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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177화 (178/211)

177화

“당신이랑 오딘 중 누가 더 강합니까?”

최한의 목소리에 문지기들의 몸이 떨렸다.

욘두라 형제. 쌍수대신 그리고 중로 불사신.

그들은 알고 있었다.

수투르가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방금 최한의 입에서 나온 그 말임을.

“저, 저기.”

“그만두시오.”

“그 말을 하면…….”

최한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문지기들의 눈은 수투르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

크게 표정 변화가 없던 수투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불로 휩싸여 있어 인간처럼 크게 표정이 드러나진 않지만,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수투르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쯤은.

수투르의 몸에서 엄청난 마기가 피어올랐다.

연기처럼 피어오른 그 마기가 불꽃과 함께 뒤엉켜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펑!

콰과광!!!

마기와 불꽃이 부딪쳐 폭발을 일으켰다.

문지기들이 벌벌 떨면서 수투르의 눈치를 살폈다.

수투르의 앞에 있는 최한도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마른 침을 삼켰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습니다. 저도 웬만큼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의 기운에 짓눌려버렸거든요. 그래서 실례인 건 알지만 물어보았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하지요. 하지만…… 대답은 해주셔야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는지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최한이 수투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했다.

수투르의 금색 눈이 최한을 담았다.

여전히 화염이 성이 난 듯 크게 요동치고 있었지만.

짝! 짝! 짝!

박수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하하하!”

웃음의 주인공은 수투르였다.

최한뿐 아니라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문지기들마저 당황해 수투르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요동치던 화염과 마기가 사그라들었다.

수투르가 몸을 일으켰다.

“역시 내가 기다리던 자가 맞는 것 같군. 그래, 대답을 해드리지요. 오딘과 나중에 누가 강한가 하면…… 오딘이 더 강합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최한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싸워 보진 않았지만,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이자가 얼마나 강한지.

옥황상제가 된 처음과 달리 로키보다도 능력치는 강해진 지금이지만.

이 힘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강한데…….

오딘에게 진다고?

최한이 수투르의 상태창을 열람했다.

이름 : 수투르

나이 : ∞

종족 : 신

칭호 : 무스펠헤임의 왕 (EX)

능력치

근력 : (EX) SS - 3,600

민첩 : (EX) SS - 3,595

내구 : (EX) SS - 3,500

체력 : (EX) SS - 3,677

마기 : (EX) SS - 3,700

특성 : 불사신

최종 등급 : (EX) SS

등급 제한으로 열람 불가.

(EX) SS급.

너무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 정도 등급은 단 한 번 본 적 있었다.

바로 오딘.

(EX) SS급은 토르도 다다르지 못한 등급이다.

로키도 마찬가지고.

‘고작 등급 하나이지만, 엄청난 차이가 느껴져. S급과 SS급…….’

최한이 수투르를 바라보다 귀걸이를 만지며 작게 읊조렸다.

“오딘의 능력치 보여줘.”

[오딘의 능력치를 로딩합니다.]

띠링!

최한의 시선으로 오딘의 상태창이 떴다.

이름 : 오딘

나이 : ∞

종족 : 신

칭호 : 아스가르드의 왕 (EX)

능력치

근력 : (EX) SS - 3,603

민첩 : (EX) SS - 3,666

내구 : (EX) SS - 3,555

체력 : (EX) SS - 3,777

마기 : (EX) SS - 3,800

특성 : 네크로맨서

최종 등급 : (EX) SS

등급 제한으로 열람 불가.

(EX) SS급.

‘이렇게 보니 엄청나군.’

근력을 제외한 기본 능력치가 수투르보다 100 정도씩 높았다.

학교에서 싸울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정말…… 힘을 제대로 내지 않던 거군.’

꿀꺽.

수투르의 능력치와 비교해 보니 오딘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이 갔다.

최한이 귀걸이를 만지며 눈앞에 있는 모든 상태창을 지웠다.

