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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121화 (122/211)

121화

로키.

오딘의 의형제이자 파르바우티와 라우페이의 아들. 아스가르드에 사는 이들 가운데 가장 기민하고 교활하다. 자기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입술에는 흉터가 있으며, 하늘을 걸을 수 있는 신발을 가지고 있다.

하나 이것은 신이 적은 정보일 뿐이고….

진실은.

로키는 자신의 자식인 펜리르를 지키기 위해 오딘을 포함한 에시르 신족에게 벌을 받는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한 영겁의 고통.

아스가르드의 지하 감옥에서 끝나지 않는 고통을 받으며 봉인된 것.

봉인을 담당했던 이는 티르와 그 당시 티르의 스승이던…….

* * *

쾅!

쾅!

거대한 주먹이 부딪힐 때마다 옥상에 있던 아이들의 비명이 울렸다.

“꺄아악!”

학교 전체에 배리어를 친 성녀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져 갔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저건… 아무리 봐도 인간이 아니지 않습니까?”

성녀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자신이 만든 배리어뿐 아니라 모든 것을 부수고 있는 푸른색 거인이었다.

4층 건물인 학교보다도 더 거대한 몸집.

로키의 인간 형태가 아닌, 본모습인 ‘서리 거인의 왕’ 모습이었다.

거인은 붉은 눈동자에 담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었다.

“한재석에게 저런 능력이 있었던가…?”

조일환의 목소리에 김민섭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건 한재석의 능력이 아니에요. 저건….”

뭐라 설명해야 할까.

아니, 자신도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꿈에서 잠시나마 거인의 모습을 하고 있던 한재석을 보긴 했지만, 민섭이 본 장면은 마지막 마무리가 되는 장면이었기에 정확히 아는 것은 없었다.

그저 자신이 죽고 난 후….

한재석의 마지막 부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꾸에에엑!!!!”

제정신이 아닌 듯 포효하며 사정없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해 갔다.

이미 역천사들은 목이 잘려 순식간에 거인의 입으로 들어간 지 오래였다.

천사의 죽음 후, 하늘에 있던 해골 병사들이 빠르게 내려와, 거인의 모습을 한 로키를 공격했지만….

꽈직-.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해골 병사들이 로키의 입에서 잘게 부서져 갔다.

와그작.

와그작.

수천에 달하는 해골 병사들이 검을 찔러 넣어도 거인의 몸에는 상처 하나 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해골 병사들을 손으로 쓸어 담아 입으로 가져가길 반복했다.

입이 가득 차 있으면 해골 병사를 운동장 바닥에 던져 사정없이 발로 밟았다.

사람이 모기나 벌레를 대하는 것처럼.

불안정한 모습과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봤을 때, 한재석의 의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해골 병사를 처리하던 거인이 몸을 돌려 학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쾅!

쾅!

거인의 주먹이 학교를 보호하고 있는 배리어에 막혔다.

하나.

“으…… 진짜 더는 못 버팁니다.”

S급 성녀의 힘으로 만든 보호막도 거인의 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급 능력자들조차 쉽게 뚫지 못한다고 알려진 최강의 방어술이었지만, 한계를 모르는 거인의 힘에 성녀의 체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천사들을 해치우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구분 못 하는 상태가 돼버리다니….”

조일환 선생이 마른침을 삼키며 언제 깨져 버릴지 모를 배리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 옆에 있던 민섭도 마찬가지였다.

성녀의 얼굴을 보아하니,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배리어가 깨질 것 같았다.

‘젠장… 어쩌지? 최한이 오기 전 유일한 희망이던 한재석이 적보다도 더 학교에 많은 피해를 주게 생겼어.’

민섭이 입술을 비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욱 힘들게 꼬여만 가고 있었다.

“진짜 내가 나서야….”

터벅….

터벅….

모든 시선을 잡아끄는 발걸음이 들렸다.

“최강이 된다고 그렇게 도전할 때는 언제고… 그 모습은 뭐냐?”

민섭의 시선으로 학생회장 강진철의 모습이 나타났다.

“학생회장님….”

