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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화.좀비 삼인방 (2) (16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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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삼인방 (2)

밋티와 하멜의 시선 끌기에 이어 폴텐이 다수의 스켈레톤 나이트를 일으키는 모습을 확인한 순간, 로칸이 은신을 풀고 달려오는 붉은십자군의 앞을 가로막았다.

각각 흉흉한 기세를 뿜으며 짓쳐 드는 녀석들. 그런 놈들을 향해 로칸이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선언하듯 소리쳤다.

“광풍 현신!”

후우우웅!

광풍이 일었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폭풍처럼 거친 바람 속에 금빛과 적빛의 기운이 섞여 뿜어져 나와 한 호흡 만에 로칸의 몸속으로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우둑 우두두둑!

그와 함께 신체가 변화했다.

마스터 스킬 광풍 현신의 중심이 되는 ‘거대화’ 스킬이 발동하며 로칸의 몸집을 부풀려, 로칸을 전설의 종족 타이탄을 연상케 하는 거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번쩍!

그와 함께 터지는 빛의 향연. 성벽에나 새기는 대마법 결계를 비롯한 온갖 방어, 강화, 증폭 스킬들이 뼈와 살, 혈액에 녹아들어 로칸에게 강대한 힘을 부여했다.

“크허허헝!”

마지막으로 뻗어 나온 것은 광기 그 자체.

버서크를 통해 강화된 광기의 파동이 주변을 휩쓸었다.

광기의 함성과 광기 전염이 동시에 작용하며 붉은십자군의 전투력을 크게 낮춰 놓았다.

“폭격!”

콰광! 쾅! 쾅! 쾅!

로칸은 인사하듯 가볍게 손도끼부터 날렸다. 그러나 이미 그것은 투척 무기의 수준이 아니었다.

공성 병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난 파괴력으로 붉은십자군의 기세를 꺾어 놓았다.

“점프!”

그리고는 그들을 향해 먼저 도약했다. 다만 높이가 달랐다. 엄청난 근력에서 나오는 점프력도 대단했지만 로칸이 타이틀 ‘최초의 클래스 마스터’의 효과로 추가된 생성 스킬, 조합 스킬 추가 슬롯을 활용해 스킬을 개편했기 때문이다.

방금 사용한 ‘점프’ 또한 생성 스킬 중 하나. 덕분에 더 높은 곳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카이!”

로칸은 점프가 최고점에 닿는 순간, 카이를 소환했다. 그 발목을 잡고 한 번 더 날아올랐다.

끼윳!

거대해진 로칸의 몸은 카이가 버티기 어려울 만큼 무거워졌지만, 동시에 ‘교감’의 능력 덕분에 카이 또한 강인해진 터였다. 로칸을 끌어 올리진 못해도 잠시 버티는 것은 가능했다.

“점프!”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체공을 이용해 로칸이 다시 한 번 뛰어올랐다.

발을 디딜 곳이 없어 좀 전과 같은 점프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제법 더 높이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붉은 유성!”

그리고 발동한 조합 스킬.

공중에서 떨어져 내린 로칸이 땅을 향해 가속했다. 붉게 타오르는 유성이 되어 붉은십자군을 짓뭉개 버렸다.

콰과과과과광!

거대화된 로칸은 붉은십자군 셋 이상을 한 번에 깔아뭉갤 정도로 커다랬다.

그러나 직접 타격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조합 스킬 붉은 유성에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마법의 힘이 추가되어 있었으니까.

그 일격에 직경 15미터의 크리에이터가 생기며 그 안에 있던 모든 존재를 파괴해 버렸다.

“오라!”

실로 어마어마한 광경이었지만 로칸은 자신이 만들어 낸 참상을 감상할 틈이 없었다. 이제부터 더한 짓을 할 테니까!

로칸의 외침에 강대한 마력이 도끼를 타고 솟아올랐다. 포스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마력 응집 기술. 그것이 마스터 레벨을 찍으며 사용할 수 있게 된 ‘봉인된 광풍의 배틀 액스’의 위로 덧입혀졌다.

로칸의 새로운 주 무기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봉인된 광풍의 사슬 배틀 액스][에픽+]

힘이 봉인 된 광풍의 배틀 액스. 재료와 제작자를 알 수 없다.

-공격력 : 4,000

-내구력 : 10,000 / 10,000

-[광전사] 클래스의 모든 스킬 공격력 800% 상승

-버서크 사용 시 공격력 80% 증가

-후유증에 관계없이 하루 한 번, [버서크] 재사용 가능

-하루 세 번 [광풍참] 사용 가능

-[광풍참]의 위력과 범위 증가

-착용 제한 : 300레벨

이건 미쳤다. 정말 미쳤다고밖에 할 수 없는 옵션이었다.

