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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40화 (41/211)

40화

[자, 그럼 중계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열정과 혼신을 보여준 모든 미림고 학생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바로 상품 수여식과 폐회식이 있을 예정이니, 학생들은 모두 운동장에 대열을 맞춰 서 주시기 바랍니다.]

스탠드에 있던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아침에 있었던 대형 그대로 열 맞춰 섰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큰 행사인 체육 대회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끓어 넘치는 투지와 정의로운 경쟁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미림고 재학생들 덕분에…….”

교장의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최한이 앞에 서 있는 민섭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도움 없이 단체전 우승을 한 것은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쁜 일이긴 하나…….

인간의 몸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적.

그렇게 생각해 보려고도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의 몸으로 100배의 중력을 이기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최한이 고개를 돌렸다.

잔뜩 구겨진 인상의 남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한재석.

그도 신경이 쓰였다.

다른 학생들은 몰랐겠지만, 최한은 알고 있었다.

그가 마력도 특성도 쓰지 않고 100배의 중력 구간을 통과한 것을…….

A급 능력자라 민섭이보다는 쉬웠을지 몰라도 마력과 특성을 단 1%도 쓰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자신을 향한 선전포고 같은 느낌인 것은 알았지만…….

최한이 이렇게 신경 쓰는 이유는 한재석도 통과하지 못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반인보다 신체 능력이 발달한 A급 능력자일지라도…….

최한이 튜토리얼 창을 열었다.

「튜토리얼 퀘스트 NO. 666

Last

미림고에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선물해 줄 검집을 찾아내어 죽여라.

(time out - 100일)

보상

경험치 + 1,187,263,337

검집의 심장 (EX)

획득 칭호

####(EX)」

최한이 튜토리얼 창을 끄고 눈을 감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럼 각설하고 모두 이 시간을 기다렸을 텐데……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체육 대회 우승 상품 수여식이 있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

운동장이 터져 나갈 듯한 박수 소리가 들렸다.

최한이 작은 한숨과 함께 어지러운 감정들을 내뱉었다.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우선…… 만끽하자. 다시 오지 않을 내 마지막 체육 대회를…….”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부기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학생회 서기 한민우가 시상식 진행을 위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지금부터 종목별 우승 반을 호명할 테니, 대표 학생은 단상 위로 올라와 주세요. 그럼 첫 번째로…….”

첫 번째 종목이 발표되기도 전, D반의 모든 눈동자가 최한을 향하고 있었다.

“나보다 민섭이가…….”

바로 앞에 서 있던 민섭이 말했다.

“아니. 당연히 최한이 올라가야지. 우리를 대표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저 멀리서 조일환 선생이 최한을 향해 나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최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피구 우승! 2학년 D반!”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한민우의 목소리 뒤로, 함성과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최한이 당당히 걸음을 옮겼다.

D반을 가로질러 구령대를 향해 나아갔다.

최한이 구령대 계단에 발을 올리는 순간.

“축하해!”

“이제 네 팬이다!”

“축하한다, D반!”

“D반도 대단한걸!”

“전학생 너 때문에 재미있었다!”

전교생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계단을 오르던 최한은 물론이고, 운동장에 서 있던 D반 학생들의 얼굴에도….

단 하나의 표정이 지어졌다.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터져 버릴 것 같은 이 마음을 얼굴로 드러내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나 멸시만 받던 D반이…….

손가락질만 당하던 D반이…….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없을 것 같던 D반이…….

처음으로.

D반이 아닌, 같은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반으로서 축하받고 있었다.

D반 아이들의 어깨가 떨려왔다.

허나 고개는 숙이지 않았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었다.

처음으로 평등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게 해준 친구의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기에…….

최한이 최고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구령대를 올랐다.

“그럼 다음으로 배구 우승! 3학년 A반!”

짝짝짝-.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3학년 A반 대표 여학생이 구령대로 올라갔다.

“이어서 펀치 머신 우승! 2학년 A반!”

짝짝짝-.

“와아아아아!”

“한재석!”

“한재석!”

“누가 뭐래도 네가 최강이야!”

표정을 잔뜩 구긴 한재석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구령대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체육 대회의 꽃이자 역대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애물 계주 우승! 2학년 A반과 2학년 D반!”

짝짝짝-.

“와아아아아!”

“최고였어!”

“A반도 D반도 축하해!”

단상 위에 있는 최한이 아닌, 운동장 중간에 서 있는 2학년 D반에게로 박수와 함성이 쏠렸다.

운동장에 서 있던 2학년 D반 아이들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갔다.

자신들도 모르게 살짝살짝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고개를 반쯤 돌려 아래를 보고 있던 최한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너희들이 쟁취한 거야. 내가 아니라 너희의 힘으로.’

“계주 우승팀들이 모두 단상에 올라와 있는 관계로 바로 수여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상품 수여는 학생회장 강진철 군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최한의 앞으로 학생회장 강진철이 다가왔다.

“제3회 미림고 체육 대회 피구 종목 우승, 2학년 D반. 위 반은…….”

한민우의 시상이 방송으로 이어졌다.

상장과 상품을 들고 있던 강진철이 최한에게 말했다.

“축하한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너 내 뒤를 이어 학생회장이 돼라.”

작은 목소리였지만, 시상을 위해 대기 중이던 학생들의 표정을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최한의 옆에 서 있던 3학년 A반 여학생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굳어졌다.

