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화
[16회차] 배후
나는 초등교육장을 노렸다.
공명정대한 MAX급 마왕님이 약자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건 무지몽매한 자들의 심각한 오해다.
초등교육과정에서는 용사들이 소환된 순간에 소지하고 있던 지구의 문물도 함께 딸려온다.
새내기든 회귀하든 매번 소지품들이 재생성된다.
나도 초등교육과정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매번 0.3mm 샤프가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교복 차림으로 시작했다.
흑화 선배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서 판타지아 대륙에서 귀여운 황제로 환생한 후부터는 회귀할 때마다 태초의 알몸으로 시작했고, 중등교육과정에 들어온 후에야 그 스트립쇼랑 결별할 수 있었다.
“파르마몬 마왕 폐하! 모두 모였습니다!”
내 소집에 응한 악마 귀족들이 대전에 집결했다.
그리고 옥좌에서 그들의 면면을 쭉 살펴본 나는 대공B에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전부라고?”
모인 악마는 8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송구하게도 그렇습니다. 지난 2000년 동안 수세식 변기로 번영을 구가해온 인류에게 끝없이 밀린 마왕군은 거의 모든 영토와 백성을 잃었습니다. 세계 곳곳에 숨어든 악마와 악마숭배자들이 있긴 하지만, 폐하의 소집에 응할 여력은 없는 상황입니다.”
“거참….”
마지막까지 버틴 악마들답게 강할 것 같지만,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악마 귀족은 대공B가 유일했다.
나머지는 지위만 귀족인 보조계열의 여성뿐.
성벽 위에서 경계를 서는 악마 경비병이 상대적으로 ‘마기’만 적을 뿐, 순수한 전투력은 더 강할 정도였다.
“그녀들은 후작 이상의 고위가문의 생존자들입니다. 남자들은 전쟁터에서 전부 죽으면서 자연스럽게 후계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제 반려자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부활하신 이상, 원하신다면 그녀들을 양보….”
“됐어.”
나는 흑화 선배처럼 포용력이 좋지 못해서 유부녀는 사절이다. 그리고 이미 아들도 있는 유부남이다.
비겁한 마누라 하나로도 벅차다구?
“수도는 현재 500년 전부터 완전히 포위된 상태입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악마숭배자들이 비밀통로로 물자를 공급해준 덕분에 간신히 버티고 있긴 하지만, 인간들이 동서남북에 세운 4개의 군사도시와 신전들에 가로막혀서 돌파는 불가능합니다.”
“딱 봐도 그럴 것 같네.”
여태까지 함락되지 않은 게 신기할 지경이다.
“하지만 수성(守城)만이라면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의 인류가 번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폐하께서 2000년 전에 세우신 수많은 업적 덕분입니다. 수명이 짧은 인간들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잊어버렸지만, 용과 요정들은 폐하의 위업과 행보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폐하를 자극하여 깨우지 않고자 이렇게 포위망만 구축하고 있는 겁니다.”
“즉, 갇혔다는 소리군.”
“그렇습니다.”
쉽진 않은 상황이었다.
내가 키운 인류가 나를 압박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했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가면 된다.
“재미있네.”
애초에 나는 전쟁할 마음이 없었다.
전면전으로 이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더미들은 수동적이라서 전투에 투입할 수 없고, 악마의 전력은 참혹한 수준이었으니까.
그리고 내 목적은 용사들의 스마트폰뿐.
내가 힘들게 수세식 변기를 보급해서 키운 판타지 세계를 파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기에 내가 쓸 수 있는 수단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악마추종자들을 조종해서 암약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미 나는 강력한 패를 손에 넣었다.
“대공B.”
“예, 폐하.”
“알렉스에게 이 편지를 전달해라.”
“설마…. 설녀의 수호자로 불리는 불패의 영웅, 검성 알렉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 그 알렉스.”
모든 차원의 더미가 복사기처럼 똑같이 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대공B에게 같은 명령을 내렸다.
이 편지를 알렉스에게 전달하라고.
“비겁한 남편. 뭐라고 썼어?”
“직접 가서 보면 알아.”