강진철이 성녀를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

“일 분 후. 일 분 후에 남아 있는 힘을 다 쏟아서 보호막을 더 강하게 만들어라.”

그 진지하고도 믿음직한 목소리에 성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회장이 옥상 난간에 올라서며 거인을 노려보았다.

확연히 시선을 집중케 하는 장소.

난간에 올라선 강진철의 모습에 거인의 붉은 눈이 강진철을 향했다.

“인간이길 저버린 거냐! 그 모습은 뭐냐! 괴물이잖아! 강해지고 싶어서, 겨우 나에게 이기고 싶어서 괴물이 된 거냐! 한재석!”

늠름하게 외친 모습과 다르게, 옥상에 있던 D반 아이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학생회장님 그건 좀….”

“생긴 거랑 다르게 가끔 이상해….”

어이없어하는 아이들의 반응에도 학생회장 강진철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강진철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처음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아직 하늘의 대부분을 가리고 있는 해골 병사들과 거의 모습을 드러낸 요새. ‘발할라’를 눈에 담았다.

‘그 녀석이 와도 막을 수 있을는지….’

강진철이 천천히 눈을 감고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뭐… 그냥 당하기만 할 순 없으니까, 우리도 보여줘야지. 인간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이거 맞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라, 한재석.”

강진철의 손이 올라가자 성녀는 눈치챌 수 있었다.

저것이 신호라는 것을.

그리고.

엄청난 힘이 학교로 다가올 것임을.

강진철의 입이 움직였다.

“떨어져라.”

하늘이 온통 검게 변하였다.

해골 병사들이 가린 것과 다르게 하늘 자체가 어두워지며, 검은 구름이 서울 하늘 전체를 가렸다.

옥상에 있던 모든 인간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 만들어낸 행동이었다.

“대박….”

“저게… 학생회장님의 특성….”

“특성만 놓고 보면… 진짜 최강이라 불릴 만하네….”

검게 변한 하늘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붉은 구체가 보였다.

점점 모습을 드러내던 그 구체는….

“메테오.”

강진철의 목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리던 해골 병사들과 마법진을 통과하고 있는 거대한 성. 발할라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슈우웅-.

눈으로 좇기도 힘든 빠른 속도.

엄청난 불길을 일으키며 떨어지던 운석이 하늘에 있던 발할라를 그대로 지나쳤다.

그러나 그 주위에 있던 해골 병사들의 반 이상은 재로 만들었다.

해골 병사들을 뚫고 내려오던 운석이 운동장에 있는 거인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을 향한 것임을 알아챘는지, 온통 광분하며 난리를 치던 거인이 차분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인을 향해 직격으로 날아오는 운석에 옥상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몸을 웅크렸다.

강진철만이 난간에 위태롭게 서서 마지막까지 지켜보았다.

거인의 붉은 눈이 번쩍하더니, 주먹을 강하게 하늘로 내질렀다.

“쿠에에엑!”

알아듣지 못할 괴성을 내지르며 포효하던 거인의 주먹에서 얼음과 번개가 동시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먹에서 뻗어 나온 두 가지 특성과 운석이 부딪친 순간.

펑!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후폭풍으로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미림고 주변에 있던 건물들과 나무들이 통째로 뽑혀 나가기 시작했다.

학교는 모래 폭풍을 일으키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성녀의 보호막으로 간신히 버틴 학교 건물이었다.

옥상에 있던 아이들이 두려움에 바닥에 바짝 엎드려 후폭풍이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무서워….”

폭발음이 잦아들고, 학교를 뒤덮었던 모래 폭풍의 모습도 사라졌을 무렵.

학생회장 강진철의 욕설이 옥상을 가득 채웠다.

“젠장….”

조일환과 김민섭이 가장 먼저 몸을 세웠다.

그들의 시선이 운동장을 향하자, 왜 강진철이 욕설을 내뱉었는지 알 수 있었다.

“꾸에에엑!”

양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포효하고 있는 거인의 모습이 보였다.

“통하지 않은 건가….”

“운석을 맞고도 멀쩡하다니….”

작은 상처조차 없는 거인이었다.

