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66화 (6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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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오크들의 공격은 끈질겼다.

처음 보였던 오십 여 마리의 오크들은 척후병이었던 모양인지, 그 이후로 백 여 마리가 넘는 오크들이 끊임없이 루이의 군대를 공격했다. 때문에 처음에는 오크의 공격을 잘 막아내던 병사들도 서서히 지친 기색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더불어 집중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막아!”

“멍 때리지 말고 창을 휘두르란 말이야!”

여기저기서 악바리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친 만큼 다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었다.

‘위험하군.’

천하의 아벨도 이런 상황에선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 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군을 이끄는 능력에 한해서였다

아벨, 개인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심지어 아벨은 지휘관으로 보이는 오크를 매번 고꾸라트리며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뿐이었다.

오크의 끈질긴 공격에 서서히 지쳐가는 병사들은 어떻게든 좋은 말로 다독여줘야 될 텐데, 아벨에는 그런 재주가 없었다.

‘……아자젤이었다면.’

아자젤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라면 무언가 해답을 내놓았을 게 틀림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턱없이 적은 병력으로 북방의 전선을 훌륭히 지켜낸 그였으니 말이다.

“쏴라!”

그 때, 카샨이 재차 크게 소리치며 화살을 쏘았다.

그나마 현 상황에서 다행인 점이라면 카샨의 엘프 부대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전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고 보니 엘프들은 매년 이걸 해왔다고 했지.’

아무래도 이건 경험의 차이인 듯이 싶었다.

루이는 곱씹으며 전황을 살펴보았다.

“영주님! 뒤쪽에서 오크들이 공격해오고 있습니다!”

그 때였다.

한 병사가 루이에게 다가와 소리쳤다. 그 말에 루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후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오크의 공격을 받고 있는 후미가 눈에 들어왔다.

“제가 가보겠습니다!”

그 때, 오필리아가 총을 꼬나 쥐며 크게 소리쳤다.

그 태도에 루이는 무언가 불안감을 느껴서 오필리아를 제지해보려고 했지만, 미처 무어라 소리치기도 전에 소녀는 말을 박차고서 후미로 달려가 버렸다.

“…….”

그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던 루이는 곧 오필리아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처럼 루이가 뒤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오필리아는 그저 오크들을 몰아낼 생각에서 총을 장전하고 있었다.

‘과연 얼마나 먹힐까?’

오필리아는 총구를 오크에게 겨눈 뒤에 그대로 쏘았다. 그러자 타앙! 소리와 함께 오크의 몸이 고꾸라졌다.

한 방에 적을 쓰러트린 것이었다!

그 놀라운 광경에 병사들은 물론이고 오크들까지도 오필리아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오필리아는 자신만만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금 총을 장전했다.

“크워어어!!”

그런데 그 순간, 돌연 오크 열댓 마리가 오필리아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막아라!”

“뚫리지 마!”

오크들의 돌발 행동에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다짜고짜 달려드는 오크들을 막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그리고 그 광경에 오필리아는 저도 모르게 손을 벌벌 떨고 말았다.

‘저것들이 미쳤나?’

우악스레 자신을 향해 뻗쳐오는 오크의 손길에 오필리아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말이 깜짝 놀라며 앞발을 들었다.

“꺄악!”

그대로 낙마한 오필리아는 그만 총을 놓치고 말았다.

“크워어어!!”

그것과 동시에 오크가 다시금 오필리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에 오필리아는 재빨리 검을 뽑아 들어서 오크의 손을 막았다. 그러나 어린 소녀의 힘으로 오크의 거센 손아귀의 힘을 막아내기란 무리였다.

“꺅!”

튕겨져 나가듯이 땅바닥을 나뒹군 오필리아는 그대로 비명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오크 한 마리가 우악스레 콧김을 뿜어내며 오필리아를 향해 접근했다. 이에 다수의 병사들이 오필리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달려 들어보았지만, 그 때마다 오크들에 의해서 막히고 말았다.

“으으…….”

오크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오필리아는 저도 모르게 신음하고 말았다.

