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7 [치료술사, 하예진] =========================
예진을 찾으러 다시 병원에 온 은미는 의외로 어렵지 않게 예진을 찾아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오늘도 여전히 소리를 빽빽 지르고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상대는 아직 코흘리개 꼬맹이였다. 노인네에 꼬마한테까지 화를 내는 걸 보면 혹시 분노조절장애 같은 병이 있는 게 아닐지 의심된다.
지금도 예진은 자신과 부딪힌 꼬마를 향해 전력을 다해 욕을 내뱉고 있었다.
“이 재수 없는 꼬맹이가 병원에서 시끄럽게 하는 것도 모자라, 어딜 뛰어다니는 거야! 당장 저리 안 꺼져?!”
“으아아앙!! 엄마! 흐아앙, 흐아아앙!!”
“뭘 잘했다고 울음을 터뜨리는 건데?! 아, 정말! 이래서 어린애들은 딱 질색이라니까. 잘못한 것도 모르고 울기만 하면 될 줄 알아? 확, 진짜!”
자신의 말에 계속 울자, 더 짜증이 났는지 아예 손까지 들어 올리는 예진. 그녀의 행동에 인근 주변에 있던 모두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려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은미가 이 상황을 기회라 생각하고 빨리 움직였다.
은미는 마치 친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예진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막았다.
“잠깐! 그만둬. 예진아.”
“야, 넌 뭔데, 또 끼어들고 지랄......읍읍!!”
그 뒤, 손바닥으로 강제로 예진의 입을 막으며 주위에 자연스럽게 사과를 내뱉었다.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조금 분노조절장애가 있어서요.”
“푸하......누가 분노......으으으읍!!”
어제부터 은미한테는 계속 입을 막힌다는 생각에 한 소리 해주려던 예진은 너무나도 강력한 은미의 힘에 반항도 제대로 못 한 채 계속 읍읍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은미는 주위 사람들에게 거듭 사과하며 자연스럽게 병원을 빠져나갔다.
“정말 죄송합니다. 친구는 제가 데려가도록 할게요.”
“읍읍?! 읍읍읍!!”
예진이 입이 막힌 상태에서 뭐라 소리를 꿱꿱 질렀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은미한테 친구 좀 잘 챙기라고 주위 사람들이 한 마디씩 건네고 있었다. 은미는 병원 입구를 나오는 동시에 살짝 예진의 뒷목을 갈겨주며 그녀를 기절시켰다.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네.’
오래 실종될 것도 아니고, 잠시 정도라면 이렇게 예진을 데리고 가도 큰 의심은 받지 않을 것이다. 은미는 그리 생각하고, 재빨리 몸을 날렸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주인님을 더 이상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
*
*
“내 평생 이렇게 잠을 많이 잔적은 없을 거야.”
[흐아암, 마더도 사용자님 덕분에 하루 종일 자버렸어요.]
나는 지금 너무 심심해서 결국 옥상으로 나와 밤하늘을 감상하고 있는 중이다. 병실 안에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마더랑 대화나누기도 불편하고, 심지어 텔레비전도 내가 보고 싶은 걸 봐도 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랑 똑같은 걸 봐야하는지 구분이 안 갔다. 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딱히 있는 건 아니었지만.
스마트폰을 꺼내 연락이 왔는지 확인해봤다.
전화도, 문자도 아무것도 온 게 없다.
‘혹시 문제라도 생긴 걸까.’
띠링!-
괜한 명령을 내린 거 아닌가, 걱정될 때쯤 스마트폰 화면에 빛이 들어왔다.
[지금 데리러 갈게요. 주인님.]
은미가 보낸 문자였다. 나는 그제야 씨익 웃으며 스마트폰을 집어넣고 기지개를 폈다. 잠에서 깰 시간인 것 같다. 잠시 후, 나는 옥상에서 누군가에게 안긴 채 어디론가 모습을 감췄다.
