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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171화 (172/211)

171화

이례적으로 나타난, 두 개의 동시 퀘스트로 인해 최한 일행은 두 팀으로 나뉘었다.

한재석과 강진철 그리고 아이스타이거 호디는 펜니르의 정신을 찾으라는 퀘스트를 깨기 위해 니플헤임의 끝자락으로 향했고.

최한과 백설 그리고 성녀는 마지막 목적지인 무스펠헤임을 향해 나아갔다.

샤벨타이거가 붙여준 아이스타이거 한 무리가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11마리의 아이스타이거가 묵묵히 최한 일행의 앞에서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장장 12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앞장서서 걷던 아이스타이거들의 걸음이 멈췄다.

꼬리를 말며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아이스타이거들이 양쪽으로 흩어졌다.

분명 해가 떠오를 때 출발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밝은 해가 제 할 일을 마치고 모습을 감추려 하는 시간대가 되어 있었다.

사라진 아이스타이거들에게 손을 흔들며 최한이 앞으로 나섰다.

“잘 데려다준 게 맞는 것 같아. 어떤 기운이 느껴져서가 아니라, 눈으로만 봐도…… 딱…… 무스펠헤임의 입구 같네.”

최한의 시선으로 거대한 얼음산 아래 있는 동굴이 들어왔다.

하나 그냥 동굴이었다면 최한과 아이들의 눈동자가 이렇게는 떨리지 않았으리라.

얼음산 아래 타원형으로 된 동굴의 입구가 보이고, 그 안으로 끝없이 타오르고 있는 불길이 보였다.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하듯이 허공을 날아다니며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들.

최한의 곁으로 다가온 성녀가 생각지도 못한 입구의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길…… 어떻게 지나가지?”

걱정을 하고 있는 이는 비단 성녀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먼저 나서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던 백설도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냥 불이라면 빠르게 움직여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하면 되지만… 저건….”

동굴 입구에서 세차게 움직이고 있는 불꽃을 보던 백설의 미간이 구겨졌다.

“일반적인 화염이 아니야. 엄청나게 농도 짙은 힘이 느껴져. 너희가 말하는 마기와는 아주 조금 다른…… 무언가 본질부터 다른 화염이랄까…….”

무어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냥 뚫고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화염이 아니란 것은 분명했다.

“흐음……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불이라…….”

턱을 매만지던 최한이 귀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그럼… 해결책 좀 알아봐 주실까?”

[분석을 시작합니다.]

치이잉-.

가는 기계음과 함께 귀걸이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최한의 오른쪽 눈으로 글자가 나열되기 시작했다.

조준경처럼 보이는 동그란 점이 불꽃을 담더니 이내 최한의 귀로 귀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굴의 입구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불꽃은 무스펠헤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문지기입니다.]

“진짜 살아 있는 거였어?”

[일주일에 단 하루. 이곳 동굴의 입구가 무스펠헤임으로 가는 입구와 연결됩니다. 현재 남아 있는 시간은 11시간 정도입니다. 이곳 무스펠헤임의 입구에서 무스펠헤임까지는 함께 있는 일행들의 속도를 계산해 보았을 때 11시간 걸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최한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마 저 입구에 들어선다고 해서 퀘스트가 완료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저 입구를 통해 주어진 시간 안에 긴 통로를 지나 무스펠헤임의 땅에 직접 발을 대야 퀘스트가 완료되는 것 같았다.

오딘의 눈이 알려준 시간은 11시간.

촉박한 시간이었다.

「퀘스트 NO. 014

무스펠헤임으로.

보상

레벨 + 5

Time out : 11 : 05 : 02」

퀘스트창을 보던 최한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동굴로 다가갔다.

“시간이 너무 타이트하겠는데? 암튼 그래서 저 문지기들을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은?”

