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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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우두머리 고대 트롤
나이 : 2,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능력치
근력 : A+
민첩 : A
내구 : A
체력 : A
마력 : D
SKILL
패시브
[ 끈질긴 생명력 ]
몸이 잘려도 끊임없이 재생한다.
* 불에 약하다.
* 머리를 터트리면 재생하지 않는다.
[ 합심할 수 없는 자아 ]
몸을 차지하려는 세 개의 머리가 언제나 싸운다.
기본 능력이 강화된다.
시야+3
청력+3
후각+3
근력X3
최종 등급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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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날아오는 우두머리 트롤과 ‘서번트 워치’에서 나오는 상태창을 겹쳐보던 민섭의 표정이 공포로 물들어갔다.
“으악!”
쾅!!!!!
빠르게 하강하던 우두머리 고대 트롤이 민섭이 서 있던 자리에 그대로 충돌했다.
또다시 피어난 흙먼지.
멍하니 눈앞에 피어난 흙먼지를 바라보고 있던 민섭이 흠칫 놀랐다.
두려움에 굳어 있던 정신이 돌아오자 천천히 입을 뗐다.
“뭐야…. 살아 있네.”
그때, 목 뒤에서 느껴지는 작은 손길.
“조심해라. 두 번은 안 구해준다.”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진철의 모습이 보였다.
“구… 구해주신 거군요. 감사합니다.”
강진철이 최한과 한재석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너무 방심했군. 천장에 붙어 있는 것도 발견 못 하다니. 먼저 도착한 너희는 뭐 한 거냐?”
심장에 꽂히는 한마디에 최한과 한재석이 강진철의 눈을 피하며 딴청부렸다.
“보스가 치사하게 숨어 있냐….”
“지가 박쥐야? 왜 거꾸로 매달려 있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지 대답 아닌 대답이 돌아왔다.
흙먼지가 점점 사라지자 보스 몬스터의 모습이 드러났다.
“꽤에에엑!”
“쿠아아악!”
“내 공격을 피하다니 제법이군…. 인간.”
민섭과 강진철이 우두머리 고대 트롤의 생김새를 눈에 담으며 말했다.
“머리가 세 개 달린 트롤…. 트롤은 머리가 많이 달릴수록 강하다 그랬는데….”
“가운데 얼굴 녀석은 인간의 언어도 구사할 수 있나 보군.”
강진철이 오랜만에 만난 강한 몬스터에 흥미를 보였다.
“내 힘을 얼마나 견디는지 시험해 보고….”
“선빵 필승! 죽통 후리기!”
펑!!!!!!
“꾸엑!”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우두머리 고대 트롤의 머리 세 개가 동시에 터져 버렸다.
전투 태세를 취하던 강진철의 얼굴에 허무한 표정만이 지어졌다.
“내가 죽였다! 내가 죽였어! 이걸로 70마리!”
쓰러진 보스 몬스터 위에서 만세를 외치며 포효하고 있는 최한.
“내가 이겼지? 흐흐흐.”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는 최한의 모습에 한재석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뭐야! 왜 가로채는 건데!”
“가로채긴 뭘 가로채.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지. 내기는 내가 이긴 거지?”
“이기긴 뭘 이겨! 나도 똑같이 70마리 잡았거든!”
한재석의 외침에도 최한이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아니. 같은 70마리라도 너랑 나랑은 차이가 있지. 내가 보스 몬스터를 잡았으니 이긴 거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내기는 ‘누가 더 많은 몬스터를 잡나’였어!”
“너나 억지 부리지 마. 같은 숫자라면 당연히 보스 몬스터를 잡은 사람이 승자지. 그리고 보스 몬스터는 솔직히 일반 몬스터 2마리라고 해야 하지 않냐? 아니지. 머리가 세 개였으니 세 마리 잡은 거로 해야 하나?”
한재석이 최한의 억지에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했다.
콰과과광!!!!!!
한재석이 온몸에서 벼락을 방출했다.
콰과광!
찌지직!!
쾅쾅쾅쾅!!!!
“남자의 내기는 정정당당해야 한다고. 더 이상 내기를 더럽힌다면…… 통구이로 만들어주마.”
