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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몬스터들의 공세가 시작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몬스터들은 여전히 하멜른의 성문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첫날과 같은 공세는 보여주지 못 하고 있었다. 오크 족장들이 모조리 죽어버리면서 오크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몇몇 오크들이 미련을 가지고서 남긴 했지만, 이전과 같은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 했다.
어디까지나 본능에 따른 단순 무식한 돌격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몬스터들이 제대로 하멜른을 공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공성을 하려면 수성을 하는 병사들보다도 3배는 많아야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그럴 듯한 공성 무기를 가지고 있을 때나 쓰는 이야기였다. 한낱 몬스터들이 공성 무기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커다란 몸집을 이용한 육탄 공세뿐이었다.
물론 그 자체가 훌륭한 공성 무기이자 위협적인 공격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무한한 할 수가 없었다. 죽어버리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공성무기처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때문에 차츰 몬스터들의 공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여기에 루이가 부상을 입어가면서까지 몬스터들과 싸웠으니,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도박에서 승리한 셈이었다. 더불어 그 날, 루이와 함께 출정했던 이들에게는 한 사람 당 금화 2개씩 쥐어졌다.
평범한 영지민이 일 년을 마소처럼 벌어도 손에 넣지 못 할 금액이었다. 특히나 하멜른의 경우에는 농업보단 상업이 발달한 도시였다. 그러다보니 금화를 쓸 곳이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막았구나.”
아무튼 결론을 말하자면, 하멜른은 끝끝내 몬스터들의 공세를 막아내었다.
한 달에 더해 보름이 지날 때부터 몬스터들이 눈에 띄게 줄더니, 두 달째부터 몬스터들이 하멜른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것을 확인한 루이는 오르가에게 명령을 내려서 하멜른 주변을 살펴보게 했다. 그리고 그렇게 보름이 더 지나자, 루이는 비로소 몬스터들의 공세를 막아내었다고 판단하고서 승리라는 단어를 외쳤다.
하멜른의 1년을 손에 거머쥔 것이었다.
“와아아아!”
이 사실이 공표되자, 하멜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기뻐했다.
루이는 그 동안 고생한 병사들을 위해서 이틀 간 큰 축제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그 축제 기간 동안 모두가 그 동안 쌓인 피로를 잔뜩 풀었다. 루이도 이 날만큼은 편하게 웃으며 갑옷을 벗어던졌다.
물론 몬스터들이 갑작스레 공격해올 수도 있었기에 최소한의 병사들로 사방을 경계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축제 기간 동안 그 어떤 몬스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처럼 이틀간 열린 축제를 충분히 즐긴 루이는 하멜른이 입은 피해를 추려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몇몇 병사들이 죽거나 다친 것을 제외하곤 도시가 입은 피해가 전무하다는 보고가 올랐다.
실로 굉장한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이 공로의 중심에는 당연히 램지가 만든 화약 물품이 있었다. 특히나 폭탄의 경우에는 수성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루이는 새삼 그 때 램지를 꼬드기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루이는 램지를 위해서 공방을 하나 더 만들고, 그곳에서 겨울 동안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때, 루이는 일전에 만났던 비앙카가 램지의 수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놀라운 이야기였다. 그 까다로운 램지가 인간인 비앙카를 제자로 받아들였으니 말이다. 이에 루이가 넌지시 램지에게 이유를 묻자, 램지는 신경질적으로 땅바닥에 침을 뱉으며 대답했다.
“하루 종일 졸래졸래 따라다니는데, 그걸 어떻게 버텨!”
자세히 듣지 않아도 램지가 그간 당한 수모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램지를 졸래졸래 쫓아다닌 비앙카의 이야기는 모든 대장장이들의 고개를 가로젓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집요함만큼이나 실력 또한 좋았기에 다들 그녀를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물론 때때로 괴상한 물건을 만들어낸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미래에 만들어낼 발석거의 발판이 되리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루이는 불평을 토로하는 램지와 대장장이를 달래주며 좀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해주었다.
