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22화 (2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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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를 발전시키다.]

살아있는 몬스터는 죽은 몬스터에 비해서 그 값이 무척이나 비싸다.

왜냐? 그건 바로 마탑과 투기장에서 살아있는 몬스터를 원하기 때문이었다.

마탑에서는 당연히 살아있는 몬스터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기 위해서였고, 투기장에서는 살아있는 몬스터끼리 싸움을 붙여서 유흥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살아있는 몬스터의 값은 죽은 몬스터에 비해서 상당히 비쌀 수밖에 없었다.

“도합 금화 410개입니다.”

새롭게 아자젤이 데려온 고블린들의 값을 추산한 아놀드는 이리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이번 몬스터 토벌의 승자는 아자젤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아벨은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내기는 어디까지나 몬스터 토벌이었기 때문이다. 편의상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가치로 승부를 보기는 했으나, 이번에 사냥한 몬스터의 질이나 양으로 따져봤을 때, 아벨 쪽이 아자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우월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고블린도 살아있기에 그 값이 많이 나갈 뿐이었지, 시체일 때는 그다지 값이 나가지도 않았다.

“재대결을 요청합니다.”

때문에 아벨이 재대결을 요청했다.

“어허, 사내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건가?”

물론 아자젤은 재대결을 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내가 할 것 같으냐?’

무려 오우거였다.

아벨이 오우거를 사냥해 온 것이었다!

솔직히 말이야 쉽지, 오우거 사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한 달 남짓한 훈련을 받은 새내기 병사들로 오우거를 사냥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통상적으로는 불가능해야만 했다. 설혹 성공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병사들이 죽거나 다쳐야만 되었다.

그런데 기사도 아닌 활 좀 잘 쏘는 사냥꾼에 불과한 자가 오우거를 사냥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아자젤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속된 말로 괴물 같은 자였다, 아벨은.

만약에 아자젤이 고블린을 살아있는 채로 잡아오지 않았다면 분면 아벨의 낙승이었을 것이었다.

상황이 이러니 아자젤로서는 재대결이 반가울 리가 없었다.

‘……재대결만큼은 절대로 안 돼! 저 괴물 자식하고 또 붙으라고? 어림도 없지! 안 붙어! 차라리 열흘 동안 독방에 갇혀있겠어!’

아자젤은 필사적으로 재대결을 거부했다.

이렇듯 두 사람이 조금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은 채로 으르렁대자, 루이가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하지.”

루이는 아자젤과 아벨을 번갈아보며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이 뽑은 병사를 모두 고용하도록 하지.”

“와, 왕자님!”

그 말에 기겁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놀드였다.

그는 마치 세상을 다 잃은 사람마냥 입술을 벌벌 떨며 루이를 필사적으로 설득했다.

“……이 많은 병사들을 그렇게 무턱대고 고용해버리시면 어떻게 합니까? 안 그래도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해서 난리인데, 대체 누가 이들의 밥을 먹인다는 말입니까? 게다가 카샤의 가루는 또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리고 그 돈은 누가 댑니까! 이러다가 영지가 파산할지도 모릅니다!”

“농사야 이곳 하멜른으로 몰려들고 있는 화전민들에게 시키면 될 것이고, 카샤의 가루는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소량으로 생산하면 충분하네. 우린 대량으로 생산해서 저가에 파는 것이 아니라, 소량으로 생산해서 비싼 값에 파는 것이니 말이네. 그리고 이번에 추가로 고용하는 일백의 병사가 소모하는 금전은 내 사비로 충당하겠네.”

넉살 좋게 말하는 루이의 태도에 아놀드는 속으로 끙끙 앓았다.

‘말이라도 못 하면 밉지라도 않지!’

울상을 지어보이며 주위에 서있는 병사 200명을 본 아놀드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고용한다는 건, 막대한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하멜른은 지금 가진 인구에 비해서 병사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혹여 다른 영지에서 하멜른을 경계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놀드의 말대로 하멜른은 인구에 비해서 병사가 지나치게 많았다. 만약에 다른 영지가 하멜른과 같은 비율의 상비군을 보유하게 된다면 분명 얼마가지 못 해서 파산할 게 틀림없었다.

물론 하멜른의 경우에는 값이 비싼 카샤의 가루를 생산하고 있었기에 이 정도로 많은 병사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만에 하나 카샤의 가루가 다른 곳에서 발견이 되거나 갑자기 말라죽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영지가 파산 나는 건, 한 순간이었다.

