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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된 세계에서-90화 (90/163)

00090 [격돌] =========================

린메이가 예상했던 대로 싸움의 양상은 매우 힘들어졌다. 만약 이들을 마주하자마자 도망갔다면 모를까, 신하연을 포함한 나머지 인물들은 힘든 상황이라고 도망치는 종자들이 아니었다.

“재밌겠어.”

“푸하하하핫!”

오히려 미소을 지으며 달려드는 신하연과 박철수를 보며 린메이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나마 믿었던 라프람조차 그들의 행동에 올라타, 엘프들을 향해 달려들었으니 이미 도망치기도 글렀다.

“아고... 망했다 해.”

도저히 승기가 보이지 않는 싸움에 린메이가 전방에 있는 적들을 노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하필이면 무녀랑 성녀가 왔을 줄은 몰랐다 해.......”

이 둘만 없었어도 솔직히 어떻게 됐을지 몰랐다. 왜냐하면 자신들에게는 어쨌든 이번에 한 단계 더 벽을 뛰어넘은 박철수와, 능력자들 사이에서는 최강이라 불리는 신하연이 있었으니까.

평범한 녀석들이었다면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을 것이나, 박철수와 신하연의 손에 죽음을 피하지 못 했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신이시여, 악을 무찌를 수 있도록 저희들에게 힘을 주시옵소서. 블레싱(Blessing). 전쟁에서 이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있도록 강한 마음을 부여해주시옵소서. 스트랭스 마인드(Strength Mind). 마지막까지 꺾이지 않는 그들이 될 수 있도록. 축복을...”

“사방팔방을 아우르며, 자연을 다스리는 이자나기여. 우리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내려주시옵소서. 이자나기의 부인이자, 창조와 죽음을 다스리는 신. 이자나미여 저희들에게 눈앞에 있는 적들에게 죽음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여...”

검제들이 몸을 던지자마자 엘프들의 보호를 받으며, 열심히 기도를 외고 있는 저 빌어먹을 두 년. 저 여자 두 명이 문제인 것이다.

성녀, 마리아.

무녀, 사쿠라.

이 둘 중 한 명만 있어도 성가셔 죽겠는데... 아주 최강 버퍼 두 명이 한데 뭉쳐 엘프들과 절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원래라면 느릿하게 보여야 할 화살이 잔상조차 남기지 않으며 활에서 쏘아졌고, 지룡, 제갈민과 올마스터, 제이스는 가볍게 검제와 박철수를 막아내고 있었고, 하이엘프, 아이린은 아예 라프람을 압도하고 있었다.

콰쾅!-

쾅콰쾅!-

엄청난 폭발음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모두가 싸우는 와중, 가만히 있는 것은 오로지 권제, 린메이 뿐이었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해.’

이렇게 된 이상 자신은 기도를 외고 있는 둘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성격이 유약하다고 소문이 난 마리아를 먼저 처리하는 게 시급했다.

“후우... 간다 해.”

가볍게 숨을 내쉰 린메이가 땅을 박찼다.

본신의 내공을 있는 힘껏 끓어 올려서 일까, 일순 그녀의 몸이 주욱 늘어난다 싶더니 어느새 엘프들의 화살을 꿰뚫고 성녀와 무녀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쉽게 도착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근거리에 접근한 린메이는 바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살기가 자신을 덮쳐왔기 때문이다.

“칫...!”

콰르르릉!-

혀를 짧게 차며 자리에서 벗어나자, 하늘에서 푸른 번개가 내려치며 린메이가 있던 자리에 엄청난 크기의 뇌수(雷獸)가 모습을 드러냈다.

‘젠장... 진짜 마음에 안 든다 해.’

능력이라고 다 똑같은 능력이 아닌 것처럼.

무녀와 성녀의 능력은 사기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성가신 능력이었다.

그르르릉!-

버프.

소환수.

원거리 공격.

이 세 개를 전부 가진 것이 무녀, 사쿠라.

초 강력한 버프.

하나만으로 다른 모든 능력을 압도하는 성녀, 마리아.

이 둘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역시 혼자로는 도저히 무리였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봤을 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미치겠다 해.”

린메이는 그리 중얼거리며 주먹을 휘둘러 거대한 뇌수와 부딪혀갔고,

그 시각 유일하게 싸움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존재는 조금씩 이빨을 날카롭게 갈고 있었다.

“재미있어.”

검제, 신하연은 이 상황이 즐거워 참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전쟁터에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 자신을 옥죄는 살기, 자신의 검을 막아내는 강력한 적.

이 상황을 이겨내면 다음 단계까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검기 - 백섬(白閃)]

그녀의 검이 잠시 흐릿해진다 싶더니, 투명한 검기가 지룡, 제갈민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이런... 정말 무서운 공격이군요.”

제갈민은 그리 말하면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섭선을 휘둘러 신하연의 검기를 가볍게 막아냈다. 그리고 중국에서 선인의 무공 중 하나인, 선법을 배웠다고 하는 제갈민이 부채를 가볍게 휘두를 때마다 바람이 휘몰아치며 신하연을 덮쳤다.

휘이이이잉!-

물론 그 정도에 당할 신하연이 아니었기에, 가볍게 검을 휘둘러 바람을 날려 보냈다.