한편 하멜른이 몬스터들의 공격을 별다른 피해 없이 막아내었다는 소문이 상인과 용병들의 입을 통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더욱이 이 때, 아놀드가 약간의 돈까지 쥐어주며 떠나보내니 다들 신이 나서는 하멜른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떠들어대었다.
사실 몬스터들의 공격을 별다른 피해 없이 막아내었다는 것 자체만 해도 굉장한 이야기인데, 그 상대가 랄프 산맥의 몬스터라고 하면 더할 나위 없이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 때문에 몇몇 이들은 허황된 거짓이라고 치부했지만, 이 중에서도 하멜른에 직접 방문하고 온 이들이 소문이 사실임을 알리자, 다들 경악하며 랄프 산맥이 더 이상 공략 불가능한 지역이 아님을 깨달았다.
심지어 몇몇 영주들은 군사들을 일으켜 랄프 산맥을 정복해보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내에는 당연히 루이처럼 카샤의 가루를 찾고자 함에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들의 목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애당초 루이가 랄프 산맥의 몬스터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성벽과 램지가 만든 폭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영주들은 랄프 산맥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몬스터들에게 패해서 자신의 영지로 씁쓸하게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반작용으로 하멜른의 명성은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갔다.
더불어 높아진 명성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하멜른을 방문했다. 바로 하멜른의 영지민이 되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군대에 지원하는 젊은이들까지 몰려들어서 하멜른의 업무가 잠시 마비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루이는 영지민은 받되, 영지병은 뽑지 않았다. 이미 일천에 달하는 상비군이 갖춰진데다가 여기서 더 뽑았다가는 병사들이 쓸 훈련시설이 모자라지는 까닭이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루이는 남은 가을 동안 병사들을 훈련시킬 훈련장을 신설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영지병들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그 수를 늘릴 수는 없었기에 루이는 아벨과 아자젤에게 각각 일백씩 부대원을 늘리도록 했다. 이로서 아벨과 아자젤 모두 300명의 병사를 거느리게 된 셈이었다.
물론 이렇게 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군대에 지원하기 위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병영을 찾아갔다. 다들 군대에 지원하는 것만이 출세의 지름길이라고 인지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루이는 그것이 좋은 현상이라 여겨 가만히 놔두었다. 일단 영지민들이 군대라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유사시에 강제로 징집하더라도 다들 정규병처럼 잘 따라줄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내정을 다스린 루이는 시선을 랄프 산맥에서 외부로 돌렸다. 일단 하멜른의 몬스터 공세는 그쳤지만, 다른 영지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많은 영지가 몬스터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루이는 이번에 귀족들에게 확실히 빚을 얹어두고자, 병사들을 움직이기로 한 것이었다. 더불어 이번에 새롭게 뽑은 병사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기도 하고 말이다.
이러한 까닭에서 루이는 카샨과 오필리아 그리고 클라우드에게 하멜른의 수비를 맡기고, 아벨과 아자젤이 이끄는 600명의 영지병들과 함께 하멜른을 나섰다.
이번에 루이가 가장 먼저 목표로 잡은 곳은 유스테스 백작의 영지였다. 하멜른에서 가까운 것도 있고, 유스테스 백작의 성격이 은원관계를 확실히 한다는 점도 있었다. 그에게 빚을 얹어둔다면 틀림없이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 올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유스테스 백작은 한참 몬스터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회귀 이전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대로 간다면 유스테스 백작은 결국 버티다 못 해 자유 기사단과 계약을 맺어 몬스터들을 물리친 뒤에 한동안 금전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루이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유스테스 백작이 자유 기사단과 계약을 맺기 전에 먼저 돕기 위해 서신을 보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유스테스 백작은 루이의 원군을 달갑게 받아들였다.
당장 그에게 있어선 원군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허락을 받은 루이는 가장 처음 유스테스 백작령을 향해서 징집된 병사들과 한참 전투를 벌이고 있는 몬스터들을 덮쳤다.
“쳐라!”
“와아아아아!!”
루이의 호령에 맞춰 600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고함성을 외치며 몬스터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 사기가 어찌나 날카롭던지, 몬스터들을 물론이고 유스테스 백작의 병사들마저도 기겁할 정도였다.
