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나가 된 세계에서-51화 (51/163)

00051 [샤샤 헤인즈] =========================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병실 안에서 그러한 행동을 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스윽 한 번 둘러봤다. 예진의 방은 매우 깔끔했다.

방 안에는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 그리고 자그마한 옷걸이만이 놓여있었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방? 딱 내가 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모습과 흡사했다.

멍하니 둘러보고 있는데 뒤에서 문을 잠근 예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흐으...주인님, 일단 침대에 앉으세요. 목발로 계속 서 계시면 불편하시잖아요.”

“알았어.”

뭘 하려고 나를 침대로 보내는 거니. 살짝 의심이 되었지만, 예진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 풀썩하고 걸터앉았다. 그러자 예진이 빠르게 내 앞에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었다. 그녀가 입고 있던 흰 가운이 바닥에 늘어졌다.

“하아... 주인님의 냄새.......너무 좋아...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주인님을 덮치고 싶지만, 먼저 치료부터 시작할게요.”

처음부터 덮치려고 했던 게 아니었단 말인가! 예진의 말에 내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지금 날 치료하려고 여기까지 데려온 거였어?”

내 물음에 예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당연하죠. 사실 거기서 치료해도 상관은 없는데... 주인님의 상처를 완벽하면서도 빠르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거든요. 거기다가 제가 주인님만 챙기는 걸 보면 그 사람들이 주인님을 싫어할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싫거든요.”

의외로 자기 자신은 안 챙기면서, 나를 챙기는 예진이었다. 괜히 부끄러워진 나는 턱을 한 번 쓰다듬으며 물었다.

“흐음, 퇴원 일정도 앞당길 수 있는 건가?”

“헤헤, 꾸준히 제 치료를 받으시면 3일 내에 퇴원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 말하는 예진의 눈빛은 뜨겁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마치, 3일 동안은 항상 자신의 방에 데려와 치료를 하는 동시에 나를 덮치겠다고 선언하는 것만 같았다.

문득.

예진이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쁘지 않네.’

어차피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심심풀이용 만화책을 읽거나, 재미없는 뉴스랑 드라마 시청, 또는 옥상에 가서 바람 쐬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런 와중에 예쁜 예진의 정성스런 치료를 받으면서 섹스를 하고, 빠른 퇴원을 할 수 있다면 오히려 내 쪽에서 환영이었다.

나는 내 앞에 무릎 꿇은 예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럼 일단 치료부터 받아볼까? 그 뒤에 상을 내려주도록 할게.”

“으흣... 사, 상이라니...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아... 이러면 안 되지... 그럼 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주인님.”

“그래. 부탁할게.”

내 명령이 떨어지자, 예진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다쳤던 내 다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손에서는 미약한 황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아마 저 빛이 ‘엄마의 손길’이라는 능력인 것 같았다.

‘치료를 받으면서 아이템이나 뽑아볼까?’

어차피 약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고, 이 방에는 나와 내 노예인 예진이밖에 없으니 아이템을 뽑는다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눈치를 봐야 했던 병실에서와 달리 자연스럽게 마더에게 말을 걸었다.

“마더, 아이템 뽑기 부탁할게.”

[한 번에 뽑아요? 아니면 한 개씩 뽑아요?]

“으음.......”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마더가 물어오니까 고민이 된다. 원래 이런 도박은 한 번에 뽑는 게 그나마 낫던가? 아니면 신중하게 하나씩 뽑는 게 나을까. 잠시 생각하던 나는 그냥 한 번에 뽑기로 결심을 내렸다.

어차피 매일 3개씩 주어지는 무료 이용권인데,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그냥 한 번에 다 뽑아.”

[네에~!]

마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스템 음성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랜덤 아이템 상자 1회 뽑기 무료 이용권을 사용합니다.]

[띠링! ‘신이 만들어 본 복분자주’가 뽑혔습니다.]

[띠링! ‘능력 경험치 알약 10000’이 뽑혔습니다.]

[띠링! ‘파이어볼 매직스크롤’이 뽑혔습니다.]

[띠링! ‘엘릭서’가 뽑혔습니다.]

[띠링! ‘다람쥐가 좋아할지도 모르는 도토리묵2’가 뽑혔습니다.]

[띠링! ‘대신 죽어주는 인형’이 뽑혔습니다.]

“...대박.”

나는 이번에 뽑힌 아이템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 했다.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 신이 만들어 본 복분자주 》

[등급 : 유니크(Unique)]

[종류 : 소모품]

[설명 : 신이 남자친구를 위해 정성스레 만들었던 복분자로 담근 술. 도수가 꽤난 높다.]

[효과 : 1일 1섭취 시, 정력 영구 상승.]

《 능력 경험치 알약 10000 》

[등급 : 유니크(Unique)]

[종류 : 소모품]

[설명 : 능력 레벨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경험치가 담겨 있는 알약 ]

[효과 :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 10000EXP를 얻는다. ]

《 파이어볼 매직스크롤 》

[등급 : 언커먼(Uncommon)]

[종류 : 소모품]

[설명 : 3서클 원소 마법, ‘파이어볼’이 들어 있는 매직 스크롤. 찢는 순간 즉시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다.]

