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0 [무녀, 사쿠라] =========================
마리아의 말을 들어보니, 지룡 제갈민이라는 남자는 벌써 하루 만에 검제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을지 대충 깨달았다고 한다.
먼저 신하연이 라모네이드를 죽이고 그 자리에서 자력으로 도망쳤을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남은 흔적이 신하연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동일한 이유로 그녀를 데려간 것 또한 권제 일행이 아니란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결국 제 3자가 검제를 납치 또는 감금하고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부터가 정말 유추해내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동안 엄청난 수의 보고와 돌아가는 정황을 보며, 제갈민은 높은 확률로 급진파가 신하연을 숨기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거기까지 듣던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고작 그것만으로 그러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고?”
“네, 제갈민은 천재(天才)거든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의 판단이 틀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단 검제와 관련된 일만을 제외하고는요.”
검제, 신하연.
유일하게 제갈민의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인물이었다. 마리아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제갈민이라는 인물의 똑똑함에 감탄하게 되고, 검제의 밑도 끝도 없는 사이코 성향에는 질릴 수밖에 없었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내가 물었다.
“그럼 당장이라도 급진파 쪽에 쳐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야?”
내 물음에 마리아가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저희도 마음 같아서는 이곳저곳 다 들쑤시면서 찾고 싶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오히려 그랬다가는 급진파 쪽에서 좋다구나 하고 물어뜯으며 저희한테 전쟁을 선포할 걸요? 지룡이 판단했다는 것은 증거가 될 수 없거든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빼도 박도 하지 못 하게 무조건 검제의 신원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범위를 좁히는 동시에, 강력한 능력자들의 힘이 필요해요.”
길게 말을 이어가던 마리아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아, 문제는 그 강력한 능력자들 대부분이 이 상황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거예요. 오히려 인간 손에 드래곤이 죽었다며 비웃음과 함께 빨리 전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어요.”
여기까지 들은 나는 주먹을 꽉 쥐며 으득, 이빨을 갈았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이네. 진짜.”
굳이 권제일행만 그런 게 아니었나 보다.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은 전부 대가리에 총알이라도 박혔는지, 하나같이 자신의 힘에 취해 미쳐가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마리아는 부드럽게 나를 감싸 안아주며 말했다.
“헤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있죠. 절대자에 버금가는 능력자들은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그 이외의 많은 사람들은 자진해서 지원을 신청했다는 거예요. 물론 아쉽고 미안하지만 그들은 전력에 도움이 되지는 않기에 대부분 빠지게 될 테지만요.”
냉정하게 평가하고, 말하는 마리아를 보며, 그녀 또한 절대자 중에 한 명이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마리아의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아아~ 당신은 저의 모든 것~~
“어라, 잠시 만요. 주인님.”
전화 벨소리마저 성가로 되어있는 것이 마리아답다 생각하며 흐뭇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환한 미소로 전화를 받았던 마리아의 표정이 급속도록 어두워졌다.
“그런! 사쿠라...너마저 빠지면 정말 힘들어지는 거 알잖아.”
마리아는 지난번에 보았던 싸가지 없는 무녀랑 통화를 나누는 것 같았는데, 좋은 소식은 아닌 것 같았다.
괜히 궁금해진 내가 통화를 하고 있는 마리아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자 전화기 너머로 신경질 가득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진짜... 마리아, 나도 일부러 빠지는 거 아니거든? 위에서 명령이 내려왔단 말이야. 돕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으라잖아. 거기다 아예 귀국하라는데 내가 어떻게 해.]
사쿠라의 신경질에 마리아가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미, 미안해... 그래도, 하지만 어떻게 안 될까?”
정말 간절한 목소리로 마리아가 애원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 몰라’라는 싸늘한 한마디뿐이었다.
그에 마리아는 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응...알았어. 고집 부려서 미안...”
그리고 마리아가 눈물을 흘리며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화가 난 나는 냉큼 전화를 빼앗아 들고 입을 열었다.
“야, 쪽바리.”
내 말에 전화를 끊으려던 사쿠라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뭐, 뭐라고?! 너 누구야. 뒈지고 싶어서 환장했어?!]
“훗, 전화로 그렇게 말해봤자... 하나도 안 무섭거든. 열 받으면 주소 불러줄테니까 달려와라. 쪽바리 걸레 년아.”
