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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62화 (63/211)

62화

“보이십니까? A10 탑 상공에 나타난 괴생명체들의 모습입니다. 헌터 협회에서는 던전 브레이크라 주장하고 있지만, 대량의 몬스터가 쏟아져 나오는 던전 브레이크와는 다른….”

서강대교 상공을 지나고 있는 헬기 안 기자의 모습이 보였다.

최고의 화질을 위해 탑승 문까지 연 채 촬영을 이어가고 있었다.

“현재 미확인 괴생명체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 브로스 길드의 길드장인 S급 최수혁 헌터와 대한민국 5대 길드 중 하나인 청룡 길드의 길드장 S급 이창식 헌터로 확인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로 송출되고 있는 방송.

모든 채널에서 긴급 방송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하하…. 이거 마수아 잡힌 거 알려지는 것보다 S급 길드장 두 명이 죽는 거에 사람들 더 충격받지 않을까….”

애써 웃으며 말하고 있었지만, 이창식의 상태는 심각했다.

늑골 골절.

좌측 손목부터 어깨까지 분쇄 골절.

그 외에도 온몸에 피부가 찢어진 상처가 가득했다.

“그러니까… 죽으면 안 되지. S급 두 명이 죽으면 나라 뒤집힌다고.”

한쪽 눈은 뜨지도 못한 채 최수혁이 대답했다.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했다.

이창식과 비교해도 그리 나은 형편이 아니었다.

이마부터 눈꺼풀까지 길게 찢어진 상처에 피가 멈추지 않고 있었다.

“인간 주제에 이 미카엘 님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대단한데?”

낮게 울리는 목소리.

파란 피부를 가진 천사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웃었다.

“장난하지 말라고. S급 두 명이 덤벼도 못 이긴다고?”

실성한 듯 허탈한 웃음을 보이는 이창식이었다.

“오지훈 박사가 말한 천사는 이 정도로 강하지 않았는데….”

최수혁이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시공의 균열에서 나타난 7명의 천사.

7명의 천사와 전투를 벌인 것이 아니다.

단 한 명.

파란 피부를 가진 천사와의 전투로 S급 능력자 두 명이 고전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창식의 시선이 A10 탑 상공으로 향했다.

한곳에 모여 있는 천사들.

각자의 마법 에너지로 탑을 공격하고 있었다.

붉은색, 초록색, 검은색 등등….

형형색색의 밝은 빛을 담은 에너지가 탑을 부수고 있었다.

“저놈들은 가세하지 않고 있다는 거지….”

최수혁이 흐트러진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다행이 아니야. 탑이 파괴되면 안에 있는 몬스터뿐 아니라 아이들도 죽게 될 거야.”

“그럼… 탑이 파괴되기 전에 이놈을 없애고 위에 놈들을 전부 쓰러트리면 되겠구만….”

불가능.

이창식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뱉은 말이다.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이 지옥같이 막막한 현실에 지지 않기 위해.

그때.

슈우웅!

번쩍하는 순간 날아든 푸른색의 아이스 레이저.

툭….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이창식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렀다.

“젠장….”

최수혁의 시선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이창식의 모습이 보였다.

오른쪽 가슴에 뚫린 구멍이 시선을 멈춰 세웠다.

“이창식!”

“X발…. 진짜 이놈들 정체가 뭐야….”

이창식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앞으로 꼬꾸라졌다.

절망적이었다.

“젠장. 힐러만 있었어도….”

최수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천사 미카엘의 얼굴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터트리려고 쐈는데, 구멍만 났네. 너희 진짜 인간 맞아? 은근히 강한….”

미카엘의 말을 자르며 최수혁이 소리쳤다.

“개소리 집어치워! 그딴 말 들어도….”

툭-.

“하아….”

짙게 깔리는 한숨 소리.

지금까지와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는 대천사 미카엘.

“누가… 내 말 끊으라 했지? 인간 주제에….”

픽….

슈우우우!!!!!

분수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는 붉은 피.

최수혁의 시선이 자신의 어깨로 향했다.

끊임없이 솟구쳐 나오는 붉은 피가 얼굴이며 몸을 물들여 갔다.

땅에 떨어진 자신의 팔을 발견한 최수혁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끝이군….”

* * *

탑의 13층.

폐가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불었다.

바람을 타고 온 작은 진눈깨비에 최한과 아이들의 시야가 흐릿했다.

“10층을 넘어가면서부터 층마다 난이도가 심각하게 올라가는 것 같군.”

패딩에 달린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강진철이 말했다.

“그러니까요. 이 정도면 A급 능력자는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당할 것 같은데요?”

“웬만한 S급도 버거울 정도야. 최한의 말이 이해 가는군. 그 천사란 놈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이곳을 클리어하는 건 불가능할 거야.”

“맞아요. 저 둘이니까 가능한 거지….”

말을 마친 김민섭의 시선이 앞쪽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회색의 물체로 옮겨졌다.

“죽어라! 멀대 새끼들!”

“쪼인트!”

회색 패딩을 입고 있는 한재석과 최한이 거인들의 다리를 공격했다.

“끼에에엑!”

쇳소리를 닮은 거인의 비명이 동굴을 울렸다.

쿵!!!!!!!

쿵!!!!!!!

거인의 무릎이 땅에 닿기만 해도 동굴 전체에 둔탁한 굉음이 메아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13층에 나타나는 거인 몬스터들은 지금까지 보았던 다른 몬스터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고대 트롤들이 3 미터 정도 되는 반면 지금 싸우고 있는 ‘고대 하급 서리 거인’의 크기는 대략 보아도 10 미터는 넘어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쿵!!!!!!

쿵!!!!!!

또다시 울리는 메아리.

