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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된 세계에서-112화 (112/163)

00112 [하나가 된 세계에서 운전면허를...] =========================

막상 방송만 듣고 나와서 2종 시험 차량 앞에 대기하다 보니 든 생각.

‘잠깐... 기능시험이랑 도로주행시험을 차 핸들 한 번 안 만져본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거야?’

학원에서 한 달간 교육을 받고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차 시동 거는 것도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초짜한테 다짜고짜 기능시험을 보고 통과를 하라고 하다니.

‘이거 설마 사기 아닌가?’

일부러 돈만 받아먹고 나처럼 순수한 학생들을 전부 불합격 시키는 그런 곳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저 멀리 예쁘게 생긴 미녀 감독관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 그러한 생각이 싹 사라진다.

“어머, 안녕하세요!”

[정말... 사용자님은 그렇게나 여자 노예들이 많으면서... 새로운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네요.]

마더의 핀잔을 들으면서도 하는 미녀 감독관의 웃음에 웃음으로 답해줬다.

“하하, 반갑습니다.”

“자, 그럼 바로 시험을 시작하도록 할까요? 운전석에 타주세요.”

“아, 네.”

감독관의 말에 벌벌 떨리는 손으로 차문을 연 뒤 운전석에 타자, 어느새 조수석에 올라탄 감독관이 하나하나 다 가리키며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먼저 의자 밑에 있는 레버를 들어 올려서 조정을 하신 뒤 안전벨트부터 매시고요. 자동차에 키가 꽂아져있죠? 그걸 브레이크를 밞은 상태에서 옆으로 돌려서 시동을 거시면 돼요.”

“후우, 알겠습니다.”

“훗,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말이 시험이지. 그냥 제가 다 가르쳐 드릴 테니까요.”

“아하....”

나는 그제야 왜 처음 오는 사람도 이 야매 학원에 와서 운전면허증을 따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감독관의 말대로 말이 시험이지, 사실상 그냥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운전면허는 주겠지만, 사고는 알아서 하라 이건가...’

과연 이렇게 통과해서 운전면허에 합격하면 실제 운전을 할 때 무사할 수 있을까 두렵다. 내 능력은 은미처럼 ‘금강불괴’가 아니라 ‘최면술’인 것이다. 물론 레벨 5에 도달하면서 육체 강화를 할 수는 있지만, 운행 사고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날텐데 자기 암시를 걸 틈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기능시험은 계속 되었다.

-기어변속 능력점검

-전조증조작 능력점검

-전조등 켜기

-상향등 전환

등등 대충 쉬운 것들은 감독관의 말대로 하자 매우 쉽게 끝이 났다. 문제는 S자 커브와 T자 코스였다.

“자, 이제 액셀 밞으셔서 출발하시고요. 항상 커브는 여유를 갖고 해야함을 명심하시면 별로 어려울 것 없을 거예요.”

“네, 네에...”

감독관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말했지만, 나는 액셀을 밞는다는 것 자체가 긴장돼 미칠 것만 같았다.

액셀을 밞자 자동차 배기음과 동시에 차가 부우웅하고 앞으로 가는 게 느껴졌다. 고작 그것만으로도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밞을 번한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앞에 있는 S자 커브를 노려봤다.

‘여, 여유... 여유를 가지고 커브...!’

감독관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여유를 갖고 커브를 하자... 거짓말처럼 차가 덜커덩 소리와 함께 자그마한 돌담 위로 올라가더니 삑삑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꺄악!”

“으, 으하아악!”

당연히 나와 감독관은 놀라 자빠질 수밖에 없었고,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감독관이 나를 향해 안타까운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이러시면 아무리 저희라도... 합격을 드리기 어려운데요.”

“헉?!”

감독관의 말에 깜짝 놀란 내가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이렇게 다 옆에서 가르쳐주는데도 이 지경인데, 만약 야매가 아닌 진짜 시험장에 가면 절대 합격을 못 할 것 같았다.

