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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된 세계에서-83화 (83/163)

00083 [성녀, 마리아] =========================

마더의 말에 순간,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레벨6의 능력자들이 호스트바는 왜 왔단 말인가. 그리고 성녀랑 무녀라니... 둘 다 따지고 보면 신을 믿는 여자들을 뜻하는 단어였다. 즉, 신성력을 기반으로 하는 능력자들이라는 것인데, 당연히 인큐버스들한테는 위험할 수밖에 없겠지.

‘그렇다고 인간이 나는 안 위험하냐?’

...라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말이 신을 믿는 여자들이지 저 년들도 아마, 깽판을 치려 마음만 먹으면 내 목숨을 파리마냥 죽일 수 있는 여자들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물러설 수도 없었다. 벌써부터 인큐버스들은 무녀와 성녀에게서 나오는 신비로운 기운에 벌벌 떨고 있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루엘... 자기 혼자 튀었구나!’

내가 그리 생각하며 앞으로 나서자, 성질 좀 있어 보이는 무녀, 사쿠라가 나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앙? 넌 뭐야. 생긴 것도 쭉정이처럼 생겨가지고는. 빨랑 이곳 사장 데려오라고!! 사자앙!!”

푸욱!-

보이지 않는 창이 내 심장을 찌른 것 마냥 아파왔다. 그것도 잠시. 나는 애써 웃으며 인사했다.

“제, 제가 이곳 사장입니다.”

“뭐?”

“네?”

내 말에 성녀, 마리아와 사쿠라가 동시에 눈을 크게 뜨더니 나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러더니, 이내 사쿠라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핫, 네가 이곳 사장이라고?”

“네.”

“...장난해?”

파지시지지직!-

사쿠라가 싸늘하게 중얼거리자, 그녀의 주위로 푸른 번개가 몰아치기 시작하더니 엄청난 압박감을 나에게 선사해줬다.

‘시발... 이 미친 능력자들 같으니라고....’

압박감만으로 숨을 못 쉬겠고,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레벨6이상 능력자의 힘에 나는 이번에도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는 걸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죽고 싶어? 내가 이곳 사장이 인큐버스인 것도 모르고 예약한 줄 알아?”

그렇게 말하며 정말로 나를 죽이려는 생각인지, 손을 뻗는 사쿠라를 보며 나는 꿀꺽 침을 삼켰다. 괜히 루엘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죽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때, 조용히 있던 마리아가 사쿠라의 팔을 붙잡으며 조용히 얼굴을 붉히더니, 입을 열었다.

“그만해. 사쿠라... 나, 나... 이분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

“하아-?”

마리아의 말에 사쿠라가 어처구니가 없는지 그대로 압박감을 지우더니, 다시 한 번 나를 차근차근 살펴봤다. 그리고 이내, 나와 마리아를 번갈아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대로 등을 돌렸다.

“에라이, 모르겠다. 나는 됐어. 저런 쭉정이하고 대화 나누고 싶지도, 하룻밤을 보내고 싶지도 않다고.”

“에, 에에?”

마리아가 갑작스런 사쿠라의 말에 깜짝 놀라며 자신도 등을 돌리려하자, 천장에서 자그마한 푸른 번개가 갑자기 마리아의 앞에 떨어져 내렸다.

파지식!-

“꺄악!”

갑작스런 사쿠라의 번개에 마리아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주저앉았고 사쿠라는 그런 그녀를 향해 돌아보며 말했다.

“마리아, 왜 너까지 따라오려는 건데?”

“으, 다, 당연히... 사쿠라도 없는데 나 혼자 어떻게.......”

마리아가 울상을 지으며, 끝까지 따라오려는 모습을 보이자 사쿠라는 마리아가 아닌 나를 불렀다.

“어이, 쭉정이.”

“넵! 부르셨나요?”

사람을 쭉정이라 부르는 게 기분이 나빴지만, 힘이 있는 사람이 저리 부르면 불만조차 품을 수 없다.

