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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된 세계에서-101화 (101/163)

00101 [하루 데이트] =========================

시간 때우기로 생각했던 보드게임은 의외로 4시간 동안 풀로 이어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모든 게임에서 지는 사람은 항상 나였다. 굳이 봐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이프리트와 헤스티아의 게임 실력이 그만큼 뛰어났다.

‘진짜 게임의 정령왕이라 불릴 만하네.’

나는 그리 생각하며 이제 슬슬 잠이 오는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헤스티아를 조용히 바라봤다.

“...귀엽지?”

이프리트도 어느새 나랑 똑같이 헤스티아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조심스레 헤스티아의 붉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네. 귀여워요. 헤스티아도... 이프리트님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닭살 돋는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오는지. 그런데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부끄러워하는 것은 이프리트 쪽이었다.

“...진짜 못 하는 말이 없다니까.”

그러면서도 싫지만은 않은지 살짝 미소 지으며 ‘헤헤’거리는 웃음이 작게 들려왔다. 문득. 헤스티아를 쓰다듬던 이프리트가 나한테 말했다.

“네 아이도 예쁠 거야. 딸이든 아들이든 간에... 원래 부모한테 자식이란 그런 존재거든. 뭘 하든, 어떻게 생겼든... 부모 눈에는 예뻐 보이는... 그게 자식이란 존재고, 그게 부모란 존재야.”

“.............”

이프리트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순간 ‘아니에요.’라고 말할 뻔 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 자식을 사랑해야 할 부모한테서 버려진 존재였으니까. 무능력자에...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 백수였다고 말이다.

하긴, 버려졌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해봤고 혼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른다. 만약 그대로 살았다면 나는 아마 평생 부모님 밑에 빌붙어 살았겠지.

“왜 그래?”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상한 분위기를 풍겼나보다.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이프리트가 보이자, 나는 재빨리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면서.

“이제 헤스티아도 잠든 것 같고, 제가 업을 테니 사무실로 가실래요? 아니다... 택시 부를까요?"

약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활기차게 말하자 이프리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됐어. 별로 먼 거리도 아니고... 걸어가자. 그리고 너, 오해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겉으로 봤을 때는 그냥 평범한 임산부라도 난 불의 정령왕이라고. 진통이 온다 해도 간이 정령계로 넘어가면 그만이고. 웬만한 충격에는 끄덕도 하지 않아.”

그녀의 자신 있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들어 있는 헤스티아를 업자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풍만한 가슴이 내 등에 찌부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볼 때만 해도 이게 진짜 말이 되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는데... 직접 느껴지니 더하다.

물컹!-

“음....”

헤스티아의 가슴이 주는 몰캉함에 나도 모르게 입가로 새어나온 신음.

동시에 이프리트가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너... 설마 헤스티아의 가슴으로 흥분한 건 아니지?”

“...당연하죠.”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어 뜸을 들여 말하자 이프리트가 의심하는 듯 했지만, 다행히 그냥 넘어갔다.

대충 헤스티아를 업고 10분 정도를 걷자,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려 그리움마저 느껴지는 이프리트의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사무실 구석에 있는 소파에 헤스티아를 조심스럽게 눕혀주며 이프리트를 바라봤다.

좀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덮치면 안 된다. 덮치면 쓰레기다... 생각해놓고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공간에 이프리트와 있으니 발정기의 짐승마냥 성욕이 들끓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프리트를 덮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그저 성욕이 들끓었을 뿐이지. 그녀를 넘어뜨리겠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후우....”

작게 한숨을 내쉬자 들끓었던 성욕이 살짝 가라앉는 것 같다.

그 때 이프리트는 현재 시간을 확인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음, 벌써 저녁이네. 우리 불족발이나 시켜 먹을까?”

저번과 똑같이 불족발에 푹 빠진 이프리트의 말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려던 내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뇨. 불족발은 됐어요.”

“응? 왜?”

이미 내가 말하기도 전에 전화를 걸었는지 이프리트는 전화기 벨소리를 들으며 나에게 물었다. 그런 이프리트를 보며 내가 한숨을 푹 내쉬며 솔직하게 말했다.

“임산부한테 불족발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안 좋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

내 말에 전화기를 들고 있던 이프리트가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해진 사무실에 울린 소리라고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뿐.

[네네, 화끈화끈 불족발입니다. 이 번호는 위대하신 이프리트님이시네요. 불족발 대자와 소주 몇 병 갖다드릴까요?]

평소에 얼마나 자주 시켰으면 알아서 메뉴를 부르는 점원의 말에 이프리트가 조용히 말했다.

“됐어.”

[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오늘은 안 시킨다고.”

뚝!-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어버린 이프리트는 배를 부풀린 채로 나한테 다가오더니 대뜸 입을 열더니 말했다.

“넌 진짜 병신 같은 남자야....”

“에, 그런가요?”

갑자기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평소에 나 자신이 바보 같음을 알고 있었기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내 물음에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병신이야. 그런데 있잖아....”

말끝을 살짝 흐린 이프리트가 그제야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그런 네놈한테 이렇게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나도 병신인가 봐.”

“..........”

이프리트의 입에서 이런 낯간지러운 소리를 들을 줄이야. 이 때까지 태연하게 있던 나조차도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꾹 참고 있던 성욕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들끓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이프리트님.”

“..........”

내가 뜨거운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자, 말없이 눈을 감으며 입술을 내미는 이프리트.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나에게 키스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데 알아보지 못 하는 놈은 진짜 병신이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프리트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다른 존재들과 달리 뜨거움이 느껴지는 그녀의 입술에 몸이 화끈 달아올랐다.

“하음... 쪼옥...쪽...”