하나 강진철이 욕설을 내뱉은 이유는 꼭 거인 때문만은 아니었다.

표정을 잔뜩 구긴 강진철이 하늘에 떠 있는 성, 발할라를 바라보았다.

“원래는 저걸 노리고 능력을 썼는데….”

거인으로 변한 한재석도 계산 범위에 넣긴 했으나 운석으로 가장 먼저 공격하려 했던 것은 발할라였다.

민섭의 시선이 발할라로 옮겨졌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성의 모습과 그 주위를 지키고 있는 날개 달린 말을 타고 있는 여전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힘이 통하지 않아. 너무도 쉽게 궤도만 바꿨어. 마치 저 거인을 공격하게끔 유도한 듯이….”

다수의 해골 병사들을 해치우긴 했으나, 그것도 예상보다는 적은 것이었다.

강진철이 입술을 깨물었다.

조일환과 김민섭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금 낼 수 있는 최강의 화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S급 그중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자연계 특성으로도 하늘에 나타난 성과 거인으로 변한 한재석에게 상처조차 낼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침울한 분위기가 옥상에 감돌았다.

그때.

민섭의 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 반응은….’

민섭의 시선이 미림고 상층으로 향했다.

“저건….”

민섭의 떨리는 목소리에 조일환과 강진철의 시선이 움직였다.

“지하 감옥에 있어야 할 네 녀석이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구나…. 인간의 몸속에 숨어 있던 건가…? 스승, 아니, 그 배신자 놈이 손을 써둔 게로군.”

새롭게 등장한 거대한 몸집의 인간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한눈에 봐도 그가 인간이 아니란 것을 감각을 통해 느끼게 했다.

두려움. 공포. 경외.

그따위의 모든 감정이 온몸을 잠식했다.

단순히 강한 존재를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이 아니다.

좀 더 다른 느낌이었다.

신성하고도, 아름다운 냄새가 나는 그런….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에 짓눌리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신…인가….”

확신.

확신이 있었지만, 인간의 눈으로 처음 보는 신의 모습에 말끝이 흐려졌다.

강직한 모습을 보이던 강진철조차 떨리는 팔을 부여잡고 있었다.

‘젠장….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거 완전 괴물이잖아….’

S급.

SSS급.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민섭과 조일환조차 어떤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그저 새롭게 등장한 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티르의 관심은 온통 거인에게 쏠려 있었다.

“아버지가 오시기 전에 재미 좀 봐야겠어. 아버지는 지하 감옥에 가두는 게 최고의 벌이라 하셨지만… 난 네놈의 사지를 찢고 싶은 걸 몇천 년이나 참았다고!”

외팔의 신 티르가 빠르게 하강해 거인에게 주먹을 날렸다.

펑!

운석이 떨어질 때보다 더 큰 충격파와 폭발음이 들렸다.

인간이라면 분명 즉사할 정도의 파워였지만….

“꽈아아악!”

거인이 곧바로 반격했다.

쾅!

쾅!

펑!

티르와 거인의 주먹이 부딪칠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주먹끼리 부딪치는 충격만으로도 학교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꺄아악!!!”

아이들의 비명이 울리고, 강진철이 민섭을 보며 말했다.

“너… 정말… 최한이 이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티르와 거인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민섭의 얼굴이 어두워져 갔다.

“큰일이야…. 저거… 완전히 나온 거 같은데….”

조일환 선생의 목소리에 민섭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발할라가 마법진을 뚫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미림 고등학교가 있는 상공에 떠 있는 발할라.

그 주위를 지키고 있는 수천의 발키리.

그리고.

성의 중앙.

발할라의 문이 열리며 해골 병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늘을 가리던 백만… 아니, 천만의 숫자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수억의 해골 병사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역시 언제 와도 미드가르드는 아름답구나. 인간들의 욕망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얽힌 이상한 세계….”

“이제는 그 욕망이 너무도 커져… 멸망당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버지.”

대지를 울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수천의 파동을 일으키며 온 인간들을 집중시키는 목소리.

티르와 거인의 싸움조차 그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

민섭의 시선으로 오딘과 토르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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