*
*
*
은미가 나를 데려간 곳은 폐허였다. 그것도 건물 한 개만 폐허인 공사장 같은 곳이 아닌, 그야말로 전쟁터의 한 가운데를 방불케 하는 장소였다. 이런 장소에는 보통 악당들이 숨어 살기 마련인데... 혹시 지금도 이 근처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발목과 팔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는 하예진을 보자 그러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폐허에 구속된 여자라... 마치 내가 천하에 다시없을 악당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예진은 내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있는 걸로 보아, 기절한 상태인 것 같았다.
“은미야. 깨워.”
“네, 주인님.”
내 명령에 은미가 업고 있던 나를 조심스럽게 내려놓더니, 성큼성큼 예진에게 다가가 그대로 뺨을 휘갈겼다.
짝! 짜악!-
“으, 으으....아파.”
예진의 얼굴이 무기력하게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이내 고통을 느꼈는지 천천히 눈을 떴다. 나는 히죽 웃으며 않은 채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지우 씨?”
예진은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내 얼굴에 놀란 듯하다가, 이내 뺨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자신이 구속된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더니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여긴 어디야... 지우 씨! 여긴 대체 어디죠?”
그녀가 발버둥을 치든 말든, 이렇게 된 이상 굳이 친절하게 대해줄 필요는 없다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이건 예진의 성격을 고치기 위한 조교이자 ‘벌’이었으니까.
“그런 건 알 필요 없어요. 예진 씨가 앞으로 알아야 할 건, 저한테 잘못 찍히셨다는 거고, 조금 벌을 받으셔야 한다는 거죠.”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내가 왜 벌을 받아야...아야야...”
은미한테 뺨을 맞아 입술이라도 터졌는지 소리치던 예진이 입을 다물며 고통을 호소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치료술을 써서 치료하세요. 앞으로 더 심한 일을 당할 텐데, 그 때마다 치료술을 사용해도 상관없답니다.”
내가 장난이 아닌, 진짜로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할 거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예진의 눈빛이 변했다. 적대감이 가득 담긴 눈동자가 나와 마주쳤다. 그러나 구속된 상태로 저렇게 적대감만 뿜어내봤자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 미친 새끼! 난 널 치료해준 사람이라고! 감히 은혜를 갚아도 모자랄 판에 아으... 이 버러지 같은 새끼가!”
“정말 그 입담 하나만큼은 인정해줘야겠네요. 하긴 그 입담 때문에 저한테 찍힌 거나 다름없으니 별 수 없는 거겠죠.”
이제 굳이 대화를 나눌 필요도 느끼지 못 했다. 나는 예진한테 벌을 주기 위해 이 장소를 마련한 거지, 얘기를 나누려고 마련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은미야. 루엘한테 받은 것들 좀 이리 가져와봐.”
“네, 주인님. 잠시만요.”
내 명령에 은미가 자연스럽게 대답하며 야동으로만 보던 도구들을 하나씩 가방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종류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생긴 딜도만 5개가 넘었고, 입을 막는...개그 볼이었던가? 그런 것도 있었다. 심지어 삼각 목마까지.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예진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주, 주인님?! 그리고 그 도구들은......미, 미쳤어. 너희들은 미친 거라고. 시발. 내가 저딴 또라이를 치료했다니... 잠시 미쳤던 게 틀림없어!”
“뭐, 마음대로 지껄이세요. 저도 마음대로 할 테니까요.”
대충 대답해주며, 나는 도구들을 살폈다. 너무 많으니까 오히려 고민이다. 이렇게 된 이상 전부 한 번씩 사용해봐야겠다. 일단 가볍게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은미야. 예진이 옷 좀 벗겨. 아, 나중에 다시 입어야 하니까 찢거나 하지는 말고.”
“네, 주인님.”
은미는 잠시 예진의 옷을 벗기려다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는 벗기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는지, 잠시 수갑을 풀어주었다. 수갑이 풀리자마자 예진은 재빨리 은미를 밀치고 도망치려 했으나, 넘어진 것은 오히려 예진이었다.
“아악!”
“자기가 먼저 부딪혀놓고는 자기 혼자 난리야. 얌전히 좀 있어봐. 그러다 옷 찢어지겠다.”
