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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55화 (56/211)

55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평소보다 두 배는 더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하…. 6월도 이젠 완전 여름이네.”

최한이 새하얀 교복의 단추를 모두 풀어 양손으로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6월의 첫날.

완전한 여름이 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른 아침부터 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고 있었다.

“저기 봐. 저 사람 아니야?”

“맞네. 미림고 교복.”

“SSS급 맞지?”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느껴졌다.

SSS급.

전국… 아니, 이제 전 세계가 최한이 SSS급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유O브나 TV 보면 인기 있는 능력자들 많던데. 난 왜….’

두려움.

공포.

인간은 자신들과 다르면 배재하려 드는 습성이 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한의 너무도 강한 힘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갖게 만들었다.

“휴…. 뭐, 연예인도 아니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지.”

그때.

찌직-.

최한의 머리 위쪽 상공에서 붉은 포탈이 나타났다.

순식간에 허공을 찢고 나타난 붉은 포탈에서 몬스터의 다리가 내려오고 있었다.

“꺄아악!”

“으악! 몬스터다!”

비명을 지르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부리나케 도망갔다.

턱!

붉은 포탈에서 나온 몬스터가 최한의 바로 앞에 착지했다.

붉은 피부를 가진 리자드맨이 보라색 눈동자로 최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놈인가? 인간 따위가 가지고 있을 물건이 아니다. 순순히 내 놓….”

푸아악!

리자드맨의 몸이 산산이 조각나 하늘로 치솟았다.

툭….

툭….

순식간에 잘게 다져진 리자드맨의 사체가 바닥으로 흩뿌려졌다.

최한이 하품을 하며 리자드맨의 사체를 밟고 지나갔다.

최한이 드워프들에게서 받은 단검을 들어보였다.

“오지훈 센터장이 어느 정도 손을 봐줘서 예전보다는 적게 찾아오긴 하는데… 그래도 몇몇 감 좋은 녀석들은 아직도 찾아오네….”

어차피 한 방에 해치우긴 하지만 등굣길이나 하굣길, 어떨 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몬스터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어쩌다 한 번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귀찮은 것은 귀찮은 거다.

“오지훈 센터장한테 한 번 더 봐 달라 할까. 그런데 이 검…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최한이 자신의 상태창을 열었다.

# # #

이름 : 최한

나이 : 21(+100)세

성별 : 남

종족 : 인간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SSS)

왕의 자격(SSS)

악마 사냥꾼(SSS)

학살자(SS)

…….

…….

능력치

근력 : SSS

민첩 : SSS

내구 : SSS

체력 : SSS

마력 : ???

특성 : 미각성

신의 권능(복제) - 스킬 빼앗기 LV 100

신의 권능

모든 만물의 제약을 없애고, 시전자가 눈으로 본 모든 능력을 자신이 사용할 수 있다.

100배의 힘까지.

[능력당 1회만 사용 가능.]

신의 권능(나락) - 풍혈 LV 100

신의 권능

우주에 있는 모든 공간과 단절된 어둠뿐인 공간에 가둬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시간 동안 벌을 받게 된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한다.

[Cool. 재사용 대기시간 24H]

???

[잠금]

<각성 SKILL>

[미각성]

최종 등급 : SSS

# # #

아이템 확인 / 인벤토리

상태창 가장 아래 보이는 인벤토리 버튼을 눌렀다.

띠링!

눈앞에 나타난 안내창.

[열람 불가. 각성 후 이용 가능.]

“역시 안 되네.”

이세계에 있을 때부터 몇 번이나 시도해 봤지만, 열람 불가라는 안내창만 뜰 뿐이었다.

그 옆에 보이는 ‘아이템 확인’ 버튼을 눌렀다.

최한의 눈앞으로 금색의 링이 나타났다.

돋보기처럼 그 링 사이로 왼쪽 눈을 맞췄다.

손에 든 검 옆에 정보창이 나타났다.

# # #

이름 : 마왕의 ‘헬룬’ 단검

등급 : 신화

공격력 : 근력 200%

신이 되려던 마물의 손톱을 가공해 만든 단검.

5개의 제련석과 1개의 룬이 박혀 있다.

- 패시브 효과 -

드워프의 축복

아이템이 파괴되지 않는다.

드래곤 학살자

용족에게 회복불가 스킬적용.

- 직업 효과 -

[???] ▼

# # #

“마왕의 단검? 엄청 별거 없어 보이네. 신화급 아이템이면, ‘콜로서스 블레이드’나 ‘드워프의 축복이 깃든 드래곤 소드’ 이런 이름일 줄 알았는데….”

팟!

눈앞에 있던 금색 링이 사라지고, 상태창이 모두 사라졌다.

조금 전과 달리 최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튜토리얼 퀘스트 NO. 666

Last

미림고에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선물해 줄 검집을 찾아내어 죽여라.

(time out - 80일)

보상

경험치 + 1,187,263,337

검집의 심장 (EX)

획득 칭호

### #(EX)」

[실패 시 페널티 부과]

- 이세계 강제 전송

- 멸망

최한의 눈앞에 나타난 퀘스트 창.

점점 줄어드는 날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80일밖에 남지 않은 시간.

“욕심대로 학교생활도 즐겼으니… 이제 슬슬 찾아야겠지. 우선 몇몇으로 압축되긴 했는데….”

가장 아래 보이는 페널티 창.

‘이세계 강제 전송은 알겠는데, 멸망은… 지구가 멸망한다는 뜻인가…?’

최한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죽일 수 있을까….”

그때.

“어이, 어이. 아침부터 뭘 그렇게 멍 때리고 있어?”

