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귀환자 학교가다-155화 (156/211)

155화

앙그르보다의 ‘사자후’ 공격이 사그라들었다.

엄청난 성량이 사라지자.

성의 내부를 휘감았던 격렬한 바람이 창을 통해 모두 빠져나갔다.

몸을 웅크리고 있던 최한이 허리를 천천히 세우며 공격이 지나간 자리를 눈에 담았다.

왕좌에 앉아 있는 우트가르트 로키의 본체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하나 큰 충격을 받은 것인지, 파리해진 표정은 똑똑히 눈에 들어왔다.

강진철과 성녀의 앞에 있던 우트가르트 로키의 분신이 사라져 있었다.

치지직!

우트가르트 로키의 분신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재가 바닥에서 불길을 머금은 채 죽어갔다.

최한이 빠르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나머지 4마리의 분신을 찾았다.

로키와 앙그르보다의 공격이 있기 전 서 있던 자리는 기억하고 있었다.

치이익-.

바닥에서 죽어가고 있는 재가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EX)S급.

일대일로 싸운다면 절대 승산이 없었던 적들을 모두 쓰러트렸다.

안도의 마음이 피어오르기 전, 최한의 시선이 빠르게 옮겨졌다.

‘앙그르보다는!’

변신을 풀고 제 모습으로 돌아온 한재석의 모습이 보였고, 그의 팔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앙그르보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앙그르보다!”

최한이 쓰러진 앙그르보다에게 다가갔다.

한재석의 품에 안긴 채 작은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그녀.

“마기를 모두 소진했어. 분명 적당히 하라고 했는데…. 아무리 강해도 불멸은 아니라니까….”

한재석의 목소리에 최한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우리 때문에…. 뭐라 감사를 전해야 할지….”

성녀와 강진철이 최한의 뒤쪽으로 다가왔다.

“우리 때문입니다.”

“우리가 죽을까 봐. 모든 힘을 사용해 분신을 없앤 거야.”

성녀와 강진철이 앙그르보다의 얼굴을 더는 눈에 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때.

툭!

앙그르보다의 주먹이 최한의 몸통을 살짝 쳤다.

“앙그르보다….”

최한의 목소리에 모든 이의 시선이 앙그르보다에게 쏠렸다.

스르륵.

잠이 든 듯 눈을 감고 있던 앙그르보다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이… 이게….”

“뭐… 뭐라고? 잘 안 들려, 앙그르보다….”

“이… 이게….”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쥐어짜 내듯 말하는 앙그르보다를 보며 한재석이 소리쳤다.

“무리하지 마, 앙그르보다. 너 이러다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성녀와 강진철이 더는 앙그르보다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최한도 고통을 참아 내며 말하는 앙그르보다를 더는 쳐다보지 못했다.

툭.

최한이 시선을 피하자, 앙그르보다의 주먹이 다시 최한의 몸통을 때렸다.

흔들리는 시선 속으로 앙그르보다의 얼굴이 들어왔다.

“이게… 내 최선이야…. 다음은… 네 차례다. 보여봐…. 오딘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툭.

앙그르보다의 마지막 목소리와 함께 최한의 정신을 다잡아주던 앙그르보다의 주먹이 힘을 잃고 떨어졌다.

누구도 소리치지 않았다.

누구도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이제 해야 할 것이 더욱 선명해졌기에.

한재석이 바닥에 앙그르보다를 내려놓았다.

“베일리. 넌 여기서 앙그르보다를 지켜라.”

한재석의 목소리에 바위 거인 베일리가 더욱 선명해진 표정으로 앙그르보다의 앞을 지키고 섰다.

터벅.

터벅.

한재석을 필두로 최한과 아이들이 왕좌에 앉아 있는 우트가르트 로키에게 다가갔다.

비장한 표정과, 당당한 걸음걸이.

한재석이 날숨을 내쉬며 작게 이야기했다.

“나도 이제 마기가 얼마 없어. 작은 틈을 만들게. 마지막을 부탁한다, 최한.”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모두 이해했다.

원래는 토를 달아야 했다.

