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9 [온천 여행에서] =========================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통해 자기 암시가 성공했습니다.]
[‘육체 강화’가 ‘한계’를 돌파합니다.]
[힘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합니다.]
[민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합니다.]
[체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합니다.]
[권법 사용 시 ‘보정’이 적용됩니다.]
[자기 암시의 유지 시간은 상승된 육체능력을 보았을 때, 총 0분 19초입니다.]
[패널티 : 자기 암시가 끝날 시, ‘극심한 고통’과 함께 72시간동안 모든 행동력이 60퍼센트만큼 하락합니다. 1시간동안 말끝에 자연스럽게 ‘해’가 붙게 됩니다. 또한 앞으로 24시간동안 자기암시를 통한 ‘육체강화의 한계 돌파’가 불가능해집니다.]
“...후우.”
절로 억소리가 나오는 능력치의 상승이었다. 라피스와 싸울 당시, 소량의 능력치 상승만으로 달라진 세상을 느낄 수 있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이라니.
나는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던 충만감으로 몸이 가득 차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지금이라면 주먹 하나로 못 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드래곤? 신? 상관없이 주먹 하나로 모두를 무찌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끓어 올랐다.
왜 절대자 놈들이 자신의 힘에 취해 제정신을 못 차리는지 알았다.
시스템 음성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자기암시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신 당신에게 보너스 경험치 : 10000EXP]
[다음 레벨까지 필요 경험치 : 183000EXP]
오랜만에 듣는 최초 보너스 경험치.
의외의 소득에 시익, 웃은 나는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자동차를 향해 몸을 날렸다. 지금이라면 자동차를 어깨로 들이박기만 해도 박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상승된 육체능력으로 가볍게 땅을 박차자 몸이 주우욱 늘어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동시에 그것만으로 지은의 불꽃이 풍압에 화륵!- 하고 흩어지며 내 몸을 휘감고 있던 불꽃에서 벗어났다.
나는 점점 가까워지는 자동차를 보며 생각했다.
‘19초라... 그리 짧은 게 아니었네.’
처음에는 자기 암시의 유지 시간이 19초라는 말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행동력의 하락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나름 패널티를 각오하고 사용한 자기 암시인데 고작 19초라니!
그러나 막상 상승된 능력치로 세상을 느껴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19초?’
절대적인 시간은 19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바라봤을 때 지금이라면 이 짧은 시간동안 평소에는 적어도 한 시간은 걸릴 일도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이 느리게 보인다.’
자동차의 핸들을 꽉 부여잡고 광소를 터뜨리고 있는 남자도.
아직까지도 내가 불꽃에서 벗어났음을 자각조차 하지 못 하고 멍하니 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는 지은이를 포함한 여자들까지도.
그들은 내가 보았을 때 마치 ‘타입스탑 매직스크롤’을 쓴 것 마냥 멈춰있는 것 같았다. 움찔움찔 거리는 걸로 봐서 멈춘 건 아니었지만.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나와 똑같은 시간대로 움직이고 있는 인물은 물의 정령왕, 엘퀴네스뿐이었다.
오직 엘퀴네스만이 이 시간대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평소와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내 눈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를 정확히 바라보며 혀를 차는 엘퀴네스가 보였다.
저 모습을 보니,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내가 죽었으면 했음이 확실하다.
‘저 양반이 진짜...!’
괜히 울컥한 나는 눈앞에 보이는 차를 향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이대로 주먹을 휘둘렀다가는 차만 박살내는 게 아니라, 운전을 하는 남자까지 먼지로 만들어버릴 것 같았기에 취한 행동이었다.
‘가볍게 내려찍는다.’
평소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이 누군가의 조종이라도 받고 있는 거 마냥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왼손은 허리춤에, 다리는 어깨보다 조금 넓게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꽉 쥐어진 오른손 주먹을 내려치자 차의 앞부분이 알루미늄 캔 마냥 찌그러지며 차체의 무게중심이 단숨에 앞으로 쏠렸다.
부우웅!-
뒷바퀴가 들리며 차가 앞으로 넘어지려는 모습을 보며 나는 린메이의 주먹질을 떠올렸다. 보법에는 보정이 작용되지 않을 테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차 옆으로 몸을 옮긴 내가 중국 무술 영화에서도 자주 봤던 붕권을 내지르자 충격파 하나만으로 기울어지던 차가 펑!- 하는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날아가더니 저 멀리 보이는 산속으로 사라졌다.
적어도 죽지는 않았을 거라 확신한다. 만약 크게 다친다 해도 능력자들이 알아서 구제하고 치유해줄 것이 분명하다.
‘아직도 시간이 남았네.’
