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4 [애나의 친구] =========================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하는 애나를 보자 괜히 정말로 고백을 받은 것만 같아 심장이 두근거렸다.
‘역시 오늘... 애나를 내 노예로 만들어야겠어.’
이렇게 귀엽고 매력적인 서큐버스를 다른 녀석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이렇듯, 음흉한 생각을 하며 애나를 어떻게 넘어뜨릴까 고민하고 있는데 방금까지만 해도 당장 내 남근을 질 안으로 집어넣을 것만 같던 애나가 내 남근을 다시 바지 속으로 밀어 넣은 뒤, 옷무새를 정리해줬다.
“왜...?”
내가 아쉽다는 듯이 투정을 부리자 애나 또한 볼을 부풀리며 검지로 한쪽을 가리켰다.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던 나는 아차, 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아...!”
[.........]
그곳에는 목 없는 여인, 베로니카가 안절부절 못 한 채 펜과 메모장만을 어색하게 들고 있었다.
‘으으, 창피해.’
나는 한 손으로 화끈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쓸어내렸다. 애나의 펠라치오에 정신이 팔려 한순간 베로니카가 있음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쓸어내린 손가락 사이로 애나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여는 게 보였다.
“훗, 그렇게까지 저랑 하고 싶었으면서. 평소에는 왜 안 찾아왔어요? 조금 섭섭한 걸요?”
“뭐... 굳이 변명하자면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서일까요.”
“흐응? 뭔가 어설픈 변명이지만... 지우 씨는 제 마음에 쏙 들어온 남자니까. 특별히 용서해드릴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풉...”
시답잖은 대화는 여기까지라는 듯 애나가 다시 소파에 몸을 눕히며 베로니카를 가리켰다.
“일단. 오늘 지우 씨가 안아야 할 여자는 제가 아니라 베로니카에요.”
아까 펠라치오를 할 때 얼핏 들었던 말 때문에 혹시나 했는데, 듀라한인 베로니카를 진짜로 안으라는 말에 내가 놀라 되묻고 말았다.
“네?”
이렇듯, 내가 깜짝 놀라자 애나가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가리며 ‘흐음, 혹시 마음에 안 드시나요?’ 라고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내가 재빨리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뇨. 베로니카 씨는 충분히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성이죠. 마음에 안 들 리가 없잖아요. 제가 놀란 건, 베로니카 씨랑 저는 첫 만남인데 그... 섹스하라는 건가요?”
베로니카가 듣지 못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러한 얘기를 꺼내는 건 언제나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수줍게 묻자, 애나가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얘가 오늘 온 이유가 처녀막 상실을 위해서인걸요?”
“예에?!”
“하아... 좀 들어보시라니까요.”
까르르 웃다가 이제는 돌연 한숨을 내쉬며 안절부절 못 하는 베로니카를 내버려둔 채 이야기를 시작하는 애나다. 베로니카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메모장에 [ㅇㅂㅇ;;] 라는 이모티콘까지 그려가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러든지 말든지 애나는 자신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입을 열었다.
“어디서부터 얘기해야지... 음, 얘가 싸울 때는 안 그런데... 평소에는 수줍음을 정말 토끼처럼 잘 탄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남자의 성기는커녕 손도 못 잡아본 천연기념물이라니까요.”
“..........”
“당연히 처녀. 솔직히 말하자면 아... 이 듀라한 처녀는 그냥 평생 처녀로 살겠구나...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오래간만에 전화가 왔지 뭐에요? 뭐라 했는지 아세요?”
거기까지 말한 애나는 기가 찬다는 듯이 탁 무릎을 치며 소리쳤다.
“저보고 처녀막을 뚫어 달래요! 그것도 제 꼬리로요!”
예상치 못 했던 그녀의 말에,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나는 그대로 빵!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을 못 참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오랜만에 다시 깨달았다.
“푸, 푸웁! 푸하하하하핫!”
“아, 정말... 웃을 일이 아니라니까요. 서큐버스의 꼬리는 남자의 성감대를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딜도 대용으로 쓸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구요.”
“큿, 크하핫... 아, 진짜 죄송해요. 웃으면 안...푸풉... 되는데... 웃음이 계속 나오네요. 큭!”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플 지경이다.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이유가 뭐래요?”
애나도 평생 처녀로 살 줄 알았던 베로니카다. 그러한 그녀가 애나한테 그런 부탁을 한데는 이유가 있을 게 분명했다.
내 물음에 애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조용히 말했다.
“...막이 살짝 찢어졌데요.”
“네?”
“하아...마상 훈련 중에 처녀막이 살짝 찢어졌데요. 근데 아픈 건 둘째 치고 처녀막을 말 타다가 잃고 싶지는 않았나 봐요. 부탁이니까 저보고 처녀막을 꿰뚫어달라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그건 무슨 이유인지...하아.”
“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사실 여성체 듀라한이 있다는 것만으로 놀라웠는데, 그 듀라한이 처녀라는 사실은 더 놀라웠고, 마지막으로 처녀막 상실을 원하는 얼토당토 안 되는 이유에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다.
이렇듯, 내가 말을 못 하고 있자. 이해한다는 듯, 애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쨌든! 결론만 말하면 저는 꼬리로 베로니카의 처녀를 꿰뚫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 지우 씨께서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에에...?”
나는 애나의 말에 당황하는 동시에 오늘 갱신되었던 퀘스트를 떠올렸다.