“야… 야… 잠깐만. 장난처럼 한 내기 가지고 왜 죽자고 달려들어? 야… 아, 따가워!”
이미 분노에 잡아먹힌 한재석에게 최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으악! 얘 눈 뒤집혔어! 아! 따가워! 그만 좀 뿜어내 이 전기뱀장어야!”
“뭐? 전기뱀장어?”
꽈지직!
콰과과광!!!!!!
“으아악! 따가워! 너희, 가만히 보고 있지만 말고 쟤 좀 말려봐!”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고 있던 민섭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번개 맞고 따갑다고 하는 게 인간이냐…. 근데 말려야 하지 않을까요? 학생회장님?”
“괜찮아. 우리가 말리지 않아도 어차피….”
강진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한과 아이들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어어…. 뭐야!”
최한이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뭐야! 이 빛….”
최한이 목소리를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광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고요했다.
아이들이 사라지자, 정적만이 흐르는 광장.
탁….
탁….
우두머리 고대 트롤의 사체만이 남아 있던 광장에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 * *
“그러니까. 아까 그게 층을 클리어해서 그런 거라고?”
자신을 덮치는 거대한 방망이를 손가락으로 막으며 최한이 말했다.
“포탈로 이동하는 던전과 다르게 탑은 한 층을 클리어할 때마다 위층으로 순간이동을 시켜.”
“오….”
신기한 듯 고개를 끄덕이던 최한이 손가락 튕겼다.
톡!
최한의 손가락을 떠난 방망이가 그대로 몬스터의 얼굴에 직격했다.
콰직!
자신이 들고 있던 방망이에 얼굴이 터져 버린 몬스터가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우우우우!”
“우이이이!”
“꾸이이이!”
뒤쪽에 있던 몬스터들이 동료의 죽음에 괴성을 지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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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고대 트롤 전사
나이 : 2,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능력치
근력 : A
민첩 : A
내구 : A
체력 : A
마력 : D
SKILL
패시브
[ 끈질긴 생명력 ]
몸이 잘려도 끊임없이 재생한다.
* 불에 약하다.
* 머리를 터트리면 재생하지 않는다.
[ 거인족의 후예 ]
거인족은 둔기 아이템을 쓰면 근력이 200% 향상된다.
최종 등급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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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무슨 여기는 트롤만 나오냐….”
민섭이 ‘서번트 워치’에서 나온 상태창을 확인하며 최한에게 대답했다.
“이제 이 층이야….”
뒤쪽에 있던 고대 트롤 전사들이 방망이를 높게 들며 소리쳤다.
“꾸에에에에에!”
전의를 다진 고대 트롤 전사들이 일제히 최한에게 달려들었다.
“하… 아직도 이 층이라니… 얼른 해치….”
찌직!
콰과과광!!!!!!
살아 움직이듯 번개가 트롤 전사들의 몸을 휘감았다.
“꾸에엑!”
“끼이잉!”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트롤 전사의 머리통이 터져 나갔다.
펑!
펑!
펑!
펑!
도미노처럼 터져 가는 고대 트롤 전사의 머리통을 보며 최한이 중얼거렸다.
“폭죽놀이 같네…. 아, 따가워!”
최한이 비명과 함께 팔뚝을 사정없이 비볐다.
“아직 내 말 안 끝났거든! 1층에서 한 내기 결과 난 인정 못 해!”
한재석이 온몸에서 번개를 방출시키고 있었다.
“인간 전구가 따로 없네…. 아까도 말했잖아. 장난처럼 한 내기에 왜 그리 크게 반응해!”
한재석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뭐? 장난?”
찌지직!!!
한재석의 몸을 휘감고 있던 번개가 채찍처럼 최한에게 뻗어 갔다.
“으아악! 따가워! 아! 따가!”
“너는 장난이었을지 몰라도 나는… 나는….”
한재석의 주먹이 강하게 쥐어졌다.
“내기든 뭐든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아! 난 다시는… 너한테 지지 않아.”
진지한 표정의 한재석.
흔들리지 않는 눈빛, 굳게 다문 입술…. 잔뜩 힘준 미간의 떨림까지….
