 늦추지 마라!”

“네!!”

그 후, 아벨이 이리 소리치자 병사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오우거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아벨은 재차 활시위를 한계까지 잡아당긴 뒤에 다시 한 번 더 오우거의 미간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퍼억!

두 번째 화살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미간을 꿰뚫자, 순간 오우거의 몸이 고꾸라졌다.

숨통이 끊어진 것이었다.

“와아아아아!!!”

그 모습을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병사들이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고 우렁차게 함성을 내뱉으며 승리를 기뻐했다. 자신들이 오우거를 사냥한 것이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는 말인가! 몇몇 이들은 이게 혹시 꿈은 아닌가 싶어, 볼을 꼬집어보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오우거를 사냥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아벨님과 함께라면 반드시 이긴다!’

‘역시 아벨님이야. 굉장해!’

다들 이번에 오우거를 잡은 것으로 자신들의 승리를 낙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보다 한참 근력이 약한 여성들이 오우거를 잡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자젤이라는 유능한 기사가 있긴 하지만, 홀로 오우거를 사냥하기엔 큰 무리가 있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다들 어린아이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죽은 오우거의 시신을 수습했다.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반면에 아벨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내기에서 질 것만 같은 그런 불안감을 말이다. 그러나 곧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금 무리를 하긴 했지만, 방금 전에 오우거를 잡는데 성공했다. 제아무리 아자젤 경이 유능하다고는 해도 여성 병사들만 데리고 오우거를 사냥하는 건, 크게 무리가 있었다.

그래, 무리였다. 이번만큼은 자신의 승리가 확실했다.

“다음 사냥감을 찾아라!”

애써 불안감을 떨쳐낸 아벨은 병사들과 함께 몬스터 토벌을 계속 이어나갔다.

한편 하멜른에서 몬스터 토벌 보고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던 루이는 아벨이 오우거 사냥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벨이 진작부터 대단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놀란 것은 비단 루이뿐만이 아니었다. 양측이 사냥한 몬스터를 집계하고 값어치를 계산하고 있던 아놀드 또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오우거라니? 이게 다 얼마야?’

그도 그럴 것이 오우거의 시체는 어디 한군데 버릴 곳 없이 알뜰살뜰하게 쓰이는 최고급 상품이었다. 하다못해 오우거의 손톱 발톱조차도 마법 시약으로 쓰인다고 하니, 할 말 다한 셈이었다. 아놀드는 실시간으로 돈이 넝쿨째 들어오는 걸, 몸소 느끼며 연신 히죽히죽 웃어대었다.

이렇듯 루이와 아놀드는 서로 다른 의미로 깜짝 놀라며 대회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점차 해가 저물어 산등성이 너머에 걸쳤을 무렵, 양측 모두 무사히 하멜른으로 귀환했다. 이에 루이는 두 사람 모두 상처 하나 없이 무사히 귀환한 것에 크게 기뻐하며 칭찬했다. 더불어 이번 몬스터 토벌에서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들은 순간, 루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더없이 기뻐했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란 아놀드가 제발 좀 체통을 지키라고 조언을 해보았지만, 루이는 오히려 더 신이 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나 병사들을 훌륭히 키워냈는데, 내가 어찌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겠는가?”

이 말과 함께 루이는 이번 몬스터 토벌에 참여한 병사들에게 은화 50개씩 내려주었다. 무려 한 달에 달하는 봉급이었다. 때문에 다들 힘든 것도 잊은 채로 기뻐하며 루이의 은덕을 칭송했다.

이후, 루이는 아놀드와 함께 아자젤과 아벨이 사냥한 몬스터들을 살펴보았다.

“호오.”

아자젤과 아벨, 두 사람이 사냥한 몬스터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서 쌓여있었는데, 어찌나 많던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성을 터트리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오우거의 시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놀드, 어떤가? 누가 이긴 것 같나?”

루이는 고블린부터 시작해서 오우거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는 몬스터의 시체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아, 금방 계산해보겠습니다!”

그 물음에 잠시 넋을 빼고 있던 아놀드는 이내 정신을 차리며 몬스터들의 값을 헤아려보았다. 연신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걸 보아하니, 이번 몬스터들의 시체로 벌어들일 금화의 양이 엄청난 모양이었다.

“크흠.”

이렇듯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아놀드는 짐짓 헛기침을 하며 양피지를 들어올렸다. 그 모습에 루이는 물론이고, 아자젤과 아벨까지도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결과를 기다렸다.

“아자젤 경이 잡아온 몬스터들의 시체는 금화 374개에 은화 700개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벨이 잡아온 몬스터들의 시체는…….”

잠시 말꼬리를 늘린 아놀드는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다들 결과가 궁금한 모양인지, 마치 아놀드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대답을 보채고 있었다. 이에 아놀드는 다들 어린애 같다며 쿡쿡 웃고는 마저 말을 이었다.

“……총 금화 408개에 은화 470개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 내기는 아벨이 이겼습니다.”

“와아아!”

이렇듯 결과가 나오자, 아벨의 병사들이 저마다 환호성을 터트리며 양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무려 금화로만 34개의 차이였다. 압도적이라고 한다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차이였다.

“유감스럽게도 제 승리로군요, 아자젤 경.”

아벨은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아자젤에게 말을 건넸다.

“승리를 점치기엔 조금 이른 것 같은데, 아벨?”

“이번 승부도 불복하겠다는 것이오?”

“설마.”

옅게 웃음을 터트린 아자젤은 재빠르게 손뼉을 쳤다. 그러자 몇몇 여성 병사들이 목책의 문을 연 뒤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모습에 의아해진 아벨이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이오? 몬스터 토벌 시간은 이미 끝났을 텐데?”

“실은 안전을 위해서 따로 밖에 내놓은 게 있소.”

“그게 무슨…….”

어처구니없단 목소리로 말문을 열던 아벨은 그대로 흠칫 몸을 굳히고 말았다.

“케르륵.”

“크릉.”

열린 문 사이로 굴비 엮듯이 줄줄이 끌려 들어오고 있는 고블린 무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아벨은 저도 모르게 이리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몬스터를 죽이지 않고 살아있는 채로 잡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번에 몬스터 토벌에 참여한 병사들은 전부 훈련을 받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새내기들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아자젤이 이끌고 있는 병사들은 전원 여성이었다.

그런 새내기 여성 병사들로 몬스터를 살아있는 상태도 잡는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놀드, 이것도 계산해주지 않겠나?”

그러나 놀랍게도 아자젤은 그걸 해냈다.

============================ 작품 후기 ============================

고장난 컴퓨터 안에 하폰 전기 줄거리 요약본이 들어있는데, 만약 그게 사라진다면... 으... 끔찍하군요.

GoodYear : 저도 슬픕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ㅠㅠ 컴터가 고장나버렸는데요! 흑흑. 그냥 며칠 동안 스맛폰으로 조아라 소설만 주구장창 봐야겠네요.ㅎㅎ

RedRuby 님 : 걱정마세요. 아자젤은 절륜합니다.

뇨호호호홋 님 : 으잌 감사합니다.ㅋㅋ

양산형마법사 님 : 일단 본의아니게 예지몽은 새로 컴터가 올때까지 휴재입니다.ㅠ

halem 님 : 일단 컴터 주문 했으니까 금방 오게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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