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87화 (8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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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루이의 영지, 하멜른이 평온하다는 소문이 하폰 전역에 파다하게 퍼졌다.

안 그래도 랄프 산맥의 몬스터들로부터 영지를 지켜낸 것만 하더라도 큰 사건인데,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근처의 영지까지 도와주고 다니니 도저히 소문이 안 퍼지려야 안 퍼질 수가 없었다.

때문에 어느 곳은 용병들을 통해서, 또 어느 곳은 상인들을 통해서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그 소문을 듣고서 빈곤함과 몬스터들의 공격에 신음하던 사람들이 살 길을 찾아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굶어 죽으나, 몬스터들에게 잡아먹혀 죽으나 그들에게 있어서 매한가지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때문에 몇몇 영주들이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해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영지에서 자꾸만 영지민들이 빠져나가니, 그 세금이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루이 또한 그 점을 공감했기에 영지민을 받지 않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나 말만 그렇게 했을 뿐 오는 족족 모두 받아버렸다. 어차피 루이로서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시치미를 뚝 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하멜른을 찾는 이들이 화전민 출신이라고 적당히 둘러댄다면 루이로서는 이들이 정말로 어느 영지에서 왔는지 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주들로서는 그저 기가 찰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지전을 벌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루이의 뒤에는 왕태자 아슬롯을 비롯한 제 3 왕자인 휴안이 버티고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까닭에서 루이는 몇몇 영주들의 공분을 사면서도 꿋꿋하게 영지민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처럼 하멜른으로 몰려드는 영지민의 숫자가 수천에 달하게 되자, 아놀드는 그제야 루이가 어째서 식량을 미리 비축해두자고 이야기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대체 영주님은 어느 정도로 영지민들을 받아 드실 생각이실까?’

가끔씩 보면 전쟁을 준비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왕태자와의 관계가 지나치게 좋았다. 물론 그것이 단순히 겉치레 불과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왕자들 간의 우애가 무척이나 돈독했다. 실제로 막내 공주, 루시아의 생일 날 루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왕태자 아슬롯과 셋째 형인 휴안과의 관계를 과시했다.

이러한 점을 들어보았을 때, 전쟁을 준비한다고는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하나였다.

‘……설마 랄프 산맥을 평정하시려는 걸까?’

역대 선왕들조차 해내지 못 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걸 일개 영주가 해낸다는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한편은 정말로 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아놀드가 곁에서 지켜본 루이는 뭐든지 뚝딱뚝딱 해내는 성격이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과연 무엇을 보여주실까?’

아놀드는 괜히 신이 나서는 저 홀로 웃음을 터트렸다.

한편 루이는 하멜른으로 귀환한 뒤에 병사들을 새롭게 모집했다. 영지민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영지병들을 늘려야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루이의 목표는 아자젤을 중심으로 구성된 30인의 기사단과 3000명의 정예 병사이었다. 현재 하멜른은 그 기준에서 상당히 뒤떨어져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기사단의 경우에는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 수 있었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았다. 애당초 기사라는 직업자체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들어야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까닭에서 루이는 아자젤을 따로 불러내어 기사로 뽑은 자를 추려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루이의 뜻을 알아챈 아자젤은 눈치껏 인원을 선별해서 루이에게 알리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남녀 성비가 여성 쪽으로 다소 과하게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때문에 루이는 적당히 기사 후보생을 추려내며 정병 3000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응?”

그리고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체 건장한 사내들을 병사로 뽑고 있는데, 돌연 루이의 눈에 낯익은 사내 두 명이 들어왔다. 한 명은 일찍이 광산 지역을 함께 개척했던 용병 대장 호울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은 힐렌 자유 기사단을 이끄는 피터였다.

두 사람 모두 이 장소에는 어울리지 않았기에 루이는 호기심이 불쑥 치미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신병들이 한참 추려지고 있는 와중에 아벨에게 따로 일러 두 사람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오도록 했다.

물론 호울과 피터는 서로 일면식도 없었기에 왜 함께 불린 것인지 몰랐지만 말이다.

뭐,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두 사람은 루이의 앞에 서게 되었다.

소년은 조용히 두 사람을 번갈아보다가 이윽고 입을 열어 물었다.

“어째서 그대들이 신병을 뽑는 장소에 나타난 것이지?”

이 물음에 호울과 피터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병사로 뽑히기 위해서이지 않겠습니까?”

“하멜른의 병사로 뽑히기 위해서입니다.”

그 대답에 루이는 저도 모르게 쓰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실로 대책이 없는 자들이었다. 하지만 루이가 알기론 두 사람 모두 나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수장들이었다. 틀림없이 무언가 조취를 취하고 왔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 호울. 그대에게 먼저 묻지. 이전의 용병대는 어떻게 되었나?”

“퇴직금을 주어 고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저와 끝까지 함께하기로 한 자들은 하멜른의 병사로 지원한 상태입니다.”

이 말에 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척이나 정직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라면 용병대가 해산되더라도 어느 정도 반발을 억누를 수 있었다. 아니, 억누르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가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다.

물론 오랫동안 함께 한 정이 있기에 막상 헤어지기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원래 용병이란 게 잔정에 얽히고 그러는 직업이 아니었다. 언제 목이 달아날지 모르는데, 잔정에 얽매인다는 말인가? 오히려 함께 죽기에 딱 좋았다.

“피터, 그대는 어떻게 된 거지?”