“그렇군요. 그럼…… 시간이 없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죠.”

치이잉!

최한이 등에 메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오랜만에 보는군. 내 검.”

수투르가 최한의 손에 들려진 자신의 검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최한이 붉은 날을 눈에 새기며 말했다.

“처음 이 검을 잡을 때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 검에게 휘둘렸습니다. 마기를 빼앗기고, 기절하고. 불을 다루지 못해 동료들을 죽일 뻔도 했습니다.”

수투르가 금안으로 최한을 노려보았다.

수투르의 시선으로 최한의 마기가 느껴졌다.

온몸을 가득 채운 마기.

다른 이들과 달리 가능성이 느껴지는 마기였다.

계속해서 강해질 수 있는 최한의 능력에 맞게 마기도 다른 신들과 달랐다.

‘강하긴 하군. 마기도 가히 더 강해질 수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이는군. 하나…….’

“아직입니다.”

수투르의 목소리에 최한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게 무슨…….”

“아직 당신은 그 검을 제대로 다루기에 부족합니다.”

“이 정도로 강해졌는데…….”

최한의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이 이곳에 온 것은 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강해지고 그 검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해주겠습니다.”

수투르의 목소리에 최한의 고개가 들려졌다.

“정말 검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해주실 수 있습니까? 나를…… 나를 강해지게 할 수 있습니까?”

“당연하지요. 당신이 퀘스트를 깨며 지금까지 강해진 것은 저의 훈련을 이겨내기 위함입니다. 저와 함께 훈련하려면…… 최소한 지금의 당신 정도로는 강해져야 했으니까요.”

최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수투르가 최한을 보며 말했다.

“인간의 시간으로 정확히 20일. 당신이 저와의 훈련을 버틴다면 당신은…… 저보다 그리고 오딘보다도 강한 힘을 손에 넣을 것입니다. 죽지 않는다면…….”

꿀꺽.

‘강해질 수 있다. 지구를 지킬 수 있다…….’

최한의 눈매가 강렬하게 변했다.

“하겠습니다. 죽지 않고 버티겠습니다. 꼭…… 강해질 수 있도록.”

“좋은 자세입니다.”

그때, 조용히 있던 백설이 끼어들었다.

“잠깐. 20일이라고? 최한 네 스승한테 들었던 걸 까먹은 거야? 처음 여행할 때 100일이 지나면 오딘이 다시 지구로 쳐들어올 거라고 했잖아.”

백설의 목소리에 스승의 말이 떠오른 최한이었다.

로키의 마법으로 아스가르드에 있는 포탈을 잠시 고장 냈다고.

인간의 시간으로 100일이 지나면…….

마법이 풀리고 오딘과 토르가 다시 지구로 쳐들어올 거라고.

그것이 바로 지금으로부터 19일 후에 벌어질 일이었다.

하루.

하루의 시간이 빈다.

24시간까지는 아니겠지만 못해도 10시간 정도는 차이가 날 것이다.

최한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루……. 내가 없이 하루를 버틸 수 있을…….”

“할 수 있습니다! 버틸 수 있습니다!”

성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곳에 있는 모든 시선을 잡아끄는 목소리.

최한의 시선이 성녀에게 옮겨졌다.

“성녀……. 너…….”

“우리가 먼저 가서 버티고 있겠습니다. 한재석과도 만나서 꼭 최한이 올 때까지 오딘과 싸우고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 못 하는 성녀였다.

턱.

누군가의 손이 성녀의 어깨에 얹어졌다.

눈물이 가득 고인 성녀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백설의 얼굴이 보였다.

“그래. 우리가 먼저 가서 그 오딘 놈이랑 싸우고 있을 테니까, 꼭 와. 열 시간이든 하루든 어떻게든 버틸 테니까……. 너는…….”

백설이 최한을 보며 아주 살짝 미소 지었다.

“죽지 말고, 꼭 와. 강해져서…… 오딘 보다 강해져서…… 꼭 우리들을…… 인간들을 구하러 와.”

