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나가 된 세계에서-137화 (137/163)

00137 [세 명의 딸] =========================

가게 청소를 끝내고, 샤워까지 하고 나온 나는 [서큐버스 풍속점]을 나오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런 내 손에는 자그마한 영수증이 들려있었다.

[서큐버스 풍속점 - 계산서.]

[신용카드 할부가능, 현찰 계산 시 10퍼센트 할인.]

[이용 대상 : 베로니카 드 발렌타인.]

[이용료 : 998,000원.]

[이용하신 메뉴 : ‘처녀와 함께하는 질펀한 섹스’]

“흐아아...결국 돈 받는 거였잖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래 애나 씨를 안고 300만원 가까운 가격을 지불했어야 했는데, 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는 걸까.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합리화를 하며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데, 주머니에 들어있던 스마트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뭐야...동시에 두 명?”

이런 경우가 있나 싶을 정도로 동시에 도착한 메시지가 보였다.

[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12 : 33]

[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12 : 33]

대충 스팸이겠지...하고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첫 번째 메시지는 마리아한테서 온 거였다. 종속 이후에 챙겨주지도 않고 있는데 알아서 종속 상태의 수치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기특한 여인이었다.

[마리아 : 헤헤, 주인님. 이번 일만 끝나면 찾아가도 될까요?]

이번일이라...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절대자들의 사생활을 알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기간만을 물었다.

[강지우 : 언제 끝나는데?]

[마리아 : 웅...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OO지방까지 내려가야 해서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 같아요.]

[강지우 : 상관없겠네. 일 끝나면 찾아와. 아, 그러고 보니 집 주소를 모르지?]

[마리아 : 아뇨, 알고 있어요. 헤헤, 그러면 일 끝난 뒤 찾아뵙겠습니다. 주인님. 쪽!]

마리아의 귀여운 메시지에 흐뭇한 미소를 짓던 나는 이내 고개를 갸웃했다.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아는 거지?”

난 분명 이사한 뒤에 마리아와 연락한 적이 없는데 말이다.

[그러게요. 어떻게 알았을까요.]

마더 또한 내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고민한다고 해서 나올 해답도 아니었기에 대충 넘긴 나는 다음 메시지를 확인했다. 마리아와는 달리 아날로그한 ‘문자 메시지’였다. 먼저 발신인부터 확인한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프리트가 문자를?!’

전화를 하면 전화했지, 문자라고는 평생 한 통 보내지 않을 것 같던 그녀가 나한테 문자를 보냈을 줄이야.

나는 재빨리 문자를 확인했다.

[아기가 깨어났으니까, 날 잡아서 올 것. - 이프리트]

“훗...!”

문득 문자를 확인한 내가 입을 가로막으며 옅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프리트 다운 짤막한 문장이라 생각하며 나 또한 ‘지금 가도 되나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베로니카에게 거의 모든 정력을 소모했지만 나에게는 오늘 아침에 뽑았던 [정력회복제MAX]와 ‘지루가 되는 알약’ 또한 있었으니 정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피곤함도 살짝 있었으나, 거짓말처럼 이프리트의 문자를 보는 순간 싹 사라졌다.

‘택시 탈 준비나 해볼까.’

이프리트라면 당연히 오라고 할 거라 생각하고 택시를 타기 위해 도로로 걸어가고 있는데 답장이 도착했다. 가볍게 문자를 확인한 내 몸이 굳었다.

[오늘은 됐어. 내가 피곤해. 네 아기가 내 힘을 엄청나게 빨아댔단 말이야. 내일은 괜찮을 것 같으니까. 내일 와.]

이프리트의 답장에 조금 섭섭했지만, ‘알겠어요.’라고 재답장을 보낸 나는 축 처진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집 앞 지하철역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몸이 엄청 무거워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집으로 가는 언덕을 오르고 있으니 더더욱 피곤해진다.

“흐아암... 마더.”

괜스레 잠들 것만 같아 마더를 부르자, 언제나와 똑같은 목소리로 마더가 대답했다.

[네, 사용자님.]