“부기사단장에게 힐렌 기사단을 넘기고 왔습니다.”

“부기사단장이 순순히 받던가?”

“원래부터 힐렌 기사단장의 자리를 넘보던 자였습니다. 그런 만큼 사양할 리가 없지요.”

피터는 십년 묵은 체증이 가라앉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시원스레 웃어보였다.

‘두 사람 다 문제는 없다는 건가?’

이렇듯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은 루이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서 호울과 피터, 두 사람 모두 하나의 무리를 이끌던 수장들이었다. 그런 만큼 신병으로 썩힌다는 것은 실로 아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둘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결단력 하나만큼은 쓸모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기존의 무리를 버리기란 결코 쉽지 않을 텐데.’

더욱이 각 무리의 수장들이었다. 분명 수장이 되기까지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었을 게 틀림없었다. 실제로 루이 또한 이곳, 하멜른을 세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던가? 잠시 숨을 죽이던 소년은 이윽고 결단을 내린 듯이 입을 열었다.

“호울, 피터. 그대들을 각각 백인장으로 임명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임시다. 그대들이 내 기준에서 미달이 된다면 가차 없이 신병으로 돌리겠다.”

이처럼 루이가 단호히 말하자, 호울과 피터. 두 사람 모두 얼굴에 화색을 띠우며 고개를 조아렸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새롭게 호울과 피터, 백장인장을 받아들인 루이는 다시금 병사를 받아들이는데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루이는 직속으로 200명의 정병을 두고, 아벨과 아자젤은 각각 500명씩 이끄는 오백인장이 되었다. 그리고 카샨은 여전히 200명의 엘프들을 이끌고, 오필리아와 클라우드 그리고 호울과 피터가 각각 100명씩 이끄는 백인장이 되었다.

별도로 오르가가 열다섯 명의 다크 엘프들을 이끌고 있었다.

이로서 하멜른에 일천 육백에 달하는 정병이 모이게 된 것이었다.

‘절반을 조금 넘긴 건가……. 뭐,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괜찮겠지.’

이쯤 되자, 루이도 슬슬 마음이 풀어졌다.

당장 아슬롯이 겨울을 넘기지 못 하고 죽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왕자의 전쟁을 버텨낼 힘이 있었다. 더욱이 밀튼과 휴안이 5년간 서로 치고 박고 싸울 것을 생각하면, 하멜른의 성장 속도는 루이의 계획을 몇 년 앞서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조금은 쉬어도 되겠지.’

루이는 이리 생각하며 천천히 하멜른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이 와중에 아르 포아르에 참석할 것을 묻는 서신이 날아왔다. 이에 당연히 루이는 아르 포아르에 참석하려했다. 하지만 딱 참여 의사를 밝히는 서신을 보내려는 찰나 도적떼가 나타났다.

몬스터가 전부 산속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도적떼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 것이었다. 이에 루이는 아르 포아를 포기하고 도적떼를 소탕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처럼 루이가 뜻을 밝히자, 주변 영주들이 무척이나 기뻐해하며 루이에게 물자를 지원하는 등의 성의를 스스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로서도 도시 간을 오가는 상인들을 틈틈이 약탈하는 도적들이 눈에 가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토벌하기에는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영지를 보살피는 것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기실 랄프 산맥 인근에 자리 잡은 영지들이라면 다 겪는 일이었다. 도적들 또한 그 사실을 알고서 매년 이맘때마다 기어 나오는 것이었고 말이다.

여하튼 이러한 까닭에서 루이는 여러 영주들의 지원을 받으며 군대를 일으켰다. 이번에 루이와 함께 나선 것은 새롭게 백인장이 된 피터와 호울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뽑은 이유는 실력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것이 시험이란 것을 눈치 챈 두 사람은 각자 전의를 다졌다.

‘이번 기회에 내 실력을 보여주지.’

‘간만에 실력을 뽐내겠군.’

이처럼 두 사람이 전의를 다지자,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일단 각각 용병단과 기사단을 이끌었던 수장들이었으니 말이다.

루이는 자신의 직속 200명과 호울과 피터 각각 100명씩 해서 도합 400명의 병사들을 이끌고서 도적들이 자리 잡고 있는 언덕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삼백에 달하는 도적들이 산채를 세워놓고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작정 공격하기엔 병사들의 피해가 너무나도 클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루이는 두 사람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피터가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방에 블론 남작의 성이 있습니다.”

“그렇지.”

“그 블론 남작에게 도움을 바라는 편지를 보내는 겁니다.”

“도움을?”

“그렇습니다. 우리가 도적들의 산채를 치는 동안 후방을 치라고요.”

“하지만 블론 남작은 지금 가진 병사가 적을 텐데?”

“바로 그걸 노리자는 겁니다.”

피터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답했다.

============================ 작품 후기 ============================

아자젤은 잘생긴 미남이고, 피터는 예쁜 미소년입니다.

향향공주 님 : ㅋㅋㅋㅋ 이미 vip죠.ㅋㅋ

GIND  님 : 항상 감사합니다!

시원섭섭 님 : 절 죽이려고 하십니까?!

우월정자매 님 : 엄청 빠른건데요!

[炎風] 님 : 항상 감사합니다.ㅎ

elnido 님 : 프리미엄 가기엔 퀄이 너무 떨어져서... 크흠. 저에겐 아직 너무 먼 이야기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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