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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비비안의 다이어트 소식은 왕성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어떤 이들은 그녀를 응원했고, 또 어떤 이들은 그녀를 비웃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소녀는 불안에 떨었다.
‘비비안 언니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루시아는 정신없이 방 안을 서성이며 불안해했다. 특히나 비비안의 외모가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루시아로서는 도저히 간단히 넘겨짚고 갈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다가 루이 오라버니를 빼앗기는 건 아닐까?’
철렁 가슴이 내려앉은 루시아는 서둘러 루이가 보내준 과자와 과일들을 서랍장 깊숙히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루시아 또한 비비안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스스로 일과표와 식단을 짜냈다.
“완벽해!”
루시아는 스스로 짠 일과표와 식단표를 보며 뿌듯해했다. 그리고 루시아는 그날 저녁부터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비비안의 다이어트 소식으로 들썩이던 왕성이 루시아의 다이어트 소식까지 더해지자 눈에 띌 정도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모든 영애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서 다이어트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종의 유행이었다. 네 명의 공주들 중에 무려 두 명이나 다이어트를 시작하니, 영애들로서도 도저히 안 하고는 못 배기게 된 것이었다.
더욱이 사교계의 중심을 꽉 잡고 있는 비비안이 입만 열면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내니,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던 영애들도 그 화제에 맞추기 위해서 직접 다이어트를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다이어트에 성공한 직후 카샤의 가루를 바른 영애들이 평소보다 더 아름다워졌다는 소식이 수도 내에 퍼지니, 영애는 물론이고 평민들까지도 가세하게 되었다.
덕분에 하폰의 수도, 팔칸에서는 때 아닌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었다.
한편 이 일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루이는 하멜른의 새 정착지를 개척하고는 하멜른으로 돌아왔다.
“오셨습니까, 주군?”
“그래, 아놀드. 내가 없는 동안 고생이 많았구나.”
“고생이라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군.”
루이의 말에 아놀드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이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루이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가신들을 불러 모아서 이번 일의 성과를 가르쳐주었다.
더불어 이번에 새로 만들 마을을 아자젤에게 일임했다.
“아자젤, 네가 병사들을 이끌고 가서 마을을 관리하거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러한 루이의 말에 아자젤은 절도 있게 대답하며 무릎을 꿇었다.
더욱이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자젤로서는 설마하니 루이가 자신에게 이 일을 맡길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일에는 아자젤보다 아놀드가 제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루이는 아자젤에게 맡겼다.
때문에 아자젤로서는 사뭇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주군께서 나를 믿어주시고 계시는구나.’
아자젤은 이번 기회에 아주 자신의 충성심을 내보이리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루이가 이렇게 아자젤에게 새로운 마을 건설을 일임한 것은 이번에 아놀드에게 따로 시킬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까닭에서 불가피하게 아자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오필리아나 아벨, 카샨이 남아있긴 했지만, 오필리아에게 마을 건설을 일임하기엔 그 나이가 너무나도 어렸다. 그리고 아벨과 카샨에게는 이번에 랄프 산맥의 개척을 맡길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아자젤의 부대보다는 신체 건장한 남성으로 이루어진 아벨의 부대가 더욱 믿음직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아벨에겐 이런 쪽이 더 제격이기도 했고 말이다.
여하튼 루이는 아자젤에게 새로운 마을의 건설을 일임한 뒤에 아놀드와 함께 대장간으로 향했다.
“이것을 만들어보게.”
루이가 내민 것은 램지가 계약금 대신 미리 준 총이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총이라는 것이다. 나도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일단 이것을 연구해서 똑같은 모조품을 만들어 보도록 해라.”
그 말에 대장장인들이 저마다 난색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아놀드 또한 적잖게 놀라고 있었다. 왜냐하면 루이가 보여준 총이라는 무기는 한눈에 보기에도 만들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생김새만 딱 보았을 때, 무슨 무기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창처럼 길쭉하게 생겼지만, 그 끝에는 사람이나 몬스터를 죽일만한 날카로운 날붙이가 전혀 붙어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활처럼 무언가를 쏠 수도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주군, 이게 대체 무슨 물건입니까?”
아놀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리고 그 물음에 루이는 그제야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을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서둘러 장인들을 데리고서 궁술 훈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후, 루이는 직접 총을 조작해서 표적지에 겨누었다.
‘오랜만에 쏘는 거라서 제대로 맞출지 모르겠군.’
루이는 혀를 내두르며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탄환이 표적지를 꿰뚫었다.
아무래도 루이의 실력이 아주 녹슬지 않은 모양이었다.
“헉! 이게 대체 뭡니까?”
이렇듯 표적지를 맞춘 뒤에 고개를 돌리자, 총소리에 놀란 장인들과 병사들, 그리고 아놀드가 토끼눈을 뜨고서 루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물음에 루이는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총이다.”