가장 높은 등급을 가진 네가 마지막 공격을 해야 하지 않냐고.

잠재력이 많다고 하나 지금의 최한은 우트가르트 로키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런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강직한 눈빛들만이 보였다.

성녀도 강진철도. 그리고 최한도.

모두 자신이 해야 할 일들만 머릿속에 되뇌었다.

그리고 하나의 감정만을 생각했다.

용기.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가자!”

한재석의 외침을 시작으로, 최한과 아이들이 동시에 우트가르트 로키에게 달려들었다.

팟!

적들의 저돌적인 움직임에도 우트가르트 로키의 얼굴에는 여유로운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내 분신을 없앤 건 칭찬해주마. 하나… 이딴 걸림돌들을 데리고 전투를 하는 것부터가, 너희가 약하단 것을 증명해주는 거다.”

우트가르트 로키가 헬헤임의 낙오자들에게 받은 검은 팔을 들어 올렸다.

주먹이 갈라져 두 개의 채찍으로 변했다.

헬헤임의 기운을 담고 있는 두 개의 검은 채찍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성녀와 강진철의 몸을 속박했다.

‘마기조차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이딴 쓰레기들만 잡으면, 나머지들은 움직임을 멈추게 돼 있지.’

우트가르트 로키가 승기를 다 잡은 듯 소리쳤다.

“조금만 더 움직이면 이 녀석들의 목숨은 없….”

채찍에 붙잡혀 있는 성녀와 강진철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고통 따윈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표정.

우트가르트 로키의 눈동자가 떨렸다.

“왜 그딴 표정을 짓는 것이냐!”

더욱더 강하게 조이는 채찍의 고통에도 성녀와 강진철의 얼굴은 전혀 구겨지지 않았다.

의지.

믿는다는 표정.

모두 알고 있었다는 듯 웃고 있었다.

강진철의 입이 움직였다.

“제일 약한 우리를 공격할 줄 알고 있었어. 그러니….”

“부탁합니다…. 저 얼굴에 제대로… 한 방 먹여주세요.”

성녀의 목소리가 울린 뒤.

우트가르트 로키의 시야가 전부 가려졌다.

검은 그림자.

움직임조차 보지 못했다.

아니, 이 정도로 가까이 오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이 새끼가 아까부터 재수 없게, 일어나지도 않냐!”

마법 도구의 힘을 빌려 우트가르트 로키의 바로 앞까지 이동한 한재석이 마기를 모아 주먹을 날렸다.

펑!!

엄청난 타격음과 함께.

여유 넘치게 자리에 앉아 있던 우트가르트 로키가 바닥으로 꼬꾸라졌다.

뚜둑… 두둑….

우트가르트 로키가 앉아 있던 의자의 등받이 부분이 박살이 나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바닥으로 꼬꾸라진 우트가르트 로키가 입가로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한재석을 올려다보았다.

“대체 어느 틈에….”

“어느 틈은 얼어 죽을. 약한 놈만 잡으면 우리 발이 묶일 거라고 생각했지? 그때야. 네가 그딴 오만한 생각에 취해 있을 때. 그때 승기는 우리에게 왔어.”

“겨우 얼굴 한 대 때린 것 가지고, 승기를 무슨. 너희와 나에겐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란 게 있다. 그걸 알려주마.”

우트가르트 로키가 천천히 몸을 세웠다.

우트가르트 로키의 검은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일어났다.

“뭐… 뭐야! 이게!”

자신의 몸이 터져 버릴 듯 요동치는 모습에 당황한 우트가르트 로키가 다급하게 발을 굴렀다.

한재석이 로키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쓰러져 갔다.

“내… 마기를 모두 처넣었다. 헬헤임의 육체에 내 마기가 들어갔으니… 움직임은 멈출 수 있을 거다…. 그러니… 부탁한다. 한 방에 해치워야 해.”

쓰러져 가는 한재석의 어깨너머로 붉은 검을 들고 있는 최한의 모습이 보였다.

최한을 발견한 우트가르트 로키의 눈동자가 떨렸다.

‘저 검은….’

