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6 [대전투] =========================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제갈민이 이리저리 부채춤을 춘다 싶더니, 어느새 우리는 벌써부터 저택의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으악, 뭐, 뭐야?!”
다른 사람들은 전부 조용히 눈을 뜨고 있는데, 나만 갑작스레 바뀐 풍경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에 제갈민이 피식, 웃으면서 별 거 아닌 선술(仙術)입니다... 라고 말한 뒤, 앞장서서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 뒤를 전부가 따르기 시작했다.
타다닥!-
얼마 정도를 달렸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밖에 우르르 몰려있는 녀석들이 전부일 거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얼마 가지 않아 우리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복도 끝 어둠 속 너머에서 수십 개의 화살들이 뿜어져 나온 것이다.
슈욱!-
슈슈슉!-
물론 그것들에 다칠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제갈민이 부채를 휘두르자 바람이 화살들이 힘없이 떨어졌고, 샤샤는 아빠 인형으로 막아냈으며, 은미는 가볍게 손에 낀 건틀릿으로 쳐냈다.
나머지 절대자들 또한 자신들의 능력을 이용해 잘 막아내고 있었다.
비명을 지른 것은 딱 두 명 뿐이었다.
“으아악!”
“흐갸악!! 이 몸은 지금 힘을 다 썼단 말이다!”
바로 나와 픽시 퀸, 로로였다.
그러한 우리를 보며 사쿠라가 피식, 웃더니 부적으로부터 거대한 뇌수를 불러내 앞을 막아줬다.
캉캉!-
사쿠라가 소환해낸 늑대의 피부는 마치 강철과도 같이 단단했는데 심지어 미약한 전기마저 뿜어내고 있었다.
그제야 안심을 한 내 눈에 어딘가 거북해 보이는 라피스의 움직임이 들어왔다. 저대로 간다면 화살을 맞을 것만 같아 내가 급히 소리쳤다.
“라피스, 이리로 와!”
“아, 네, 네에!”
내 부름에 재빨리 사쿠라의 늑대 뒤로 몸을 숨긴 라피스의 손은 시시나무 떨리듯이 떨리고 있었다. 걱정이 된 내가 입을 열었다.
“갑자기 왜 그래?”
난전을 보고서도 살짝 인상을 찌푸렸을 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그녀였다. 갑작스런 화살 공격에 이리도 당황했을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라피스는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날아오고 있는 화살들을 바라보며 암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엘프들이에요...이 궁술... 틀림없이 엘프들의 활솜씨에요. 대체 왜...”
“뭐?!”
깜짝 놀라 소리치는 내 눈에 슬슬 몸을 일으키는 절대자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들에게 있어 이 정도 화살비 따위 문제될 것 하나 없었던 것이다.
마리아와 사쿠라의 버프가 발동하자, 몸은 깃털 마냥 가벼워지는 것과 반대로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다.
‘시발!’
솔직히 진짜로 엘프인지 아닐지 확신할 수도 없다. 혹시나 라피스가 잘못 짐작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저 어둠속에서 화살을 날리고 있는 것이 정말 엘프들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엘프들이 절대자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면...!
‘라피스는 물론, 아이린이 미친 듯이 슬퍼할텐데.’
엘프들을 친자식 마냥 사랑했다고 하는 엘프 여왕이다. 그러한 아이린이 제정신을 차렸을 때 우리들 손에 엘프들이 죽었다는 걸 깨달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절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리 없었다.
“흥, 별 거 없는걸... 괜히 피했군. 전부 죽여주지.”
우드득!-
으득!-
내가 이렇게 골머리를 안고 있을 때, 샤샤의 아빠 인형과 비슷할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지닌 남성이 앞으로 나섰다.
동시에 남자의 몸 주변에서 돌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그를 감싸더니, 금세 하나의 인간 골렘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가볍게 걷는데, 그것만으로 바닥이 움푹움푹 파였다. 만약 저 인간의 주먹에 스치기라도 하면 연약한 엘프들의 몸은 가루가 되버릴 거라는 생각에 내가 소리쳤다.
“자, 잠시 만요! 죽이시면 안 돼요!”
움찔!-
내 외침에 화살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가던 인간 골렘이 내 쪽을 바라봤다.
“왜지?”
일단 이유부터 물어보는 남자의 태도에 나는 안심했다. 적어도 이들은 절대자이지만 말이 통하는 것 같았다. 만약 권제 일행이었다면 다짜고짜 내 말을 무시한 채 엘프들을 죽여 버렸겠지.
나는 재빨리 사정을 설명했다.
저 너머에 있는 건 엘프인 것 같다. 엘프들은 원래 온건파인데 여기 있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죽이지 말고 넘어가고 싶다... 등등 얘기를 꺼냈다.
“...흐음, 너무 나약한 생각인 것 같다만.”
남자는 내 말에 고민하는 듯 턱을 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힘든 일은 아니니까. 부탁을 들어주도록 하지 젊은이. 나 또한 생명을 죽인다는 행위는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리 말한 남자는 화살비가 날아오고 있는 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더니, 이내 잠시 후 대충 스무 명 정도 되는 엘프들을 한 번에 들쳐 메고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기절했을 뿐이다. 빨리 가도록 하지.”
“아! 감사합니다!!”
억지에 가까운 부탁을 들어준 남자에게 감사를 표하자, 남자는 ‘나는 스톤킹, 데렌. 이래 뵈도 여린 남자라고.’ 하더니 이내 제갈민과 함께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나 들어갔을까, 마치 던전에 들어온 것 마냥 거대한 문이 우리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문을 열기에 앞서 제갈민이 옅은 신음을 흘렸다. 그는 벌써부터 문 안쪽에 누가 있는지 대충 느끼는 것 같았다.
