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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이렇듯 루이가 레베카와 함께 하폰의 수도 팔칸으로 향하고 있는 동안, 루시아는 루이가 왕궁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서둘러 꽃단장을 하고 있었다.
아직 9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이긴 했지만, 루시아는 벌써부터 꽃과 같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마치 개화 직전의 꽃봉오리처럼 말이다.
때문에 왕궁 내의 귀족들과 시녀들은 심심치 않게 루시아가 첫째 공주인 엘리자베스의 뒤를 이어서 왕국 제일의 미인이 될 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 정도로 장래가 밝은 루시아였다.
“어떤가요, 공주님?”
“음…….”
시녀의 물음에 루시아는 거울 속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색이 좀 더 화사했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충분히 화사하세요, 공주님.”
“하지만 뭐랄까……. 못생겨 보이지 않아?”
이런 루시아의 물음에 모든 시녀들이 경악했다.
대체 어디가 못생겨 보인다는 말일까? 이 사랑스러운 소녀가!
이토록 사랑스러운데, 그 누가 감히 그런 망발을 한다는 말인가?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사람의 심미안을 의심해봐야 되는 일이었다.
이러한 까닭에서 시녀들은 하나같이 이구동성으로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했다. 루시아가 못 생겼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누군가 루시아의 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머, 루시아.”
엘리자베스였다.
공주들 중에 첫째인 그녀는 자신의 육감적인 몸매를 여실히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루시아는 순간 저도 모르게 언니와 자신의 몸매를 비교하고 말았다.
“…….”
처참하다!
키도, 가슴도, 엉덩이도!
모든 게, 너무나도 부족했다.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울까?”
하지만 이런 루시아의 속내를 모르는 엘리자베스는 그저 막내가 꽃단장한 게 사랑스럽다는 듯이 화사한 미소를 띠며 막내의 몸을 꼭 끌어안아주었다.
“……우리 막내, 누구에게 이리 잘 보이려고 예쁘게……. 응?”
“……?”
이렇듯 루시아를 끌어안은 채로 쓰다듬던 엘리자베스가 돌연 루시아의 허리와 뺨을 어루만지며 놀란 표정을 짓고 말았다.
“너 살쪘니?”
“네?”
“조금 찐 것 같구나. 요즘 너무 방심한 거 아니니?”
“저, 정말이요?”
“후후, 예쁘게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우리 루시아는 둘째처럼 되고 싶은 거니?”
“아니요! 아니요!”
루시아는 두 번이나 연속해서 소리쳤다.
둘째 공주처럼 되다니!
루시아는 절대로 둘째 공주처럼 살이 뒤룩뒤룩 찐 돼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되었다가는 분명히 루이 오라버니가 자신을 싫어할 게 틀림없었다.
루시아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렇지? 그럼 적당히 먹고, 운동도 하렴.”
“네.”
그 말에 루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어딘가 모르게 살이 찐 느낌이 들었다.
못 생겨 보이는 이유도 분명 살이 쪄서 그런 게 틀림없었다.
‘살을 빼야해!’
루시아는 이리 다짐하며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첫째 날, 루시아는 이제껏 루이가 보내준 음식들을 모두 서랍장에 넣어버렸다. 그 동안은 오라버니가 보내준 음식들이라고 해서 다 먹었지만, 이번만큼은 안 됐다! 어떻게든 참아야 되었다.
먹게 되더라도 살을 빼고 난 뒤에 먹어야만 되었다!
“하, 하지만 냄새 정도는……. 킁킁.”
오라버니가 직접 보내주신 음식들이었다.
더욱이 몇몇 과일들 중에서는 루이의 손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걸 손에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오라버니가 자신의 곁에 있는 것만 같았다.
“앗!”
하지만 그것도 잠시, 루시아는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그만 과일을 한입 베어 물고 말았다.
“……아, 안 돼! 안 돼!”
깜짝 놀란 루시아가 다급히 소리치며 과일을 내려놓았다.