우트가르트 로키가 마법 발현을 위해 양손을 크게 움직였지만, 마법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으윽!!”

몸의 절반 부분인 검은 피부가 미친 듯이 요동칠 뿐.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젠장….”

깊은 날숨을 내쉬며 최한이 우트가르트 로키를 눈에 담았다.

한재석이 벌어준 시간.

어떤 원리로 검은 피부가 저렇게 요동치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한 가지는 확신했다.

지금이다.

지금이 한재석이 말한 그 짧은 순간.

이길 수 있는 작은 틈이었다.

최한이 천천히 수투르의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

“스캔.”

[적의 정보를 스캔합니다.]

최한의 귀걸이가 빛나고, 최한의 시선으로 우트가르트 로키의 정보와 약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트가르트 로키]

조준경 모양이 우트가르트 로키의 검은 피부 부분을 비췄다.

[헬헤임의 육체가 마기의 침입을 견디지 못하고 괴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본래의 육체와 괴사가 시작된 헬헤임의 육체를 잘라내 떼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띠링!

이름 : 우트가르트 로키

나이 : 100,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칭호 : 우트가르트의 왕 (EX)

능력치

근력 : (EX) S – 3,211

민첩 : (EX) S – 3,311

내구 : (EX) S – 3,130

체력 : (EX) S – 3,321

마기 : (EX) S – 3,449

SKILL

[ 순혈의 피 ]

고대부터 존재해 온 거인족. 혈통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혈계 특성

얼음 내성 100%

화염 내성 50%

전기 내성 50%

포이즌 내성 50%

물리 내성 50%

[ 거인족의 후예 ]

거인족은 둔기 아이템을 쓰면 근력이 200% 향상된다.

[ 스크리미르의 피 ]

단 일 분 동안이었지만 요툰의 왕이었던 스크리미르의 피를 이어받은 자.

스크리미르의 가호가 그를 보호한다.

[ 반을 빼앗긴 자 ]

헬헤임의 낙오자들과 거래해, 몸의 절반을 빼앗겼다.

대신 헬헤임의 힘을 손에 넣었다.

*헬헤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특성 : 망자의 왕.

최종 등급 : (EX) - S급

[육체를 분리한다면 헬헤임의 힘을 잃고 능력치가 감소할 것입니다. 이후의 능력치 산출을 시작합니다.]

이름 : 우트가르트 로키

나이 : 100,000

성별 : 남

종족 : 거인족

칭호 : 우트가르트의 왕 (EX)

능력치

근력 : (EX) S – 3,000

민첩 : (EX) S – 3,000

내구 : (EX) S – 3,000

체력 : (EX) S – 3,000

마기 : (EX) S – 3,000

SKILL

[ 순혈의 피 ]

고대부터 존재해 온 거인족. 혈통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혈계 특성

얼음 내성 100%

화염 내성 50%

전기 내성 50%

포이즌 내성 50%

물리 내성 50%

[ 거인족의 후예 ]

거인족은 둔기 아이템을 쓰면 근력이 200% 향상된다.

[ 스크리미르의 피 ]

단 일 분 동안이었지만 요툰의 왕이었던 스크리미르의 피를 이어받은 자.

스크리미르의 가호가 그를 보호한다.

특성 : 없음.

최종 등급 : (EX) - S급

‘헬헤임의 육체를 떼어 낸다면 아까 보던 분신 정도의 힘으로 능력치가 떨어지는 건가….’

[현재 마기의 축적량으로는 수투르의 검 1회 공격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 번.

기회는 한 번이었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능력치가 줄어들어도 더 이상 우트가르트 로키를 쓰러트릴 만한 힘은 없는….’

무언가를 발견한 최한의 눈동자가 떨렸다.

최한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망설임이 사라진 눈빛.

최한이 호흡을 멈추고 수투르의 검을 내려쳤다.

슈우웅….

콰과과광!!

우트가르트 로키의 몸이 정확히 절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헬헤임의 낙오자들에게 받은 검은 피부가 무스펠헤임의 불꽃에 의해… 전부 사라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