“흐응~ 또 비겁한 음모를 꾸미고 있구나?”
나는 쏘시아의 유치한 도발을 무시하고 대공B에게 다음 지령을 내렸다. 이번에도 편지였으며, 꽤 멀리 보낼 예정이다.
“남대륙의 거인왕 페닉스에게 보내. 설마, 죽어서 나자빠진 건 아니겠지?”
무한한 생명을 보유한 최초의 요정 페닉스를 잡아먹은 거인왕은 영원한 젊음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벌써 2000년 전의 일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어도 이상하지 않기에 확인차 질문했다.
“거인왕 페닉스는 너무 건강해서 문제입니다. 판타지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제국을 2000년째 통치하고 있습니다. 설녀의 수호자로 불리는 검성 알렉스도 강하긴 하지만, 콧바람으로 태풍을 일으키는 거인왕 페닉스에게 맞설 정도는 아닙니다.”
“출세했네.”
캡틴 판타지의 몰랑몰랑한 엉덩이에 깔려서 쩔쩔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 편지를 거인왕에게 전달하면 됩니까?”
“그래.”
이것으로 1차 작업은 끝났다.
나머지는 용사의 대응을 직접 살펴보면서 계획을 보완하는 것이다.
“쏘시아. 따라와.”
“또 지크야?”
비겁한 악마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친구 하나 없는 사회부적응자 지크를 동정할 때는 언제고?
말뿐이었던 모양이다.
“지크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아니까.”
“...비겁한 남편. 이유가 너무 하찮은 것 아니야? 지크에게 미안하지도 않아?”
“전혀.”
비겁한 불만은 받지 않겠다!
하지만 비밀번호를 알더라도 지크의 스마트폰 배터리는 이미 방전되어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충전부터 해야겠다.
*
“환영합니다, 용사님!”
“뜬금없이 떨어진 운석에 맞고 죽다니….”
무사히 충전 완료!
“정신이 드셨나요?”
“하! 돌겠네!”
“저기, 용사님? 괜찮으세요?”
귀여운 척하는 라누벨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아넘긴 지크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성녀A를 만나러 성왕국으로 향하던 그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 맞고 64레벨이란 꽃다운 레벨에 사망하여 회귀하고 말았다.
그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나는 통탄을 금치 못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사고였으니까.
“비겁한 남편. 양심은 어디?”
“쉿! 조용히 해.”
운석에 맞고 새롭게 시작된 지크의 모험.
이번에 우리는 용사의 동료가 아닌 관찰자 포지션이다. 그러니 들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지크 따위가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용사 지크는 찜찜한 얼굴로 만두 국왕을 알현했다.
88년이나 판타지아 대륙에서 생활했으면서 여전히 귀족의 예법에 서툰 그는 귀족들의 비웃음을 샀고, 거드름 피우는 만두 국왕이랑 30초쯤 대화한 끝에 무료봉사자의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찾아온 용사의 모험 2일차.
하녀도 안 쓰는 허름한 침실에서 눈을 뜬 지크는, 싸구려 목검을 녹슨 단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토끼 사냥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왕궁 출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요정공주 실비아에게 가로막혔다.
“안녕하세요, 용사님. 저는-”
“실비아잖아!”
“...굉장히 무례한 용사님이시네요. 초면에 반말이라니.”
“흠흠. 정말 죄송합니다, 실비아 공주님. 황량한 사막 위의 오아시스처럼 아름다운 공주님이 너무 반가워서 그만….”
“황량해서 죄송하네요.”
“아, 아닙니다! 그런 뜻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오아시스란 의미-”
“됐어요. 흥!”
“으으….”
용사 지크가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실비아의 등장은 지크에게 큰 자극이 됐다.
아까부터 계속 귀여운 척하면서 용사에게 관심받으려고 애쓰는 라누벨은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그만큼 지크는 실비아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어떻게 확신하냐고?
나는 MAX급 마왕이 됐지만, 여전히 계약으로 이어진 그림자A의 명예교사 특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크 학생’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실비아가 어째서 벌써 등장한 거지?!’
