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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새로움]
드디어 날씨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랄프 산맥의 몬스터들을 토벌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루이는 아놀드와 아벨 그리고 아자젤을 비롯한 모든 가신들을 영주관으로 불러내어 이번 랄프 산맥 토벌의 목적을 밝혔다.
“이번 토벌 작전에 있어서 우리는 광산 확보를 주된 목표로 삼는다.”
광산을 확보해서 병사들이 사용할 무기와 갑옷 등의 무구류를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루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도시와 교류를 해서 철제 무구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다른 도시에서 생산되는 무구류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왜냐하면 무구류라는 것이 언젠가는 못 쓰게 되는 소모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앞으로 1년 뒤면 하폰 왕국 내에 무구류가 부족해지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당연하게도 둘째 왕자와 셋째 왕자의 왕위 다툼이 있었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미리 광산을 확보해서 무구류를 차질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도 루이는 대장장이들에게 무구류를 생산할 수 있도록 무기 공방을 여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보다시피 랄프 산맥은 전역에 걸쳐서 광산으로 개발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에는 평지를 포함하고 있는 광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이곳을 노릴 생각이다. 이곳과 하멜른을 서로 잇는 길을 만든 뒤에 주변으로 영지를 넓혀 울타리를 치고 농경지로 개척하는 것이다.”
루이는 하멜른과 이번에 확보할 광산의 사이를 막대로 이은 뒤에 주변을 동그라미 쳤다.
그것을 본 아벨이 신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힘들겠군요. 거기다가 이 근방은 평지이기 때문에 몬스터들의 부락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말대로 루이가 표시한 부분은 몬스터들이 살기에 너무나도 좋은 지형을 포함하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오우거들이 자리를 잡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루이는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카샨, 어떤가? 힘들 것 같은가?”
이러한 루이의 물음에 카샨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금도 걱정 할 필요 없다.”
괜히 엘프들을 숲의 요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보다도 훨씬 오랫동안 숲 속에서 무리를 지어 살아왔으며, 몬스터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될지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인간과 엘프를 구분 짓는 가장 큰 능력의 차이라고 한다면, 바로 기동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인간들은 가볍든 무겁든 무장을 하게 된다.
때문에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무를 타는 것조차도 버겁다. 더욱이 그것이 숲속이라고 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반면에 엘프의 경우, 그들은 경장에 가까운 무장을 하고 다니며 빠르게 숲 속을 평지처럼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심지어 이들 모두 나무를 타는 것에 능숙했다. 설혹 오우거가 쫓아온다고 하더라도 손쉽게 도망치는 게 가능했다.
“그렇다는군. 어떤가, 아벨? 카샨이 믿음직하지 못 한가?”
이러한 루이의 물음에 아벨은 잠시 고민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곧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보였다.
“아닙니다, 주군. 카샨이 이끄는 숲의 감시자 부대라면 충분히 믿을만 합니다.”
이렇듯 아벨이 수긍하고 나자 루이는 계속해서 일정을 밝혔다.
회귀 이전에 수없이도 많이 해보았던 일이었기에 루이는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작전 개요를 설명했다. 때문에 아자젤을 비롯한 몇몇 이들이 놀라움을 표시했지만, 이내 그러려니 했다.
솔직히 그들로서는 루이의 비범함을 이번 한번만 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설명이 모두 끝나고 나자 루이는 하멜른의 수비를 맡을 인원을 뽑았다.
“아놀드, 자네가 하멜른의 수비를 맡게.”
“걱정 마십시오, 주군.”
루이의 말에 아놀드는 군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이에 루이는 흐뭇하게 웃어보이고는 주변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놀드를 옆에서 도와줄 또 한 명을 뽑아야 될 텐데…….”
이리 말하며 루이가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자, 순간 레베카가 귀를 쫑긋 거리며 손을 들었다.
“내가 하겠다! 내가 그를 도와주겠다!”
평소 레베카답지 않게 무척이나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도 귀엽던지, 루이는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알았다, 레베카. 네가 아놀드와 함께 남아서 하멜른을 지키거라.”
“걱정마라, 내가 잘 지켜내겠다.”
크게 소리쳐 말한 레베카는 입 꼬리가 귀밑에 걸릴 만큼 함박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아놀드를 바라보았다. 이에 아놀드는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베카의 시선은 조금도 아놀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거 재밌는데…….’
설마하니 레베카가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기에 루이로서는 그저 이 상황이 색다르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소리 없이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아놀드와 레베카에게 따로 병력을 할당해주고는 이번 토벌 작전에 참여할 병사들을 분배했다.
그 후, 루이는 이번에 새로이 고용한 용병 대장을 바라보았다.
“호울이라 했던가?”
“그렇습니다, 영주님.”
“그래, 호울. 자네는 나와 함께 움직이도록 하지.”
“배려에 감사드리겠습니다.”
호울은 감사를 표시하는 동시에 눈동자에 이채를 그렸다.
‘대단하군.’
솔직히 그로서는 루이라는 어린 왕자가 이 정도로 뛰어난 영주일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 하고 있었다. 더욱이 하멜른이란 곳은 또 어떻던가? 반년 사이에 만들어진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발전되어 있었다.
거기다가 엘프라니?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루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이거 재밌겠어.’
호울은 내심 웃음을 삼키며 고개를 들었다.
“자, 그럼 대충 정해진 것 같군. 그럼 내일 아침, 바로 토벌에 나설 수 있도록 군대를 정비해놓게.”
이렇듯 병력 배치를 모두 끝마친 루이는 해산을 명령하고는 모두를 내보냈다.
그 후, 루이 또한 자기 방으로 올려다가려는데 돌연 불청객 한 명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왕자님!”
오필리아였다.
밝은 목소리의 소녀는 두 눈동자를 반짝이며 루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오필리아? 여긴 어쩐 일이냐?”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그래?”
이러한 소녀의 말에 루이는 호기심을 내비쳐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오필리아였다.
흑장미 오필리아!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허투루 들을 이유가 하등 없었다. 물론 아직 어린 소녀에 불과하긴 했지만, 오필리아의 천재성에 대해서라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루이였다.
‘무슨 이야기일까?’
루이는 내심 기대감을 가지고서 오필리아의 말을 기다렸다.
“저도 함께 가고 싶습니다.”
“응?”
그러나 이런 루이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안 될까요?”
문득 오필리아의 목소리가 꺾였다. 혹시라도 거절당하는 건 아닐까 싶은 모양이었다.
루이는 잠시 오필리아를 바라보았다.
‘이거 참…….’
잠시나마 기대했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 루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루이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오필리아, 이건 놀이가 아니다.”
“저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자젤도 그렇게 말했고요.”
꽤나 자신 있게 말하는 오필리아의 태도에 루이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라면 정말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번 기회에 그녀를 데리고 다니면서 군대 운용을 익히게 한다면 틀림없이 후일에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게다가 오필리아는 아벨과 마찬가지로 귀하게 쓰일 인재였다.
미리미리 키워둘 필요가 있었다.
“좋다. 그렇게 하거라, 오필리아.”
“감사합니다, 왕자님!”
이렇듯 루이의 허락이 떨어지자, 오필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쁘게 대답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 작품 후기 ============================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나데스 님 : ...?!?!
클리너63 님 : 농담으로 들을게요.ㅋㅋ
halem 님 : 쿠쿡, 계속 보시면 압니다.
카이드란 님 : 당연히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죠.ㅎ
LunaticF 님 : 그, 근친이라니!! 안되요. 잡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