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58화 (58/400)

58화.  < 비블리오마니아(Bibliomania). (3) >

=============================

4.

흥작을 찾아낼 것.

이것이 내가 헌터들에게 주문한 것이었다.

“아시겠죠?”

나는 헌터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말했다.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도 안 돼요. 그렇다고 또 너무 쉽기만 해도 안 됩니다. 적절한 난이도의 묵시록! 거기에 더해서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묵시록을 고르십쇼.”

내 지시에 따라 250명의 헌터가 묵시록을 읽었다.

세계 그 자체의 궤적을 기록한 만큼 묵시록 한 권 한 권의 분량이 워낙에 방대했다. 헌터들 전원이 독서에 매달려도 좀처럼 끝나지가 않았다.

“사왕, 이상합니다.”

읽는 책이 한 권도 없는 이단심문관만은 예외였다.

크레이지 싸이코의 손등엔 여전히 ‘동화’라고 적혀 있었다.

“뭐가요?”

“저한테만 묵시록이 안 옵니다. 혹시 동화는 마이너한 장르입니까?”

“에이, 그럴 리가. 판타지를 안 읽어본 사람도 있고 로맨스를 안 읽어본 사람도 있지만, 동화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걸요. 메이저 중 메이저죠.”

“맞는 말씀입니다. 으음. 그런데 왜 저한테는 한 권도 안 올까요….”

크레이지 싸이코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야 결말이 세계멸망으로 끝나는 동화 따윈 없으니까. 이 내츄럴아.’

목 끝까지 그런 말이 치밀어 올랐지만 나는 참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글쎄요? 좀만 더 기다려보십쇼. 아무렴 이 많은 책 중에서 동화가 한 권도 없겠어요.”

“음. 확실히 그렇습니다. 제가 조금 조급해진 모양이군요. 얌전히 기다리겠습니다!”

크레이지 싸이코가 총총 걸어가서 구석에 앉았다. 그에게 동화책이 주어질 날은 영원히 다가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내가 알았고 마녀가 알았으며 다른 헌터 전원이 알고 있었다.

“야, 종교쟁이.”

정정하자.

라이트노벨의 황제는 몰랐던 모양이다.

“예, 천무문주? 부르셨습니까?”

“이거 동화 같다. 무협지들 속에 한 권 섞여 있더라.”

“오호! 감사합니다!”

이단심문관이 독사로부터 묵시록을 받아 들었다. 천사와 성자를 갈아 만든 것 같은 환한 미소가 그 입가에 걸려 있었다.

좀 무서웠다.

“그럼 사왕, 저도 독서에 들어가겠습니다! 아핫, 대체 어떤 내용의 묵시록인지 궁금하군요!”

“아, 네…… 그, 묵시록 제목이 혹시 어떻게 됩니까?”

“[나와 우리들의 희생양]이라는 제목이군요!”

제목도 좀 무서웠다.

결국 그렇게 모든 그룹이 책을 받았다. 그리고 읽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식사 시간이 왔다.

"으으.”

“누, 눈이 빠개질 거 같아.”

이곳저곳에서 괴로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책갈피 메이드들의 샌드위치와 홍차도 이번에는 다들 군소리없이 받아먹을 정도였으니 오죽할까.

“사왕…."

[로맨스] 그룹을 맡은 마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 저 성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어.”

“예?”

“이 묵시록들 말이야. 전부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연중당했거든.”

마녀는 부쩍 피로해진 얼굴이었다.

“여주가 남주한테 고백하는 순간 운석이 떨어지지 않나. 둘이 손 잡고 입맞추려는 순간 갑자기 외계인들이 침략해오지 않나. 다 엉망이야! 아니 운석은 그렇다 쳐도 궁중 로맨스 코미디에서 외계인 침략은 도대체 뭔데?”

게다가, 하고 마녀가 말했다.

“이딴 식으로 연중되기 전까지는 전부 엄청 재밌어서 더 악질이란다. 주인공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한데… 결말만 쓰레기 야! 완벽한 코스 요리인데 메인 디시로 나온 커틀릿을 썰어보니까 뭐가 나온 기분이냐면 말이야……"

“아니 뭐가 나왔는지는 말 안 해도 됩니다. 저 지금 돈까스 샌드위치 먹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아, 미안해. 사왕. 그렇네, 먹고 있는 도중에 내가 참 델리케이트하지 못하게…… 아니 그런데 역시 말해야겠어! 그러니까 뭐가 나온 기분이냐면!”