“나는 강해질 수 있어.”

신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리 중얼거렸다. 어느 순간부터 멈췄던 성장. 그것을 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강한 존재는 세상에 아직도 넘치도록 많았다. 그런데, 더 이상 강해지지 않다니.

그녀는 그것이 너무 싫었다.

‘전쟁.’

전쟁이 다시 벌어진다면, 싸움이 끊임없이 계속 된다면.

‘나는 다시 강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러기 위해서 눈앞에 있는 인간을 베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하이엘프를 죽인다.

신하연은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했다.

“후후, 흐흐하하하하!”

다시 일어날 전쟁을 떠올리고,

눈앞의 적들을 검으로 베어낼 것을 생각하자 웃음이 참아지지 않았다.

동시에 몸에 힘이 솟아올랐다.

파파팟!-

신하연의 움직임에 갑자기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제갈민의 시야에서 점점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역시 검제로군요.”

제갈민은 어느새 자신의 몸에 생겨난 생채기들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검제, 신하연.

그가 보았을 때, 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것은 급진파의 이종족들이 아니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여인.

신하연인 것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가 신에게 부여받은 능력은 레벨이란 것이 있다.’

제갈민은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왜 자신들에게 능력이 부여되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전쟁을 통해서 강해질 수 있었던가.

재능? 노력?

그러한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부여받은 능력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극적인 상황에서 이겨낼수록 저절로 강해졌다.

노력도 없이 사용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능력.

이것은 몇몇에게 있어서는 ‘마약’과도 같은 힘이었다.

특히 답답하던 현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여기서 검제를 죽인다.’

제갈민은 그리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안 되었다. 여기서 검제만을 죽인다면 앞으로 있을 일은 자신이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다.

괜히 지룡(智龍)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니까.

문제는 검제, 신하연의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큭!”

제갈민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선풍을 튕겨내며 찔러오는 검제의 검을 힘겹게 피하며 식은땀을 주르륵 흘렸다.

‘성녀와 무녀의 축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조차 이리 힘들 줄이야.’

중간 중간 엘프들이 자신의 위험을 감지하고 검제에게 화살을 날리지 않았다면, 이미 목이 떨어졌을 것이다.

“으음, 역시 혼자서는 안 되겠군요.”

제갈민은 그리 중얼거리며 검제에게서 등을 돌렸다. 몇 번 부딪혀본 결과 이대로 싸우면 자신의 필패라는 것이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다른 수를 쓰면 될 뿐.

제갈민은 그대로 하이엘프, 아이린이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도망을 쳐?”

신하연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등을 보이는 제갈민의 몸을 검으로 꿰뚫으려는 순간, 아까부터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엘프들이 다시 화살을 쏴댔다.

파팍!-

가볍게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 화살을 피한 신하연이 혀를 차며, 땅을 박차 멀어진 제갈민의 뒤에 빠짝 달라붙었다.

가히 번개와 같은 속도로 등장한 신하연이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죽어.”

그리 말하며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언제 왔는지 자신의 앞에 길다린 귀를 가진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고, 신하연이 아차 하며 검을 거두려했지만 그것보다 먼저 아이린의 마법이 발동하는 게 먼저였다.

[바람 정령 마법 - 윈드 캐논 피스트(Wind Cannon Fist)]

휘이잉!-

퍼억!-

제갈민이 몸을 피하고,

신하연이 검을 휘두르려다 거두고,

아이린이 그 앞을 막아 마법을 사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해야 1초.

그 짧은 시간 안에 벌어진 일에 신하연은 막을 생각도 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아이린의 마법에 배를 가격당하고 말았다.

“쿨럭!!”

내부가 진탕되는 동시에 각혈을 한 신하연이 재빨리 날아가는 와중에 몸을 한 바퀴 돌리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바람을 검으로 베어냈다.

서걱!-

“쿨럭, 쿨럭...!”

그러므로 인해 다시 한 번 진탕되었던 내부가 흔들려, 피가 흘러나왔고 어느새 자신의 앞에는 얄미운 표정을 짓고 있는 제갈민이 서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배를 가격했던 엘프들의 여왕, 아이린은 벌써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라프람과 다시 싸움을 시작하고 있었다.

제갈민이 피를 토하는 신하연에게 섭선으로 얼굴을 가리며 천천히 다가갔다. 섭선 뒤로 얄미운 여우같은 제갈민의 목소리가 신하연의 귀에 들렸다.

“후훗, 역시 엘프들의 여왕님. 그 잠깐의 빈틈을 놓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 작품 후기 ============================

잠깐만... 이거 진짜 죽겠는데?;;

orbantez  /  그렇습니다 데스(Death~!)

내코돌려줘용 / 단단 도토리묵~_~!

키바Emperor / 과연 누가 죽을까요...

NUMB3RS / 하이엘프를 포함한 모두가 죽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멀린의혼 / 싸움이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죠.

북정동낭인  / 하으하앙~~ ♡♡♡♡♡♡♡♡♡

운명이란... / 그것을 좋아하는 작가의 하루.avi

휘텐가르트 / 그렇겠죠...? 저도 그럴 거라... 생각해요.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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