[레벨 4 이상의 이종족 노예 만들기 0/1]
[보상 : 능력 경험치 알약 3000 x 3]
보상이 엄청 탐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냥 버릴 만큼 작은 보상도 아니다. 거기다 베로니카의 몸매만 보자면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애나 씨가 아닌, 베로니카 씨를 노려야겠는걸.’
그리 생각한 나는 애나한테 허락을 구했다. 애나 몰래 최면술을 사용할 자신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애나를 속이고 싶지는 않았다.
“혹시... 베로니카 씨를 제 노예로 만들어도 될까요?”
내 물음에 잠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손뼉을 치는 애나다.
“아...! 그러고 보니 지우 씨도 ‘매료’능력자였죠. 흐응... 뭐, 마음대로 하세요. 할 수 있다면요. 베로니카가 수줍음을 많이 타기는 해도 정신력은 꽤 강해서... 힘들지도 몰라요. 그리고 만약 성공한다 해도 베로니카한테 나쁜 짓을 시키거나... 악용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그 때는 아무리 지우 씨라도 용서 안 합니다.”
마지막에는 살짝 살기마저 섞여있는 애나의 경고에 내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애나 또한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내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하더니 말했다.
“뭐... 착하신 지우 씨가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지만요. 그럼... 저는 피곤해서 좀 자러 갈게요. 우리 베로니카, 잘 부탁해요. 지우 씨.”
끝으로 ‘흐아암...’하고 작게 하품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애나다.
끼이익!-
달칵!-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에 안 그래도 안절부절 못 하던 베로니카가 깜짝 놀라며 엄청난 속도로 메모를 작성했다. 문소리를 들었다기보다는 문이 움직인 것을 느낀 것 같았다.
[애나? 애나야...ㅠ_ㅠ?]
이모티콘은 왜 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베로니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기 쉬웠다.
그 귀여운 모습에 미소 지은 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베로니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애나 씨는 저한테 베로니카 씨를 맡기고 자러 갔어요.]
메시지를 보내자 화들짝 놀란 베로니카가 메모장에 글을 적어 보여줬다.
[그런...너무해.]
그 뒤로는 메시지와 메모장으로 당분간 대화가 이어졌다.
[제가 싫으신가요?]
[아, 얼굴을 보지도 못 했는데... 그건 아니에요. 그저... 남자하고 대화하는 건 처음이라...]
[상냥하게 해드릴게요.]
[하으... 그, 그런 게 문제가 아닌데...]
[전화해서 목소리 들어도 되나요?]
최면술이 5레벨에 도달하면서 더 이상 능력을 사용 시 상대방과 눈을 마주칠 필요가 없어진 나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말도 없이 최면을 걸 수 있지는 않았다. 적어도 베로니카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통화가 필수였다.
내 물음에 베로니카가 재빠르게 메모장에 글을 작성하더니 두 손으로 꽉 잡고 들어올렸다.
[안돼요! 싫어요! 부끄러워요!]
“으음...”
너무나도 확고한 거절에 나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최면술을 사용할 수 없으면, 그녀를 노예로 만드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 봐서 통화는 ‘절대 불가’였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시익, 웃으며 마더에게 말했다.
“마더, 신이 사용했던 목각...아니다. 중독마약정액생성알약 세 개랑 최음로션 하나 꺼내주라.”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자그마한 알약 세 개와 투명한 색의 최음로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솔직히 목각 딜도를 이용하면 쉽게 함락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처녀막을 꿰뚫는데 목각 딜도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알약 세 개를 단 번에 털어삼킨 뒤, 히죽 웃은 내가 베로니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럼 시작할게요.]
내 메시지에 움찔하며 베로니카가 재빨리 뭔가를 메모장에 적으려 했으나, 그것보다는 내가 베로니카의 양손을 부여잡고 뒤로 넘어뜨리는 것이 먼저였다.
옆으로 굴러떨어진 메모장을 힐끔 쳐다보니 [아, 안 되는데... 저 그냥 집에 갈] ...라고 적힌 것이 보였다.
그 메모를 보니 더욱 이 듀라한의 목소리가, 달아오른 신음이 듣고 싶어졌다.
나는 베로니카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통화하기 싫다면... 통화하고 싶게 만들어주면 되지.’
============================ 작품 후기 ============================
으음...소설에 이모티콘을 넣어본 건 처음인데...어색하면 수정해야겠어요.
어쨌든...작가는 내일 시험이라...=ㅅ=...죽으러갑니다.
(털썩!)
< 리리플 >
Bathin / 간바레! 간바레에!!
휘텐가르트 /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내코돌려줘용 / 힘내겠습니다. (주먹불끈!)
니알라토텝 / 라져! 화이팅!
키바Emperor / 이이... 나쁜 커플들... 부러웠어요. 흑흑...
잉여보노 / 바람직한 작가랍니다.
선무하 / 에에? 어디 애니죠 =ㅅ= 작가는 모르겠는걸요.
smone / 수줍은 듀라한을 벗겨먹는 주인공.
니르쪼 / 카페 구석에서 노트북으로 글적는 사람 보이면 바로 저에요.
로리콤MK / 흐흥, 카페에서 적으니 더 잘 적히는 걸요. 타다다닷!
Gomdoly / 아주~ 감사해요~
곰의판타지 / 이 정도 패기 따위! 하압!
변함없는하루 / 이히히... (웃음)
myuuu / 세르티...가 어디 나오는 여자인가요 =ㅅ=?
클모강 / 여기까지 따라오신다고 고생하셨어요. 사랑해요.
orbantez / 기분 Up...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