[무스펠헤임으로 향하는 첫 번째 문의 문지기는 욘두라 형제입니다. 그들은 무스펠헤임의 왕인 수투르의 버려진 손톱에서 의지가 생겨나 태어난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아, 또 TMI. 정말…… 너는 너무 설명이 길어. 저것들 누군지 안 궁금하니까. 그냥 딱 하나만 말해줘. 저 녀석을 해치울 방법은?”

[욘두라 형제의 약점을 분석합니다.]

오딘의 눈의 목소리가 들린 뒤.

최한의 시야에 있던 조준경 같은 점이 동굴 입구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불꽃을 조준했다.

[욘두라 형제의 약점은 왕의 증표입니다.]

‘왕의 증표…….’

무언가 알아차린 최한의 얼굴에 그윽한 미소가 지어졌다.

터벅.

터벅.

최한의 걸음이 동굴의 입구까지 다다랐다.

그러자.

“웬 놈이냐!”

“이곳이 어딘지 알고 다가오는 것이냐!”

치직!

화르륵!!!!

강한 스파크를 내며 빠르게 날아다니던 불꽃이 최한의 앞에 멈춰 섰다.

“너희가 욘두라 형제냐?”

최한의 목소리에 크게 타오르던 불꽃이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가며 변신했다.

인간의 형태로 점점 변하는 불꽃.

“우리의 정체를 알고 있다니, 놀라운데?”

“지난 천 년 동안 이곳을 지나간 이는 없었는데 말이야.”

인간의 형태를 갖추던 불꽃이 사라지더니 본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피부를 가진 인간의 모습.

거인이라기에는 크기가 작았고, 인간이라기에는 너무도 큰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3m 정도 되는 거대한 모습.

붉은 피부를 가진 그 생물은 머리 위에 두 개의 뿔이 솟아나 있었다.

최한이 그들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꼈다.

“도깨비?”

도깨비.

본 적은 없지만, 그 모습을 상상할 수는 있는 존재.

그렇다.

무스펠헤임의 입구를 지키는 문지기 욘두라 형제는 도깨비와 유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깨비를 알 리는 만무했다.

“뭐? 도깨비? 그게 뭔데! 우리는 태초부터 존재해 온 무스펠헤임의 문지기, 욘두라 형제다!”

“이 땅꼬마 녀석.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곳이 아니야. 썩 꺼져. 지금 꺼지면 목숨은 살려주마!”

머리 위에 난 두 개의 뿔에서 불꽃이 용솟음쳤다.

“오…….”

“도깨비입니까?”

어느새 최한의 곁으로 다가온 백설과 성녀가 욘두라 형제를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빠직.

두 배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던 욘두라 형제의 얼굴이 구겨졌다.

“아니! 대체 도깨비가 뭔데! 우린 도깨비가 아니라 무스펠헤임의 문지기라고!”

“우리는 꺼지지 않는 불의 거인이다!”

꺼지지 않는 불의 거인.

그것이 무스펠헤임의 살고 있는 종족의 총칭 같았다.

최한과 아이들을 내려다보던 욘두라 형제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방금과는 다른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이렇게 본 모습으로 오래 있으면 안 돼서 말이야…….”

“마지막으로 묻는다.”

솨아악!

엄청난 압박감이 최한 일행을 덮쳤다.

엄청난 마기의 기운이 느껴지고.

“이곳은 무스펠헤임으로 가는 유일한 문. 우리는 이 통로를 지키는 첫 번째 문지기 욘두라 형제다. 너희 이 문을 지나가려는 것이냐?”

꿀꺽.

마기의 느낌이 조금 달랐다.

오딘이나 로키 등.

엄청난 마기를 가진 존재들을 만났을 때와는 다른 느낌.

무어라 형용할 수는 없지만, 강한 것이 아닌, 다른 이질적인 느낌의 마기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무리 손톱이라도 수투르의 육체에서 파생되어 태어난 녀석들이라 그런 것인가…… 강한 건 둘째치고 저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가…… 마치 다른 종류의 마기처럼 느껴져…….’