내가 생각했을 때도 엄청 심한 말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전화기 너머로 콧김이 느껴질 정도로 씩씩거리는 사쿠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개새끼! 당장 주소 불러. 한국을 뜨기 전에 너부터 죽여 버리겠어!]
“흥, 하나도 안 무섭다. 내가 있는 곳은 OO동 OO번지에 집 앞에 [강지우]라는 이름이 달려있는 집이니까, 빨리 와라. 좀 바쁜 몸이라서 말이지.”
[너, 너 이 새끼... 거기 꼼짝 말...]
뚝!-
나는 사쿠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통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마리아한테 스마트폰을 건넨 뒤에 다리에 힘이 풀려, 거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헉헉, 이제 난 뒈졌다.”
도대체 어떤 용기로 이런 만용을 저질렀는지 몰랐으나, 본능적으로 사쿠라를 이대로 보내서는 안 될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무엇보다 마리아가 저렇게까지 불쌍하게 부탁하는데, 별 수 없다고만 말하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떠나려는 사쿠라가 괘씸한 것도 있었다.
‘후, 이제 어떻게 한다.’
이렇게 된 이상 능력 레벨이 6에 도달한 무녀, 사쿠라랑 정말로 싸움을 하던가, 아니면 무슨 수를 써야만 했다. 그러나 서로 협동을 해도 모자랄 판에 그녀와 싸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거, 그 년도 내 노예로 만드는 수밖에 없네.’
그리 마음을 먹은 나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이때까지 여자들을 한 명, 두 명 공략해온 내가 아니다. 상대가 못돼 먹고 성격 더러운데다, 섹스 경험까지 많은 숙련자라고 해도 지금의 나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상대였다.
무엇보다 지금은 마리아도 옆에 있지 않은가.
잠시 생각을 하던 나는 마더에게 부탁했다.
“마더, 옛날에 뽑았던 ‘화를 부르는 블루베리’랑 ‘신이 사용했던 목각 딜도’, ‘끊임없이 생성되는 관장주사기’ 좀 꺼내주라.”
[으음, 어디다가 쓰실지 대충 예상은 되지만... 위험하지 않을까요?]
마더의 물음에 시익, 웃은 내가 말했다.
“아니, 그 정도는 돼야 그 년을 함락할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블루베리와 목각딜도, 관장약의 사용 준비를 끝낸 뒤, 사쿠라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콰아앙!-
폭발음과 함께 우리 집 대문이 폭발하며 거대한 늑대를 타고 온 사쿠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빌어먹을 새끼. 어디 있어?!”
눈을 번뜩이며 소리치는 사쿠라의 주위에서는 쉴 새 없이 푸른 번개가 몰아치고 있었는데, 딱 봐도 화가 잔뜩 난 것이 보였다. 벌써부터 목숨의 위험이 느껴진 나는 재빨리 사쿠라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죄송했습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러한 내 외침에 당혹스러운 사쿠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
*
*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사쿠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먼저 잔뜩 시비를 걸어놓고는 이제 와서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빌고 있다니. 그런데 마리아조차 그런 남자를 감싸고도니, 대놓고 죽여 버릴 수도 없고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 빌어먹을 남자는 분위기도 못 읽는지 베시시 웃으며 자신한테 커피를 권하고 있었다.
“하하, 죄송한 마음에 제가 미리 커피라도 준비해놨는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나요.”
“...흥,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어. 네가 지금 죽지 않고 있는 건 전부 마리아 덕분이란 걸 알아.”
그리 말한 사쿠라는 조금이나마 화를 가라앉힌 뒤, 지우가 건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근데 커피 맛이 조금 이상했다. 뭔가 가루 같은 것도 들어가 있는 것 같고, 텁텁한 것이.
“너 여기다 뭐 넣었어!? 완전 맛없잖아!”
“흐음, 맛있을 줄 알고 블루베리를 조금 갈아 넣었는데... 별로인가요?”
사쿠라는 능글맞게 대답하는 지우를 보며 가라앉혔던 화가 단숨에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 거기다 이번에는 도저히 이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지우를 죽여 버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이 화를 빨리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에 냅다 뜨거운 커피를 눈앞에 있는 남자를 향해 뿌렸다.
촤아악!-
“으악! 뜨거워!! 으아아악! 뜨거! 뜨거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커피를 뿌렸으니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쿠라는 눈앞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화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시발!”