이 일련의 행위를 하는데 걸린 시간은 2.73초. 여자들의 눈이 크게 떠지는 잠깐의 순간에 불과했다. 나는 내가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행위에 작게 감탄하며 생각했다.
이건 마약과도 같은 힘이다.
잠깐이지만 세상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려는 녀석들의 마음이 이해가 될 정도였다. 이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 얌전히 세상을 살아가는 게 더 힘들 것 같았다.
‘그래봤자 나쁜 놈들일 뿐이지.’
아무리 번들거리는 이유로 포장한다 해도 그 행위가 잘못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피식, 웃은 나는 끌어오르는 힘을 억누른 채 다시 원래 시간대로 돌아왔다.
그러자 10초만 같았던 1초가... 다시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했고, 놀란 듯, 여자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다보니 19초는 금방 끝이 났다.
[자기 암시로 인한 육체 강화가 해제됩니다.]
[*주의* 한계 돌파의 패널티로 인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옵니다. 72시간동안 모든 행동력이 60퍼센트만큼 하락합니다. 1시간동안 말끝에 ‘해’라는 말이 달라붙습니다. 마지막으로 24시간동안 자기암시를 통한 육체강화의 한계돌파가 불가능해집니다.]
[남은 시간 71 : 59 : 59]
[남은 시간 00 : 59 : 59]
[남은 시간 23 : 59 : 59]
육체 강화가 끝났음을 알리는 시스템 음성이 끝나는 순간.
“.........!!”
온 몸의 근육 하나하나가 찢어지고 뒤틀리는 것 같았으며, 수 만 개의 바늘로 내 몸을 찔러대는 것만 같은 고통이 몰려왔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머리도 깨질 것만 같았다. 눈과 코에서는 물이 뚝뚝 흘러내렸으며, 엄청난 고통에 입에서는 비명조차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기절한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 했던 내가 그 고통 속에서 생각했던 것은 딱 한 가지였다.
‘내가 한 번만 더 이따위 자기 암시를 사용하면 풀리기 전에 그냥 자살한다.’
털썩!-
“지우 씨!”
갑자기 뭔가 번쩍, 번쩍한다 싶더니 지우가 자동차를 더 멀리 날려 보냈고 이제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쓰러졌다.
예진은 깜짝 놀라 지우에게 다가가 자신의 능력인 ‘엄마의 손길’을 발동했다.
“으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나아지지 않는 주인님의 표정이다. 기절을 했음에도 상상도 못 할 고통을 받고 있는지, 계속해서 신음을 흘려대는 지우를 보며 예진은 안절부절 못 했다. 그건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주인인, 강지우였다.
그러한 때에 앞으로 나선 것이 바로 엘퀴네스였다.
“하아, 끝까지 한심한 놈이군.”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밀자 허공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모인다 싶더니 이내 지우의 입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 순간, 예진의 치료 능력으로도 변하지 않던 지우의 표정이 단숨에 편안해졌다.
“하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여자들의 눈이 단숨에 털썩 주저앉은 채 넋을 놓고 있는 지은이를 향해 돌아갔다.
즐거운 온천여행을 와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전부 저 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빌어먹을 년이!”
“은미...참아...”
그 중에는 결국 참지 못 한 은미가 주먹을 휘두르려는 것은 샤샤가 말렸고, 루룬은 엘퀴네스가. 예진은 라피스가 말렸다.
“저딴 놈 쓰러지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마라.”
“하지만, 아빠!”
“참아요. 주인님께서 깨어나시면 슬퍼하실 거예요.”
“...알았어.”
상황이 돌아가다 보니 더 서러워진 지은이다. 그녀는 그 상태로 멍하니 눈물을 흘려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저 멀리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눈앞에 있는 푸른 머리의 불곰남자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엘퀴네스 님, 돌아가실 시간입니다.”
“앙? 벌써 그런 시간이야? 미친...별 수 없지. 가자. 루룬, 다음번에는 저런 나약한 놈은 내버려두고 아빠랑 여행이나 가자꾸나.”
“싫거든요!”
“젠장!”
엘퀴네스가 루룬의 말에 인상을 팍, 찌푸리더니 선글라스를 건넨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대 퍽! 치고는 투덜투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들었던 이름을 작게 중얼거렸다.
“엘...퀴네스?”
머리가 똑똑한 그녀로서 그 이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무려 4대 정령왕 중 한 명의 이름이었으니까. 문제는 그 엘퀴네스가 왜 여기에... 그것도 병신 같은 오빠랑 아는 사이라는 거다.
그 때 저 멀리 방금 사라졌던 엘퀴네스와 비슷한 푸른 머리와 푸른 수염을 가진 할아버지가 터덜터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 순간, 모두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예진은 놀란 걸로 끝나지 않고, 할아버지의 이름을 외쳤다.
뉴스에서 정말 자주 나오는 인물 중 한 명인.