이봐, 친구. 포기하면 편해.
지크의 아둔한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에 접근할 수 없다.
내 지시를 받은 더미가 매크로처럼 편지를 작성해서 알렉스에게 보내고, 그 편지 한 통에 설득된 알렉스는 제자인 요정공주 실비아에게 명령했다.
용사를 데려오라고.
“용사님. 판타지아 최강의 검호이자 명예로운 기사이신 검성 알렉스 님께서 당신을 보고자 하십니다.”
“마음만 감사히….”
“죄송합니다. 거절하시면 힘으로라도 데려오라고 하셨거든요.”
“그런-!”
실비아의 말에 팔짝팔짝 뛰는 지크.
이유는 간단했다.
‘알렉스를 만나면 그 마왕 커플이 또 파티에 들어오려고 할 텐데! 절대로 안 될 말이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친구. 그 루트는 자체 폐지됐거든.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1레벨 용사 지크는 거절했고, 425레벨 여검사 실비아에게 일방적으로 참교육 당한 후에 기절한 채로 알렉스의 집에 끌려왔다.
라누벨은 덤이다.
“환영한다, 용사여.”
내 지시를 받은 알렉스가 용사를 반갑게 환영해줬다.
“으읔…. 아, 알렉스…. 어째서….”
“마왕은 터무니없이 강하고 그 이상으로 교활하다. 나와 설녀는 그자와 제법 오랫동안 함께해봤기에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무모한 만용과 막연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마왕에게 맞서는 그대의 앞날이 가혹한 여정과 시련이 되리란 것도.”
어이, 알렉스. 괜히 겁주지 마. 내가 얼마나 신사적이고 공명정대한 MAX급 마왕인데.
후배들의 척추를 차별 없이 사랑으로 보듬어줄 것이다.
“알렉스의 말이 맞아요, 용사 씨! 아차! 안녕하세요! 저는 설녀예요. 본명은 화이트-치킨입니다. 저는 주인님이 붙여주신 본명이 좋은데, 알렉스가 무척 싫어해요. 그러니 평상시에는 설녀라고 불러주세요. 손이 없어서 알렉스에게 쭉 신세 지고 있어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설- 켁켁?!”
“내가 2000년 동안 애지중지 돌본 아내에게 눈독 들이지 마라, 용사. 그 음흉한 눈깔을 뽑아버리기 전에.”
빼꼼 등장한 설녀에게 인사하다가 또 알렉스에게 멱살 잡힌 지크.
회차를 거듭해도 나쁜 버릇은 못 고치는 모양이다.
*
매크로처럼 움직이는 내 더미들의 편지를 받은 모든 초등교육장의 알렉스가 용사들을 수련시키기 시작했다.
실전을 빙자한 구타부터 할 줄 알았는데….
“알렉스. 배고파요.”
손이 없는 설녀가 계속 방해했다.
하지만 지크를 앉혀놓고 검술의 묘리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던 알렉스는 싫은 기색 없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아차!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용사여. 저 바위를 짊어지고 뒤편의 산꼭대기까지 옮겨놔라. 설녀의 밥을 챙겨준 후에 확인할 테니, 딴청 부리지 않는 편이 신상에 좋을 거다.”
“알렉스! 1레벨에 저렇게 큰 바위를-”
“나는 설녀를 돌보는 시간을 방해받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 누구도 내게서 이 소중한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
“.....”
“실비아. 용사가 농땡이 부리지 못하도록 감시해라. 라누벨 양도 도와주십시오.”
지크를 포함한 모든 초등교육과정 용사들이 바위를 짊어지고 뒷산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틈에 내 지령을 받은 하급 악마A가 알렉스의 집에 여유롭게 침입해서 지크의 소지품들을 챙겼다.
스마트폰만 훔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어째서 스마트폰만?’이라고 용사들이 의심하리라. 그리고 악마를 포함한 판타지아 원주민들은 스마트폰이 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용사의 물품을 전부 훔치라고 지시했다.
다음은 간단했다.
“악마 씨. 주인님께 안부 전해주세요!”
