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나가 된 세계에서-111화 (111/163)

00111 [하나가 된 세계에서 운전면허를...] =========================

내가 고개를 돌려 입구 쪽을 바라보자,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4인의 얼굴이 보인다. 동시에 내 몸이...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동시에 그 이상으로 이성이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곳에는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빌어먹을 녀석들이 한가롭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아, 정말 몇 번이나 말해줬다 해. 제갈민 때문에 좀 더 활동 범위를 넓게 봐야한다고 말이다 해.”

“흥, 그거랑 운전면허를 따는 거랑 무슨 상관이냔 말이다. 권제.”

린메이는 계속해서 따지고 드는 라프람의 말에 주먹을 살짝 쥐었다 피며 말했다.

“...검제랑 야수왕은 몰라도 네놈이랑 나는 하루 종일 뛰어다닐 수는 없다 해. 따로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해.”

“쯧, 너는 몰라도 나는 가능하다.”

“이이...!”

끝까지 거드름을 피우며 불가능을 가능하다 말하는 라프람의 말에 정말 화가 났는지 주먹을 꽉 쥐던 린메이와 거짓말처럼 내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은 듯하다.

“어?”

움찔!-

린메이의 입에서 헛바람 비슷한 음성이 흘러나오며 고개를 갸웃하자 다른 세 명이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왜 그러는감?”

박철수의 이상한 물음에 린메이가 흠칫하고 박철수를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으음... 아무것도 아니다 해. 저기 있는 저 남자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

그녀의 말에 이때까지 나한테 관심도 주지 않던 세 명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미 고개는 돌렸지만, 등 뒤로 따끔거리는 것이 그들은 지금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잠시.

“기억에 없군. 아니면 기억할 가치도 없는 녀석이었나 보지.”

신하연은 코웃음을 치며 필기시험장인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녀가 그리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올라갔다.

“나 또한 저런 남자는 기억에 없다.”

“푸하하핫! 난 왠지 저 남자보다는 귀여웠던 아기가 떠오르는구먼. 아닌가? 푸하하핫! 아니면 말고!”

“흐음, 다들 모르는가보다 해. 내가 착각한 것 같다 해.”

나는 나를 아예 기억조차 못 하는 네 명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에 얻은 자기암시를 통한 한계돌파라면 저 녀석들을 지금 죽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이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걸까. 마더가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참으세요. 사용자님.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언젠가...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결국 저들은 사용자님의 앞에 무릎을 꿇을 거라고요.]

평소와 너무나도 다른 마더의 태도에 긴장했던 몸이 풀리고, 좁았던 시야가 다시 돌아왔다.

“주인님?”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여자들을 보고서야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저지르려 했는지 깨달았다.

현재 제대로 된 아이템도 없고...능력 레벨만으로도 딸리는 내가 그저 복수심만으로 저들에게 덤비려고 했다니. 지금 생각해보니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는 것보다 더한 무모함이었다.

‘그래. 마더 말대로 지금은 참아야 할 때야.’

나는 애써 복수심을 꾹 누르며, 마음 한구석으로 이 마음을 밀어 넣었다. 저들이 나를 못 알아보는 것처럼, 나 또한 그들을 처음만난 것처럼 행동해야 했다.

그 때 다시 한 번 방송이 울렸다.

[5분... 필기시험까지 5분 남으셨습니다. 응시자분들은 전부 2층으로 올라와주세요.]

“으앗, 빨리 가요.”

“그래.”

나를 재촉하는 은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올라가자 컴퓨터가 있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네 명의 절대자들이 보였다.

특히 그 중에 린메이는 컴퓨터 전원을 어떻게 켜야 하는지도 모르는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헤매고 있었다.

“끄응... 나는 컴퓨터 같은 현대문물은 조금 질색이다 해.”

“쯧, 할 줄 아는 건 주먹 휘두르는 것 밖에 없나 보지?”

“아으... 부정할 수 없다는 게 더 슬프다 해.”

결국 린메이는 어떻게 켜야 하는지 끝까지 알아내지 못 했는데, 그러한 그녀를 나머지 세 명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혀를 내두르며 생각했다.

‘와, 감탄이 나올 정도로 핵쓰레기들이다.’

다른 의미로 나쁜 새끼들을 바라보며 결국 린메이의 옆자리에 앉게 된 내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컴퓨터에 전원을 켜줬다.

우우웅!-

꽤나 구식인지 옛날 내가 자취방에 혼자 살 때 들리던 기계음과 함께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자 린메이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봤다.

“흐갹! 고, 고맙다 해.”

“별 말씀을...”

혹시 린메이가 나를 기억해내지 않을까 싶어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린메이는 켜진 화면을 보더니, 가슴 쪽에 손을 넣어 자그마한 서예용 붓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붓을 꽉 쥐고 모니터를 노려보더니, 각오를 하듯이 혼자 진지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후우, 이 날을 위해 공부 열심히 했다 해. 꼭 통과한다 해.”

“..........”

하도 의외의 장면이라 나도 모르게 린메이를 멍하니 쳐다봤다.

‘설마 진짜 붓으로 문제를 풀려는 건 아니겠지?’

절대 그럴 리는 없을 거라 생각하며 내가 앉은 자리의 컴퓨터에 전원을 키자, 익숙한 기계음과 함께 [필기시험 대기 중]이라는 문구의 화면이 떴다.

[00 : 00 : 58]

남은 시간은 1분도 채 안 남은 상황.

나 또한 필기시험에 대한 문제들을 다시 떠올려야 했기에 린메이를 도와줄 여유가 없었다. 오히려 옆에 있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참았던 복수심이 들끓어 오를 것만 같았기에 더더욱 힘들었다.