“온건파 대표...! 블루 드래곤, 라모네이드 칼론 데므그라시!”
예진의 외침에 라모네이드가 껄껄, 웃음을 터뜨리더니 기절해있는 지우의 머리를 작게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쯧, 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구나. 부러운 놈...’이라고 작게 중얼거린 뒤 엘퀴네스와 마찬가지로 리자드맨들과 호위하는 경호원들을 따라 사라졌다.
“말도 안 돼... 말도...”
지은은 이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더 충격을 받아 홀로 중얼거렸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던 지우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혀를 찬 뒤에 지우를 들쳐 메고는 고급 외제 밴에 올라탔다.
“야! 다시는 보지 말자!”
“다음번에 우리 주인님한테 지랄하면 그 때는 진짜 뒈질 줄 알아!”
차에 올라탄 채 창문만을 내려 한마디씩 소리치는 여자들을 보며 지은은 주먹을 꽉 쥐었다.
부우웅!-
부드러운 배기음과 함께 저 멀리 사라지는 외제차를 보며 지은은 알 수 없는 패배감에 부들부들 떨어야만 했다.
심지어 차조차 자신의 것보다 몇 십 배 좋았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도주)
(지나가던 독자한테 붙잡힘...?)
< 리리플 >
nsaen / 어우... 이 정도로도 만족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0리아노0 / 아직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깨닫지 못 해서 그런거 같아요.
휘텐가르트 / 엘퀴네스는 조폭형님이죠. 후후.
뉴렌 / 아아... 그건... ㅋㅋㅋㅋ 장르가 TS로 ㅋㅋ
냐댄 / 아... 이제 진짜 무리입니다. (털썩)
내코돌려줘용 / 하으... 안 돼요 ㅠ_ㅠ;
ㅂㅈㄷㄱㅁㄴㅇㄹ / 육체 강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조금 막장이기는 하지만, 최면술의 능력이 5레벨로 오르면서 효과가 장난아니게 올랐거든요. 이미 최면술이라는 이름만을 가진 개막장 기술이 되어버렸습니다.
마녀서윤 / 고작 근육통이었으면 자주 써먹을텐데... 아쉽.
운명이란... / 야수왕은 남자라서 주인공이 잊어먹었나 봅니다.
Ruber Luna / 린메이의 성격은 꽤나 나쁘지 않죠 후후.... 언젠가 린메이를 넘어뜨리는 날에 보여드리겠습니다.
Lizad / 저도 고민 많이 했던 거죠. 린메이의 힘을 갖게 된다... 라고 적었다가 지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 된다. 라는 것은 주인공 자신이 가지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발동하는 것이기에... 그냥 린메이가 된다. 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피지컬은 당연 극복가능하죠! 안 그러면 앞으로 못 싸워요 ㅋㅋ.
뽀송이2 / 으, 뭔가 오글거리기는 했습니다만... 이 정도는 해줘야할 것 같더군요.
Gomdoly / 맞습니다. 근데 이미지란게 보통 본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죠... 상상력만으로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하기 힘들어요. 아마 상상한 것만으로 발동시키려면 자기 암시에 실패할거나 이상한 효과가 발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mayura1490 / 악 최강 약꼴이라뇨 ㅋㅋㅋ 누가 툭 건드렸는데 사망.
fs8711 / 으... 다들 패널티에 대해서는 눈치를 채셨군요.
Elde / 그렇습니다. 사실 엘퀴네스가 없었다면 위험할지도 몰랐어요. 고통만으로도 지우는 충분히 죽을 수 있는 개복치거든요.
비행선 / 네, 맞습니다. 신체 한계에 대한 제약은 5레벨에 도달하면서 완전히 풀렸죠.
NUMB3RS / 아... 음, 그건 개인 생각의 차이라 제가 잘못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커오면... 그러한 생각이 판에 박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부모님 앞에만 서면 아무 말도 못 하는 걸요 ㅋㅋㅋ 무서워서.
orbantez / 그렇지 않다 해. 현관합체는 경찰서로 간다 해.
거짓말쟁이P군 / 7레벨이면 미수화를 보여드리죠. ㅋㅋㅋㅋ(장난)
지금시각6시30분 / ㅇㅈ...
니알라토텝 /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요? 체크해둬야지.
선무하 / 와... 좋아요. 그것도 괜찮아요. 적어둬야겠어요.
smone / 헐... =ㅅ= 좋아해주시다니 너무 좋아요.
니르쪼 / 맞습니다. 레벨 5로서 레벨 6의 능력을 사용하려는데 시간제한은 존재하죠.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이번편 아직 덜 다듬어져서 수정을 해야하는데... 아... 아침인데 도저히 못 버티겠어요...조금 자고 일어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