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3 [이미 공략된 물의 정령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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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르카를 만나러 가기 위해 집밖으로 나온 루룬은 아직까지 밝은 대낮임을 확인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얇게 있었음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 물의 정령족인 그녀였지만.
루룬의 한숨은 추운 겨울 날씨에 뿌연 입김을 만들어냈다.
문득. 자신의 눈앞에 생긴 입김을 보며 루룬이 피식 웃었다.
“후훗, 오늘도 지우 씨랑 같이 있고 싶었는데.”
요즘 들어 지우와 함께 살며 행복한 그녀였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처음 지우를 만났었던 때는, 정말 우연한 계기.
번화가 거리의 백화점 앞에 있는 분수대에 다람쥐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다가갔었다.
그 때 얼굴을 보며 생각했던 것은.
‘착하게 생긴 사람이다.’
지우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그리 잘생긴 타입의 남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있으면, 괜히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포근하게 해주는... 그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루룬은 헤어지면서 지우의 얼굴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생각을 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만약 자신이 연애를 여러 번 해봤거나 이성과의 접촉이 많았다면 이 날, 지우에게 전화번호라도 묻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루룬은 어렸을 때부터 정령왕 엘퀴네스의 보호 아래서 자라왔고, 그 밑에는 전부 정령이거나 불곰처럼 생긴 아저씨들뿐이었기에 제대로 된 이성과의 대화는 지우랑 했던 한마디가 전부였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도 엄청난 우연.
더 이상 아빠인, 엘퀴네스의 간섭을 받기 싫어 가출을 하고 계약을 했던 자취방의 옆집이 바로 지우가 사는 곳이었던 것.
연속된 우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지우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그 날 이후로, 괜스레 지우가 신경 쓰였다.
술을 진탕 마신 뒤,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를 했던 것도.
뭔가 엉망진창이었지만 함께 했던 동물원 데이트도.
모든 것이 루룬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이 살기까지.
‘이젠 결혼밖에 없어...’
루룬은 그리 생각하며 얼굴을 붉혔다.
빠른 시일 내에 아빠하고 지우한테 말해서 결혼식을 올리는 게 맞다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럼 뭐해... 지금은 슈르카를 위로해주러 가야하는데....”
슈르카가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 아니 정령족 마음이란 게 사랑보다 친구의 걱정이 덜 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 투덜거리며 택시를 잡기 위해 걸어가던 루룬은 문득. 슈르카를 위로하기 위해 지우의 다람쥐를 데리고 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덤으로... 지우 씨 얼굴도 한 번 더 보고 말이지. 헤헤...’
실제 목적은 따로 있는 것 같았지만, 루룬은 앞으로 나아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서서 다시 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집 대문 앞에 도착해 문을 열려는 순간, 루룬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흣, 하아앙! 뜨, 뜨거운 게 잔뜩... 하아...읏, 으항!
-조, 좀 더... 오빠...흐읏...!
-하악, 조, 좋아요. 좋아서 미칠 것 같아요오!
-츄릅! 츄르릅! 주인님... 아아, 주인님...!
‘이건...’
루룬은 자기도 모르게 문을 열려던 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은 소리.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그 때도 이 때와 비슷했다.
데이트가 끝난 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지우와 식사라도 할까 생각해서 문을 두들기려는 순간, 자취방 안에서 이러한 소리가 들려왔었던 것이다.
-하아앙, 네, 네에!! 하읏, 제, 제 안에...싸주세요오!! 주인님!! 하으아아아아앙!!
그 때 들었던 소리는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설마...’
루룬은 바보가 아니다.
여자가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어떠한 경우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저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을 뿐.
“꿀꺽...”
이 문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던 루룬은 지난번처럼 도망치지 않고 조용히 살짝 문을 열었다.
그리고 보인 장면은... 옷 하나 걸치지 않고 있는 다섯 명의 살결이었다.
지우는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으며, 그의 얼굴 위에는 샤샤가 다리를 쩍 벌린 채 앉아 있었고, 지우의 오른쪽에는 자진해서 자신을 노예라 말했던 엘프가 지우의 오른손을 붙잡고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쑤시고 있었다.
좀 더 시야를 돌리니, 지우의 하복부 위에는 은미가 꽃잎을 훤히 보인 채 지우의 성기를 넣었다 뺏다하며 신음을 터뜨리고 있었고, 예진이는 그러한 지우의 성기와 은미의 음부를 동시에 핥고 있었다.
“...읍!”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 했던 루룬은 재빨리 자신의 입을 막고 다시 조용히 문을 닫았다.
문을 닫자마자 여성들의 신음들이 다시 자신의 귓가에 똑똑히 들려왔다.
-하윽, 너, 너무 좋아요! 흐아아앙! 따, 딱딱하게 계속 자궁을 찌르는 게...흐읏!
-앙...오빠... 혀, 혀가 깊숙이 들어와서... 하윽, 샤샤는 가, 가 버릴 것 같아!! 흐앙!
-아아...주, 주인님의 손가락이 제 안을 휘젓는 게...으흣, 너,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주인님.
-츄릅, 하앙... 이, 이렇게 빨고만 있는데...하으읏, 주, 주인님의 냄새가...아...아앙!
“.......”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루룬이 선택한 것은 도망이었다.
‘으으...’
평소에 여자들이 자신을 향해 보내던 눈초리가 그제야 떠올랐다.
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지우의 옆을 지켰는데.