‘후우, 만약에 내가 필기시험에서 떨어지면 다 저 새끼들 때문이다.’

[00 : 00 : 01]

[시험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여자의 기계음과 동시에 화면에 떠있던 [대기중]문구가 [시험시작]문구로 바뀌더니, 문제들이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번 - 자동변속기 오일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맞는 것은?]

-1. 엔진 시동을 켠 채 점검한다.

-2. 엔진 시동을 끄고 점검한다.

-3. 10분간 엔진을 시동한 후 끄고 점검한다.

-4. 능력을 사용한다.

난 1번 문제를 보자마자 경악하며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으아! 그 놈의 빌어먹을 능력을 사용한다.’

내가 평균 60점밖에 받지 못 하게 하는 주 원인인 선택지. 바로 능력을 사용한다라는 문구인 것이다.

‘아니 도대체 왜 자동변속기 오일을 점검하는데, 능력을 사용하냐고!’

문제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아무생각 없이 다른 선택지를 선택하면 꼭 틀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능력을 사용한다 선택지를 골라도 틀리니 나로서는 미칠 지경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자세히 보면 자동변속기 오일이라 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자동변속기 오일 점검은 시동을 켠 채 점검한다가 정답이었다. 나는 마우스를 움직여 1번을 체크한 뒤 다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번 문제에도 당연히 들어가 있는 선택지 [4. 능력을 사용한다.] 그러나 난 절대 저 망할 선택지에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정상인이야. 저딴 선택지는 절대 누르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끝까지 4번은 선택하지 않은 채 40문제까지 다 풀고, [답안 제출]버튼을 누르자. 원래라면 하루 뒤에 발표되어야 할 점수가 바로 나왔다. 역시 야매는 다르다.

[축하드립니다! 강지우 님. 점수 71 점. 통과.]

“하...하하...”

1점 차이로 겨우 통과한 내 점수를 보며 터덜터덜 자리에서 일어나자, 가슴에 붓을 넣으며 당당히 일어나는 린메이가 보였다.

“훗, 쉬웠다 해.”

“.........?”

그녀의 중얼거림을 우연찮게 들은 나는 깜짝 놀라 멈춰섰다.

정말 붓으로 문제를 풀었단 말인가...!

아니 것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통과는 한 걸까?

‘미친... 존나 궁금해.’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 한 나는 원래라면 해서 안 되는.

다른 사람의 점수를 확인하는 짓을 저질렀다. 그리고 린메이의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축하드립니다! 린 메이 님. 점수 100 점. 통과.]

“...말도 안 돼.”

어이없는 마음을 안고 1층으로 내려가자 합격자들과 탈락자들이 구분되어 보였다.

“크아아악!! 0점이라니!! 이, 이 몸이 0점이라니!!”

머리가 진짜 나쁜 건지, 아니면 좋은 건지. 박철수는 단 한 문제도 못 맞춰 0점.

“흥, 이딴 것 식은 죽 먹는 것보다 쉽군.”

“싸우고 싶다.”

신하연과 라프람은 가볍게 통과한 듯하다.

그리고 우리 측에서 탈락한 사람은.

“...부정...인정 못 함.”

“헉, 제가 떨어지다니! 이건 말도 안 돼요.”

사실상 제일 똑똑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샤샤와 예진이 떨어졌다. 나는 다시 한 번 내가 필기시험에 합격했음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가 꽤나 어려웠나 보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다 보니 또 다시 다음 시험을 알리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10분... 기능시험까지 10분 남으셨습니다. 응시자분들은 전부 학원 뒷문으로 나와 각자 시험 치시는 차량의 앞에 서서 대기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곧 시험 감독관들이 도착하실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작품 후기 ============================

이번 챕터는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_~.

작가도 살짝 가볍게 쓰는 챕터니까요~_~.

제가 피와 살을 깎아가면서 연참을 하는 이유요?

- 글쎄요... 그냥 노블레스 이용권은 기간제다 보니까... 역시 따라오시는 분들께 최대한 빨리, 많이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ㅅ=;;

라고 자문 자답하기.

실제로 저 이유도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글 쓰는게 즐거우니까요.'

이래놓고 공지만 떡 올리고 사라질 수도 있는... 쓰레기가 바로 저일듯 ㅋㅋ

< 리리플 >

키바Emperor  / 어음... 역시 머리 위에 달려 있어야 제일 귀여우니까요! 괴물은... 곧...

은아준 / 헉, 혹시 앞부분에 나왔었나요?... 설마 작가가 이미 써먹었던 이름을 쓰고 있는 거 아니죠?

Lizad / 어...음, 개인적으로 아무리 능력자라 해도 교통수단은 필요하다 생각해서요 =ㅅ=... 무슨 드래X볼 마냥 슈퍼 짱짱 쌘 애들이 아니다 보니, 전국을 날아다닐 수는 없잖아요 ㅋㅋ... 개연성이라... 제 소설에는 좀 안 어울리는 말이기는 하죠.

니알라토텝  / 아직입니다 =ㅅ=...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완결 언제날지... 하아;;

휘텐가르트 / 그냥 우연이죠... 후훗.

0리아노0 / 우연이에요. 우연 ~_~ 의외로 이런 우연 자주 일어난답니다... 적어도 저는요 ㅋ

다음편 / 분량은 ... 그 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ㅅ= 엄청 길때도~ 엄청 짧을 때도 있어요 ㅋㅋ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이번 챕터는 빨리빨리 밀어서 끝내버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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