‘별 수 없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차에서 내리려는 감독관의 어깨를 꽉 붙잡고는 최면술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눈앞에 있는 감독관의 능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내 최면술 레벨보다 높지는 않을 터.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은 없었다.

나는 감독관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의 몸은 더 이상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멈출 겁니다!”

“네? 그게 무슨...꺄악! 모, 몸이...! 느, 능력이군요. 대체 무슨 짓을...!”

감독관이 내가 능력을 사용했음을 눈치 채고 크게 소리를 지르려 했으나, 그것보다 내 최면술에 걸리는 게 더 빨랐다.

“당신은 점점 아무 생각도 하지 못 하게 됩니다. 들리는 것은 오로지 제 목소리뿐. 그리고 제 목소리의 말이 오로지 진실인 것처럼 느끼게 될 거에요.”

“아...아아...네에...맞아요.”

[최면술에 성공하셨습니다.]

나는 성공했다는 시스템 음성을 듣고서야 흘러내린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리고 다시 감독관을 차에 태운 뒤, 나는 무조건 합격이라는 최면을 걸고서야 기능시험 합격을 받아낼 수 있었다.

“축하드려요. 기능시험 합격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옆구리와 뒤에 번호판이 찌그러진 연습용 2종 차량을 보며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쪽은 어떻게 됐나 살펴보니, 불합격자와 합격자가 보였다.

“하앗! 나는 원래 주차할 때 주먹으로 한다 해!”

“...합격입니다. 린메이 씨.”

권제란 이름답게 주차와 커브를 진짜 주먹으로 해결했는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린메이.

“흥...이딴 시험 원래 나에게는 불필요했다.”

“불합격입니다. 라프람 씨.”

“.......”

누가 보면 합격한 줄 알 정도로 당당했지만, 실제로는 불합격한 라프람.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불합격자는 라프람, 루룬, 은미였다.

즉, 기능시험까지 합격해.

남은 존재들은 이제 나, 린메이, 신하연, 라피스 뿐이라는 것.

개나 소나 다 합격한다는 운전면허 시험에서 10명 중 4명밖에 남지 않았다.

[10분... 도로주행시험까지 10분 남으셨습니다. 기능시험까지 합격하신 분들은 감독관들의 안내에 따라 도로주행시험을 준비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헉...도로주행!”

나는 안내 방송에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기능시험도 최면술을 사용해 차를 찌그러뜨린 후에야 겨우 합격했는데 이제는 도로의 무법자들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운전수들이 득실거리는 도로로 나가게 생겼다.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꿀꺽...네.”

결국 나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감독관에게 다시 최면을 걸었다. 내가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지적만 하고, 감점은 하지 않고 결과는 무조건 합격이라고 말이다.

“차량에 탑승 시에는 안전벨트부터랍니다. 원래라면 감점이지만 넘어갈게요.”

“신호등의 불이 주황색일 때는 액셀을 밞거나 능력을 사용하셨어야죠. 원래라면...”

“브레이크를 그렇게 갑자기 밞으시면...”

“차선 변경을 할 시에는...”

옆에서 모든 걸 가르쳐주고 그것에 대해 따르려 했지만, 만약 감독관이 최면술에 걸리지 않았다면 다른 도로주행 코스의 반을 돌기도 전에 0점이 되어 합격은커녕 당장 차에서 내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후, 그래도 이대로 가면 무난히 합격하겠군.’

실제로 감점은 안 당하니, 내가 무슨 실수를 해도 합격한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합격이라는 것 때문에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았던 것일까.

나는 도로주행시험 마지막 코스에서 그만 핸들을 과도하게 돌려 전봇대에 차를 박고 말았다.

쾅! 덜커덩!-

“꺄악! 워, 원래라면 즉시 불합격이지만... 넘어가겠습니다.”

“크으....”