“이거 다 생중계. 마녀님 생중계 오케이?”

마녀가 웃, 하고 입을 다물었다. 정말 이 사람, 외눈박이 거인 좀비 눈깔 맞추려고 할 때도 그렇고 이상한 부분에서 욱하는 기질이 있다니깐.

어쨌든 안도한 내가 돈까스 샌드위치를 마저 입에 문 순간이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마녀가 내 귓가로 입술을 가져왔다.

“뭐가 나온 기분이냐면……"

바빌론의 광장 한복판에서는 마녀가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며 숨을 죽이고 있을까?

속삭임의 내용을 들은 나는 진짜로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돈까스 샌드위치를 적어도 한 달은 쳐다보기도 싫어지는 내용이었다.

오, 신이여. 나를 좀 구원하소서…….

[ 반짝이가 당신을 구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합니다. ]

자기 세계도 구원하지 못한 신은 그냥 얌전히 있어주면 좋겠다…….

물론 이 대도서관의 신도 날 구원해주지 않았다. 그러는 대신 방구석 도서관장은 공중에 둥실둥실 떠 다니면서 히죽 웃었다.

“드디어 본좌의 고통을 제군들도 이해한 듯하구료.”

도서관장의 겉모습은 어린아이였다. 하지만 지금 성좌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은 전혀 아이답지 않았다. 삶의 단짠단짠 콤보를 겪다 못해 미각을 잃어버린 미식가의 웃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뭘 숨기겠소? 본 관장이 그대들에게 허락한 683권의 묵시록. 그것들은 내 대도서관에서도 특히나 괴랄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마공서 (魔功書)들이라오.”

“마공서?”

“그렇소. 너무나 재미있으며, 너무나 흥미진진하여서,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오.”

도서관장의 웃음소리가 음습하게 흘렀다.

“허나 거기까지! 이렇게나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제군들은 결코 행복해지지 못하오. 아니, 재미있기에 더더욱 불행해지지! 왜냐하면 이 마공서들은 모조리 개똥 같은 결말을 맞이했기 때문이오!”

마녀가 침을 삼켰다.

“설마 일부러 그런 작품들만 고른 거니? 우리한테 똑같은 고통을 주려고…?”

“그렇게 여겨도 좋다오.”

“그렇게밖에 여길 수가 없는데……"

“자아! 제군들도 연재중단의 지옥에 빠지시구려. 그리고 본좌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고통에 몸부림치시오! 어서! 얼른 괴로워하시오!”

도서관장이 파안대소했다.

일부 헌터들이 두려움에 차서 떨었다.

“혹시 악마인가?”

“일부러 연중된 명작들만 읽게 하다니. 미쳤어.”

“천벌 받을 짓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은 원래부터 소설 읽는 게 취미인 사람들이었다. 잘 모르겠지만, 소설애호가들에겐 도서관장의 발언이 매우 공포스러운 듯했다.

그때였다.

“아. 허, 헌터님.”

"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니 [판타지 ] 그룹의 한 명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저 여자가 누구길래 손을 흔드나 싶었는데, 곧 얼굴을 떠올렸다.

“어라. 사장님이잖아요?”

훗날 연금성주(鍊金省主)로 성장할 헌터.

나한테 영약을 만들어준 약제사가 그곳에 있었다.

“사장님도 이명을 받으셨어요?”

“어, 어쩌다보니까요. ‘약제사’라는 멋대가리없는 이명이지만은…… 에헤헤.”

약제사가 된 약제사가 멋쩍게 웃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연금성주가 벌써 이명을 얻어?’

아무리 대성할 헌터라 해도, 눈앞의 여자는 얼마 전까지 슬럼가를 전전하던 몸이었다. ‘이명.’탑이 인정할 만한 업적을 세우기엔 다소 일렀다.

나조차 사기 스킬들로 중무장한 채 미친 짓을 반복한 끝에야 겨우 얻은 것이 ‘이명’이었는데, 역시 될성부른 싹은 떡잎부터 다른 건가?

