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37화 (3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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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냥]

카샨과 아벨의 도움을 받아 축제 준비를 하는 와중에 아놀드는 하멜른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을 하나둘씩 해결하기 시작했다.

아놀드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바로 하멜른의 거주지 문제였다.

이번에 이주민의 집들이 완성되었기에 임시로 머물고 있던 거주 시설을 완전히 철거하고 이주민들을 새로운 거주지로 옮겨야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엘프들의 마을 또한 하멜른의 일부로 완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 엘프들의 안전을 이유로 세워놓았던 울타리를 완전히 없애버릴 필요도 있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카샨이 약간의 우려를 표시했지만, 아벨이 직접 나서서 안전을 책임지겠노라고 약속을 한 덕분에 완만하게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렇듯 인간이 사는 마을과 엘프가 사는 마을을 서로 구분 짓고 있던 울타리가 허물어지자, 인간이 엘프를, 엘프가 인간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특히나 아놀드의 부탁을 받은 오필리아가 일부러 고아원의 아이들을 데리고서 엘프 마을까지 찾아가, 그곳의 엘프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 덕분에 서로를 받아들이는 월등히 빨라졌다.

“임시 거주지를 창고로 만들어서 거기에 몬스터 사체를 보관해둡시다.”

여하튼 임시 거주지가 철거되자, 아놀드는 즉각 아벨에게 이리 제안했다. 그리고 이 제안에 아벨은 곧바로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안 그래도 몬스터들의 사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곤란해 하고 있던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체를 따로 저장할 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하니, 아벨의 입장에선 두 손 두 팔 벌려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이렇듯 임시 거주지는 창고로 만들어지고, 임시 거주지에서 머물던 노예와 화전민들은 새로이 만들어진 거주지에 자리를 잡아 생계를 꾸려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과 맞물려서 하멜른에 축제가 벌어졌다.

이천 명 중에 일천 칠백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였다.

이게 다 아놀드가 따로 사비를 들여서 그 규모를 늘려놓은 덕분이었다.

“이번 축제의 의미가 화합인 만큼 병사들도 축제 기간만큼은 편히 쉬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놀드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서 축제 기간 동안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경비만 세우자고 아벨과 카샨에게 제안했다.

물론 재수 없게 몬스터들이 축제 기간을 노리고 공격해 올 수도 있었지만, 다행이도 지금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이었다. 몬스터들이 대규모로 준동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상태였다.

“자자, 축제 기간 동안만큼은 다들 편히 쉽시다.”

이러한 계산이 깔려있었기에 아놀드는 아벨과 카샨에게 축제를 즐길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그 권유에 두 사람은 처음에는 난색을 표시했지만, 이내 이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두 사람의 휘하에 있던 병사들도 간만에 푹 쉴 수 있었다.

“인간의 술이란 건, 참 독하군요.”

카샨은 인간이 만든 술을 처음 먹어보는 모양인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나 워낙에 생긴 것이 잘생기다보니, 그 찡그린 모습조차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아 보였다.

아벨과 아놀드는 그 모습을 보며 껄껄 웃음을 터트리고는 엘프들이 만든 술을 마셔보았다.

“달군.”

“키야, 맛있군요!”

두 사람은 각기 다른 평을 내놓으며 감탄했다.

아벨은 달콤한 엘프의 술이 입에 맞지 않은 모양인지 금세 잔을 내려놓았고, 반면에 아놀드는 굉장히 마음에 든 모양인지 연거푸 들이마시며 감탄했다.

이렇듯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두 사람의 태도에 카샨은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인간들과 함께 어울리며 술을 마시게 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소.”

“저도 이렇게 엘프들과 함께 술을 같이 마시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말에 아놀드가 이리 대꾸하며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아벨 또한 술잔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나는 내 평생에 이런 진귀한 광경을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몰랐소.”

아벨의 말에 카샨과 아놀드는 점잖게 고개를 끄덕이며 광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 완전히 해가 저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멜른의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엘프들도 함께 어울려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들 하나 같이 행복해보였다.

해질녘의 하멜른은 술과 웃음소리로 넘쳐나고 있었다.

세 사람은 그 장면을 바라보며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는 모양인지,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술잔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전하를 위하여!”

세 사람은 그대로 잔을 부딪쳤다.

이렇듯 하멜른이 축제 기간에 들어섰을 때, 루이는 테일 백작과 따로 약속을 잡아 만찬을 즐기는 중이었다.

“이번에 광산을 발견했다고 들었소.”

루이는 식탁 위에 올라와있는 빵을 하나 집은 뒤에 잘게 잘라 소스에 찍어먹었다.

고소한 냄새와 더불어 부드러운 식감이 입 안에 가득 퍼졌다. 이걸 데이지에게 주었다면 분명 좋아했을 텐데……. 루이는 이번 여행길에 데이지를 데려오지 않은 걸, 무척이나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렇습니다. 제법 큰 광산이라서……. 조금 손이 많이 가고 있습니다.”

“에드윈 백작과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로군.”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전하.”

순순히 사실을 인정하는 테일 백작의 태도에 루이는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상대가 이리도 시원시원하게 나와 주니, 루이로서는 따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어서 무척이나 이 자리가 편했다.

루이는 식전 빵을 다 먹은 뒤에 수프를 한 숟가락 떠서 먹었다. 민물고기를 넣어 만든 모양인지, 수프와 어우러진 하얀 속살이 무척이나 고소했다.