내 태도에 사쿠라는 다시 한 번 인상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하, 진짜 마음에 안 드는 놈인데...... 어쨌든 오늘 너, 책임지고 마리아랑 하룻밤 보내라. 응? 알았지? 쟤 처음이니까. 알아서 잘 해.”

“네! 맡겨만 주시죠!”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리아가 급히 소리쳤다.

“사쿠라!”

“간다, 마리아. 나중에 봐. 나는 근처 돌아다니면서, 다른 근사한 남자나 만나러 가야겠어.”

급히 마리아가 불렀지만, 사쿠라는 등을 돌린 채 쿨하게 손을 흔들어줄 뿐.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히잉... 어, 어떻게 하라고.......”

졸지에 혼자 남게 된 마리아가 땅바닥에 풀썩 엎어진 채 칭얼거리는 모습을 보자, 괜스레 그런 그녀를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일어나시죠.”

내 행동에 마리아는 잠시 내 손과, 내 얼굴을 번갈아보더니 얼굴을 확 붉히며 조심스럽게 내 손을 붙잡았다.

“고, 고맙습니다.”

그렇게 손을 잡고 마리아를 일으켜 세워줬는데 막상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괜히 어색해졌다.

“지우님, 방이 준비되었습니다. 가시죠.”

때마침, 눈치 빠른 인큐버스 한 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아직까지도 손을 잡고 있는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라고 하셨던가요? 어떻게 하실래요?”

사실 마리아가 사쿠라처럼 이대로 간다 해도 나는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차피 내 목적은 집문서였으니까.

마리아는 내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줍게 말했다.

“...잘 부탁드릴게요.”

“아, 네에....”

“그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의외라는 생각을 하며 인큐버스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방은 매우 평범한 곳이었다. 그새, 일급 호스트로서 이 여자의 취향을 파악한 것일까. 마리아는 마치 평범한 집과 똑같은 방을 보며 탄성을 지를 정도로 좋아했다.

“와아~!”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처음 만난 사람한테는 절대 하지 않는 짓을 하고야 말았다.

어느새 내가 자각하기도 전에 내 손바닥은 나보다 키가 작은 마리아의 머리 위에 올라가있었다.

“헉?!”

잠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야 내가 깜짝 놀라 손을 치우자, 마리아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내가 급히 사과하자, 마리아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나쁘지 않았는걸요.”

뒷말은 너무 작게 말해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분위기상 나쁘지 않다고 하는 것 같았다.

“훗,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이 장면을 조용히 보고 있던 인큐버스가 의미 모를 말을 내뱉고 나가자, 더욱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남자가 리드를 해야 하는 법. 거기다 나는 이때까지 여러 여자를 상대해보지 않았던가.

결국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앉을까요?”

“네에....”

우리는 방 안에 준비된 소파에 마주보며 앉아 다시 입을 다물었다.

“..........”

이 어색한 적막에 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내 눈앞에 있는 마리아는 너무나도 쑥맥이었다. 얼마나 쑥맥이었는지, 내가 말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 입을 열지 않는 것이다.

“이,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 저는 강지우라고 합니다.”

“마, 마리아... 마리아 테레지아에요.”

“그렇군요.”

“네....”

“.............”

거의 이 패턴의 반복이었다. 내가 물어보면 대답을 하고 입을 다문다. 그렇게 되면 나 또한 바로 질문이 떠오르지 않으니,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조용함이 유지되는 것이다.

‘수, 술... 술을 마셔야 돼.’

이런 때일수록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는 역시 알코올의 기운을 빌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술을 향해 손을 뻗으며 물었다.

“술은 좋아하시나요?”

“아뇨.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취해서, 술은 아예 못 마셔요.”

“..........”

마리아의 대답에 나는 재빨리 손을 거두며, 속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부짖었다.

‘으아, 술도 안 되겠다!!’