루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주군께서 또 무언가 심상치 않은 물건을 가져오셨구나!’
아놀드는 직감했다. 저건 카샤의 가루와 동등, 아니 그 이상으로 대단한 물건이란 것을 말이다.
“당장 연구합시다!”
상인으로서 계산이 끝나자, 아놀드는 당장에 장인들을 다그치며 총 연구를 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 말에 장인들은 허둥지둥 루이에게서 총을 인계받은 뒤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서 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처럼 열흘 밤낮을 매달려 총을 만든 장인들은 그 성과물을 루이에게 보여주었다.
“흠…….”
하지만 그 성과물은 본 루이는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성과물이라며 내놓은 것이 대포에 가까운 커다란 총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건 대포도 총도 아닌 어중이였다.
더욱이 사거리도 형편없이 떨어져서, 소리만 요란하지 살상력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무래도 램지가 필요할 것 같구나.”
루이는 현재 인간이 가진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화승총을 재현해낼 수 없다는 것을 통감했다.
물론 앞으로 10년, 아니 5년만 더 기다린다면 충분히 화승총을 만들어내겠지만 그래서는 늦었다.
‘1년.’
딱 1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1년도 안 남았다.
남은 시간은 이리도 짧은데 화승총은 멀기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램지가 만들어주는 화승총에 기대는 것도 힘들었다. 드워프 개인이 화승총을 만들어봐야 얼마나 만들겠는가? 때문에 장인들을 동원해본 게, 그 기대가 형편없이 깨지고 만 것이었다.
‘……램지를 설득해야봐야겠어.’
루이는 이리 생각하며 램지를 꼬드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루이가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지 꿈에도 모르는 램지는 그 날도 화승총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응?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런데 그 때, 저 멀리서 뚝딱뚝딱 거리는 요란스런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램지는 잠시 손을 멈추고서 집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저 멀리 나무 벽을 세우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만드는 건가? 빠르군.”
램지는 혀를 내두르며 인간들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문득 인간들 속에 엘프가 섞여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엘프뿐만이 아니었다. 견인족들까지도 인간들과 어울리며 나무성벽을 만들고 있었다.
“저게 뭐다냐?”
램지는 저도 모르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았다.
난생처음 보는 기이한 광경에 두 눈을 껌뻑인 램지는 호기심에 산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램지를 알아본 여성 병사들이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를 반겼다.
“램지님이십니까?”
“으응? 날 아시오?”
“물론입니다. 주군께서 특별히 신경 쓰고 계신 분이 아닙니까?”
그 말에 램지는 그제야 자신이 조금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램지는 내친김에 여성 병사의 안내를 받아, 이제 막 건설하고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램지를 알아보며 인사했다.
심지어 드워프와 사이가 나쁜 엘프들조차도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할 정도였다.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램지로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보고를 받은 아자젤이 램지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어서오십시오, 램지 씨.”
“응? 자네는?”
“아자젤이라고 합니다. 아, 이럴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시죠.”
이리 말하며 아자젤이 환한 미소를 짓자, 램지는 괜찮다는 듯이 손가래질 쳤다.
“아닐세. 난 공방으로 가봐야 해.”
그 말에 아자젤은 사뭇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까? 좋은 맥주를 공수해놨는데, 아쉽군요.”
“뭐? 맥주?”
“네, 그렇습니다.”
“오오! 맥주라면 좀 다르지. 그래, 오랜만에 목에 때나 벗겨내야겠군. 어서 가세!”
맥주라는 말에 램지는 대뜸 아자젤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램지는 오랜만에 실컷 맥주와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캬!”
홀로 타지에서 지내다보니 좀처럼 맥주를 마실 수 없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마시니 그야말로 극락이 따로 없었다.
어쩐지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렇듯 램지의 기분이 들떠보이자, 아자젤은 내친 김에 아예 작은 축제를 열었다.
“이분은 램지 씨입니다. 다들 환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렇듯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아자젤이 딱 잡아떼어 말하자, 다들 램지에게 환영한다는 말을 건넸다.
“잘 부탁드립니다!”
“자, 이리와서 한잔 드세요!”
“이리오세요! 춤을 춥시다!”
모두가 램지를 반겨주자, 램지는 허허 웃으며 간만에 마셔보는 맥주와 사람 사는 냄새, 그리고 축제의 풍경을 두 눈으로 똑똑히 새기며 밤새 함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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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순위가 많이 올랐네요. 감사합니다.
매실농축액2님 : 고민중입니다. 쌍근친..
천연베이킹소다 님 : 히익!
나데스님 : 네?ㅋㅋ
향향공주님 : 최고의 다이어트죠. 루이의 나이가 조금만 더 많았다면...ㅂㄷㅂㄷ
으함 님 : 어쩔 수 없죠. 흐흐. 하지만 귀여우면 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