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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드워프는 루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솔직히 말이 좋아 초대지, 여차하면 루이를 인질로 삼겠노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에 아벨이 위험하다며 루이를 말렸지만, 루이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순순히 드워프를 따라갔다.
“제법 간담이 큰 놈이로군!”
그 말에 루이는 그저 웃기만 했다.
솔직히 루이로서도 조금 살이 떨리는 상황이었다. 만에 하나 저 드워프의 마음이 변해서 총으로 루이를 쏘기라도 하면 그대로 죽기 때문이었다. 아까처럼 총알을 피하는 요행도 바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루이가 드워프를 따라가는 것은 총이라는 무기가 탐났기 때문이었다. 좀 더 정확히는 드워프가 가지고 있는 총기 제작 기술이 탐이 났다.
총만 보유하게 된다면 수적인 열세도 어느 정도 극복이 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총이 만능인 것은 아니었다.
사격 중에 결함이 일어나서 총이 폭발한다거나, 적에게 기습 공격을 받을 경우 맥없이 당한다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총이 가진 장점을 명확했다.
활에 비해서 배우기가 쉽고, 10살짜리 꼬마 아이라도 총기 사용법만 알면 다 큰 성인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지!”
드워프의 집은 무척이나 투박했다. 아니, 집이라기보다는 공방에 가까웠다.
실제로 집 안 여기저기에는 대장간에서나 볼 법한 도구들이 잔뜩 있었으니 말이다.
루이는 근처에 있는 의자를 집어서, 자기 쪽으로 잡아당긴 뒤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그러자 드워프 또한 맞은편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날 램지라고 부르지.”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네, 램지.”
“흐흐, 넌 이게 어떤 자리일지도 모르고 고맙다고 하나?”
램지가 음흉하게 웃으며 루이에게 물음을 던졌다. 하지만 루이는 결코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제 가슴을 당당하게 펴며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히 자네와 내가 더 나은 삶으로 나갈 희망찬 자리지.”
“말 한번 잘 하는군.”
자신의 위협이 조금도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인지, 램지는 혀를 차며 턱을 괴었다.
“그래서 자네에게 앞서 제안한대로, 이 광산을 빌리고 싶네. 물론 자네와도 따로 계약을 맺고 말이야.”
“그래, 그 잘난 계약에 대해서 한번 들어보지. 뭘 계약하고 싶나? 보석, 무기? 아니면 삐까번쩍한 갑주?”
이쯤 되자 루이의 심사도 살짝 뒤틀렸다. 하지만 이내 이것이 램지가 노리고 있는 바라는 것을 내심 짐작한 루이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자네가 들고 있는 물건에 관해서네.”
“응? 이거?”
“그걸 주문하고 싶네. 값이라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쳐주겠네.”
이러한 루이의 말에 램지의 눈동자에 이채가 그려졌다.
“그러고 보니 너는 이것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더군? 내가 네 녀석에게 처음 총구를 겨누었을 때, 고개부터 숙이고 봤지.”
제법 날카로운 램지의 말에 살짝 뜨끔한 루이였으나, 이내 점잖게 입을 열었다.
“위험하다고 생각되어서 숙였을 뿐이네.”
“아니야, 내가 봤을 때 너는 이것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어. 대체 어디서 안 거지? 나에 대해서 얼마나 조사한 거지?”
당장이라도 총을 집어들 것처럼 위협적으로 말하는 램지의 태도에 루이는 재빨리 양 손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우연히 자네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네.”
“봤다니? 어디서!”
“왕성에서네. 마법사가 가져왔지.”
“뭐? 이런 미친!”
돌연 램지가 잔뜩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총이란 것은 램지가 홀로 고심해서 만든 희대의 역작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만들어내었을 때, 얼마나 기뻐했던가? 그런데 이걸 다른 누군가가, 그것도 마법사 나부랭이가 가져왔다고 하니 그로서는 복창 터질 일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루이의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거짓말인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5년 뒤에 한 명의 마법사가 총을 가져와 루이에게 보여주니 말이다. 이때 처음 총을 본 루이는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 싶어서 보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작하는 것도 막았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지 반란군이 총을 들고서 루이를 공격했었다.
물론 총기를 활용하는 건 일백 명으로 이루어진 소수 부대였지만, 총이란 것을 보유한 부대의 화력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일단 진정하게.”
“퍽도 진정하겠네!”
램지는 아주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인지, 진정할 기미를 조금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에 루이는 재빠르게 다음 말을 내뱉었다.
“당시 그 마법사가 보여준 그것에 비해서 램지, 자네의 무기가 훨씬 훌륭하네. 그 때 마법사가 사용한 것은 50미터까지 밖에 맞추지 못 했으니까 말이네. 하지만 자네의 것은 어떤가? 얼핏 보기에도 사거리가 50미터를 넘는 것 같던데, 아닌가?”
“당연하지! 이건 150미터나 떨어진 것도 맞춘다고? 으헤헤, 그 멍청한 마법사 놈. 어설프게 만든 모양이로군. 그래, 그럼 그렇지. 이 몸이 만든 총이 그렇게 간단하게 베껴질 리가 없지.”
루이의 말을 듣고 나서야 램지는 그제야 진정을 했다. 도리어 마법사를 이겼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꽤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반면에 루이는 램지의 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150미터나 떨어진 것도 맞춘다니? 5년 전에 봤던 총보다도 훨씬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괜히 드워프를 금속의 종족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루이는 혀를 내두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램지.”
“응?”
“어떤가? 나와 계약을 맺겠나?”
“총이 탐나나보군.”
“솔직히 말해서 탐이 나네.”
이러한 루이의 말에 램지는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일단 루이가 내건 조건은 램지의 입장에서 거의 최고 대우였다.
더욱이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소년은 힘으로도 얼마든지 광산을 차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보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루이로서는 램지에게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었다.
“흠…….”
이제 램지가 선택을 해야 할 때였다.
루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광산을 떠날 것인지 말이다. 그도 아니라면 눈앞의 소년을 인질로 삼아서 거래의 수단을 쓰는 수도 있었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곳에서 총을 연구하며 편안히 사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들과 마주한 이상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좋아, 계약을 받도록 하지.”
“잘 생각했네.”
이렇듯 이해가 일치하자, 루이는 환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램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에 램지는 잠시 루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이것이 인간의 인사라는 것을 깨닫고는 통통한 손을 내밀어 소년의 손을 마주잡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마주잡으며 웃어보이고는 세부적인 사항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 램지에게 유리한 이야기였기에 순탄하게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리고 루이는 지금으로부터 다음 달, 총 10정을 받기로 약속한 뒤에 램지의 배웅을 받으며 집 밖으로 나갔다.
============================ 작품 후기 ============================
흠, 다음화에서 H씬이 나올지도요?
encoding 님 : 네~
아스라히i 님 : 감사합니다.ㅎ
halem 님 : 솔직히 반쯤 뒤섞였죠.ㅋㅋ
멸린 님 : 루이! 루이!
[炎風] 님 : 근데 총은 반드시 나와줘야 되는 거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