낯선 목소리.

누군가 최한의 앞길을 막아섰다.

손을 움직여 상태창을 모두 지우니, 처음 보는 사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뒤로 젖혀서 봐야 할 정도로 키가 큰 남성.

붉게 물들인 머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오른쪽 눈에 길게 난 상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구야, 넌? 나 알아?”

최한의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남성의 얼굴이 온화해졌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거보다 더 당돌한데? 역시 질풍노도의 대한민국 고딩인가.”

“뭐래…. 그건 중2 애들한테 하는 소리고.”

“아니! 나이는 상관없다! 질풍노도의 시기야말로 젊은이의 특권! 숨길 필요는 없다!”

“바보인가….”

바위 같은 거대한 몸집. 남성미 넘치는 거친 이목구비를 가진 생김새와 다르게 최한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분위기는 장난기 넘치는 어린아이 같았다.

‘적의는 없어 보이긴 한데….’

가식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최한은 느낄 수 있었다.

여유롭고 해맑은 웃음 속에 있는 강인함을.

“바보 행세는 그만하시지. 당신 강하잖아.”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는 붉은 머리의 남자.

입가에 작은 미소가 피었다.

“하하하하하하하!”

길 한복판에서 큰 소리로 웃는 남자.

최한이 관자놀이를 툭툭 눌렀다.

“아… 그러니까 너 누군데 대체….”

남자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만나보고 싶었다, SSS급. 오늘 너를 만나러 온 이유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다.”

“뭐?”

“너와 적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얼굴을 보고 말하고 싶었다.”

“아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 누군데.”

“뭐… 학교에 가보면 알게 될 거다. 그럼 이만. 아디오스!”

최한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말만 내뱉고 돌아서는 남자였다.

“하하하하하하!”

멀어져 가는 남자의 웃음소리만이 최한의 귀에 맴돌았다.

“그러니까… 누구냐고….”

최한이 깊은 한숨을 쉬며 걸음을 옮겼다.

이상한 만남을 뒤로 하고 학교에 도착했다.

최한이 2학년 D반 교실에 들어섰다.

“최한이다!”

“오랜만이야, 최한.”

“야! 최한!”

K의 습격이 있고 난 다음 첫 등교 날이었다.

오랜만에 본 아이들의 얼굴에는 안 좋은 기억 따윈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최한에게 몰려드는 아이들.

“최한이 강한 줄은 알았지만 SSS급이었다니….”

“S급도 엄청 강한데 SSS급이면 얼마나 강한 거냐?”

“야. 영상 못 봤냐? 그 강한 K를 손가락 하나로 이기던데.”

잔뜩 들떠서 말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최한의 얼굴에 큰 미소를 가져왔다.

“너희들 이제 몸은 괜찮은 거야?”

최한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다 크게 웃어 보였다.

“그럼!”

“보다시피 싹 다 나았다고.”

팔을 힘차게 들어 올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손으로 ‘브이’ 자를 만들어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최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우리 때문에 걱정했지?”

낮게 울리는 목소리.

최한의 앞으로 한 남학생이 다가왔다.

안경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가 한없이 맑아 보였다.

“민섭아….”

“병원에서도 애들이랑 얘기했지만… 최한 너는 우리가 그렇게 된 게 모두 너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기자 회견하고 있을 때 K가 쳐들어온 것도, 너는… 자신의 탓이라 생각할 것 같아서. 그래서 꼭 말하고 싶었어.”

민섭이의 목소리 뒤로 D반 아이들의 모든 목소리가 합쳐졌다.

“네 잘못이 아니야.”

최한의 고개가 숙여졌다.

최한의 어깨 위로 부기의 손이 얹어졌다.

“복수해줘서 고마워. K랑 조민성 그놈 바지에 오줌 쌀 때는 아주 속이 다 시원하더라!”

옆에 있던 아이들도 거들었다.

“맞아! 속이 아주 편해졌어!”

“나쁜 놈들은 벌을 받아야지.”

“부자면 뭘 해! SSS급한테 까불면 다 뒈지는 거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D반을 가득 채웠다.

“하하하하하!”

고개 숙이고 있던 최한이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들어 웃어 보였다.

“그럼! 당연하지! 내 친구들 건드리고 무사할 것 같아!”

최한의 밝아진 모습에 부기와 민섭이 최한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몸을 흔들었다.

“이야!”

“멋있는데!”

어느새 곁으로 와 최한에게 팔짱을 끼고 있는 성녀.

“무야호! 다시 기분 좋은 학교 생활 시작입니다요!”

최한이 성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언제 또 붙었대…. 근데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하하하하하하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툭.

최한의 머리 위로 손길이 느껴졌다.

“고맙다.”

아이들의 시선이 모인 곳.

조일환 선생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이 미소를 남기고 모두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조일환 선생이 교탁에 서서 말했다.

“병원에서 받은 자료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후유증이나, 상처가 남은 사람은 없는 것 같구나.”

조일환 선생이 한 학생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최한이 없는 동안 네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던데. 고맙다… 민섭아.”

자리에 앉아 있던 민섭이 부끄러운지 고개도 들지 못하고 뒷머리만 만지작거렸다.

부기의 목소리가 울렸다.

“진짜 짱이었다고요! 성녀도 한 방에 당했는데. 민섭이가 끝까지 싸웠다니까요!”

장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진짜 완전 멋있었어요. 민섭이는 일반인인데 움직임은 거의 A급 아니, S급 같았다니까요!”

최한을 제외한 반 아이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테지. 민섭이는 이제 일반인이 아닌 능력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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