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나가 된 세계에서-100화 (100/163)

00100 [하루 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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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 하루는 같이 보내야한다는 거네요. 후훗.”

이른바 일일 데이트나 다름없다는 이프리트의 말에 히죽, 웃으며 말하자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굳이 안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뱃속에 있는 아이한테는 이 하루가 매우 소중하다고. 아빠와 엄마가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을. 태어나기 전에 느꼈느냐, 안 느꼈느냐의 차이에 따라 성장 방향이 달라져.”

“그렇군요.”

어쨌든 오늘만큼은 이프리트와 계속 있을 수 있다는 거 아닌가.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올라가는 입 꼬리를 참지 못 한 채 계속 실실거렸다.

“히힛,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이프리트님이랑 데이트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좋네요.”

결국 참지 못 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방금까지만 해도 나를 또 다른 장난꾸러기 아들마냥 바라보고 있던 이프리트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뭐...라는 거야. 흐흥...!”

“헤에, 지금 부끄러워하시는 건가요? 이프리트님께서 이런 모습을 보일 줄이야. 의외인데요?”

섹스를 할 때조차 당당했던 이프리트가 고작 이런 말 한마디에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다니.

신선한 걸 뛰어넘어, 부풀어 오른 배만 아니었다면 당장 덮치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원래 임신 중에는 아무리 나라고 해도 감정조절하기가 힘든 거라고...흥!”

애써 변명하는 이프리트의 모습이. 역시 너무나도 귀여워 작게 머리를 쓰다듬자 다시 한 번 입을 꾹 다물면서 고개를 푹 숙이는 이프리트다.

이런 이프리트를 가끔 볼 수만 있다면 몇 번이든 그녀를 임신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빠! 헤스티아도 쓰담쓰담해줘!”

방금까지만 해도 이프리트의 손을 꼭 잡고 있던 헤스티아는 이제 오히려 이프리트가 적이라도 된 것 마냥 노려보며 나에게 소리쳤다. 그러면서 머리를 내미는 것이 정말로 부러웠나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이프리트가 코웃음을 치며 헤스티아한테 말했다. 이런 걸 보면 이프리트도 진짜 유치하다.

“훗, 얘 좀 봐. 미안하지만 헤스티아. 오늘 하루 이 남자는 내 남편이란다. 즉, 내 남자라는 거지. 그러니까 오늘은 조용히 엄마 뒤에나 있으렴.”

“흐아앙! 그런 게 어디 있어! 헤스티아도 오빠랑 데이트 할 거야!”

“...자자, 진정들 하세요.”

이대로 보고만 있다면 데이트가 아닌, 싸움이 벌어질 것만 같았기에 나는 재빨리 둘을 말렸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말리는 사람이 더 밉다고 하던가. 이프리트와 헤스티아는 서로 모녀지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동시에 나를 향해 눈을 치켜뜨며 소리쳤다.

“야, 너 누구 편이야. 내 남편이자. 장차 태어날 아기의 아빠로서 오늘 하루 나를 극진히 모셔야한다는 걸 잊은 건 아니지?”

“훌쩍, 오빠! 헤스티아도 오빠 아기 낳을 수 있어! 오빠는 내 꺼 란 말이야!”

“.............”

이게 무슨 일이야.

방금까지만 해도 훈훈했던 분위기가 단숨에 사랑과 전쟁 드라마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한 명은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인 불의 정령왕.

한 명은 성장 속도를 예측할 수 없어, 다음번에 보았을 때는 얼마나 자랐을지 모를 거유로리.

“...저는 이프리트님도 헤스티아도 좋아요.”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우유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둘 다 좋다는 대답이었다. 실제로 둘 다 좋기도 하고 말이다.

“흥... 좋아. 특별히 넘어가주도록 하겠어.”

“헤헤... 오빠도 헤스티아가 좋은 거야? 헤스티아도 오빠가 좋아.”

내 대답에 나름 좋아하며 내 손을 한 쪽씩 나눠 갖는 두 여자를 보며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스마일 병이라도 걸린 걸까...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핫, 이런 거 너무 좋네요.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갈까요?”

내 물음에 이프리트와 헤스티아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건 원래 아빠가 정하는 거라고.”

“맞아. 오빠가 정해야지. 헤스티아는 오빠랑 함께 하는 곳이면 어디든 좋아.”

“..........”

아무 생각도 없으니, 나보고 알아서 만족스러운 곳으로 데려가라고 돌려 말하는 둘을 보며 나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오늘이라면 이 둘이 무슨 소리를 해도, 무슨 행동을 한다 해도 웃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이런 상황에 운전면허와 차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배가 부풀어 오른 이프리트를 데리고 하루 종일 걸어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고....’

택시를 타자니, 그것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이렇듯,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던 내 눈에 ‘스마일 보드게임 방’이 보였다. 저곳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뒤, 이프리트의 사무실로 가는 게 최선일 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하고 있는 두 여자의 손을 꽉 잡아주며 말했다.