최한이 차오르는 감정에 더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걱정 마. 난 절대 죽지 않아. 죽으면 관속에서라도 기어서 구하러 갈게. 지옥에서라도 기어서 너희를 구하러 갈게. 인간을 지키는 게 내 사명……. 난…… 인간의 왕이니까.”

최한이 엄지를 치켜올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수투르가 손뼉을 크게 쳤다.

짝!

“좋습니다! 제 모든 것을 당신에게 전수해주지요. 당신이 꼭 오딘을 이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습니다!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 이 앞에 펼쳐질 겁니다.”

“괜찮아요. 그게 최강이 짊어진 운명이니까요.”

최한의 미소에 수투르의 얼굴에 큰 미소가 지어졌다.

‘마음에 들었다. 인간의 왕.’

수투르가 고개를 돌려 문지기들을 바라보았다.

“저 여자들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해라. 난 이곳에서 인간의 왕과 정신과 시간의 방 훈련을 시작할 것이다.”

“네…….”

중로불사신을 포함한 문지기들이 고개를 숙인 뒤.

백설과 성녀를 데리고 다시 문을 나갔다.

“최한! 죽으면 안 됩니다!”

“약속이야. 천 년 전처럼. 나 구하러 와야 해.”

아이들의 마지막 목소리를 끝으로 거대한 문이 닫혔다.

거대한 방안에 무스펠헤임의 왕 수투르와 인간의 왕 최한만이 남게 되었다.

“이제 뭘 하는 거죠? 검술이나 훈련을 하는 건가요?”

“아니요. 그런 것으로는 오딘에 힘에 대항할 정도로 강해질 수 없습니다.”

수투르가 오른손을 휘둘러 두 번 크게 원을 그렸다.

“리자드에몽!”

화르륵!

엄청난 불길이 솟구치더니 최한과 수투르가 서 있는 곳을 감쌌다.

마치 포위하듯 밖으로 도망갈 수 없게 불의 장벽이 쳐졌다.

“이건…….”

최한의 눈앞으로 퀘스트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NO. 015

무스펠헤임의 왕 수투르의 공격에서 살아남아라.

보상

레벨 + 10

Time out : 23 : 59 : 08」

“퀘스트가 나타났나요? 뭐, 알기 쉽게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간단합니다. 지금부터 하루 동안 제 공격에서 살아남으시면 됩니다. 쉽죠? 그럼…….”

수투르가 오른손을 활처럼 크게 당겼다가 최한을 향해 내질렀다.

콰과과광!!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최한이 있던 자리가 박살 났다.

“벌써 죽으신 건 아니죠?”

투툭.

쿵!!

바닥 잔해를 뚫고 최한이 일어섰다.

“당연하지. 겨우 이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고.”

미소 짓고 있는 최한의 표정과 다르게 최한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한 대라도 맞았다간…… 그대로 죽을 거야. 정신 차려.’

“오호. 역시 다른 신들이 미래를 걸 만하군요. 그럼…… 이어서 가겠습니다. 첫날부터 죽지 마세요.”

수투루의 몸을 뒤덮은 화염이 크게 타오르며 최한을 덮쳤다.

쾅!!

그렇게…….

최한의 목숨을 건…….

마지막 훈련이 시작되었다.

* * *

미드가르드라 불리는 지구.

서울.

명동에 있는 헌터 협회의 꼭대기 층.

헌터 협회장실에 최수혁과 오지훈이 찾아왔다.

“와…… 진짜로?”

협회장 지경태가 브로스 길드의 길드장 최수혁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최수혁에 옆에 서 있던 오지훈 박사가 대답했다.

“네. 방금 다시 검사를 마치고 온 거라 확신합니다. 최한의 스승님의 힘이 크긴 하지만…….”

지경태가 최수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했다.

“용 새끼들한테 복수할 수 있겠네. SSS급이 된 거 축하한다, 최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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