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75화 (7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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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다크 엘프를 찾아 떠났던 2차 원정대가 돌아왔다.

소식을 들은 하멜른의 영지민들은 다크 엘프의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서 입구에 몰렸다. 인산인해였다. 루이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영지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에 거두어들인 다크 엘프 오르가를 위시한 열다섯 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오! 저게 바로 다크 엘프구나!”

“정말로 다크 엘프야! 내가 살면서 다크 엘프를 보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세상에, 피부가 검잖아?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지?”

다크 엘프의 모습을 목격한 영지민들은 저마다 놀라움에 가득찬 탄성을 터트렸다.

비단 이것은 영지민들만이 아니었다.

상인들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하지만 놀라운 건 놀라운 거였고, 알려야 될 건 알려야 되었다. 상인들은 하나둘씩 바쁘게 움직이며 물밑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콩고물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더불어 자신과 연줄이 닿아있는 각 고위 귀족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눈치 챈 아놀드는 루이에게 넌지시 물었다.

“상인들이 행동을 개시한 것 같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넌 어찌 했으면 좋겠나, 아놀드?”

“놔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다크 엘프의 존재는 외부에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었고, 영주님께서도 딱히 숨길 생각이 없으시지 않으십니까?”

이러한 아놀드의 말을 들은 루이는 허허 웃으며 ‘네 말이 맞다.’라고 대답하고는 상인들을 놔두었다.

그리고 이처럼 영주관으로 복귀한 루이는 그동안 수고한 병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 축제를 열어주었다. 당연히 원정에 참여했던 병사들은 루이의 은덕을 목소리 높여 칭송하며 축제를 즐겼다.

축제는 이틀 밤 동안 거듭 열렸다. 간만에 흥에 겨운 축제였다.

그리고 이 동안 루이는 에이나를 찾아가 함께 밤거리를 걷는 등,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렸다. 특히나 그녀를 위해서 목걸이와 같은 장신구를 사주었다. 비록 길거리에서 파는 저렴한 것이었지만, 에이나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감사합니다, 왕자님.”

에이나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수줍게 속삭였다. 그 모습이나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확실히 이제 막 성인이 된 여식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와 닮아있었다.

루이는 에이나를 바라보았다.

다만 키 차이가 있는 만큼 루이가 올려다보는 형태가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많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었다.

얼추 10센티미터 정도일까? 하지만 이 정도 키 차이 정도는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실제로 성인이 된 루이의 키는 영애보다 훨씬 더 컸으니 말이다. 아마도 나중에 가서는 영애가 루이의 가슴팍에 포옥 안길 정도가 될 것이다.

작게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에이나의 손을 붙잡았다.

“언제까지 나를 왕자님이라고 부를 셈이오, 테일 영애?”

“그러는 왕자님도 저를 테일 영애라 부르시지 않으십니까?”

제법 당돌한 에이나의 대꾸에 루이는 저도 모르게 벙찐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루이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 내가 실수했구려.”

하하,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이윽고 에이나의 손을 잡아당겨 큼지막한 돌 위에 앉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이번에는 영애가 루이를 올려다보는 형세가 되었다. 루이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영애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에이나.”

그 속삭임에 에이나는 일순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특히나 달빛에 드리운 루이의 외모는 너무나도 야성적이었다. 분명 아직 어린 소년임이 틀림없을 텐데, 어째서인지 에이나 그녀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게 느껴졌다. 에이나는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끼며 입술을 벌렸다.

“네, 왕자님.”

“또 나를 왕자님이라고 부르는군.”

“하지만 마땅히 부를 호칭이 생각나지 않아…….”

“그렇다면 이게 어떻겠소?”

옅게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에이나의 분홍빛 입술을 매만지며 속삭이듯 말했다.

“……공평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오.”

“하, 하오나……!”

“왜 싫소?”

“그건 너무…….”

“그럼 단 둘이 있는 때는 어떻소?”

“다, 단둘이라도…….”

에이나는 여전히 곤란하단 표정을 지어보이였다. 이에 루이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곧 고개를 불쑥 내밀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불시에 습격이었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

일순 시간이 멎는 것만 같았다. 에이나는 슬며시 두 눈을 감으며 자신의 입술에 맞닿은 루이의 입술을 느꼈다.

“하읏, 응.”