가뜩이나 사기적인 옵션이 파멸을 봉인한 쇠사슬과 결합하면서 더 사기가 됐다.

광전사의 모든 스킬 공격력이 8배나 상승하고, 버서크를 사용하면 모든 공격력이 80%나 상승한다고

더구나 이 효과는 기존의 타이틀 효과들과 중첩되는 것이었고, 버서크가 섞인 마스터 스킬, 광풍 현신에도 적용되는 일이었다.

지금도 이미, 이 미친 강화 효과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아이템을 갖기 위해 정들었던 격노왕의 도끼를 고의로 파괴시켜야 했지만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고 있었다.

“휠 윈드!”

후웅 후웅 후우우웅!

과거에는 마스터 레벨에게 통하지 않던 휠 윈드였지만 이제는,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봉인된 광풍의 사슬 배틀 액스만 하더라도 충분히 공격이 통하도록 만들어 줬겠지만 지금은 심지어 광풍 현신을 사용한 상태였다.

모든 능력치가 3배나 상승하고 휠 윈드에도 몇 가지 강화 스킬을 추가해 새로 조합해 놓은 덕분에 붉은십자군 정도로는 도저히 막아 낼 수 없을 만큼 파워가 급격히 상승해 있었다.

‘죽이는군!’

압도적으로 강력해진 로칸이지만 붉은십자군도 만만치 않았다.

잡몹들처럼 한 방에 갈아 버리는 것은 무리. 그러나 휠 윈드를 막아 세울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것도 아니었다.

퍼버버버버벅!

로칸이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수십의 붉은십자군이 쓰러지거나 밀려났다. 엄청난 대미지라는 것을 확인시키듯 막거나 부딪치는 부위가 움푹 파이고 균열이 갔다.

“흐아아아앗!”

로칸의 공격에 닿을 때마다 깨지고 부서지는 것은 예사였지만 붉은십자군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크로노가 로칸을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려 둔 상태였기에,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범위 안으로 몸을 던졌다.

“급가속!”

그러자 로칸이 눈을 반짝이며 새롭게 만들어 둔 생성 스킬을 발동시켰다.

급가속! 헤이스트를 기본으로 움직임을 가속시키는 스킬들이 조합된 그것은 이름 그대로 로칸의 이동속도와 공격 속도를 동시에 끌어 올렸다.

휠 윈드를 돌리는 속도가 배 이상 빨라졌다.

출렁. 퍼버버버버벅!

거기에 의지를 더해 상하로 출렁이게 만드니 그야말로 접근 불가. 덤벼들 공간이 사라졌다.

“붉은 기사의 검!”

그런 상황에서 놈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힘으로 뚫고 가는 것!

하나도 아닌 수백이 동시에 마스터 스킬을 꺼내 들었다.

‘크윽.’

능력치에서는 로칸이 압도했지만 마스터 스킬은 별개의 이야기였다.

능력치 덕분에 한층 강화된 로칸의 조합 스킬, 휠 윈드도 막강했지만 마스터 스킬이 가지는 힘 또만 만만치 않은 것이다.

덕분에 휠 윈드의 운용에 무리가 갔다. 빠른 회전과 엄청난 근력으로 스킬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동료를 방패 삼아 밀고 들어오는 놈들을 모두 멈추어 세우기엔 무리가 있었다.

“흥!”

그것을 깨닫자 로칸은 즉시 무기를 회수한 뒤 후욱 하고 호흡을 내뱉으며 새로 조합한 또 다른 조합 스킬을 발동시켰다.

“말살의 사슬!”

휠 윈드가 전방위를 쓸어버리는 스킬이라면 말살의 사슬은 범위를 한정하여 위력을 더욱 강화시킨 스킬이었다.

채찍 무기용 마스터 스킬인 폭풍의 채찍과 마법 계열 마스터 스킬 피어풀 스톰, 격투가 익스퍼트 스킬인 중첩 펀치에 난무 등 광전사 스킬들로 보조한 새로운 조합 스킬.

마스터급 스킬들로만 조합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콘셉트와 효과를 고려하면 위력이 센 스킬들만 조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 증거가 로칸의 눈앞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퍼버버버버벅!

어지간한 파워 타입 유저조차 유지하지 못한 격렬한 위력과 반동이었다. 그러나 그 위력만큼은 이름값을 했다.

말살.