거칠게 욕을 내뱉은 그녀는 들고 있던 커피 잔마저 지우의 머리를 향해 있는 힘껏 던졌다.
쨍그랑!-
단숨에 커피 잔이 산산조각이 나지며 깨졌고, 지우의 머리에서는 한 줄기 선혈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꺄아악! 사쿠라!!”
마리아가 비명을 지르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사쿠라는 그래도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이 부글부글 끓는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역시 저 빌어먹을 쭉정이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 생각한 사쿠라는 있는 힘껏 기운을 끌어올렸다.
파지지직!-
그녀의 주위로 푸른 번개들이 아지랑이 마냥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한 대 뭉쳐 지우의 목숨을 끊기 위해 날아가려고 할 때쯤, 사쿠라의 몸이 비틀거리더니... 이내 제정신을 되찾았다.
‘내, 내가 지금 뭐하려고 한 거지?’
저 재수 없는 남자를 죽이려고 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었던 분노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
‘나 혹시 분노 조절 장애라도 있는 걸까.’
그리 생각한 사쿠라가 기운을 가라앉히며 번개를 거두고 있는데, 원망 가득한 마리아의 눈총이 자신을 향하고 분노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으드득, 사쿠라! 감히 이게 무슨 짓이야!”
마리아는 지우를 신성력으로 치료하면서도 계속 이빨을 갈고 있었는데, 그러한 마리아의 모습을 처음 본 사쿠라는 그제야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지, 진정해. 마리아... 나도 이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었는데...”
“말이면 다야?! 말이면 단 줄 아냐고!”
“.......”
할 말을 잃은 사쿠라는 입을 꾹 다물었고 잠시 망설이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했다.
“미안... 아니, 미안하다. 내가 실수한 것 같아. 이제 됐어?”
사쿠라의 물음에 머리부터 피를 흘리고 있던 지우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사과만으로는 만족 못 하겠는데요?”
지우의 말에 사쿠라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하-? 그럼 뭘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기다렸던 타이밍이 왔다.
그리 생각한 지우는 냉큼 입을 열었다.
“한 번 대주죠.”
“뭐?”
“다리 좀 한 벌 벌려달라고요.”
지우의 말에 잠시 멍한 눈으로 입을 벌렸던 사쿠라는, 이내 큰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쳤다.
“프흣, 푸하하하하하!! 좋아. 한 번 대줄게. 크, 크큿, 크하하하!! 진짜 존나 웃긴 놈이네. 이거... 좋아. 좋다고. 어차피 마리아의 처녀를 가져간 네가 궁금하기도 했어.”
아주 배까지 부여잡고 웃음을 터뜨리는 사쿠라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우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품에서 나무로 조각된 물건을 꽉 쥐는 것을 눈치 채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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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에라, 모르겠다... 이 년한테 딜도 좀 꽂아넣고 관장이나 좀 해봐야겠어요.
으, 이제... 다음편 쓰기 전까지... 145화부터... 손대지 않았던 가독성 향상을 위한 수정을...시작해야겠어요...헉헉...핵 힘들다...
솔직히... 뼈대 적는 것보다 다 적은 뒤, (수정 및 퇴고)가 더 힘든 것 같은...
< 리리플 >
흐음냐르 / 아직 안 끝났어요.
내코돌려줘용 / 진짜...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니르쪼 / 정말...딱 결말만 생각해놓기는 했는데 ㅋㅋ... 거기까지 어떻게 도달해야할지 ㅋㅋ.
소드아트 / 오우, 저보다 더 심하시군요...그런데 야동보다 잠드시다니...ㄷㄷ
운명이란... / 완전 좋을 것 같아요... 흐으,
mayura1490 / 타이밍은 중요하죠.
도광 / 으으, 다들 한 번 씩은 이런 경험이 있군요. 눈물...
보랏빛날개 / 정말... 이 소설에 나오는 여캐 중 한 명만... 만날 수 있다면 후우...
휘텐가르트 / 흐규흐규, 위로 감사해요. 위로 맞죠?;;
Gomdoly / 콜택시 불러서 갔다와야겠네요. 후후.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_^...*
* 이번 내용 조금 루즈해서 그런지...빨랑 후다후다닥 넘기려고 연참을 시도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