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나가 된 세계에서-123화 (123/163)

00123 [온천 여행에서] =========================

OO로 가는 OO고속도로.

한국에서만 운전을 한 지 20년 된 중년 남자는 눈앞에서 운전하는 자동차 때문에 속이 바짝 타들어가 미칠 지경이었다.

‘아니, 시발... 4차선 고속도로에 완전 가운데인 2.5차선으로 달리면 어쩌자는 거야!’

빵빵!-

클락션을 시끄럽게 울려댔지만 인상을 찌푸리는 것은 자신과 가족들뿐이었다. 눈앞에서 달려대는 자동차는 미동도 안 보였다.

“아악! 아빠 시끄러!”

“여보! 애 자는데 뭐하는 거예요!”

아내를 포함한 가족들의 핀잔에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며 사과했다.

“미안...”

동시에 가족들을 데리고 온천 여행을 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가장인 자신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은 전부 눈앞에 있는 자동차 때문이라 생각되자 열불이 뻗친다.

남자는 힐끔, 비어있는 1차선과 4차선 도로를 보며 고민했다.

‘그냥 옆으로 제칠까?’

그리 생각한 남자의 눈에 클락션을 울리든, 뒤에 차가 바짝 따라붙든 말든 고속도로에서 고작 60km의 속도로 2.5차선을 달리고 있는 ‘빈쯔’의 대형밴이 들어왔다.

“꿀꺽.”

뒤에서도 확실히 보이는 반짝반짝한 ‘빈쯔’의 로고를 보자 절로 침이 넘어간다.

‘제길... 부러운 새끼...’

운전 실력은 운전면허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놈이 차 하나는 몇 억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있으니 부러움이 들었고,

‘잘못해서 저 초짜의 차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끝장이다.’

저 비싼 차에 흠집이라도 나는 순간 자신이 기획한 가족들과의 단란한 온천 여행은 단숨에 산산조각이 날 것이며, 동시에 돈도 장난 아니게 깨질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후욱, 후욱...!”

심호흡을 크게 하던 남자는 액셀을 밞고 있는 발에 살짝 힘을 줬다가, 다시 뺐다. 그리고는 눈앞에 있는 차와 거리를 좀 더 벌리고 나서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천천히 가자...’

젊었을 때처럼 독고다이였다면 모르나, 지금 자신은 가족을 가진 가장이었다. 괜히 무리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기에 그는 핸들을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꾹 참았다.

그리고 제발. 눈앞에 있는 외제차가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꺾어주길 바랬으나. 거짓말처럼 눈앞의 외제차는 자신과 함께 온천 호텔까지 도착하고야 말았다.

“으드득, 으드득!!”

남자는 주차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외제차를 보며 이빨을 갈았다. 저 빌어먹을 차 때문에 자신도 주차를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속도로부터 시작해서 아주 여기까지 함께 하더니, 이제는 주차까지 지랄이구나!’

그 때, 긴 시간의 운행에 지쳤는지 하품을 하며 자신한테 불평을 하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흐아암, 이제야 도착한 거예요? 너무 늦었잖아요.”

“아이, 다시는 아빠랑 여행 안 갈 거야!”

아름다운 부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자신에게 뭐라고 하자, 남자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차마 가족들에게 화를 내거나, 꼴사납게 눈물을 흘릴 수는 없었기에 남자는 조용히 입을 다문 채. 핏발 선 눈으로 검은색 외제차를 노려봤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을 꼭 기억해둔다.’

그 때, 호텔 쪽에서 허겁지겁 사람들이 나오더니 황송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평범하게 생긴 남자에게 차키를 받으며 연거푸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마 호텔 측에서도 이런 고급차를 가진 사람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나 보다.

차 안에서 외제차가 주차되기만을 기다리던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

‘흥, 쭉정이같이 생겨가지고는...’

딱 보니, 부모님만 잘 만나서 외제차를 끌고 나온 게 틀림없다.

‘저런 놈들이 나중에 부모 돈 물려받고 폭상 망하는 거지.’

남자는 속으로 외제차의 주인을 향해 악담을 퍼부었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 생각하며 계속해서 욕을 퍼붓고 있는데, 그 때 밴의 옆문이 열리며 여자들이 우르르 내리는 것이 보였다.

“.........!”

그 여자들의 미모가 전부 장난이 아님을 깨달은 남자는 조용히 핸들에 머리를 박으며, 눈물을 흘렸다.

*

*

*

“흐아암, 꽤나 오래 걸렸네요. 검색했을 때는 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했는데...”

움찔!-

“장시간 운행...피곤...”