‘역시 이게 문제였어! 참아야해. 이걸 먹으면 분명 오라버니가 날 싫어하실 거야. 둘째 언니처럼 뚱뚱해질 수는 없어! 참아야해. 참아야 된다고!’
두 번, 세 번 고개를 가로저은 루시아는 살을 빼고서 아름다워진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날씬하게 살을 빼서 첫째 언니처럼 예뻐진다면 분명 오라버니도 나를 좋아하실 거야. 어쩌면 이번에 하멜른으로 돌아가실 때,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할지도 몰라!’
이리 생각하며 침대 위를 뒹구는 루시아다.
‘어쩌지……! 오라버니와 단 둘이서 하멜른으로 가면……!’
뒹굴뒹굴.
자기 몸집만한 베개를 꼭 끌어안은 채로 침대 위를 뒹굴던 루시아가 번뜩 몸을 일으켰다.
“여, 역시 결혼일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침대 위로 제 몸을 눕히며 몸을 한껏 웅크리는 루시아다.
‘하지만 오라버니하고 나는 남매니까……. 그러니까…….’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그러니까, 그러니까.’라는 말을 중얼거리던 루시아는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루시아는 아침을 굶고 운동에 돌입했다.
“공주님이 어째서 이곳에…….”
“공주님께서?”
“귀, 귀여워…….”
루시아가 평상복을 입고서 기사들이 운동을 하는 장소에 들어서자, 다들 당황한 듯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곳에서 몸을 풀고 있던 둘째 왕자 밀튼이 크게 소리치자 웅성거리던 기사들이 재빨리 루시아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마저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루시아?”
“아, 오라버니! 안녕하세요!”
밀튼의 물음에 루시아는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으며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밀튼 오라버니가 계실 줄은 몰랐어! 어떻게 하지? 돌아갈까? 하지만 역시 운동을……. 운동을 해야지 루이 오라버니에게 예쁘게 보일 수 있을 텐데!’
예상지 못 한 밀튼의 등장에 루시아가 당황해하자, 밀튼이 큼 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여긴 계집아이가 함부로 들어올 곳이 아니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거라.”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때문에 루시아는 찍 소리 한번 못 하고 그대로 도망치듯이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이렇듯 별다른 소득 없이 자기 궁으로 돌아온 루시아는 침대에 드러누운 채로 눈물만 글썽였다.
‘어쩌지……. 결국 운동을 하지 못 했어. 다른 곳을 알아봐야 될까? 정원 산책이라도 해야 되는 걸까? 하지만 그건 평소에도 하는 건데…….’
침대 시트를 꽉 부여잡은 채로 뒹굴뒹굴 대던 루시아는 곧 다른 해결방법을 찾았다.
‘그래! 이게 전부 다 내가 그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걸 거야! 그러니까 단 건 일절 금지! 밥도 되도록 조금만 먹고……!’
꼬르륵.
“……!!”
배고파!
루시아의 뱃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자연스레 루시아의 시선이 서랍장 쪽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서랍장 안에는 루이가 보내준 과일과 쿠키, 그리고 온갖 군것질거리가 한가득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안 돼……! 참아야 돼!”
하지만 그것도 잠시, 루시아는 그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베개를 입으로 꽉 깨물었다.
이렇게 다이어트 돌입, 둘째 날이 지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루시아로 힐링해야겠군요.
디블라스 님 : 네. 항상 감사합니다.ㅎ
IdaRats 님 : 네~ 이번편도 즐독이요!
천연베이킹소다 님 : 엌ㅋㅋㅋ 루이의 음식 사랑은 그야말로 세계제일이죠
다크체리 님 : 아니, 무슨 그런 막말을 하시나요? 오필리아는 당연히 루이 껍니다!
halem 님 : 이전에도 나왔지만, 회귀 이전에 보급이 끊겨서 하루에 죽 한그릇 겨우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게 이런식으로 나타난 거죠. 그런데 그리 심한 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