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룡의 숲-61화 (61/130)

제 12장 바램...

二.

" 자신을 가져라."

떠나가는 유에린에게 훼이가 건넨 것은 단지 그말 한마디였다.

입가에 걸린 부드러운 미소로 유에린을 배웅하는 훼이의 모습은 마치 자식을

떠나보내는 아버지 같았다.

" ....그동안 감사했어요.."

처음의 막무가내였던 태도도 굳어진 표정도 사라진  유에린은 어느새 소녀에

서 여인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 꼭 이겨야 해요. 유에린."

훼이의 곁에 나란히 서 있던 유안은 큰 소리로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몇쌍의 시선을 뒤로 한채 유에린은 걸음을 내딛었다.

오라버니.....

저를 지켜봐 주세요...

발걸음을 한걸음씩 옮길때마다 마음을 짓누르던 무게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았다.

몇 달동안 지내왔던 특별한  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래의  자신이 속해야

할 시간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부터 해야할 싸움이  어떻게 될런지는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유에린은

최선을 다해 그와 싸울 것이다.

" 고마워요...."

막 흑룡족의 영지에서 벗어났을 때 유에린은 작게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일

상으로의 회귀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            *            *

" 형님. 내일 5대 용왕의 회합이 흑룡궁에서 열립니다. 참석하시겠습니까."

방안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훼이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 회합이라...."

" 이번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야 하고 천제의  행동에 대해 용왕들

의 의견을 들어봐야겠습니다."

" 그래... 참여 하도록 하지. 이번일에 가장 깊게  관련된 것은 바로 나니까

말이야."

훼이는 흔쾌히 참석을 약속했다.

라이엔은 달라진 훼이의 모습을 반기는 한편  회합이 열린 후에 다른 용왕들

이 보일 반응을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 형님. 형님의 모습을 보고  다른 이들이 얼마나 놀랄지  생각하면 내일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이 웃음을 머금고  말하는 라이엔의 모습에 훼이는 진

한 향수를 느꼈다.

이상하게도 지난번의 전투 이후로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눈 앞에서 스러져간 비의 모습을 떠올려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내가 변한 것일까.....

다른이들은 그것을 반기지만 나 자신은? 나 역시 그런가.....?

" 언젠가는 이런때가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 네? 뭐라고 하셨어요?"

훼이의 낮은 중얼거림을 듣고 라이엔이 되물었다.

" 아니야. 아무것도."

" 그리고 형님. 이대로 계속  궁에 머무실 생각이 계시다면  형님이 머무실

곳을 따로 꾸미려고 하는데요."

" 그건 아직 조금더 생각해 봐야겠다."

조금 섭섭하기는 했지만 라이엔은 미소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요즘은 형님이 제 일을 도와주셔서  업무도 밀린 것이 없으니 저도 여유

로워서 좋아요."

" 그냥 네가 힘들어 보였을 뿐이다."

라이엔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하는 훼이를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내 오랜 숙원을 이룰 수 있을지도...

" 형님. 이제 식사하러 가셔야죠. 어제 저녁도 거르셨잖아요."

" 그래...."

두 형제는 나란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 죄송합니다. 상제폐하..."

지난번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가 다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겨우 거동할 수

있게 되자 가화는 먼저 상제의 집무실로 찾아갔다.

상제는 여전히 그녀가 들어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

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걸까.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화의  마음은 무척이나 불안했다.  무표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을때의 상제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도 같았다.

" 분명 그자도 상처를 입었다고 했었지....."

" 네. 저희 검선들의 검에 의해 입은 상처와  홍룡왕의 힘을 직격당해 입은

상처. 그리고 명계의 여인 때문에  입은 상처까지 합하면 아무리 그가  잴 수

없는 힘을 가진자라 해도 아직 거동에 무리가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그런가......"

상제는 손으로 턱을 괴고 낮게 중얼거렸다.

" 좋다. 그러면 무슨 수를 써서든 지금 그자의 동향을 파악해 오도록 해라."

" 알겠습니다."

" 그리고 추가로 검선들을 더 선발하도록."

가화는 잠시 망설였다. 상제의 말에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에 대해. 하지만 얼

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조금전과 같은 대답을 했다.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 해도 상제의 명령이  내려진 이상 그녀는 그것을 수

행해야만 했다. 그것이 바로 그녀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이

었다.

" 그러면 저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며 가화는 천제의 집무실에서 빠져나왔다.

" 상제께서는 아직 포기하시지 않으신겁니까?"

집무실로 들어선 가화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천군대장 지인은 집무실로 통하

는 복도가 끝나는 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알고계실텐데요. 그분의 성격을....."

" 하지만 이번일 만큼은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화는 잠시 지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멈추었다.

" ......저도 알고있어요."

" 그런데 어째서..."

" 잊으셨나요? 천군들과 달리 저희 선녀들은 상제께 메인 몸이라는 것을?"

지인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워졌다.

그랬다. 언제부터 였는지는 모르지만 천군을 제외한  천상궁의 모든 인원들이

선녀들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한 때가 있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천제를 모시는 선녀들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를 담

당하는 선녀에서 전투. 그리고 세세한 잡일 까지  모든 것을 선녀들이 담당한

다. 천상궁에 머물고 있는 선녀들의 수가 많을수록 그녀들을 선발하는데 강제

력이 동원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귀족과 왕족으로 구성된 검선과 천선도 마찬가지였다.

" 상제께서 내리시는 어떤 명령이라도 수행해야 하는 것이 검선이구요."

지인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더 이상 그녀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을 권리조차 없다는 것

을 깨달았기 때문에.

" 그럼....."

상처가 다 낫지 않아 창백한 얼굴을 한채로 검선의 장인 가화는 천제의 명령

을 수행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대체 어떻게 되려는지.......

고인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의  천상계는 바로 그 고인물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계의 인간들과 같으면 같았지 다를 것이 없는 지금의 천상계는 더 이상 질

서를 관리하는 자들이 머무는 곳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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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어제 너무 졸려서 그냥자는 바람에 글을 못 올렸어요..

대신 오늘 두편 올라가니까 용서해 주세요...^^

음...그리구요.... 이벤트에 지금까지 세분이 응모해 주셨는데요.

다른분들도 응모해 주세요. 상품이 맘에 안드시는건가... ^^;

우흑...그리고 오늘 추천해주신 guntoo님..감사합니다...아이디 꼭 외울께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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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2034 / 3334 등록일 : 1999년 08월 27일 00:13

등록자 : 까망포키 이 름 : 포키 조 회 : 147 건

제 목 : [연재] 흑룡의 숲 제 12장 三.

흑룡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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