잠시 비운 틈을 틈타 저러한 짓을 저지르고 있을 줄이야.
‘아, 머리가 복잡해. 나, 나도 술이나 마셔야겠다.’
슈르카를 달래러가는 동시에 자신도 오늘은 처음으로 술이란 것을 마셔봐야겠다 생각하며 멍하니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음? 안녕하십니까?”
갑작스런 목소리에 루룬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 네넷?”
그녀가 놀라하자, 말을 걸었던 남자가 죄송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
“이런... 제가 놀라게 해드렸나 보군요.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절친한 친우이자, 항상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지우 씨와 아는 사이인 여성분 같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붙잡고 말았군요.”
남자의 예의바른 말에 놀랐던 루룬의 마음이 금세 진정됐다.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엉덩이 쪽에 꼬리가 달려 있는 것을 보아 마족이었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만남에도 불구하고 살짝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옅은 미소가 루룬의 경계심을 싹 없앴다.
그녀는 괜스레 반가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 지우 씨 친구 분이셨군요?”
“그렇습니다.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저 같은 보잘 것 없는 존재가 지우 씨와 친구가 된 것은 마신께서 축복을 내려주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운이 좋았죠.”
“후훗, 그런가요. 하긴... 저도 지우 씨랑 우연히 만난 건 정말 운이 좋았다 라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레이디도 지우 씨의 매력에 푹 빠지셨군요. 그런데...”
말끝을 살짝 흐린 남자가 조심스럽게 루룬에게 물었다.
“무언가 고민이 있으신 것 같은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래 뵈도 여성이 가진 고민만큼은 단 한 번도 해결하지 못 한 적이 없기에.”
자신있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자의 말에 루룬은 방금 본 것과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을 말해도 될까... 하고 고민을 하다 이내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저... 초면에 이런 말씀 묻는 거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괜찮습니다. 말씀해보시죠.”
“...여, 여자와 남자가... 서, 성관계를 맺는 것이란 과연 어떤 뜻일까요?”
루룬의 물음에 남자는 흐음...하고 턱을 괴더니, 이내 답변을 늘어놓았다.
“그렇군요. 섹스라... 그것은 여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남자의 노력 같은 것입니다.”
“노력요?”
“예. 이런 말하기 참으로 부끄럽습니다만, 여성은 남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죠.”
“남자가 여러 여자랑 하는 것도 말인가요?”
루룬은 방금 보았던 지우한테 달라붙은 여자 네 명을 떠올리며 물었다.
남자는 루룬의 물음에 작게 탄성을 내뱉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설명했다.
“호오, 그것은 정말로 남자가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군요. 남자 혼자서 여러 여자와 함께 한다는 것은. 이제 봉사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경지입니다. 여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남자가 자신의 몸을 축내면서 힘을 내는 것과 동일한 것이죠.”
“아... 그런 건가요?”
루룬은 왠지 모르게 조금 기운이 나는 것을 느끼며 재차 물었다.
남자는 루룬의 물음에 마치 세뇌를 하듯이 교묘하게 말을 이끌어갔다.
“그렇습니다. 여자와 달리 남자의 정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 것을 알면서도 여러 여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남자가 여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봉사한다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 착함의 끝을 모르는 남자는 정말 존경받아야 마땅한 인물이군요. 매우 힘이 들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저도 만나보고 싶을 지경입니다.”
남자의 말에 루룬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지우가 어떤 상태였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얼굴은 엉덩이에 깔아뭉개져 있었으며,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허리도 움직이며 소리도 지르지 못 하는 상태였음을.
‘지우 씨가... 여자들을 위해 노력했던 거구나.’
전혀 잘못된 생각이고, 평소 같았으면 그러한 판단을 할 수 없었겠지만 눈앞의 남자가 너무 말을 잘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루룬은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친절히 설명해준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 감사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리고 싶은데... 제가 지금 친구를 만나러 급히 가봐야 해서요.”
루룬의 말에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올렸다.
“아닙니다. 저 또한 미모의 여성분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자의 상냥한 말에 루룬이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떠나갔고, 남자는 천천히 루룬이 걸어오던 방향으로 올라가 원래 자신의 집이었던 곳의 대문 앞에 섰다.
그리고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여성들의 신음에 조용히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이런... 오늘도 열심히 여성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지우 씨께서 노력하고 계시는 군요. 다음번에 와야겠습니다.”
-하읏, 하아앙! 주, 주인님!!
============================ 작품 후기 ============================
아아, 루룬과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두근두근...
빨리 쓰고 싶어요 ㅠ_ㅠ;;
보랏빛날개 / 흐음, 하긴 저도 분신은 별로 안 좋아해요.
orbantez / 이런 당신은 중국인이 되버렸다 해.
내코돌려줘용 / 푹 쉬다가... 이제 친구 만나러 갑니다 =ㅅ= ㅎㅎ
은아준 / 오랜만에 나왔죠 ? 후후... 이제는 계속 나올 겁니다.
이쿠네임 / 항상 코멘트 감사해요~_~ 사랑해요~ i love u
코와이네 / 아하하... 아직 스토리상... 조금 멀었네요... =ㅅ= 죄송해얌... 흑흑 저도 이프리트 보고 싶어요... 사실은 헤스티아를 더...
Bathin / 호오, 정확한 말씀이신 것 같아요 =ㅅ=! 저도 생각해보니 그건 무리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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