“이 미친 변태 같은 년아!! 정신 차려! 남자를 주인님이라 부르면서 그렇게 꼬리를 흔들고 싶어?!”
예진의 말에 은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한 치의 거짓도 담겨 있지 않은 아름다운 미소였다.
“응, 왜냐하면 난 주인님이 기르는 암캐인 걸. 주인님이 원하시면 얼마든지...하읏, 주, 주인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행복해져서... 흐읏.... 너는 이 기쁨 모를 걸.”
은미는 그렇게 말하며 남아 있는 예진의 옷을 벗겼다. 순식간에 예진은 이 추운 겨울에 흰색 브래지어와 흰색 팬티만을 걸친 상태가 되어 버렸다. 나올 때는 나오고, 들어갈 때는 들어간 아름다운 몸매였다. 성질만 더럽지 않았어도,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었을 텐데.
“엣취! 으으...”
폐허다 보니 바람들이 숭숭 들어왔고, 순식간에 추위 때문에 그녀의 온 몸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뭐, 내가 추운 게 아니니까 상관은 없다. 저것도 좋은 벌이 되겠지.
나는 아직 다리가 불편했기에 별 수 없이 오늘은 은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은미야, 저 년 이리로 데려와서 엉덩이만 내 앞에 보이게 해봐. 수갑도 다시 채우는 거 잊지 말고.”
“흐응, 알겠어요. 주인님.”
“꺄악! 소, 손 대지마. 으으.......”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예진이 반항을 하려 했으나, 은미의 힘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예진은 무기력하게 은미한테 질질 끌려왔다. 어느새 예진은 고개를 앞으로 하며, 엉덩이만을 내 앞에 들이대는 굴욕적인 자세를 하게 되었다.
눈앞에 실크 재질로 이루어진 흰 팬티와 부드러워 보이는 흰 둔부가 보였다. 나는 먼저 때리기보다는 가볍게 그녀의 엉덩이에 손을 얹었다. 부드러운 여성의 엉덩이살이 손바닥을 통해 느껴졌다.
“꺄! 차, 차가워.”
갑작스레 내 손이 닿자 놀랐는지, 예진의 엉덩이가 파르르 떨렸다. 그 감촉도 좋았다. 역시 여자의 탐스러운 엉덩이와 가슴은 언제 만져도 질리지 않는 부위 중 하나다. 나는 벌을 줘야한다는 것도 까먹은 채 계속해서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그러자 금방 예진의 입에서 들뜬 신음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읏, 으윽... 자, 잠시......아앙....”
“설마...엉덩이를 만져지는 것만으로 느끼는 건가요?”
“아니거든?! 누가 느낀다고 지랄이야!”
이미 느낄 만큼 느껴놓고는 아니라고 발뺌하는 예진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것보다 이렇게 쉽게 느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추운 겨울에 굴욕적인 자세로 엉덩이를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느끼다니... 예진은 생각보다 잘 느끼는 타입 같았다.
나는 아쉽지만 재빨리 부드러운 엉덩이에서 손을 뗐다. 이 자리는 예진을 기쁘게 해주는 자리가 아니었다.
막상 착착 감기던 엉덩이에서 손을 떼자, 너무 아쉬웠다. 대신 은미를 불렀다. 엉덩이라면 은미도 지지 않는다.
“은미야. 바지 벗고 이리로 와서 엉덩이 좀 들이대 봐.”
“하읏, 네에....”
스윽...-
내 말에 망설임 없이 예진을 붙잡을 상태로 엉덩이를 들이대는 은미. 음, 막상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내 시야 전체가 그냥 엉덩이로 꽉 차버렸다. 밑에는 조금 아기자기한 엉덩이와 정면에는 토실토실한 조금은, 큰 엉덩이.
일단 엉덩이를 주무르는 감촉을 더 느끼고 싶으니까, 은미 엉덩이부터 좀 만져보자. 나는 손을 뻗어 은미의 엉덩이 위에 올렸다. 내 손바닥을 가득 채우는 것도 모자라 튀어나오는 마시멜로 같은 둔부가 느껴졌다. 예진의 찰싹 감기는 엉덩이와는 다른 맛, 굳이 비교하자면...