제아무리 영특한 소녀라고 해도, 막상 이렇게 오크와 마주하게 되면 그저 11살짜리 어린 여자아이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크워어어!!”

다시금 오크가 크게 소리치자, 오필리아는 저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시, 싫어…….’

어떻게든 도망치기 위해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지만, 오크는 오필리아를 순순히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우악스레 손을 뻗어 오필리아의 몸을 짓눌렀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오필리아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빵을 훔치다가 걸려서, 귀가 잘리던 일……. 그 때도 이런 식으로 몸 전체가 짓눌린 채로 귀가 뜯겨져 나갔었다.

“흐아, 아! 아아!”

오필리아는 공포에 휩싸여, 되는대로 비명성을 터트렸다. 그러나 오크는 그런 것 따윈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다른 한 손을 우악스레 뻗었다. 마치 이대로 오필리아의 목을 뚝 꺾어버릴 것처럼 말이다.

타앙!!

그때였다.

“아!”

총이 격발하는 소리와 함께 오필리아의 몸을 짓누르고 있던 오크가 뒤로 고꾸라졌다. 이에 소녀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총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오필리아가 떨어트렸던 총을 들고 서있는 루이가 있었다.

“…….”

그 모습에 오필리아가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루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시선을 느낀 루이는 안도하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서둘러 오필리아 쪽으로 다가와 소녀를 끌어안아주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와, 왕자님……. 흐윽, 왕자님……. 허엉, 어엉! 엉!”

이렇듯 루이가 오필리아의 뺨을 어루만져주자, 소녀는 그 따스한 손길에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에 루이는 잠시 곤란해 하는 표정을 보였다가 이내 오필리아를 진정시켜주는 생각에서 천천히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곧 오필리아의 울음이 그치자, 루이는 오필리아와 함께 자신의 말에 올랐다.

“…….”

오필리아는 자신의 등에 루이의 가슴이 맞닿자, 콩닥콩닥 뛰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느꼈다.

‘혹시 왕자님에게 들리는 건 아닐까?’

오필리아는 화끈거리는 눈시울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숨을 죽였다. 한편 루이는 전장을 둘러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힘들겠어.’

카샨이 이끄는 엘프 부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더욱이 생각 이상으로 병사들이 힘들어 하고 있었다.

괜히 랄프 산맥이 이제까지 황무지로 남아있던 게 아니었다.

“회군한다!”

결국 루이의 군대는 하멜른을 떠난 지, 이틀 만에 도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역시 랄프 산맥이로군요.”

참당한 결과에 아놀드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아놀드 또한 이 정도로 랄프 산맥이 만만치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 한 모양이었다.

“자만하고 있었다.”

루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말에 아벨을 비롯한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병력 수를 증원하겠다.”

루이가 재차 입을 열자, 아놀드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년을 말렸다.

“주군, 그건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그러나 루이는 물러설 생각이 조금도 없는 모양인지, 지도에 표시되어있는 랄프 산맥을 손으로 가리키며 단호히 말했다.

“이곳과 이곳을 점령할 수 있을 만큼의 병력을 늘릴 것이다. 아놀드, 너도 그 점에 유의해서 자금을 분배해라.”

이렇듯 루이가 강압적으로 나가자, 아놀드는 결국 수긍하는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자신이 백날 떠들어봐야 절대로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아놀드로서는 어느 정도 증원을 염두에 두어두고 있긴 했다.

랄프 산맥의 몬스터들이 이 정도로 거칠다면, 이쯤에서 몬스터 침공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병력 증원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지자, 루이는 오크들의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서 하멜른의 수비를 보강하도록 했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오필리아는 루이에게 또 반했어요!

팀워크 님 : 그러게요. 먹어야하는데요

Theshadow 님 : 사실... 저는 쇼타로...크흠

Candice 님 : 여기있습니다!

달음누리 님 : 아하, 그렇군요. 말씀 감사합니다.ㅎ

향향공주 님 : 엌ㅋ 아니에요! 루이는 오필리아를 마음으로 굴복시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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