“으음... 이 안에 급진파의 수뇌부들이 있는 것 같군요.”
제갈민의 말에 로로가 짜증을 냈다.
“쯧, 우리 수뇌부들도 왔으면 좋았을 것을... 다들 백묘와 엘프 여왕, 거기다 라모네이드님까지 죽어버린 탓에 쫄아가지고는... 쯧쯧.”
“그나마 로로님이라도 와주셨으니 다행이죠. 힘은 어느 정도나...?”
“그렇게 빨리 회복되지는 않느니라... 만약 이 너머에 정말로 급진파의 수뇌부들이 있다면... 나는 그리 큰 힘이 되어주지는 못 할 게야.”
부정적인 그녀의 말에 제갈민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별 수 있나요... 저쪽도 수가 적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그럼, 열겠습니다.”
짤막하게 입을 연 제갈민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닫혀있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위압감들이 단숨에 뼈저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문 안에 있는 인물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자수정 구슬 같은 것을 들고 있는 해골 한 명.
은빛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몸매가 잘 빠진 미녀 한 명.
목 없는 여성체 듀라한 한 명.
넓은 방의 4분의 1을 혼자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슬라임.
온 몸이 검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괴물 한 명.
마지막으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반갑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루엘과 애나가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붉은빛이 감도는 구슬을 들고 있던 해골이었다. 해골은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반...갑...구나.]
그에 제갈민이 대표로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끌끌... 여기까지... 왔다는 것보다는...여기를 찾아낸 것이...더 대단하구나.]
거기까지 말한 해골은 루엘 쪽을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누가...알려줬지?]
“글쎄요...”
제갈민은 일부러 말끝을 흐리며 주위를 살펴봤다. 아마 적들의 수준을 가늠하고, 누구에게 누구를 붙일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제갈민 뒤에서 보이는 애나와 루엘, 심지어 베로니카까지 보며 이마를 짚었다.
‘설마 했는데... 여기 있었을 줄이야.’
나는 이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베로니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
[강지우 : 베로니카, 지금 애나랑 루엘이랑 같이 있어요?]
메시지를 보낸 동시에 당당히 서있던 듀라한의 몸이 움찔하더니, 답장이 돌아왔다.
[베로니카 : 서, 설마...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난다더니 제 앞에 있는 사람들 중에 지우 씨가 있는 건가요?]
[강지우 : 어, 음... 네.]
[베로니카 : 으으, 그럼 별로 싸우고 싶지 않은걸요. 하지만 마왕님께서 명령을 내리신 것도 있는데...]
망설이는 것 같은 베로니카를 완전히 설득하기 위해 나는 다른 사람들 몰래 애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이 와중에도 자신의 가슴을 살짝 보이며 음흉한 표정을 짓는 애나다.
괜스레 움찔한 내가 애나한테도 문자를 보냈다.
[강지우 : 여기는 왜 있으신 거예요?]
그러자 저 멀리 애나도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이 보였다.
[애나 : 어머, 당연한 거 아닌가요. 마왕님께서 급진파에 몸담고 있으니 마족 된 몸으로 별 수 없다고요.]
[강지우 : 그래서 싸울 거예요?]
[애나 : 흐으응, 지우 씨가 하는 거 봐서요. 참고로 말하지만... 베로니카 혼자서도 눈앞에 있는 사람들 중 세 명은 가볍게 죽일 수 있어요. 얘가 정말로 강하거든요.]
[강지우 : ...매달 꼬박꼬박 찾아가는 걸로. 어떻게 안 될까요?]
[애나 : 흐응, VVIP 특별 코스 월 2회로 3개월짜리 결제하시면 도와드리죠.]
[강지우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애나 : 저만 믿으세요.]
그 문자를 끝으로 애나의 손가락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인다 싶더니, 베로니카의 몸이 움찔움찔 거리다가 이내 메모장을 꺼내들더니 아직까지도 제갈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해골한테 들이댔다.
[저... 죄송한데 빠질게요.]
베로니카의 메모를 본 해골의 턱이 순간 빠진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는데, 아니겠지?
============================ 작품 후기 ============================
아, 진짜 지금 멘탈 완전 바사삭이에요
[무인도는 번식기]인가 뭔가... 그거 표절인 거 같은데, 와 진짜...
표절로 투베올라갔다가... 정산금 먹고 튈려고. 후.
후, 원래 전투씬만 대충 5편이 적어질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던전도 아니고 저택인데... 한 명씩 대기하고 있는 장면은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단번에 만나는 걸로 수정하고, 더 잘 적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표절 때문에 멘탈 터져서 글 안써지고, 화나고...
< 리리플 >
은아준 / 아이템을 만들까도 생각중이에요 ㅋㅋ.
0리아노0 / 그리 격렬한 전투는 아닐 거예요 ㅋ_ㅋ
휘텐가르트 / 전투는 어떻게 될런지... 자까가 전투씬 고자라...
도광 / 검제 먹먹!!
운명이란... / 음, 신이 걸었던 제약은 지우의 집에 있거나, 어디 움직일 때는 지우와 함께 해야한다는 제약이었을 거예요.
내코돌려줘용 / 어떻게 될까요 후후...
레이져천공기 / 눈누난나 ~_~
* 추천, 코멘트, 쿠폰 항상 감사합니다. *
* 후, 진짜 표절작가 분, 심지어 다른 작품들까지 전부 표절이었나 본데... 진짜 완전 짜증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