이러니 아놀드로서는 걱정을 하지 않으려야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놀드, 자네는 이곳이 어딘지 잊은 건가? 여긴 바로 랄프 산맥이네. 험한 몬스터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곳이야. 그러니 그에 걸맞은 군사력을 갖추어야하지 않겠나? 만약에 다른 귀족들이 이걸 가지고 무어라 한다면 내가 말한 것을 그대로 돌려주게. 그리고 인구는 차츰 늘려나갈 생각이니 너무 걱정 말게나.”

“…….”

하지만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는 루이의 태도에 아놀드는 결국 울상을 짓고 말았다.

‘이러다가 파산하는 건 아닐까?’

결국 아놀드는 주위에 서있던 아자젤 경과 아벨에게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아자젤 경! 아벨! 계속 그렇게 가만히들 있을 텐가?”

이 말에 아자젤과 아벨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아놀드의 시선을 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입장에선 루이의 제안이 하등 나쁠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자젤로서는 자기가 뽑은 여성 병사들을 모두 데려갈 수 있으니 기쁜 것이었고, 아벨로서는 영지를 지키는 병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몬스터들로부터 안전해지니 좋은 것이었다.

이렇듯 두 사람이 아놀드를 외면해버리자, 루이가 히죽 웃으며 아놀드에게 말했다.

“포기하면 편하네, 아놀드.”

허리춤을 툭툭 두드리면서 말이다.

그 태도에서 아놀드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금전감각이 꽝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현실적으로 영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아놀드, 자신 한 사람 밖에 없었다. 그는 이 끔찍한 현실을 직시하고는 머리를 싸맸다.

그러나 이미 결심을 굳힌 루이는 추가로 일백의 병사를 고용한 뒤에 수도로 떠날 준비를 했다.

‘확실히 아놀드의 말대로 인구가 부족하다.’

하멜른의 인구는 어느덧 일천에 달하고 있었다. 처음 이곳에 화전민들을 데려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오백여명이었는데, 루이가 카샤의 가루를 홍보 겸 판매하기 위해서 수도에 올라가있는 동안, 화전민을 영지민으로 받아들인다는 하멜른의 소문을 듣고서 몰려든 화전민들로 인해서 일백 명이 새롭게 더 추가된 상태였다.

여기서 다시 이번에 사들인 노예 삼백 명이 더 하고, 폐하가 따로 내려준 정병 일백까지 합치니 도합 일천에 가까운 영지민들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기가 바로 세달 전에 만들어진 마을이라고 하기엔 도무지 믿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구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루이가 생각하고 있는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많은 인구가 필요했다. 최소 일만 이상의 인구가 있어야지 자급자족하며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루이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그건 바로 인구 확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예로 충당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노예라고 해서 무한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엄연히 한계라는 게 있었다.

더욱이 이번에 루이가 대량으로 노예를 구입하는 바람에 알게 모르게 노예의 값이 치솟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일반 성인 노예의 가격이 기존의 두 배까지 치솟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언제까지고 노예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전쟁……. 전쟁이 필요한데.’

결국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쟁이란 수단이 필요했다.

‘전쟁으로 다수의 사람을 노예로 만들 수만 있다면…….’

한발 더 나아가 그 사람들을 하멜른으로 데려와서 정착시킬 수만 있다면 루이로서는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전쟁이란 게, 루이의 형편에 맞게 일어나는 것도 아닐뿐더러 아무 때나 가서 나도 같이 하자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용병도 아니고 말이다.

하물며 루이는 왕자였다. 그러니 제3자에 불과한 루이가 남의 전쟁에 끼어들기 위해서는 거기에 부합되는 명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명분에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결혼이라 할 수 있었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전쟁이 없을까?’

더듬더듬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회귀했을 당시와는 다르게 또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루이었다.

한동안 홀로 끙끙 앓던 루이는 이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번에 왕성으로 돌아가서 살펴봐야겠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왕성, 아무도 모르는 곳에 회귀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상세히 적어둔 책자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기회에 왕성으로 돌아가서 책자를 세세히 읽어보리라 다짐하는 루이였다.

============================ 작품 후기 ============================

궁금하신 점, 언제든지 물어봐주세요!

레디다 님 : 처음에 아벨이 이겼잖아요. 활쏘기요!

RedRuby 님 : 강한 유대감. 그리고 아자젤을 향한 맹목적인 애정이 있겠군요. 한마디로 아자젤 팬클럽입니다.

양산형마법사 님 : 뭐가 이상한데요?

아스라히i 님 : 사람들 상대로 전투르 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아벨 쪽이 더 강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아벨 능력부터가 사기라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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