움찔움찔!-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마디씩을 툭툭 내뱉는 여자들의 말에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운전면허증을 손에 넣었을 때만 해도 자신 있었는데 막상 고속도로로 들어가니, 100km 이상 밟을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무도 내 근처에 오지 않았다는 걸까.’

느린 속도로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차를 추월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전부 쓰레기들이라 생각했던 나는 역시 현실과 소문은 다르다 생각하며 여자들을 데리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예약했던 커다란 방에 들어가 짐을 푸는데, 문득. 라피스가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여왕님께서 아직 정신도 못 차리셨는데... 제가 이런 곳에서 즐겨도 되는 걸까요.”

그녀의 말을 들은 내가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귀여운 토끼 마냥 나를 올려다보는 라피스다.

“괜찮다니까. 미네르바님께서 봐주시기로 했잖아. 거기다 슈르카도 남아서 지켜주기로 했고.”

“하지만...”

“어허! 거기까지! 이미 여행을 왔으면 최대한 즐겨야지. 라피스는 나랑 온 여행이 안 즐거워? 따뜻한 온천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밤에는 나랑 뒹굴고 싶지 않은 거야?”

“아뇨...좋아요.”

이렇듯, 내가 은근슬쩍 밤일에 대해 운을 띄우자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얼굴을 붉히며 좋아하는 라피스다.

동시에 내가 자기 암시로 인한 패널티 때문에 이때까지 못 안아줘서인지, 욕구불만인 여자들은 아직 온천에 들어가기도 전인데 나를 바라보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주인님...저는 지금도 가능한데...”

“오빠...나도...”

어느새 겉옷을 벗고 입고 속옷만을 보이는 은미와 샤샤, 그리고 뒤늦게 허겁지겁 옷들을 벗기 시작하는 예진이랑 루룬이다.

그러나 나는 벌써부터 여자를 안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기왕 여행까지 왔는데, 섹스삼매경이라니. 그럴 거면 그냥 집에 있는 게 나았을 것이다.

나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여자들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은 안 돼! 적어도 온천욕을 즐기고, 음식을 먹은 뒤 하자. 응? 알았지?”

“...히잉, 네에.”

내 표정에서 확고한 의지를 느꼈는지 여자들이 다시 주섬주섬 옷가지들을 걸치며 각자 목욕 도구를 챙기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많은지. 고작해야 칫솔 하나와 샴푸 하나를 들고 있는 내가 초라해진다.

그러던 와중 무려 36시간동안이나 침대에 누워있느라 아무것도 듣지 못 했던 나는 예진이한테 물었다.

“예진아, 여기 혹시 혼욕이야?”

“어... 수영복 입고 가족이나 커플끼리 함께 들어가는 온천탕도 있고요. 아니면 따로 남탕, 여탕으로 나뉜 온천도 있어요.”

예진의 말에 내가 안타깝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나 수영복 안 들고 왔는데...”

“그 정도야 카운터에서 빌릴 수 있을 걸요?”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 고개를 저었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온천은 뭔가 온천이라는 느낌이 약했다.

“끄응... 아니, 됐어. 그냥 오늘은 여유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테니까. 너희들도 오늘은 좀 느긋하게 대화나 나눠봐.”

이리 말하자 여자들이 모두 함께 피식, 웃으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네에~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럼 나중에 봐요.”

그래, 하고 작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나도 복도에 있는 안내판을 따라 남자 전용 온천탕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리고 옷을 벗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가는 순간, 보인 인물들에 눈을 커다랗게 떴다.

============================ 작품 후기 ============================

- 이벤트 종료까지 앞으로 7시간!! -

바로 내일이 시험이다 보니... 분량 조절이 힘드네요.

제정신도 아닌 것 같고... 잘하면 오늘 밤에 올라가는 한 편은... 휴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 다롱이랑 용용이는 집에서 같이 놀고 있습니다. *

< 리리플 >

fullhay / 첫 코멘트로 1등! 굿이에요!

Baramdolyi / ㅎ_ㅎ... 불쌍하기는 하지만... 별수없죠.

레이져천공기 / 저는 그래도 엘프가 좋은 걸요...후후

smone / 항상 따라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검치무광 / 아직 먹어야 할 이종족들과 여자들이 너무 많기에... 바쁘네요 후후.

Dark Wyvern / 여성 오크들의 종마가 될지도 모르죠.

아린 / 엘프 맛을 볼 줄 아시는군요.

키바Emperor / 아마 그 때는 완결이 나지 않을까요 =ㅅ=

휘텐가르트  / 패널티 끝난 뒤에 가는 여행이랍니다. 후후.

마녀서윤  / 만렙조루토끼 = 작... 비밀.

orbantez / 토끼가 뀨뀨?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아...으...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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