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0 [샤샤 헤인즈] =========================
“상태창.”
[이름: 강지우]
[종족 : 인간]
[보유 능력 : 최면술 Lv 3]
[다음 레벨까지 필요 경험치 : 12200EXP]
3레벨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4레벨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나도 반신(半神)의 경지라 불리는 레벨7에 도달하는 것도 금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다음으로 노예 메뉴를 확인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예진이의 정보가 추가 되어 있었다.
《노예》
[이름: 하예진]
[종족 : 인간]
[보유 능력 : 엄마의 손길(Mom's touch) Lv 4]
[다음 레벨까지 필요 경험치 : 59780 EXP]
[종속 상태 : 100%]
[현재 하고 있는 생각 : 아앙~ 오늘도 주인님이랑 뜨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오늘은 여우같은 것들이 안 오면 좋겠네.]
《노예》
[이름: 김은미]
[종족 : 인간]
[보유 능력 : 금강불괴(金剛不壞) Lv 4]
[다음 레벨까지 필요 경험치 : 83300 EXP]
[종속 상태 : 100%]
[현재 하고 있는 생각 : 주인님께서 나를 기다려주고 계시려나?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샤샤의 정보를 어디다가 저장해놨더라. 빨리 찾아서 가야겠다.]
둘의 생각을 보니 오늘도 나를 찾아올 게 분명하군. 뭐, 나야 심심하지 않으니 좋다만... 과연 이 둘을 만나고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갈 수 있을 지가 걱정이다.
‘후우, 진짜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도 챙겨 먹어야 하나.’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아이템 상점을 확인했다.
《아이템 상점》
[구매 가능 아이템 없음.]
[랜덤 아이템 상자 1회 뽑기 무료 이용권 x 6 보유중]
‘아, 맞다.’
6개나 남아 있는 뽑기권을 보자, 어제 까먹고 아이템 상점을 이용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당장이라도 뽑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 거렸지만, 역시 병실 안에서 뽑을 수는 없는 법.
그냥 꾹 참았다. 정 안 되면 나중에 화장실이라도 가서 사용해야겠다 생각하며 상태창을 닫았다. 그러자 잊고 있었던 맛없는 병원식이 눈앞에 보였다.
“으으.......”
신음을 흘리며 질린 눈으로 식판을 바라보고 있는데, 내 눈에 문득. 다른 환자들이 병원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병원식을 먹고 있었다.
“후르릅.”
“크, 더럽게 맛없군.”
아무 말 없이 밍밍한 국물에 밥을 말은 뒤 떠먹고 계시는 할아버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면서도 억지로 입 안에 넣는 아저씨. 칭얼거리며 엄마한테 투정을 부리고 있는 아이까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이가 엄마한테 투덜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흐앙... 진짜루 맛없단 말이야.”
눈물까지 흘리며, 더 이상 먹기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 모습을 보니, 역시 엄마는 위대한 분들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거 먹어야 빨리 낫지. 엄마랑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진심이 담긴 엄마의 말에 아이가 고개를 푹 숙이며 작게 말했다.
“...돌아가고 싶어. 집에.”
“그럼 아~ 하렴. 엄마가 먹여줄게.”
“응....”
이러한 장면을 보고 있으니, 병원식을 도저히 안 먹을 수가 없었다. 나는 억지로 병원식을 배 안으로 집어넣었다. 마치 뱃속에 새로운 자연을 만들어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후우... 겨우 다 먹었군.”
다 먹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고 있는데 간호사들이 다시 들어왔다. 그 중에 나에게 병원식을 가져다주었던 간호사가 다가와 깨끗한 식판을 보더니, 나를 칭찬했다.
“이번에도 남길 줄 아셨는데, 다 드셨네. 의외인데요? 잘하셨어요.”
“저한테 억지로 밥을 떠넘긴 간호사한테 칭찬 받아도 별로 안 기쁩니다.”
“훗, 그래요? 저도 강지우 환자분께 감사인사 듣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걸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점심 때 봐요.”
솔직한 내 말에 간호사는 화를 내기보다, 다시 한 번 피식 웃으며 식판을 가져갔다. 보기보다 무신경한(?) 여자네.
간호사가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운을 입은 의사 두 명이 들어왔다. 그 중에 한 명은 내가 잘 아는 여자인 하예진이었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다른 환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환한 미소를 짓더니, 나한테 팔짱을 끼며 찰싹 달라붙었다. 예진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이 아주 대놓고 팔에 닿고 있었다. 내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헤헤, 주... 아니지. 지우 씨 이제 괜찮으신가요? 제가 진찰해드리러 왔답니다.”
“그...런가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가 가슴을 들이대면서 진찰을 해주러 오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지만, 이 병실에 있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병원식을 다 먹고 쉬고 있던 환자와 그 가족분들이 전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예진이와 같이 들어온, 진찰을 해야 할 의사까지 말이다.
괜히 부끄러워진 나는 아무 말 없이 급히 팔을 빼며 예진을 밀쳤다.