고대 하급 서리 거인이 쓰러져 눈이 되어 갔다.

민섭이 ‘서번트 워치’를 눌러 몬스터를 향했다.

# # #

이름 : 고대 하급 서리 거인

나이 : 10,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능력치

근력 : S

민첩 : A

내구 : S

체력 : S

마력 : C

SKILL

[ 순혈의 피 ]

고대부터 존재해 온 거인족. 혈통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혈계 특성

얼음 내성 100%

화염 내성 50%

전기 내성 50%

포이즌 내성 50%

물리 내성 50%

[ 거인족의 후예 ]

거인족은 둔기 아이템을 쓰면 근력이 200% 향상된다.

*전설급 몬스터

S급 던전에서 단 한 차례만 발견되었던 보기 드문 몬스터이다.

최종 등급 : S

# # #

“헐…… 전설급 몬스터래요. 단 한 차례밖에 발견되지 않았을 정도로 희귀한….”

“그럼 당연히 등급은 S급이겠군.”

‘한 차례밖에 발견되지 않은 전설급 몬스터가 최상층도 아닌 13층에서 나올 정도면… 이곳은 무조건 히든 던전이다.’

날카로운 눈매로 변한 강진철이 고개를 돌렸다.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는 한재석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강진철.

‘그런데 저 녀석…… 일 층에서보다 강해졌군.’

그때, 강진철의 귀로 들리는 날카로운 목소리.

“야, 넌 왜 아무것도 안 하냐? 놀러 왔냐?”

“…….”

최한의 목소리에 강진철이 대답 없이 눈만 껌뻑거렸다.

“맞네! 놀러 왔냐고! 왜 넌 사냥 안 하는데!”

몬스터를 쓰러트린 한재석이 최한을 거들었다.

“왜 넌 사냥 안 하냐고!”

“13층에 올라올 동안 뭐 한 거야?”

“…….”

한참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최한과 한재석을 나란히 보던 강진철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기한다고, 지들이 설쳐 놓고선….”

찌릿!

최한과 한재석의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왔다.

“뭐?”

“서… 설쳐? 설친 건 내가 아니라 한재석이지.”

한재석의 눈이 화살촉 모양으로 변해 최한에게 향했다.

“뭐 하는 거야? 왜 갑자기 나를 공격하는데! 저 농땡이 부리는 녀석한테 뭐라 해야지.”

“내가 왜?”

“뭘 내가 왜야!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최한과 한재석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사이.

툭.

최한과 한재석의 어깨를 비집고 강진철이 지나갔다.

“뭐야? 어디가?”

한재석의 목소리에 강진철이 살짝 고개만 뒤로 돌려 대답했다.

“사냥 안 하냐며. 이제 내가 사냥할 테니 겨우 13층 올라오느라 지친 너는 거기서 구경이나 해. 허약한 놈.”

경련이 일어난 듯 떨리는 입꼬리.

“나… 나약한 놈? 안 지쳤다고! 너 일로 와봐!”

한재석의 외침을 뒤로 한 채 강진철이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하나… 둘… 셋….”

고개를 살짝 흔들며 숫자를 세던 강진철이 뒤쪽에서 새롭게 나타난 몬스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전설급 몬스터 열 마리에 보스 몬스터 하나라….”

아이들의 시선이 보스 몬스터에게 향했다.

“뭐… 뭐야? ‘서번트 워치’에 등록되지 않은 몬스터라는데요?”

민섭의 목소리에 최한이 자신의 상태창을 열었다.

# # #

이름 : 고대 중급 서리 거인

나이 : 10,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능력치

근력 : S+

민첩 : S

내구 : S

체력 : S

마력 : S

SKILL

[ 순혈의 피 ]

고대부터 존재해 온 거인족. 혈통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혈계 특성

얼음 내성 100%

화염 내성 50%

전기 내성 50%

포이 즌내성 50%

물리 내성 50%

[ 거인족의 후예 ]

거인족은 둔기 아이템을 쓰면 근력이 200% 향상된다.

[ 위미르의 축복 ]

거인의 왕 위미르의 축복이 깃든 고대의 전사.

상급 얼음 마법으로 온몸을 강화한다.

마법 데미지 –50%

물리 데미지 30% 반사

최종 등급 : S

# # #

탑에 들어와 처음으로 최한의 얼굴이 구겨졌다.

“조심해! 지금까지 만났던 놈들과 달라! S+급의 근력에 물리 데미지를 반사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야!”

김민섭의 시선이 최한에게 향했다.

“네가 그걸 어떻게….”

한재석이 강진철에게 소리쳤다.

“야, 예수머리. 나서지 말고 나와. 그 녀석들은 상성의 우위를 가진 내가 맡는 게….”

“필요 없다.”

단호한 목소리.

어느새 멈춰선 강진철이 손바닥을 활짝 편 채 오른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S+급의 근력이건… 물리 데미지 반사건… 상성의 우위건… 그런 건 내게 상관없다. 그저….”

얼음 동굴의 천장이 온통 검게 물들었다.

“그 모든 것을 웃도는 힘으로 눌러 버리면 그만이다.”

높게 들려졌던 강진철의 오른손이 강하게 쥐어졌다.

“떨어져라….”

한곳을 바라보고 있던 최한과 아이들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대박….”

“이게 저 녀석의 특성….”

“역시 학생회장님…. 대한민국의 미래라 불릴 만했네….”

아이들의 시선으로 검게 변한 천장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붉은 구체가 보였다.

점점 모습을 드러내던 그 구체는….

바닥에 모여 있는 거인들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슈우우우….

거대한 거인들을 모두 가리는 그림자….

강진철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13층이 클리어됐다.

“메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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