서로의 혀를 빨고, 입술을 부딪치는 음란한 소리가 사무실 안에 울려퍼졌다. 내 입술을 강하게 빨던 이프리트가 갈망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물었다.

“섹스... 할래?”

이프리트의 물음에 당장이라도 부풀어 오른 내 성기를 그녀의 뜨거운 질 속으로 집어넣고 싶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여기까지 해요.”

내가 얼마나 힘겹게 거절했음을. 이프리트가 눈치 챘는지 피식, 웃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럼 빨아 라도 줄까? 밑에 구멍은 이용 못 해도... 입으로는 별 무리 없을 거야.”

그녀의 말에서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일까. 나는 더더욱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쯧, 바보 같은 녀석.”

“아까는 병신이라고 하셨는데, 약해지셨네요.”

내 말에 이프리트가 움찔하며 뭐라 소리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입을 앙다문 이프리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이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꺄아악!”

“이프리트님?!”

내가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다가가자 이프리트의 하복부 밑으로 물 같은 것이 질질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흑...괘, 괜찮아...흐읏!! 아, 아기가... 나오려나 보다......아악!”

벌써부터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괴로워하는 이프리트를 보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가 안 잡혔다. 그러던 와중 이러한 상황에서는 역시 119밖에 없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려하자 이프리트가 나를 불렀다.

“아흑, 괘, 괜찮으니까... 전화 안 해도 돼......아악! 이, 이래서... 아기를 안 낳으려 했었는데......크윽! 나, 나 잠시... 정령계 좀 갔다올 테니까......하악! 헤, 헤스티아 좀 봐주라.”

그 이상 말하는 것은 아무리 이프리트라도 힘이 들었는지 그녀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불꽃과 함께 모습을 감췄다.

“아아....”

이프리트는 걱정하지 말라했으나 그녀가 괴로워하던 표정과 식은땀이 떠올라 안절부절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헤스티아가 잠자고 있는 소파에 앉아 부디, 무사하기를... 하고 바라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정도가 지났을까...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보니 마음이 조금 진정되어 가는데, 누군가 뭉클-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껴안는 게 느껴졌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나랑 헤스티아밖에 없었기에 나는 약간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일어났어? 헤스티아?”

“우웅, 엄마는?”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은 헤스티아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돌려 말했다.

“으응? 자, 잠시 어디 나가셨어.”

임산부가 갑자기 혼자 나갔다는 말을 이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으나, 헤스티아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나를 껴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그러면서 왜 가슴을 더 밀착시키는지....

“헤스티아?”

이제는 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것만 같아 조용히 헤스티아의 이름을 부르자. 살짝 들뜬 것만 같은 헤스티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걱정 돼.”

“걱정하지 마. 곧 돌아오실 거니까.”

역시 딸은 딸이란 말인가. 엄마를 걱정하는 헤스티아에게 작게 감동을 받으려는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헤스티아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아니, 아니... 엄마가 일찍 돌아올까 봐 걱정돼.”

“..........”

“오빠... 나 자는 동안 뭐했어? 둘이서 쪽쪽 했지? 나한테도 해줘. 이마에 말고 입술에...”

============================ 작품 후기 ============================

우와... 100화 기념 코멘트가 많아서 해피해요 ^_^ !

...근데 한마디 불평 좀 하자면 ㅠ_ㅠ 제 소설은 코멘트 수가 추천 수보다 많은 편들이 가끔 보이더라고요. 흑흑... 코멘트까지 남겨주시는 분들께 이런 말씀 드리기 부끄럽지만... 추, 추천도 좀 눌러주세요!!

작가는 그게 힘이 된다구요!

< 리리플 >

레이져천공기 / 감사합니다! 이제 101화 축하해주실건가요?!

니르쪼 / 넵! 응원을 받아들여 시험을 잘 치겠습니다!

내코돌려줘용 / 으흐흫 여기까지 따라와주셔서 고마워요!

NF루리 / ...아마도요? 크후후후... 작가는 변태니까요!

smone  / 이열... 작가 비행기 태우시는 건 여전하시군요. 사장님 후후...

키바Emperor  / 작가는 순둥이라 그래요 (부끄부끄...)

프리워커 / 아, 안 돼 ㅠ_ㅠ 컴백 투 미!

mayura1490 / 그렇...겠죠? (작가도 모르는...)

nikumaimu / 축하 감사합니다^_^!! 과연... 저도 모르는걸요!

운명이란...  / 아마 싸움 중에는 아드레날린이 과다분비되는 체질이라 그런걸지도 =ㅅ=;

코와이네 / 역시... 임산부는 아껴줘야 하는 걸요!

데빌캇슈  / 자, 잠시... 크억! 주인공은... 게이가 되었습니다...완결

MikuHatsune / 아아... 지혜는 정말... 작가가 나쁜 놈이에요 ㅠ_ㅠ;

이쿠네임 / 항상 코멘트 감사합니다! 100회에도 딱!

그들 / 헐 ... 코멘트...

키다리사나이다아 / 1000화 축하 기념을 받을 때쯤이면... 아마 둘 다 할아버지가 되어있겠죠 ?

Lizad / 흐윽... 지혜를 생각하면 정말 작가가 나쁜 놈이에요. 에잇, 작가 멍청이!

은아준 / 아아... 불쌍합니다 지혜 ㅠ_ㅠ 빨리 구해주고 싶어요.

주비트 / 100화 축하 코멘트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휘텐가르트 / 흐으... 언제 완결이 날런지! 작가는 다른 소설도 쓰고 싶다구요!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_^...*

* 아... 77페스 참가하고 싶다... 그럴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하는데... 여, 연중을...(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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