알렉스가 해준 밥을 먹고 포만감에 찌든 설녀가 깃털로 하급 악마A를 마왕의 성까지 공간이동 시켰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진짜 허점투성이다.
설녀의 깃털을 활용하면 용사가 모험하지 않고 마왕의 성까지 단숨에 침입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용사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
나는 알렉스를 활용해서 손쉽게 용사들의 스마트폰을 수집할 수 있었다.
WiFi 신호가 미약해서 배터리 소모가 극심했지만, 크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다.
옥좌에서 대기 중인 더미들을 순회하면서 스마트폰을 돌려쓰면 배터리가 무한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단,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스마트폰에 걸린 비밀번호를 깜빡했네!”
지크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는 내가 알고 있어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다른 용사들의 것은 아니었다.
말도 안 돼! 배터리가 있어도 쓸 수 없다니!
지나가던 슬라임이 비웃을 것이다.
몰랑몰랑~
큭! 위대한 존재시여. 이 불초 제자의 가슴에 몰랑을 박으시다니….
▶사과: 정말 죄송해요, 강한수 생도님. 통신기기는 교칙에 걸려서 구할 수 없었어요….
괜찮아! 예쁘고 똑똑한 교생 아가씨!
나를 골탕 먹이고자 고의로 WiFi만 제공하고 스마트폰은 챙겨주지 않은 교직원 일당의 인성이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미인계를 써야겠군.”
용사에게 접근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물어보거나 훔쳐볼 수 있는 첩자를 심어야겠다.
남성 용사에게는 절세미녀를!
여성 용사에게는 꽃미남과 미소년을!
하지만 용모가 아무리 출중해도 설녀처럼 멍청한 닭대가리는 안 된다.
들킬 위험도 있지만, 편지에 적힌 간단한 묘사만으로도 ‘아하! 저게 마왕님이 말씀하신 스마트폰이란 거구나!’라고 눈치껏 이해할 수 있는 머리가 있어야 한다.
비밀번호란 개념과 아라비아 숫자도 알아야 하고….
특히, 중앙대륙 출신이어야 한다.
스마트폰은 꺼둬도 조금씩 배터리가 줄어드니까.
훈련이란 핑계로 알렉스의 집에 묶어둔 용사에게 접근해서 최대한 빨리 비밀번호를 캐내야 한다.
그렇다면 사교성도 필요하겠는걸?
“비겁한 남편.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니야?”
옆에서 지켜보던 쏘시아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용사 경력이 100년이다.
그동안 수많은 인연이 있었고, 그 대부분은 귀여운 척하는 라누벨 같은 암적인 존재였지만, 전부는 아니다.
“성녀A와 토마토가 제격이겠군.”
“응? 토마토? 비겁한 남편. 언제부터 채소랑 동료가 됐어?”
실례되는 말씀! 그는 채소가 아니야! 부모가 심사숙고 끝에 지어준 소중한 이름으로 놀리는 거 아니다, 비겁한 악마!
성왕국 최강의 영웅, 토마토 성기사단장.
외모와 무력이 출중하며, 성왕국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성녀A의 호위기사이기도 하다.
그의 유일한 흠은 이름뿐!
▶난감: 강한수 생도님. 토마토가 아니라 토마스예요. 성왕국에서 빛의 기사라고 불리고 있어요.
그래?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이름도 달라진 모양이네.
“하아…. 비겁한 남편이 그러면 그렇지.”
내가 뭘?
MAX급 마왕님은 이런 식으로 계획을 하나하나 보완해갔다. 그리고 스마트폰 비밀번호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하지만 이 순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쾅-!
“마왕 파르마몬! 인류의 희망이 담긴 내 칼의 심판을 받으세요!”
더미 중 하나가 용사 파티의 습격을 받았다.
나는 습격받은 더미로 의식을 옮긴 후, 수많은 미남에게 둘러싸인 용사의 도발에 응수해줬다.
“골반이 변변찮은 용사여. 잘 와주었다.”
내가 장인어른에게 가업을 물려받고 10일째 되는 날의 새벽에 찾아온 첫 손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