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폰 전기-88화 (88/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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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루이에게 작전을 제안한 피터는 다음 날, 도적들에게 강한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적들에게 강한 원한을 품고 있는 과부 한 명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도적들에게 남편과 두 아이를 잃은 여성이었는데, 그보다 더 끔찍한 건 남편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도적들에게 수 차례 윤간 당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여성은 마을 수비대에게 구함을 받았지만, 남편과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실성한 상태였다.

피터는 그런 여성에게 다가가 도적들에게 복수할 방법이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여성은 그 손을 기꺼이 붙잡았다.

물론 실성했다는 점이 다소 꺼림칙했지만, 피터는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했다. 실성했다는 것은 다른 한 마디로 그쪽으로 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피터의 말대로 여성은 복수를 위해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머리를 짧게 잘라달라고 하면 기꺼이 머리를 짧게 잘랐고, 말을 타는 법을 배우라고 하면 하루 만에 말을 타는 법을 배울 정도였다.

도저히 실성했던 여성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집념이 있었기에 그녀는 실성한 여성에게 어엿한 병사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이것을 확인한 피터는 시기가 되었다며 여성에게 블론 남자에게 도움을 바라는 편지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이 편지를 가진 채로 도적들에게 죽어주십시오.”

이 말에 여성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떠나기 직전, 피터에게 말했다.

“도적들을 모두 죽여주세요. 한 놈도 남김없이.”

“약속하겠습니다.”

피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약속했다. 실제로 한 놈도 남겨두지 않고서 전부 죽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약조를 받아낸 그녀는 힘차게 말고삐를 잡아당기며 출발했다. 그리고 일찍이 계획한대로 도적들이 순찰을 나오는 시간에 길을 지났고, 그녀는 짧은 도주 끝에 도적이 쏜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다.

당연히 편지는 도적의 손에 들어갔고, 도적 두목은 루이의 군대가 블론 남작과 협력해서 싸우려한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편지에는 편지에 루이의 군대 일부가 언제 어느 길로 블론 남작의 군대와 합류하겠다는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이를 확인한 도적 두목은 중간에 이 편지를 가로챈 것에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합류 지점에서 매복해 있다가 루이의 군대를 패퇴시키자는 계획을 짰다. 애당초 루이의 군대 일부만 합류하는 것이라면 그 수가 적을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블론 남작의 군대는 오지 않을 테니, 몰살시키기란 더 쉬운 일이었다.

도적 두목은 하늘이 자신을 돕는다고 생각하며 루이의 군대와 블론 남작의 군대가 서로 합하기로 한 장소로 먼저 가서 매복하고 기다렸다.

한편 피터는 도적들이 무장을 챙겨 산채를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는 밀정의 보고를 받고는 루이에게 알렸다. 이미 싸움은 루이의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루이는 호울과 피터에게 명령을 내려 매복한 도적들을 공격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명령을 받은 호울과 피터는 이백의 군사를 이끌고서 매복해있던 도적들을 공격했다.

당연히 도적 두목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라고 생각했던 루이의 군대가 이백 명이나 왔기 때문이었다.

“당했구나!”

뒤늦게 눈치 챈 도적 두목은 제 검을 뽑아들며 루이의 군대에 반격하려 했다. 일단 자신이 이끌고 온 도적들의 수가 더 많아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복을 이유로 사방에 흩어져 있었던데다가 훈련 상태가 판이하게 달라 싸움이 되지 않았다.

‘도, 도망쳐라…….’

불리함을 느낀 도적 두목이 도망치려 했지만, 호울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비호처럼 달려들어 녀석의 목을 베었다. 그리고 이처럼 도적 두목의 목을 벤 호울은 녀석의 머리를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도적 두목이 죽었다!”

도적 두목이 죽었다는 사실이 전장에 퍼지자, 도적들의 사기가 바닥에 뚝 떨었다. 몇몇이 무기를 땅에 버리며 투항했지만, 호울과 피터는 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부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까닭에서 도적들은 단 하나도 살지 못 하고 모조리 죽고 말았다. 그리고 이처럼 도적들을 정리한 피터는 이번에는 병사들로 하여금 죽은 도적들의 의복을 입도록 했다.

그 후, 큰 체구를 가진 호울을 도적 두목으로 위장시킨 피터는 이대로 산채로 향했다. 물론 이 때, 몇몇 병사들은 포로로 사로잡은 척 하기 위해 굴비 엮듯이 묶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병사가 일백오십 명이었다.

산채에 남은 도적의 숫자가 일백 정도 밖에 되지 못 하니, 순식간에 제압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런 피터의 예상대로 산채의 수비를 맡던 도적들은 두목이 루이의 군대를 물리치고 포로까지 잡아온 줄 알고 크게 기뻐하며 문을 열었다.

만약 저들이 정규병이었다면 의심부터 했겠지만, 워낙에 날이 어두운데다가 기강이 해이한 산적들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잔꾀가 들어 먹힌 것이었다.

“전부 죽여라!”