“사람은 왜 항상... 집에 돌아올 때쯤 되면 추욱 늘어지고 피곤해지는 걸까?”

답을 바라고 물은 질문은 아니었으나, 마더는 그럴싸한 대답을 내놨다.

[음, 아마도 긴장이 풀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집 근처에 오니까 안심이 돼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훗,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네.”

내가 피식, 웃으며 동조하자 마더 또한 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헤헤, 그러고 보니 사용자님이랑 이렇게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랬나?”

눈치 없이 건성으로 물어보자 섭섭해 하는 마더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그럼요... 요즘 들어 여자들이랑 매일 같이 사니까... 사용자님께서는 다롱이랑도 잘 안 놀아주고. 저와도 시스템을 이용할 때 말고는 별로 말 안 하시잖아요. 매일 섹스, 섹스...! 참나, 옛날에 ‘내가 무슨 여자를 범하기 위해 태어난 섹스 머신도 아니고.......’라고 말하셨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마더의 말을 듣고 보니, 은미를 공략한 뒤에 저러한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 마더. 앞으로는 더 잘 할게.”

[...흐흥, 믿어볼게요. 사용자님.]

“그래.”

어느새 마더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집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를 반긴 것은.

“아빠!”

물컹!-

아빠라는 소리와 함께 내 얼굴을 덮치는 거대한 두 개의 부드러운 봉우리였다. 나는 가슴에서 맡아지는 향긋한 체향을 느끼는 동시에 귀로 들린 ‘아빠’라는 단어만으로 어떠한 상황인지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 성장한 헤스티아가 날 아빠로 생각하고, 우리 집에 쳐들어왔다.

-이번에 낳은 이프리트의 아이가 완전 폭풍 성장을 해서 우리 집에 쳐들어왔다.

두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던 나는 둘 다 가능성이 없다 생각하며 재빨리 내 얼굴을 파묻은 가슴덩어리에서 빠져나왔다.

“푸하! 무슨... 누가 누구보고 아빠라는 거야?!”

내가 깜짝 놀라 소리치자.

내 앞에는 인간과는 달리 긴 귀를 가진 아이린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었다.

“응?”

잠깐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나를 아빠라고 부를만한 다른 인물들이 있나 싶어서 말이다. 그러나 거실에 있는 모두가 깜짝 놀라 입을 떠억 벌리고 있는 걸로 보아, 나를 ‘아빠’라고 부른 범인은 아이린이 확실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이...린?”

내가 이름을 부르기 무섭게 아이린의 귀가 쫑긋하고 움직이더니, 다시 한 번 나를 거대한 가슴으로 덮치며 소리쳤다.

“응, 아빠!”

세상에나.

안 그래도 이번에 딸 한 명을 낳았는데, 다 큰 엘프여왕이 나를 아빠라고 부르게 되다니. 대체 어떻게 된 걸까?

나는 아이린의 가슴에 파묻힌 상태에서 질끈 두 눈을 감았다. 이제 피곤하기보다는 머리가 아파오려고 했다.

============================ 작품 후기 ============================

좀 짧죠... 하, 하하... 전부 12시까지 글을 더 쓰기 위한 채찍질입니다...

연참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저 작가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거예요.

페이스를 되찾을 때까지...

< 리리플 >

휘텐가르트 / 수줍음이 극에 달해서 그런지... 안 되더라고요 ㅠ_ㅠ.

니르쪼 / 정력 회복제 아이템을 썼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나... 애나는 더 자러갔습니다.

내코돌려줘용 / 망했떠염 ㅠ_ㅠ.

Elde / 처음에는 가질 생각도 있었는데... 무리였네요. 흑흑.

운명이란...  / 조, 좀비라... 과연 주인공이 좀비랑 할 수 있을지...

0리아노0 / 아직 한참 멀었나요... 흐어...

Lizad  / 당해버린 주인공...

니알라토텝 / 벤쉬가 유령녀던가요?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다음편은 밤 12시 30분에 올라올 듯 싶네요. 지금부터 쓸거니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