상대가 술을 싫어한다고 하는데, 나 혼자 술을 홀짝이는 건 실례라는 생각에 나는 결국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계속 이런저런 질문을 생각해야만 했다.

“남자친구는 있으신가요?”

“아뇨.”

“한국에는 어쩐 일로 오셨나요?”

“볼일이 있어서요.”

“..........”

어느새 마치, 경찰이 범죄자를 추궁하는 듯한 장면이 만들어지며 나는 성녀, 마리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 나이 23세. 영국 수도인, 런던 출신.

- 이때까지 남자와 만나본 적이 거의 없음.

- 성격이 순수함을 뛰어넘어, 이러한 여자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순진함.

- 앉아서 살펴본 결과 몸매는 의외로 풍만한 편.

- 소식가. 좋아하는 음식은 의외로 한국의 김치찌개.

그 외에도 마리아라는 여자에 대해 전부를 알게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가 물을 수 있는 질문은 다하고 말았다.

“후, 이곳에는 왜 오셨어요?”

이제 더 이상 물어볼 게 없어서 대충 던지자, 마리아는 내 물음에 화악 얼굴을 붉히더니 우물쭈물하면서도 이유를 말해줬다.

“사, 사쿠라가... 이, 이 나이 먹고도...흑, 그, 그곳에 거미줄이나 치면 큰일 난다고 강제로.......”

“그...렇군요.”

결국 그 발랑 까진 일본년이 이 순수한 마리아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이거구나. 그래놓고는 내가 마음에 안 들어, 여기다가 마리아만 던져놓고 말이다.

“그런데 왜 안 나가셨어요?”

“지, 지우 씨가 마음에 들어서....”

“크, 크흠! 어, 어디가요?”

나도 모르게 얼굴이라고 대답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묻자, 마리아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

“수, 순수하게 생겼고... 착하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렇군요.”

참고로 남자한테 순수하게 생겼다고 하는 말은... 어찌 보면 못 생겼다고 말하는 거랑 똑같은 말이었다. 왜냐하면 잘 생긴 사람 대부분은 나쁘게 생겼거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된 이상 마리아를 넘어뜨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순진한 여자라면, 레벨6의 능력자라고 하나 운 좋게 노예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다.

처녀일수록 쾌감에 약할 수밖에 없으니까. 왜냐하면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엄청난 경험이기 때문이다. 처음 느껴보는 쾌감은 그야말로 미지의 세상이었다. 나 또한 지혜 누나와 처음 섹스를 했을 때 그렇지 않았는가.

뭐든지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이다.

나는 벌떡 일어나 마리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슬슬,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내 말에 마리아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마냥 달아올랐다.

============================ 작품 후기 ============================

무녀도 같이 먹으려 했는데... 무리더군요 흑...

성녀만 공략해보겠습니다.

보랏빛날개 / 아쉽지만, 무녀 퇴장 ㅠ_ㅠ;

운명이란... / 뻔하죠 =ㅅ= ㅋㅋ 이 시간에 여자가 남자를 찾는 이유는 후후...

Gneji / 무력을 제외하면 최강은 아마 루엘일듯.

nikumaimu / 후훗, 아무도 모를 걸요. 작가도 모르니까요....

검치무광  / 댓글 감사합니다~_~!!

내코돌려줘용 / 자고 일어났죠 ㅎㅎ. 이제 다시 자러가지만요.

니르쪼 / 주인공한테는 쉽죠.

쉐르나 / 맞습니다. 루엘 자식... 부들부들...

키바Emperor  / ㅋㅋㅋ 무녀는 깽판치고 가버렸어요 ㅠㅠ.

웹소설애독자  / 그래서 루엘이 도망쳤죠.

theriper / 핵 카운터 ㅋㅋ

휘텐가르트  / 원래 순둥이일수록 오는법.

Bathin / 과연 어찌될련지...

ts다이스키 / 인큐버스들한테는 위험하죠 ㅋㅋ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자러갈게요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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