“강진철 너 지금 무슨 말을…….”

오 대 오로 갈라진 머리가 찰랑거렸다.

“누가 끼어들어도 된다 했지? 너한테 말한 게 아니었을 텐데.”

여학생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미… 미안….”

여학생의 고개가 떨어졌다.

강진철이 최한에게 다시 말했다.

“학생회장의 자리는 곧 미림고 최강의 자리이기도 하다. 최한, 내 뒤를 이어라.”

“하…… 무슨 중2병처럼 대사를 치고 있어. 저번에도 말했을 텐데…. 내가 집착하는 남자 싫어하거든? 이번엔 똑똑히 봐.”

최한의 오른손이 들렸다.

시상을 하던 한민우의 목소리가 멈췄다.

시상식을 보려 구령대에 시선을 모아두던 전교생의 표정도 함께 멈췄다.

최한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법규…….

“이게 내 대답이다.”

뜨거운 함성과 박수 소리가 넘쳐나던 운동장 전체에 정적이 찾아왔다.

작은 바람 소리만이 들렸다.

“내가 미림고 최강이 될 거야! 다음 학생회장까지도 필요 없어! 내가 최한 네놈도! 강진철 너도! 다 쓰러뜨리고! 미림고 최강이 되겠어!”

정적을 깨는 목소리.

운동장 전체에 한재석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진철의 시선이 한재석을 향했다.

“도전은 언제나 받아주지. 그건 그렇고 최한, 내 뒤를 이어 학생회장이 돼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강진철이 최한을 향해 말했다.

최한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미친놈인가….’

짜증이 솟구친 한재석이 최한과 강진철에게 다가왔다.

“내 말 무시하지 마! 똑똑히 들어둬! 내가 미림고 최강이 되겠어! 이딴 체육 대회 가지고 날 이겼다 생각하지 마! 최한!”

갑자기 자신에게 날아온 화살에 최한이 한재석에게 소리쳤다.

“왜 나한테 그래! 학생회장한테 말하던 거 아니었어?”

“시끄러워! 너희 둘 다 똑똑히 들어둬! 최강은 오로지 한 사람의 것이야. 너희 두 놈 다 내가 박살 내 주겠어!”

강진철이 작은 미소를 보였다.

“아직 자기 주제를 모르나 보군. 하지만 그런 놈들 밟아주는 것도 최강의 일이지. 그것보다 최한, 학생회에 들어와서 내년에 학생회장이 돼라.”

최한이 귀를 움켜쥐었다.

“으아악! 그만해! 이 미친놈들아! 똑같은 소리를 몇 번째야!”

한재석이 손짓, 발짓을 하며 짜증을 표출했다.

“내 말 똑바로 들으라고! 학생회장! 최한 너도! 내가 미림고 최강이 되겠어!!!”

세 사람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렸고….

운동장에 있던 전교생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돌처럼 굳어 버렸다.

내빈석에 앉아 있던 브로스 길드장 최수혁이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참나…. 어린애들은 어린애들이군….”

옆에 앉아 있던 오지훈 센터장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저기 있는 저 세 학생이… 우리나라의 미래 아닙니까?”

최수혁의 시선이 계속해서 말다툼하고 있는 최한과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미래라……. 뭐… 그건 모르겠고, 저 세 놈이…… 한 팀이라면…… 세계 최강이겠지.”

“세계 최강이라……. 그렇다면 저 팀의 서번트는 꽤나 고생하겠네요….”

최수혁이 코웃음을 쳤다.

“서번트? 저 팀에 서번트가 필요할까?”

“모르죠? 그래도… 서번트가 필요하다면… 저 팀의 서번트가 세계 최강의 서번트겠네요….”

오지훈 센터장의 시선이 운동장에 서 있는 한 학생에게로 향했다.

“최한, 넌 마지막까지 요란하구나….”

웃고 있는 민섭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체육 대회가 끝이 났다.

* * *

체육 대회의 열기가 다 가시지도 않은 바로 다음 날.

미림고 교무실.

“브로스 길드에서 공문 왔던데. 2학년 A반 한재석이랑 D반 김민섭. 오지훈 센터장이 좀 보자고 하던데요?”

2학년 B반 담임인 조아영 선생의 목소리가 파티션을 넘어갔다.

자리에 앉아 수업 준비를 하고 있던 조일환 선생이 고개만 빼꼼 들어 올렸다.

“민섭이를? 무슨 일이지? 공문 어디 있어, 조 선생?”

“여기 있네.”

조일환 선생의 눈앞에 문서가 나타났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 여기는 어쩐 일로….”

조일환 선생이 공문을 받아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공문도 전해주고… 전학생도 좀 부탁하려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였지만,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조일환 선생의 눈썹이 떨려왔다.

“전학생이라니요?”

교장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D반에 전학생이 왔다네. 오늘 아주 급작스럽게 말이야.”

“전학생이 이렇게 오고 싶다고 막 들어올 수 있는 게 아닌데…….”

조일환 선생의 기억 너머로 최한과 처음 만날 때가 떠올랐다.

“또 브로스 길드에서 보낸 겁니까?”

교장이 고개를 저었다.

교장이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더 위에서…….”

그때, 교장의 뒤에 가려져 있던 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일환 선생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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