“으음... 역시 은미 엉덩이가 더 부드럽고 좋은 걸? 주무르는 맛이 있어.”
“아...하읏! 가, 감사해요. 주, 주인님... 저도 주인님께서 엉덩이를 만져주셔서...하읏, 아앙! 조, 좋아요. 너무 좋아요.”
자, 그럼 이제 은미의 엉덩이를 만지며 만족도 할 수 있겠다. 진짜 SM이 뭔가에 대해 체험을 해볼까?
나는 손바닥을 들어 올려 그대로 예진의 흰 엉덩이를 있는 힘껏 때렸다.
찰싹!-
“꺄아악! 아, 아파!!”
예진이 뾰족한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솔직히 여성의 비명을 듣는 건 좋은 기분이 아니다. 그러나 그 상대가 노인공경이고, 부모공경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예진이라 그런 걸까, 그녀의 비명은 나름 듣기 좋았다.
어느새 그녀의 하얀 엉덩이에는 시뻘겋게 내 손바닥 자국이 나있었다. 마치 그것이 내가 그녀를 정복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했다. 좀 더 때리고 싶다는 욕구가 들끓었다. 한 손으로는 은미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한 손으로는 계속해서 예진의 엉덩이를 때렸다.
주물럭주물럭-
찰싹찰싹-
이게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하읏, 아앙... 좀 더 만져주세요오. 주인니임...... 하으으.......앙!”
“꺄악! 아파! 아프단 말이야! 아악! 당장 그만둬! 흐아앙, 진짜 아프단 말이야!”
“아프라고 때리는 거니까, 당연 아파야겠죠.”
나는 두 손을 절대 멈추지 않았다.
“하아...하읏, 주, 주인님......아앙!”
“악, 아악! 으읏, 흐허어엉!”
각기 다른 하모니를 들으며 양 손을 동시에 움직이고 있으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좋으면 다 납득이 되는 법이다.
“찰지구나!”
찰싹찰싹!-
“아악!! 윽! 하읏! 악!”
“후우, 후우.......”
얼마 정도 때렸을까, 어느새 이미 하얗던 예진의 엉덩이는 전부 붉게 물들어 탱탱 불어올라 있었다. 거기다 이제는 내 손도 많이 아팠다. 나는 잠시 열기 좀 식힐 겸, 때리던 손을 멈추고 물었다.
“어때요? 반성할 생각은 좀 들었나요?”
“흐흑, 그래.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 풀어줘. 춥고, 아프단 말이야.”
“뭘 잘못했는데요?”
“그, 그건.......”
내가 갑자기 물어서일까, 바로 대답하지 못 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히죽 웃으며 탱탱 부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 손바닥으로 인해 이 부드러운 엉덩이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예뻐 보였다.
내 손길에 에진이 파르르 떨었다.
“하, 으흣... 따, 따가워....”
하지만 여기서 멈출 거였으면 굳이 루엘에게 도구를 빌릴 마음도 없었다. 나는 일부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멀었네. 멀었어. 은미야 이번에는 채찍 좀 들고 와봐.”
“하아...네, 네에.......”
은미는 나한테 엉덩이를 만져지는 게 기분 좋았는지, 어느새 애액을 뚝뚝 흘리며 채찍 하나를 들고 왔다. 채찍을 받아들자,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예진은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채찍을 들어 올리자 급하게 소리쳤다.
“자, 잠깐!! 반성했다고 했잖아!!”
“그래서 뭘 잘못했냐고 물었는데, 대답 못 했잖아요.”
건성으로 대답한 내가 채찍의 무게를 가늠하며 생각했다.
‘이걸로 때리면 죽을지도 모르겠는데?’
가볍게 휘둘러도 가진 무게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할 것만 같았다. 나는 재미삼아 바닥에 채찍을 휘둘러보았다.
촤아악!-
움찔!-
엄청난 소리가 폐허를 울리며, 동시에 채찍의 위력을 어느 정도 느낀 예진이 흠칫하며 파르르 떨어댔다. 그녀가 공포 가득한 눈으로 돌아보며 애원했다. 그녀의 말투는 어느새 존대로 돌아와 있었다.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발버둥 같았다.