“사장님 진짜 대단하시네. 어떻게 그 짧은사이에 이명을 얻었어요? 역시 내 눈은 틀리는 법이 없어. 딱봐도 사장님은 성공하실 거 같더라고요. 투자한 보람이 있네요.”

“아, 아뇨! 전혀 대단하지 않아요!”

약제사가 마릇한 오른손을 내저었다.

“진짜예요. 괜히 겸손을 떠는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는데 이명을 얻어버렸어요.”

“네?”

“저, 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요. 며칠 전에 갑자기 [당신이 제작한 물품이 세계를 구하는 데 일조합니다]라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확 이명이 주어지더라구요. 으으으. 죄송해요. 정말 영문을 모르겠지요…?”

‘아.’

약제사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그녀의 말을 듣고서 사태의 진상을 퍼뜩 깨달았다.

‘나한테 만들어준 영약 때문이구나!’

바로 마왕과 싸울 때 복용한 영약이 원인.

마왕과 혈투를 벌일 적에 나는 약빨을 톡톡히 봤다. 영약이 감각을 극대화해준 덕분에, 마왕이 휘두른 검격들을 느릿느릿하게 관찰할 수 있었으니까.

‘뭐야. 그럼….’

즉.

‘지금까지 내가 이 사람 쩔해준 거야?’

의도치 않게 한 명을 버스 태워준 격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약제사는 손가락을 꼬물거렸다.

"저, 정말로 대단한 건 제가 아니라 헌터님이에요! 아. 이젠 사왕님이라 불러야지요…. 사왕님이야말로 굉장하세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랭킹 권외셨는데, 단번에 3위까지 올라가시고! 사왕님 같은 분과 알게 되어서 저야말로 엄청, 엄청, 영광이에요!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에이. 뭘요. 저도 다 운이 좋아 그런걸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고 있자니, 약제사는 에헤헤 웃으면서 깍지 낀 손으로 뒷짐을 졌다.

“사왕님. 필요하신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도와드릴게요!”

와.

뭐지, 이 사람?

혹시 천사인가?

-좀비야. 사람을 천사로 보는 허들을 조금만 더 올릴 수 없겠냐?

‘검제 양반, 저는 그저 사람을 믿는 겁니다. 아무리 배신당해도 사람을 믿는 걸 그만둘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 뜨거운 심장을 가져버린 것이 제 죄는 아니잖슴까.’

-오늘따라 개소리가 뜨겁구나. 영어로 말하자면 핫도그 사운드다.

마지막 개소리는 듣지 않은 걸로 해두자.

5.

독서에 돌입한 지 나흘째.

우리는 드디어 전권의 묵시록을 읽는 데 성공했다.

모든 헌터가 완독(完讀)을 선언한 것이다.

“로맨스 그룹에선 총 4권의 책이 추천작이야.”

“SF 그룹에서는 2권을 추천하겠다.”

“추리 그룹에선….”

각 그룹마다 추천작품을 발표했다.

적절한 난이도. 적절한 보상.

두 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추천작들이 나열되었다.

“제 동화 그룹에서는 이것을 추천하겠습니다! 이것밖에 없긴 합니다만!”

+

[나와 우리들의 희생양]

장르: 동화

난이도: A급

제한 인원: 2명 이상

※현재 연재가 중단되어 있습니다.

소개: 이 세계의 인류는 유토피아를 창조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유토피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동력이 필요했어요. 바로 어떤 죄도 짓지 않은 무고한 아이가 고통을 받았을 때 내지르는 비명이었거든요.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1천 7백만명의 완벽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1명의 무고한 아이가 참아주어야겠지요? 세심하게 발전된 고문기술과 연명치료 덕분에, 아이 한 명당 약 5년치의 비명을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효율적이네요!

연중 사유: 유토피아 창조로부터 11만 8천년이 흘렀습니다. 결국 무구한 아이들은 모조리 소모되고 말았습니다. 동력을 잃어버린 유토피아는 정지하고 말았습니다.

+

저 묵시록은 난이도랑 보상 상관없이 꼭 한 번 들러야겠군.

하지만, 지금 당장 시선을 끄는 묵시록은 따로 있었다.

“무협 그룹에선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한다네.”

검성이 말했다.