[효과 : 파이어볼 마법사용 - 불로 이루어진 구를 날린다. ]

《 엘릭서 》

[등급 : 레전드(Legend)]

[종류 : 소모품]

[설명 : 만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 엘릭서. 듣기로는 죽은 자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

[효과 : 어떠한 것이든 치료 가능. ]

《 다람쥐가 좋아할지도 모르는 도토리묵2 》

[등급 : 노말(Normal)]

[종류 : 소모품]

[설명 : 신이 심심해서 만들어 본 도토리묵2 ]

[효과 : 알 수 없음. ]

《 대신 죽어주는 인형 》

[등급 : 레전드(Legend)]

[종류 : 장비, 소모품]

[설명 : 소름끼치게 생긴 외형과 달리 효과가 뛰어난 인형,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효과 : 목숨을 잃을 시, 인형이 대신 갈라지며 그 ‘사실’을 삭제함. ]

지난 번 뽑기 때, 너무 이상한 아이템만 뽑혀서 그런 걸까. 이번에는 반대로 너무 좋은 것들만 뽑힌 것 같다. 아, 물론 저 빌어먹을 도토리묵은 아공간 저 구석에 처박히겠지만.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복분자주였다.

고급스런 유리병에 들어 있는 검붉은 복분자주의 양은 대략 소주 반 병 정도는 되어 보였는데, 대충 한 잔 씩 먹는다면, 4일 정도는 마실 수 있는 양이었다. 무엇보다 점점 노예가 늘어가고 있는 나에게 정력 상승이란 효과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축복이었다.

거기다가 경험치 알약도 1도, 300도 아닌 무려... 1만이었다. 이것만 먹으면 정말로 4레벨까지 금방인 것이다. 굳이 샤샤를 공략하지 않아도 조금만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물론 샤샤는 엘프를 잡기 위해 꼭 공략을 할 생각이었지만.

다음으로 레전드 아이템 두 개.

‘엘릭서’와 ‘대신 죽어주는 인형’.

동시에 목숨이 두 개가 더 생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당장 엘릭서를 먹기만 해도, 굳이 예진의 치료를 받지 않고 다리를 낫게 할 수 있었다.

‘너무 잘 뽑힌 거 아닌가?’

레전드면 전설이라는 뜻인데, 전설급 아이템이 고작 무료 뽑기권 6번 안에 두 개나 뽑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이번에도 만능해결사인 마더가 내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신께서 아직 업데이트 도중이라 그런 거 같아요. 마더가 생각하기에도 약간 뽑기 확률이 이상하긴 한 것 같네요. 뭐, 차차 패치하다 보면 바뀌겠죠.]

그렇군. 그 때까지는 잠시 무료 뽑기권으로 꿀 좀 빨아야겠다.

그런데 너무 뛰어난 아이템들이 뽑혀서 일까, 이 상태로 레전드 아이템들을 손에 넣는다면 굳이 최면술을 사용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마더가 바로 따끔하게 지적했다.

[사용자님, 혹시 아이템만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그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에요! 진짜 위기가 닥치면 그 때 사용자님을 구하는 건, 다름 아닌 사용자님 자신이라고요!]

괜히 뜨끔한 내가 급히 대답했다.

“다, 당연히 알고 있지.”

[흐응... 마더는 사용자님을 믿을게요.]

그렇게 아이템 효과를 확인하고, 마더와 투닥거리고 있다 보니. 어느새 예진이 치료를 끝낸 듯 수건으로 자신의 땀을 닦고 있었다. 정말 정성스레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한 게 틀림없었다.

그런 그녀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는 그대로 그녀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다.

“땀 닦지 말고 이리와.”

“네? 하, 하지만.......”

“어차피 이제부터 잔뜩 흘릴 건데, 닦을 필요 있겠어?”

내 말에 잘 익은 홍시마냥 얼굴을 붉히는 예진을 보며, 나는 바로 복분자주의 뚜겅을 열어 한 모금 마셨다. 단숨에 열기가 확 올라오더니, 내 남근이 건강을 되찾았다.

============================ 작품 후기 ============================

학교에서 몰래 쓴 거라... 분량이 조금 작습니다.. 흐규, 나중에 밤에 뵐게요^^

smone / 헉, 죄송해요 흑흑...자까가 요즘 바쁩니다...

Elde / 우후후, 그건 또 나중에 쓸 때가 있겠죠... 히히;

이쿠네임 / 코멘트 감사합니다^^

곰의판타지 / 옳은 말씀~!

내코돌려줘용 / 저도 짱 좋아얌... ㅎㅎ

은아준 / 후후후...

휘텐가르트 / 격려 감사합니닷!!

보랏빛날개 / 건강에 무리가 가게는 안 할 거에요!! ㅎㅎ 화이팅!

nikumaimu / 건강 말고는 남는게 없는 작가라 괜찮을 것 같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