뒷목을 부여잡으며 찌그러진 차 앞 편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검은 연기를 바라봤다. 이 상태로 합격이라니...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프리트와 내 여자들과 즐거운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도 운전면허 시험에서 떨어질 수는 없었다.

나는 그대로 검은 연기를 털털거리는 소리와 함께 뿜어내며 시험장에 돌아와 합격선언을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도로주행 시험도 합격입니다. 운전면허증은 삼 일 내로 접수하신 주소로 발송될 예정이니, 이만 돌아가셔도 됩니다.”

“후우... 감사합니다.”

고작 최면술을 사용해 합격이 예정된 운전시험이 뭐라고.

진이 다 빠진 나는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던 도중 나 말고 다른 세 명의 합격자들이 차를 몰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한 대는 나랑 똑같이 차 앞부분이 찌그러진 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한 대는 깔끔한 상태로 주차까지 완료했다.

마지막에 들어온 차량은 심지어 1종 트럭이었는데, 내가 본 누구보다 완벽한 주행을 통해 학원 안에 주차했다.

그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차량에서 내린 인물은 권제, 린메이와 그녀의 감독관이었다. 감독관은 자신을 애타게 바라보는 린메이를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린메이 씨, 불합격입니다.”

“으아! 왜다 해! 내가 부딪힌 것도 아니다 해! 상대 차량이 갑자기 후진을 해서 박았단 말이다 해!”

“어찌 되었든 도로주행 시험 중 사고가 일어나면 합격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흐아아앙!! 억울하다 해!”

린메이가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결과는 불합격.

다음으로 깔끔하게 주차를 마친 라피스는 합격. 마지막으로 1종 트럭을 완벽하게 몰아 낸 검제, 신하연 또한... 합격이었다.

“...시간만 날렸군.”

재미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저 멀리 걸어가는 신하연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다음번에 만날 때는...꼭...’

뒷말을 삼킨 나는 잠시 마음을 진정시킨 뒤, 내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그 날,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기념으로 정말 오랜만에 순수한 파티를 즐길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아... 이번 챕터... 보여주고 싶었던 걸 하나도 못 보여줬네요. ㅠ_ㅠ... 웃음을 안겨주고 싶었는데... 후우, 아직까지도 실력이 한~참 모자란가 봅니다.

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죠.

요즘 제가 보고 배우는 소설 중 하나는 'ㅌㅅㅇ ㅈㄹ'입니다. =ㅅ= 뭔지 아시겠나요?

< 리리플 >

프리워커 / 감사합니다!_!

orbantez / 언젠가 합법로리가 등장할 것을 저도 믿으며~_~ 쿠폰 정말 감사합니닷!

아린 / 저도 3개월씩 끊고 있죠 후훗... 옛날에는 인생, 다시 한 번에 항상 쿠폰드렸는데...

Lizad / 아하! 그럴 수도 있겠네요... =ㅅ=! 그것 또한 괜찮았을텐데... 음, 작가가 생각이 부족했을지도 모르겠네요 ㅠ_ㅠ;

소설스키데스 / 음, 저는 넣어야 되겠다 생각했거든요. -ㅅ-

니르쪼 / 만약 제가 능력자였다면... 오래걸리더라도 걸어다녔겠지만요 ㅋㅋ

딴따라빱 / 착한 코멘트에 감사합니다!

라우라우라우 / ㅋㅋ 모든 정답은 능력이죠.

NF루리 / 그러게요. 1년 단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 아마 원고료 쿠폰 때문이 아닐까요?

내코돌려줘용 / 그래서 새벽 두시에 술먹고 돌아온 뒤에 쓰고 있습니다!

휘텐가르트 / 만능 능력... 아니, 아무 능력이라도 좋으니 저한테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0리아노0 / 물론... 필력이 없다 보니 연참으로 스토리를 빨리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죠 =ㅅ= ㅋㅋ.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아... 다른 작가분들이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요즘 자괴감 들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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