표정 하나하나에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최한이 번개에 맞아 촐싹대던 움직임을 멈추고, 한재석과 눈을 마주쳤다.
“지금부터 다시 카운트다!”
최한이 달려가 남아 있던 트롤 전사의 머리통을 터트렸다.
“뎀프시롤! 한 마리! 두 마리!”
펑!
펑!
펑!
최한이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가며 주먹을 날렸다.
권투 선수의 훅처럼 뻗어 가는 주먹.
“최한! 이 치사한 놈아! 갑자기 시작하는 게 어디 있어!”
“일곱 마리! 이번엔 마수아 구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대신 지는 놈은 한 달 동안 형님이라 부르기!”
펑!
펑!
거대한 방망이를 들고 있던 고대 트롤 전사들이 방망이 한 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머리가 터져 쓰러져 갔다.
“갑자기 벌칙까지 거냐!”
한재석이 빠르게 달려 남아 있던 트롤 전사들에게 번개를 뿜어댔다.
콰과과광!!!!
펑!
펑!
펑!
최한과 한재석이 트롤 전사의 머리통을 날리며 빠르게 나아갔다.
“나는 왜 따라온 거지….”
멀어지는 최한과 한재석의 뒷모습을 보며 강진철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하… 저도요.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 서번트는 저밖에 없을 거예요.”
민섭이 깊은 날숨을 내쉬며 트롤 전사의 사체를 넘어갔다.
“40마리!”
“42마리!”
최한과 한재석의 탑 클리어 속도는 오랫동안 함께 지내고 단련한 특수부대나 팀을 오랫동안 지속했던 어느 파티보다 월등히 빨랐다.
그렇다고 팀워크가 좋다거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힘을 합치는 일은 절대 없었다.
그저.
무식하게 강하고.
그 어떤 팀보다 공격적이었을 뿐.
방어?
그딴 건 없었다.
SSS급인 최한은 주먹이든 발이든 몬스터에게 닿기만 하면 한 방에 몬스터가 쓰러졌다.
S급인 한재석은 특성인 번개를 이용해 수백만 볼트 아니, 수천만 볼트에 달하는 전기 에너지를 방출해 몬스터들을 학살해 갔다.
2층을 클리어하는 데 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최한이 보스 몬스터인지도 모르고 비슷하게 생긴 ‘고대 트롤 정예 기사’를 날아 차기로 날려 버려서 순식간에 3층으로 이동했다.
탑은 층을 올라갈수록 몬스터가 급격히 강해지고 그 수가 많아지며 지형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더 거대해지기 때문에 점점 클리어 힘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180마리!”
“179마리!”
그런데 3층과 4층을 통과하는 데 오히려 더 시간이 줄어들었다.
지난 층들의 몬스터보다 전투에 능한 고대 트롤 정예병과 고대 트롤 기사단장이 나타났지만….
“250마리!”
“251마리!”
어차피 한 방.
검이며, 도끼며 들고 나타난 고대 트롤들이었지만 공격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최한에게 모두 쓰러져 갔다.
지고 싶지 않던 한재석은 더욱더 강한 힘을 짜내어 번개를 뿜어댔다.
각 층에 보스 몬스터도 마찬가지였다.
최한이든 한재석이든 누구든지 한 방이면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군…. 계속 거인족 몬스터만 나타나는 거 같은데.”
“학생회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저도 계속 ‘서번트 워치’로 몬스터들을 확인했는데 모두 거인족 몬스터였어요.”
“이 정도로 통일된 몬스터가 나타나는 탑은 지금껏 없었는데….”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학살은 8층에 올라갔을 즈음 멈추게 되었다.
바닥과 끝이 보이지 않는 천장 아니, 하늘의 모습을 한 천장에 뜬구름마저 금색으로 칠해진, 영화에 나올 법한 금빛의 낙원.
8층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전까지 미친 듯이 달리며 몬스터를 잡던 최한과 한재석이 쓰러졌다.
놀란 민섭과 강진철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최한! 왜 그래! 몸에 이상이라도….”
민섭과 강진철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배…….”
“배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