“아, 아니죠? 지, 지우 씨... 그, 그걸로 때리는 건 말도 안 돼요...죽는다고요.”
“흐음, 어떻게 할까요. 예진 씨는 어차피 치료술 쓸 수 있으니까 굳이 이걸로 맞아도 상관없지 않아요?”
“아니! 아, 아니에요. 아아... 제, 제발... 하라는 건 뭐든지 할 테니까.......흑흑, 제발 봐주세요.”
“뭐, 그러죠.”
나는 그냥 채찍을 저 멀리 집어던졌다. 솔직히 나도 채찍으로 여자를 때리려니까 조금 꺼려지기는 했다. 그런 내 행동에 마더랑 은미가 살짝 불만인 것처럼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역시 나한테 채찍은 조금 무리였다.
‘내가 생각했던 채찍은 이것보다 훨씬 작고 가벼운 거였다고....’
그 다음은 양초였다. 은미가 가져온 양초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자 금방 촛농이 녹아내리며 뚝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걸 예진의 엉덩이 위에 흘리기만 하면 되는데, 꽤나 무섭다. 그래도 이왕 불이라도 붙인 김에 한 번 해보기는 해야겠다 생각해서 예진이 모르게 엉덩이 위로 촛농을 떨어뜨렸다.
촛농이 아슬아슬하게 양초에 매달려 있다가 결국 힘을 잃고 예진의 엉덩이 위로 떨어졌다.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촛농이 떨어지자, 예진의 입에서 이때까지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악! 뜨거워!! 아아악!!!!!”
“........”
비명이 얼마나 크고 아파보였던지 아무렇지도 않은 내가 다 아플 지경이다. 아파서 미칠 것 같은데 수갑에다가 은미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 하는 예진이 미친 듯이 엉덩이만을 흔들며 발버둥 쳤다.
“으악! 아아...아아악!! 살려줘. 살려줘요!!”
“......으음.”
나는 양초도 불을 꺼뜨린 뒤 저 멀리 집어던졌다. SM이란 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무엇보다 아무리 싸가지가 없었던 예진이라고 해도 저렇게 끔찍한 비명을 질러대니, 보는 내가 다 벌벌 떨렸다.
“은미야. 이제 놔줘. 수갑도 풀어주고.”
“네? 네... 알았어요.”
은미가 꽉 고정시킨 던 힘을 풀고, 수갑마저 풀어주자 예진이 급하게 손을 뻗어 자신의 엉덩이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예진이 가진 치료술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손바닥에 그 부분이 닿아야만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범위가 작은 만큼 그 효과는 확실한지, 촛농으로 붉게 물들었던 예진의 엉덩이가 금세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내가 때렸던 흔적들도 전부 사라져 있었다.
예진은 다 치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느꼈던 고통이 잊을 수 없을 만큼 끔찍했는지 부르르 떨며 계속 내 눈치만을 바라봤다.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움찔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그런 예진을 보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냥 SM은 안 해야겠다.’
그리고 벌벌 떨고 있는 예진을 향해 이쪽으로 다가오라고 천천히 손짓했다.
============================ 작품 후기 ============================
SM은...포기... 19금 초보 작가한테는 무리였습니다.
마녀서윤 / 무서운 여자에요. 어흥!
내코돌려줘용 /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 생각이 짧았던 거 같아요.
nikumaimu / 그 날이 언제 올까요...
키바Emperor / ㅋㅋ... 저도 친구 입원했을 때 매일 놀러가준다고 했다가, 가면 그냥 잠만 자고 왔던 기억이...
보랏빛날개 / 언젠가는...
곰의판타지 / 감사합니다^^.
휘텐가르트 / SM은 실패였어요... ㅠㅠ 그것도 대실패... 주인공한테 SM은 무리였나봅니다.
* 항상 추천, 코멘트, 원고료 쿠폰 감사합니다.*
* 초보 작가에게 있어서 여러분이 항상 힘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