그 때, 루이의 손이 에이나의 어깨를 감쌌다. 동시에 한층 더 야성적으로, 마치 물어뜯듯이 에이나의 입술을 덮치는 루이다. 그리고 이윽고 소년은 혀를 내밀어 에이나의 입술을 살살 간질이기 시작했다. 그 감촉에 그녀는 당혹감에 사로잡혔지만, 그 간질이는 감촉이 감각이 너무나도 감미로워 그만 저도 모르게 입술을 벌리고 말았다.

“……흐읍! 아응. 응!”

그 순간, 루이의 혀가 에이나의 치열을 핥으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달콤한 침범이었다. 에이나는 저항조차 못 하고 루이에게 자신의 입안을 넘겨주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주어진 첫 키스는 너무나도 혹독했고, 그리고 달콤했다.

에이나는 저도 모르게 루이의 팔을 붙잡고 말았다. 그러자 열한 살 소년의 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단단한 육체가 느껴졌다. 그렇다, 루이는 소년이기 전에 한 명의 남성이었다.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왕자님…….’

그 달콤한 키스와 남성미 넘치는 단단한 육체에 취한 에이나는 내심 저도 모르게 루이가 이 자리에서 자신을 안아주기를 원하고 말았다. 그리고 루이도 그걸 느끼고 있었다. 더욱이 루이 또한 에이나의 몸을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하읏, 아…….”

하지만 루이는 에이나의 입술에 닿아있는 자신의 입술을 떼어내는 것으로 그 충동을 떨쳐내었다. 당장 이 자리에서 에이나를 안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첫 경험만큼은 좀 더 달콤하게 선사해주고 싶었다.

아자젤 또한 그리 말했고 말이다.

“여기까지.”

“아…….”

루이의 속삭임에 에이나는 저도 모르게 안타까움에 가득찬 신음성을 터트렸다. 이에 루이는 에이나의 입술을 검지로 쓱 닦아내어주며 입을 열었다.

“다음에는 날 이름으로 불러주시오, 에이나.”

이리 말한 루이는 에이나의 몸을 일으켜 준 뒤에 그녀를 침실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루이는 곧장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계속 에이나의 농밀한 육체가 눈앞에 아른거린 탓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했다. 게다가 밤중에 오르가가 쳐들어오는 바람에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여하튼 이튿날이 밝자, 루이는 가신들을 불러 모은 뒤에 오필리아의 공적을 치하했다. 더불어 루이는 슬슬 오필리아에게 부대 하나를 주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을 했다.

더욱이 자금도 충분했고 말이다.

‘다소 이르긴 하지만 지금부터 화승총의 사용법을 익히려면 이쯤이 적당하겠지. 게다가 신무기도 마음에 들고.’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언하듯 말했다.

“오필리아를 이 시간부로 백인장으로 임명하며, 화승총 사용을 허가하겠다. 오필리아는 너는 백인의 병사들을 뽑고, 램지의 도움을 받아 화승총 사용법을 숙달하라.”

이렇듯 루이가 말하자, 오필리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이 인사는 실로 파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무려 백인장이었다.

열세 살 소녀가 감히 맡을 만한 지위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허락하니, 실로 기가 막히면서도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누구 한명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아놀드조차도 이번 파격적인 인사를 묵인해주었다. 그 정도로 당시 오필리아가 보여주었던 활약이 인상 깊었다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왕자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처럼 정식으로 백인장된 오필리아는 뛸 듯이 기뻐하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충성의 서약을 했다. 그리고는 당장에 고아원으로 달려가, 이전부터 자신이 보살폈던 아이들을 부하로 삼았다.

오랫동안 함께 한만큼 부하로 쓰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물론 몇몇 아이들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게 흠이긴 했지만, 오필리아의 나이가 더 어리니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오필리아는 단순히 고아원 아이들만 뽑는데 그치지 않고 오크와 견인족 그리고 엘프까지도 자신의 부하로 삼았다.

하폰, 아니. 대륙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부대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백인대를 흑장미대라고 명명했다.

나중에 이 사실은 안 루이는 오필리아를 혼내기 보다는 호쾌히 웃음을 터트리며 오히려 밀어주기까지 했다. 더욱이 회귀 이전에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흑장미단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품에서 태어났다는 것에 크게 기뻐했다.

============================ 작품 후기 ============================

이로서 흑장미대의 부활! 심지어 회귀 이전의 흑장미단보다 더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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