이처럼 산채 안으로 들어선 호울은 검을 뽑아들며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도적으로 위장한 병사들과 포로로 사로잡혀온 척 연기했던 병사들까지 합쳐서 산채 안의 도적들을 소통하기 시작했다.

일백 대 일백 오십의 싸움이었다. 단순히 머리수만 하더라도 차이가 났다. 더욱이 상대는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도적에 불과했다. 싸움이 될 리가 없었다. 결국 도적들은 루이의 군대에 짓밟혀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몰살당했다.

그리고 이처럼 산채를 점령한 호울과 피터는 문을 활작 열고서 루이를 맞이했다. 더불어 도적들에 의해서 감금되어 있던 여성들을 구출했다. 노예가 된 남성들도 있었지만, 그 수가 적었다.

“이들을 본래 영지로 돌려보내시겠습니까?”

피터는 구출한 이들을 공터에 모아놓고서 루이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 물음에 루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저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

이 말에 피터는 적잖게 놀랐다. 사실 루이의 입장에선 저들을 강제로 하멜른으로 데려간다 한들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저들은 루이가 아니었다면 짐승 대접을 받으며 씨받이를 해야 했던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구해주었으니, 응당 농노 혹은 노예로 삼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루이는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이 이면에는 이전에 루이와 아벨이 논쟁을 벌였던 과거의 영향이 컸다. 더욱이 루이는 괜히 이런 걸로 아벨과 또다시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피터는 그저 감탄하며 루이의 명대로 사람들에게 의사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이 물음에 다들 하멜른으로 가기를 희망했다. 어차피 고향은 도적들에 의해서 한 줌 잿더미가 되어버린지 오래였고, 돌아간다고 한들 이번 겨울을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나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까닭에서 루이는 구해낸 이들을 데리고서 하멜른으로 향했다. 물론 도적들이 쓰던 산채는 그 기틀까지 싹다 불태웠다.

가을의 끝에 달해있어서 그런지 잘 탔다.

이처럼 영지로 돌아온 루이는 한가로이 시간을 보냈다. 아르 포아르가 도적 문제로 취소되어, 갑작스레 할 일이 없어진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에 하멜른으로 무수히 많은 사절단이 찾아왔다.

“왕자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는 필로스 백작의 선물이옵니다.”

다들 루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모여든 이들이었다. 때문에 루이는 그제야 자신의 생일이 다가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살았구나.’

새삼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 루이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서둘러 파티를 준비했다. 더불어 하멜른에도 축제를 열도록 했다. 이러한 것을 이유로 축제를 열어주지 않으면 영지민들의 불만이 쌓이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귀족들만 파티를 열고서 즐긴다면 아래쪽에서 곱게 볼 리가 없었다. 그러니 다 같이 쉬며 놀고먹자는 의미였다.

물론 하멜른의 영지민들이 루이에게 불만을 표시할리는 없었지만, 루이는 관례대로 으레 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루이의 배려에 영지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루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더불어 사절단 또한 겨우 축제 분위기가 물씬 오른 하멜른에 안도하며 루이가 연 파티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일 당일 날이 되자, 특별한 손님이 하멜른을 방문했다.

“오라버니!”

루시아였다.

이번에 루이의 생일을 이유로 국왕 폐하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 찾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루시아뿐만이 아니었다.

“루루.”

비비안 또한 루시아와 함께 온 것이었다.

루시아는 제 오라비의 품에 안긴 채로 배시시 웃음을 터트렸고, 비비안은 루이의 손을 꼭 붙잡으며 곁을 계속 서성거렸다. 그야말로 양 손의 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절단들은 이들 남매의 우애에 감탄하며 칭송의 말을 쏟아내었다.

반면에 루이는 갑작스런 누이들의 방문에 적잖게 놀라긴 했으나, 꾸중하기 보다는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괜히 이런 일로 꾸중해서 얼굴을 붉히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중에, 함께 침대 위에 누웠을 때는 점잖게 혼냈다.

“혹여 오는 도중에 몬스터들이나 도적들에게 공격받았으면 어쩌려고 했느냐? 다음에는 올 때는 내게 미리 언질을 하고서 오거라.”

이러한 루이의 말에 루시아는 네 하고 조용히 대답했고, 비비안은 미소로 대답했다. 두 누이가 루이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몰랐으나, 루이는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연이은 파티로 피곤한 까닭이었다.

여하튼 이렇게 축제가 모두 끝나고, 겨울이 물씬 다가올 무렵 루이는 루시아와 비비안. 두 누이를 떠내 보냈다. 물론 호위로 아벨을 붙여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괜히 두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런 루이의 기대대로 아벨은 두 공주를 안전하게 하폰의 수도, 팔칸까지 모셔다드렸다.

============================ 작품 후기 ============================

winter is coming

나데스 님 : 히익?!

eastarea 님 : 이번편도 즐독해주세요~

halem 님 : 크흠, 크흠

향향공주 님 : 남녀 성비가 잘 맞는거죠.ㅋㅋ

Lizad 님 : 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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