최한이 눈앞에 서 있는 욘두라 형제를 보며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름 : 욘두라 형제

나이 : ∞

종족 : 신

칭호 : 통곡의 문지기 (EX)

능력치

근력 : (EX) S - 3,000

민첩 : (EX) S - 3,000

내구 : (EX) S - 3,000

체력 : (EX) S - 3,000

마기 : (EX) S - 3,000

특성 : 수투르의 손톱

최종 등급 : (EX) S

SKILL

[둘이서 하나]

욘두라 형제는 두 개의 정신과 육체가 있지만, 눈과 귀 등. 오감을 공유할 수 있다.

[수투르의 육체]

무스펠헤임의 꺼지지 않는 불꽃을 몸에 지닌 자.

무스펠 헤임의 왕 수투르의 육체의 힘을 받아 무스펠헤임에서는 절대 죽지 않는다.

(문지기는 무스펠헤임이 아닌, 자신이 지키는 문에서도 효과를 적용받는다.)

[형제의 뿔]

합체 기술.

4개의 뿔을 모아 무스펠헤임의 불꽃을 발사한다.

욘두라 형제의 상태창을 확인한 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능력치로만 본다면 내가 더 강한 것 같지만 역시…….’

최한의 시선은 한곳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

스킬 수투르의 육체.

“죽지 않는다라……. 그래서 오딘의 눈이…… 왕의 증표 얘기를 한 거구나?”

최한의 목소리에 욘두라 형제의 미간이 구겨졌다.

“뭐?”

“왕의 증표? 네놈이 그걸 어떻게…….”

성녀가 최한에게 물었다.

“왕의 증표가 뭡니까?”

최한이 미소 지으며 팔을 등 뒤로 가져갔다.

“무스펠헤임이니까. 왕의 증표라면 역시…… 이거겠지.”

치잉!

최한이 검집에서 수투르의 검을 뽑았다.

손잡이까지 붉은빛을 띠는 검.

욘두라 형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왕의 검.

수투르의 검이었다.

“그건…… 대왕님의 검…….”

“어째서 네가 그걸…….”

욘두라 형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씨익.

최한의 입가에 길게 웃음이 지어졌다.

“이거지? 왕의 증표? 길 좀 열어 줘야겠다.”

* * *

또 하나의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 최한 일행과 다른 길을 가게 된 한재석과 강진철.

호디의 도움을 받아 니플헤임의 남쪽 끝.

파라트라 마을에 도착했다.

「퀘스트 NO. 013

니플헤임의 남쪽 끝 파라트라 마을에 잠들어 있는 펜니르의 정신을 깨우시오.

보상

레벨 + 5

Time out : 11 : 11 : 02」

한재석이 최한의 퀘스트창을 한 번 확인하고는 강진철과 호디를 향해 말했다.

“시간은 여유롭군. 11시간 정도 남았어. 그런데 정말 여기가 맞아? 마을이라며? 여기 아무것도 안 사는데…….”

한재석의 시선에 들어오는 마을은 적어도 몇십 년은 누구도 살지 않은 것 같은 죽은 마을이었다.

반쯤 무너진 건물들과 작은 인기척도 없는 고요함만이 가득한 죽은 마을.

강진철이 폐허 같은 마을을 눈에 담으며 말했다.

“죽은 마을이군. 그런데 정말 여기에 있는 건가? 펜니르의 정신이란 것이?”

호디가 마을로 들어가며 말했다.

“파라트라 마을은 이곳이 맞습니다. 백 년 전까지는 코뿔소족이 사는 마을이었지만, 늑대족에 의해 코뿔소족은 멸망당했거든요. 이곳의 시체 처리를 담당했던 이가 저라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한재석과 강진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호디의 뒤를 따라 마을로 들어갔다.

“뭐, 그럼 이 마을 어딘가에 펜니르의 정신이 봉인 당해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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