검성은 무협 장르의 팀장을 맡고 있었다. 겉모습만 무협 애독자이고 속마음은 라이트노벨의 황제인 누군가와 다르게, 검성은 정말로 무협에 해박했다.

그런 노인이 한 권의 묵시록을 펼쳐 보였다.

“바로 이 책일세.”

+

[천마(天魔) 실록]

장르: 무협, 퓨전

난이도: B급

제한 인원: 2명~4명

※현재 연재가 중단되어 있습니다.

소개: 무림. 무를 숭상하며, 무를 이용하여, 무에 도달하는 자들의 세계! 이곳에 천마가 등장하여 무림일통을 꾀했습니다. 천마를 중심으로 뭉친 마교(魔敎). 그런 마교에 대항하는 세력들. 이들은 천하의 향방을 두고 격돌…… 했을 것입니다.

갑자기 슈퍼 전염병이 돌지만 않았다면요.

연중 사유: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세상에 창궐하여 천마가 사망함. 마교는 전멸. 그 이외의 세력들도 멸망. 끝.

+

“천마실록을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하네.”

검성이 말했다.

“이 세계에는 천마란 인물이 있네. 강호에 존재하는 무공서란 무공서는 모조리 수집한 무림인이지. 그리하여 마교의 본거지에 거대한 무급 비고(秘庫)… 음. 요컨대 도서관 같은 곳이 세워졌다네.”

검성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무협 그룹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죄다 ‘무공서? 무급비고? 뭔 소리야?’ 하고 반응했기 때문이다. 결국 검성은 무협 용어를 포기하고, 알기 쉬운 말을 썼다.

“무공서는 스킬의 비법이 담긴 책이라 보면 무방하네. 우리가 이 세계를 구하는 데 성공한다면, 천하제일의 스킬들이 저장된 도서관을 거저 얻게 되는 것일세. 우리 헌터들이 한층 더 강해질 기회라네.”

헌터들의 눈이 빛났다.

“무공이라.”

“새로운 스킬들을 얻게 되는 건가?”

“뭐. 스킬을 터득할 기회가 진짜 드물긴 하지….”

“강호의 도리를 배울 기회로군!”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 검성같이 개개인의 무력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특히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당장은 우리가 강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물론 나한테도 좋은 이야기였다.

‘좋은데요?’

내가 턱을 쓰다듬었다.

‘무림 세계라면 진짜 날아다니는 고수들이 많을 거잖아요. 그 고수들한테 한 번씩만 죽어도… 와오. 못해도 A급 스킬 하나는 뜨지 않을까요?’

-좀비야. 누가 좀비 아니랄까봐 그렇게 날먹할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한 것이냐?

‘박살내고 싶은 세계가 하나 생겨서요. 근데 지금 제 힘 갖곤 어렵잖아요.’

검제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대신, 다른 존재가 말을 꺼냈다.

[반짝이가 기척을 감지했음을 알립니다.]

내 허리춤에 차인 검이 갑자기 웅웅거린 것이다.

‘기척이라니. 무슨 기척?’

[자신의 자매가 매우 가까이에 있노라고, 반짝이가 말합니다.]

‘자매라고?’

반짝이 … 이른바 성좌 ‘수호의 여신’은 다섯 자루의 검으로 쪼개져서 봉인되었다. 내 허리춤에 차인 성검이 그중 한 자루에 속했다.

나머지 칼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반짝이 본인조차 모른다고 했지 않은가.

그런데 가까운 곳에서 자매검의 기척이 느껴진다니.

‘어디? 어디서 느껴지는데?’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만상의 대도서관. 지평선 저 너머까지 서가(書架)가 이어졌다. 책꽃이는 하나하나 거대하였다. 올려다보면 탑처럼 높았다. 당연하지만 책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반짝이는 엉뚱한 곳을 둘러보지 말고 눈앞에 집중할 것을 권합니다.]

‘눈앞? 내 눈앞엔 검성밖에 없는데…… 잠깐만.’

묵시록.

하나의 세계를 담고 있는 책.

‘혹시 저 속에 있는 거냐?’

성검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냈다.

[반짝이가 예 용사님, 이라고 긍정합니다.]

[반짝이는 검성이 들고 있는 책으로부터 자매의 존재를 느낀다고 말합니다!]

다음 행선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1