“저기로 가요. 가족끼리 웃으면서 즐기는 데에는 보드게임이 최고라고 하더라고요.”

“후훗, 좋아. 이 몸이 왕년에 게임의 정령왕이라 불렸다는 걸 보여주겠어.”

“흥, 엄마보다 헤스티아가 더 위대한 걸 보여주겠어.”

“..........”

누가 모녀지간 아니랄까. 똑같이 승부욕을 활활 불태우는 둘을 보며 보드게임 방으로 들어가자 카운터에 앉아있던 여자 점원들이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더니, 이프리트와 헤스티아에게 눈을 떼지 못 한 채 멍하니 입을 벌렸다.

“뭐?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그러한 점원들의 태도에 이프리트가 톡 쏘듯이 묻자, 금세 정신을 차린 여자 점원이 사과를 하며 자리를 안내해줬다.

“죄송합니다... 가격은 남편 분께 말씀드릴 테니, 이리로 오시겠어요?”

“훗,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애기 아빠.”

별 거 아닌데도, 다른 사람한테 남편이라 오해받는 것도... 이프리트한테 애기 아빠라고 불리는 것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요동치는 것이 진정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다른 여자 점원들과 마찬가지로 헤스티아와 손을 잡고 저 멀리 걸어가는 이프리트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

‘미쳤다...’

뒷모습조차 아름다웠다. 얇은 허벅지와 살랑살랑 흔들리는 엉덩이를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보드게임 방에 있는 모두에게 최면술을 걸고, 이프리트를 덮치고 싶었다.

‘아니, 내가 미쳤구나.’

무슨... 임산부인 이프리트를 보고 계속 덮치고 싶다 생각하다니, 아무리 쓰레기라도 그래서는 안 됐다. 나는 일부러 이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 점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후우, 얼마죠. 시간 남아도 되니까 넉넉히 결제하고 싶은데요.”

“아...네! 1인당 1시간에 2400원이고요. 정액제로 하시면 2시간에 3500원... 아, 넉넉하게 하신다 하셨으니 그냥 4시간씩 하시겠어요? 1인당 6000원인데...”

“그렇게 해주세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마실 것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임산부하고 어린아이가 있어서.”

“네, 네네! 맡겨만 주세요.”

오히려 꼭 해드리겠다는 것처럼 말하는 점원을 보며 마음에 든 내가 5만원을 건네주며 거스름돈을 받지 않은 채, 이프리트가 앉아 있는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이프리트는 아직 보드게임을 가져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헤스티아와 열띤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이 발랑 까진 꼬맹이가 못 하는 말이 없다니까. 남자한테 그런 말 하는 건 누구한테 배운 버릇이야!”

“엄마 딸인 걸! 당연히 엄마한테 배운 게 당연하지! 엄마야 말로 헤스티아 앞에서 그렇게 찌걱찌걱해댄 주제에! 흥! 이번에도 헤스티아가 안 따라왔으면 오빠랑 혼자 쪽쪽거리면서 저번처럼 놀았을 거잖아.”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주위에 불똥을 튀기며 싸우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이 둘 앞에서는 실수를 하면 안 될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나는 재빨리 둘 사이에 끼어들어 앉으며 둘을 말렸다.

“그만 싸우세요. 아니, 싸우더라도 보드게임으로 승부를 보자고요. 헤스티아도 알았지?”

“후훗, 좋아. 이 발랑 까진 꼬맹이를 아주 박살내주겠어!”

당신 딸이랍니다.

“헤헤, 오빠... 헤스티아가 이기면 헤스티아한테도 쪽쪽해주는 거다?”

...이 발랑 까진 꼬맹이가 뭘 바라는 거니.

어쨌든 나름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찾은 것 같다 싶어 게임을 시작했다.

< 첫 번째 보드게임 - 젠가 >

일단 따로 많은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이다 보니, 이 달아오른 분위기를 진정시키기에 딱 좋은 게임이다 생각해 점원이 가져와준 보드게임이었다.

“이 나무 조각들을 하나씩 빼면서 넘어뜨리는 사람이 지는 거예요.”

“흐음, 간단하네.”

“꺄르르, 쉽다.”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벌칙을 정했다.

“여기서 지는 사람은 서로의 이마에 뽀뽀해주기. 알았죠?”

“...좋아.”

“헤스티아도!”

그렇게 시작된 젠가.

결과만을 말하자면 나의 패배였다.

“......너무 치사한 거 아닌가요. 둘 다.”

내가 새침하게 눈을 뜨며 묻자, 이프리트는 무슨 소리냐는 듯 따졌고, 헤스티아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라며 순수하게 눈동자를 크게 뜨며 나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젠가는... 원래 손으로 나무를 하나씩 빼는 거라고요.”

나는 반으로 줄어든 나무 조각들의 탑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나를 제외한 두 여자는 불의 정령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손은 쓰지도 않고, 빼고자 하는 나무 조각을 불로 태워버리는데. 딱히 그러한 규칙이 정해진 것도 아니었기에 뭐라 할 수도 없었다.