뭐, 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루이의 병사들은 간단하게 이백의 몬스터들을 깔끔하게 몰살시켰다. 물론 도망친 몬스터들도 적잖게 있었지만, 어차피 소수였기에 자연스럽게 토벌될 녀석들이었다.
“감사합니다, 왕자님.”
유스테스 백작은 감격에 겨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루이를 반겼다. 어찌나 감격하던지,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을 정도였다. 그 모습에 쓰게 웃음을 터트린 루이는 유스테스 백작을 일으킨 뒤에 입을 열었다.
“그간 고생이 많았소.”
이러한 위로에 유스테스 백작은 뭐가 그리도 서러운 지, 기어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걸 보니, 그가 왜 자유 기사단과 계약을 맺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고생이 많이 했구나.’
더불어 백작이란 말이 무색하도록 영지 꼴이 엉망이었다. 루이는 적잖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금화를 나누어줄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그저 말로서 위로해주었다. 실제로 유스테스 백작에겐 이것만 하더라도 충분했다.
애당초 루이가 아니었다면 남은 징집병들조차 모조리 잃었을 그였으니 말이다.
“일단 안으로 드시죠. 먼 길을 오시느라, 여독이 쌓이셨을 텐데 편히 쉬다가 가십시오.”
유스테스 백작의 제안에 루이는 사양하지 않고 병사들을 이끌고서 백작의 성으로 들어갔다. 애당초 루이가 급할 건 없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수많은 영주들이 루이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다보니 루이는 유스테스 백작의 호의를 받으며 편안하게 다음 목적지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자유기사단이 유스테스 백작령을 방문했다.
힐렌이란 이름의 자유 기사단이었다.
루이의 기억이 맞다면 유스테스 백작과 계약을 맺어 몬스터들을 몰아내게 되는 기사단이었다. 루이는 멀리서 기사단을 살펴보았다.
할렌 기사단은 자유 기사단이면서도 꽤나 풍족해보였다.
여기서 기실 자유 기사단이라고 하면 여유가 넘치고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풍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 기사단은 낙오자들의 집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영지 기사단의 규모는 영주의 재정형편에 따라 고정된다. 때문에 모든 기사가 국가나 영주에게 소속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때, 실력이 떨어지는 기사 후보생과 큰 실수를 저질러 쫓겨난 기사들이 뭉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자유 기사단이다.
여기서 말이 자유 기사단이지, 실제론 실력 좋은 용병집단이다.
애당초 어릴 때부터 기사가 되기 위해 칼질만 했던 이들이다. 다른 곳에 가서 무엇을 하겠는가? 더욱이 그간 익힌 전투 기술이 아까워서라도 용병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풀 플레이트 갑옷을 사고 유지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더욱이 공짜나 다름없이 부려 먹었던 종자도 따로 돈을 주어 부려먹어야 한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용병단이란 이름 대신에 기사단이란 이름을 붙여 자신의 몸값을 잔뜩 부풀리는 것이다. 여기엔 낭만도 여유도 없다. 특히나 캠프에 항상 데리고 다녀야 할 갑옷과 무기 장인들 때문에 엄청난 급료를 지불해야 된다. 이러다보니 가끔씩은 도적으로 변해 힘이 약한 영지를 공격하기도 한다. 일단 인신매매는 어딜 가나 짭짤하게 벌 수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자유 기사단의 이면을 살펴보면 도적떼다.
“쓰레기들.”
루이는 차게 쏘아붙이며 힐렌 기사단으로부터 시선을 거두었다.
============================ 작품 후기 ============================
힐렌 기사단 : 도움이 필요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유스테스 백작 : ??
루이 : ??
힐렌 기사단 : 헐
나데스 님 : 히익!
변치말길 님 : 이번엔 좀 길게 준비했습니다
다크체리 님 :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eastarea 님 : 원래 몬스터들이 좀 끈질기죠
향향공주 님 : 엌ㅋㅋ 괜찮은데요?
황혼의문명 님 : 헛, 큰 실수를 했군요!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