채찍처럼 사슬을 휘두르는 로칸의 난무에 정면으로 덤벼들던 붉은십자군이 모조리 박살 났다.

찰나에 십수 번의 매질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맞을수록 대미지를 중첩되는 그 미친 파괴력에 금속 인형의 몸뚱이가 버티질 못하는 것이다.

“죽-여-라-!”

그러나 그것은 일부였다. 아직도 6백 기 이상 남은 붉은십자군은 동료들의 죽음에 겁먹지 않고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다.

“불나방 같은 놈들.”

보통이라면 큰 기술을 사용한 부담감에 안색이 질렸겠지만 로칸은 지금 ‘버서크’의 효과를 받는 중이었다.

생명력과 마나 무한.

그 특수 효과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전의를 불태웠다.

“휘익!”

짧게 휘파람을 불자 공간을 넘어 말 한 필이 나타났다. 캐시맨에 자극을 받아 질러 버린 천골마였다.

그렇다면 도망가려는 것일까 설마, 그럴 리가.

또다시 새로운 조합 스킬을 발동시켰다.

테이머 클래스의 마스터 스킬인 진화와 주술 계열의 마스터 스킬인 초월, 그리고 신성 계열 마스터 스킬인 위시 스킬, 그리고 버서크까지 모두 담은 부여 스킬이었다.

“전설을 타는 자!”

히이잉!

로칸의 손에서 뻗어 나온 기운이 감싸자 천골마의 외형이 바뀌었다.

피처럼 붉은 피부와 갈기. 백만 적군을 두고도 두려워하지 않은 강인하고 용맹한 눈빛. 강력한 강화의 힘으로 업그레이드 된 능력치까지.

거기에 [교감] 능력까지 더해졌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충분히 훌륭했다.

“가자, 적토마.”

왠지 오글거리는 말 같았지만 누군가 보았다면 어울릴 만한 대사였다.

그리고 실제 맞는 말이기도 했다.

[흑색 군마가 ‘전설을 타는 자’의 효과로 초월 강화됩니다.]

[군마 계열 초월 탈것인 ‘적토마’로 일시 진화합니다.]

초월과 진화의 힘, 그리고 시전자의 바람이 담겨 진짜 적토마로 변한 것이다.

일반 성인보다도 훌쩍 큰 덩치. 로칸은 붉은십자군이 다가오기 전 그 위로 훌쩍 올라탔다.

“가자. 폭주 전차!”

새로 얻은 돌진 스킬까지 발휘해 놈들을 향해 이쪽에서 더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쿠과과광!

광풍 현신으로 거대화된 것은 로칸의 몸집만이 아니다. 무기인 봉인된 광풍의 배틀 액스 역시 같은 비율로 커져 휘둘러졌다.

도끼가 마상전에 적합한 병기는 아니지만, 압도적인 힘과 크기가 방천화극 이상의 위용을 뽐내며 부딪쳐 오는 붉은십자군을 쓸어버렸다.

까가가강!

광풍 현신까지 발현된 상태에서 로칸을 직접 노리는 건 바보다. 때문에 놈들이 적토마를 직접 노렸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딜.’

폭주 전차의 효과와 강력한 전설의 힘이 깃든 적토마의 돌진력과 방어력이 대단하기도 했지만, 로칸이 배틀 액스를 휘두르는 동안 사슬이 스스로 움직여 치명적인 공격들을 걷어 낸 것이다.

덕분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붉은십자군 쪽이었다.

로칸이 밀고 나간 방향을 따라 일직선의 길이 쭉 뚫렸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붉은십자군의 잔해만 남았다.

히잉!

그렇게 놈들의 진영을 거의 꿰뚫을 때까지 달려 나가던 적토마가 어느 순간 몸을 비틀며 폴짝 뛰어올랐다.

콰과광!

그가 달려가던 위치로 거센 폭발이 일어났다. 적토마가 붉은 근위병의 공격을 알아차리고 먼저 몸을 뒤튼 것이다.

‘그래도 오래 버텼군.’

빠르게 훑어보자 밋티와 하멜, 폴텐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온갖 수를 다 써도, 피칠갑을 하고서 버티고 버티는 놈들에 질려 버린 놈들 중 하나가 로칸과 붉은십자군의 상황을 파악하고 개입했을 뿐이다.

“크허허헝!”

놈을 마주한 로칸이 다시 사납게 울부짖었다. 광기의 함성이 뒤따라 오던 붉은십자군의 행동을 늦추었다.

“흐흐! 이번엔 재미있었다. 1시간 뒤에 보자!”

은근히 긴장한 녀석들을 뒤로하고 멀리 내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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