“...손님, 망가진 보드게임은...”

“나중에 보상해드리겠습니다.”

“네에...”

오히려 자신이 더 죄송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점원에게 그렇게 말한 뒤. 나는 두 사람을 빤히 쳐다봤다.

이프리트가 그런 나를 보며 말했다.

“뭐해? 졌잖아. 빨리 키스해주라.”

“오빠, 오빠 나도!”

“...키스가 아니라 뽀뽀였습니다만.”

결국 귀여운 두 여자에게 이길 수는 없다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프리트의 이마에 작게 뽀뽀를 해주었다.

“흥...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정말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애교가 많은지... 이프리트는 지금 내가 필사적으로 그녀를 덮치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다는 걸 알까.

“헤스티아도 헤스티아도!”

이제 자기 차례라는 듯 눈을 꼭 감은 채 입술을 내미는 헤스티아의 얼굴을 부드럽게 잡으며 이마에 뽀뽀를 해줬다.

쪽!-

일부러 큰 소리가 나도록 뽀뽀해주자 헤스티아의 입가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흐헤... 흐헤헤...... 오빠랑 쪽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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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방이 현재 통화 중이므로 삐-소리가 난 뒤 음성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큰마음을 먹고 지우에게 전화를 했던 지혜는 들려온 소리에 멍하니 스마트폰을 든 채로 멈췄다.

그녀의 귓가에 삐-하는 소리가 들렸고, 지혜는 자기도 모르게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려다 입을 다물었다.

“지우...야...나......”

뭔가를 말하려던 지혜는 그대로 스마트폰의 전원을 꺼버리며, 책상 위에 엎어져 울음을 터뜨렸다.

“흐아앙! 흐아아아아앙!!”

혹시나 그 년이 말했던 것처럼 지우는 벌써 자신을 잊고 다른 여자들과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지혜는 결국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 작품 후기 ============================

100회 달성 !_!

...원래라면 이프리트 만날 때 뭔가 일어날 예정이었는데... 임산부이다보니... 조금 거리낌이 느껴져 삭제시켰습니다 +_+... 그러다보니... 빈 공간이 느껴져 보드 게임을 넣게 되었네요.

< 리리플 >

smone / ㅋㅋ 당황하셨다니... 작가의 계획대로!

Elde / 아직... 아직입니다! 키잡까지는 공을 들여야한다고요!

주비트 / 이런... 루엘은 사실 지우의 숨겨진 여자친구(?)였습니다.

Gneji  / ㅋㅋㅋ 이런... 지우는 위대한 신사였군요.

보랏빛날개 / 그렇습니다.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감동적이죠.

Karla / 이프리트가 가장 예쁘다 보니 =ㅅ= 현재 지우가 제일 끌려하는 여인인 것은 맞죠. 후후...

마녀서윤  / 헤스티아는... 순수하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에요!

Gomdoly / 그러네요 =ㅅ=;; 어제는 여유가 좀 있는 날이다 보니... 열심히 썼었죠 헤헤...

키바Emperor / 허억, 그런 방법이 !! 하지만... 지우는 순둥이다 보니 그러지 못 했습니다 흑흑...

nikumaimu / 아으, 진짜 연참해드리고 싶었는데 ㅠ_ㅠ; 작가가 글쓰다가 툭 하고 잠들어버렸어요;;

팀부스터 / 다음 번에 봤는데... 아마 키보다 ㄱㅅ 이 더 자라지 않았을까요 =ㅅ=!

mayura1490 / 흐으, 감사합니다 ㅠ_ㅠ 댓글 너무 고마버요.

라우라우라우 / 헤스티아는 사랑! 핵졸귀!

이쿠네임 / 항상 코멘트 감사합니다! 기운 백배! 작가 백배!

epooro / 행복 회로를 장착한 작가는 언제나 므훗하죠!

니르쪼 / 크, 그걸 생각했는데요...역시 임산부를 덮치는 건 무리였던 거 같더라고요 =ㅅ=;

운명이란... / 으으, 슈르카도 공략하러 가야하고... 애나한테도 가야하고... 여자가 너무 많아요 ㅠ_ㅠ 그러면서도 검제와 권제도 여자고.... 정신나간 년도 여자고... 으으...

Vagabundo / 감사합니다!! 으.... 여기까지 와도 되는 소설인가 싶었는데...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덕분에 기운이 납니다.

북정동낭인 / 소리질러 ~! 100회~ ♡♡♡♡♡♡♡♡♡♡♡♡♡

내코돌려줘용 / ㅋ_ㅋ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이번편 삭제할까도 고민했던...;;

jhy0217 / 엄? 엄지척! 엄마짱! 엄마는 위대해요!

휘텐가르트 / 원래 어린애들이 부끄러운 말도 잘 내뱉는 법입니다 헤헤!!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 ...오늘부터... 시험기간 돌입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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