“그럴 때는 본때를 보여줘야지.”

“그렇게 되면 적잖은 이들이 죽거나 다치게 될 겁니다.”

실제로 회귀 이전에 테일 백작이 에드윈 백작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동안 영지의 기능을 상실했었다. 물론 이건 에드윈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더했다.

영지전에서 패한 탓에 광산까지 잃게 된 에드윈 백작은 그야말로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더욱이 전쟁 배상금까지 테일 백작에게 물어주어야 하니, 그야말로 파산 직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가 도와준다면 어떻겠나?”

“왕자님께서 말씀이십니까? 하오나 왕자님의 영지는 랄프 산맥과 인접해있는 곳입니다. 함부로 병사를 차출하기에는 여러모로 위험할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누가 병사로 도와준다고 했나?”

이리 되물은 루이는 손뼉을 한번 쳤다. 그러자 방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자젤이 병사들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와서는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게 무엇입니까?”

“결혼 지참금이라고 생각하면 되네.”

이 말과 동시에 루이가 눈짓하자, 아자젤은 곧장 상자를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무수히 많은 금괴가 빛을 발하며 테일 백작의 눈을 어지럽혔다. 그 양이 어찌나도 많던지,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게…….”

“금화 5만개네.”

“헉!”

루이의 말을 들은 순간, 테일 백작은 저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항상 짓고 있던 근엄한 표정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그저 놀란 아이마냥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금화 5만개는 엄청난 양이었다!

그런데 그걸 루이가 선뜻 지참금이라는 명목 하에 내어주니 테일 백작으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백작은 빛을 발하고 있는 금괴에서 감히 눈을 떼지 못 한 채로 꿀떡꿀떡, 마른침을 삼켰다.

“이거라면 모든 병사들을 잘 무장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추, 충분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영지를 넓혀보는 게 어떻겠나? 그래야지 왕자의 장인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되지 않겠나?”

“하, 하오나 왕자님…….”

그 말에 깜짝 놀란 테일 백작이 서둘러 고개를 조아렸다. 지금 루이가 말하고 있는 것을 조금 과하게 해석하면, 자신이 왕이 되겠노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걸 짐작한 루이는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테일 백작, 그대가 지금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네. 그러나 너무 걱정 말게. 나는 반역을 할 생각이 조금도 없으니까. 하폰 왕국의 정당한 후계자는 어디까지나 나의 형님이신 아슬롯 왕태자 전하가 되어야 되고, 나는 그런 형님을 지탱해줄 든든한 지지기반이 되어줄 생각뿐이라네.”

이러한 루이의 설명에 테일 백작은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히며 고개를 조아렸다.

루이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루이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낱낱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왕태자 아슬롯은 이듬해, 지독히도 추운 겨울날에 병으로 사망한다.

그리고 그 직후, 왕이 근심으로 자리에 드러눕게 되자 둘째와 셋째가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서 다툼을 벌인다.

결국 왕국은 전란에 휩싸이게 된다.

‘그 전에 최대한 힘을 키워야지.’

루이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라를 병들게 한 귀족들을 처단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루이가 반드시 왕위에 올라야만 되었고, 동시에 힘을 키워야 되었다.

물론 그 힘에 밑바탕이 되는 건, 당연히 하멜른이었다. 또한 간악한 귀족들을 내몬 뒤에 그 자리를 차지할 사람은 테일 백작과 같은 강직한 인물들이여만 했다.

루이는 앞으로 자신이 다스리게 될 하폰에 테일 백작과 같은 충신들로 가득 채울 생각이었다.

더불어 회귀 이전,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자신을 걱정해서 충언을 고하다가 내쫓긴 이들 또한 귀하게 쓸 생각이었다.

‘……이번만큼은 절대로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다.’

게다가 이미 반란의 씨앗 또한 어느 정도 뽑아둔 상태였다.

그 증거로 아벨과 오필리아가 루이의 수중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이 둘을 데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반란군은 이미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철가면…….

아직 그가 남아있긴 하지만 말이다.

‘철가면의 정체만 알 수 있었어도…….’

반란군을 이끄는 우두머리라고 알려진 철가면만 어떻게든 처리한다면 이후에 일어날 반란을 거의 다 없앤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철가면에 둘러싸인 그의 정체는 오리무중이었다.

알아낼 방법도, 찾아낼 방법도 없었다.

여하튼 루이는 철가면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는 방금 막 들어온 메인 음식을 맛보았다.

“음…….”

역시 테일 백작가의 주방장의 솜씨는 무척이나 훌륭했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 땐 꼭 데이지를 데려와야겠군.’

루이는 이 맛있는 걸 데이지에게 맛 보여주지 못 하는 현실에 통탄하며, 차례차례 나오는 메인 음식들을 맛보았다.

============================ 작품 후기 ============================

음, 그렇군요.

확실히 그런 위험이 있군요. 알겠습니다.

H씬은 좀 뒤로 미루죠.

하긴 기념적인 첫 H씬인데, 몇 번 등장도 하지 않을 영애에게 쓰는 건 좀 그렇죠.

누굴지? 님 : 남자 아동인데도 그럴까요?

taky1523 님 : 헐... 살려주세요

에르피아 님 : 내일 또 올려드릴게요.ㅎ

천연베이킹소다 님 : 어서 H를!

팬덴 님 : 영애는 다 컸습니다! 이 세계에서 16살이면 충분히 성인입니다. 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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