탁!-
“꺄아악!”
너무 급하게 밀어서일까, 아니면 힘이 너무 들어갔던 걸까 예진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병원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깜짝 놀랐다. 특히 예진과 같이 들어왔던 의사 선생은 안색이 새파래졌다.
“헉! 예진...아니, 선생님!”
“하예진 의사! 괘, 괜찮으십니까?!”
“서, 선생님 괜찮으세요?!”
나 또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의 반응은 아파하고, 충격을 받았을 거란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땅에 넘어진 예진의 얼굴을 시뻘겋게 붉어져 있었다. 누가 보면 화가 난 줄 알겠지만, 예진의 입에서는 가까이 있는 나한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흐, 흐읏... 주인님한테 밀쳐지는 거... 아흣, 아......기, 기분 좋아아.”
“.......”
그 모습을 본 마더가 바로 욕을 내뱉었다. 참을 수 없었나 보다.
[미친년. 제대로 돌았네요.]
마더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통을 쾌감으로 느끼게 만든 것은 나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마주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쾌감 때문일까, 예진은 바로 일어나지 않고 나를 뜨거운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대놓고 ‘좀 더 때려주세요. 거칠게 대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눈빛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나도 모르게 그녀가 원하는 데로 예진의 머리를 그대로 밞아줄 뻔 했다.
다행히도 그러기 전에 다른 의사 선생이 나에게 화를 냈다.
“환자 분! 의사를 그렇게 밀쳐내면 어떻게 합니까?!”
“죄송.......”
타당한 말에 내가 바로 사과를 하려 했는데, 그것보다 먼저 예진이 벌떡 일어나더니 의사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탁 치면서 소리쳤다.
“야! 네가 뭔데 지우 씨한테 그딴 말을 하는 건데, 미쳤어?! 지금 당장 병원에서 쫓겨나고 싶어! 앙?!”
“그, 그런... 저는 단지 하예진 의사께서 이 환자에 의해 넘어진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려고..........”
도와주려고 했다가 오히려 쌍욕을 처먹게 된 의사는 억울한 눈으로 예진을 바라봤다. 나 같아도 억울할 것 같았지만,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왜냐하면 혼나는 건 내가 아니었거든.
예진은 의사의 변명에 더욱 눈을 부릅뜨며 악을 질렀다.
“하?! 미친. 네가 뭔데 내가 넘어진 거 가지고 상관하는데?! 네가 내 ‘주인님’이라도 돼?!”
막 나가는 예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올 뻔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말에 아무 대답도 못 하는 의사를 보고 있으니, 역시 웃기다.
의사는 예진의 말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 그런...... 주, 주인님이라뇨. 당연히 아니죠.”
“그럼 닥치고, 저기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나 진찰하고 빨랑 꺼져!”
“..........”
“빨리 안 움직여?! 내가 여기 다 진찰할까?”
“아닙니다! 지금 진찰하려 했습니다!”
의사는 차렷 자세로 힘차게 대답하며 발에 붙이라도 붙은 거 마냥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싸움구경과 불구경이라고 하던가, 하나 추가 시켜야겠다. 내 노예가 다른 사람 혼내는 거. 이게 의외로 재밌었다.
[...저 년, 저거. 성격은 하나도 안 변했는데요? 사용자님? 저대로 나둬도 되겠어요?]
마더의 말에 내가 피식 웃으며, 작게 대답해줬다.
‘응. 생각해봤는데... 예진이는 저 모습도 예쁜 것 같더라고.’
[......으음, 사용자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마더는 더 이상 상관 안 할게요.]
‘고마워. 마더.’
마더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니, 어느새 다시 예진이가 내 팔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모였지만, 예진이 눈을 한 번 부라리자, 금세 고개를 돌렸다.
“뭘 봐? 구경났어?”
“으음.......”
의사가 혼날 때는 조금 통쾌하고 재밌었지만, 방금까지만 해도 같이 밥을 먹던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자,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까와 달리, 조심스럽게 팔을 빼며 예진이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희 장소 좀 옮기지 않을래요?”
“네! 좋아요. 제가 좋은 장소 아는데, 그곳으로 가실래요?”
“그러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예진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목발을 짚은 나를 어디론가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은 바로... [의사 하예진]이라는 팻말이 걸어져 있는 예진이의 방이었다.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구는 그녀를 보며 나는 식은땀을 삐질 흘렸다.
‘당했다!’
============================ 작품 후기 ============================
노예한테 당하는 주인 = 바보.
내코돌려줘용 / 헤헤...감사합니다...
곰의판타지 / 어떻게 될까요오~
스맆 / 검제누님을...꿀꺽...서걱?
푸른물결2 / 으음, 나쁘지 않은 생각인데요? 처녀막 재생이라...
휘텐가르트 / 감사합니다~!
* 추천, 코멘트, 쿠폰 감사합니다.*
* 작가는 오늘... 너무 피곤해서 자러가야겠어요. 내일 소설을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